2015. 6. 8. 15:32ㆍ등산/지방산
영남알프스 비박산행 2일차.
해는 동쪽에서 어김없이 솟아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밤에 비박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단 하나!!!
큰형님께서 자기 전에 나누어 주신 핫팩의 효과에 경의를 표합니다...^0^
새벽 4시 30분쯤 일어났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숙면을 취할 수는 없었지만 몸은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아침바람도 차갑게 느껴지지 않네요.
오늘도 일출시간은 5시 7분입니다.
바다 위로 구름이 깔려 있어서 일출시간보다 조금 늦게 해를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암튼... 오늘도 일출을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여명으로 동쪽 하늘이 붉은 빛을 띠고 있습니다.
아래 마을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네요.
난쟁이들이 살고있는 동화속 마을같은 분위기입니다.
버너에 커피물을 올려놓고 일출을 기다립니다.
구름에 살짝 가리어진 아침 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영축산도 아침정기를 받고 있습니다.
큰형님과 일산님... 밤새 안녕하셨는지요?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마을... 환상적인 그림입니다.
능동2봉에서 맞은 어제 아침과 거의 같은 분위기입니다.
오늘은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보고 있네요.
인스턴트 북어국을 끓여 국물만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둘째날 일정을 시작합니다.
세수도 하지 않았는데 깔끔한 모습이네요(06:29).
어제 영축산 아래 비박지를 정하고
영축산 정상까지 다녀왔기에 오늘은 일정이 널럴합니다.
올라가는 버스를 울산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오후 6시 차를 예약했는데
아무래도 시간을 변경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암튼... 이제 신불산을 향해 갑니다.
아침분위기... 너무나도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입니다.
단조 습지에 대한 안내문을 보고 계시는 큰형님.
어제 우리가 청수골에서 넘어온 지역을 습지로 보전할 계획이 있는 모양인데
그렇게 되면 청수골에서 영축산으로 올라오기가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익숙한 느낌이지만 전혀 다른 풍경가운데를 지나 신불산을 향합니다.
자연은 역시 좋은 것 같습니다.
전혀 피곤하지 않습니다.
배낭도 많이 가벼워졌구요.
계속해서 돌아보게 됩니다.
영축산이 멋진 모습으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지요.
자세히 보면 우리가 묵었던 비박지도 보입니다.
영남알프스는 비박꾼들이 즐겨찾는 곳입니다.
여기저기 비박꾼들의 텐트가 보입니다.
우린 부지런한 비박꾼들이구요...^0^
영축산을 배경으로...
큰형님은 여러 차례 영알로 비박산행을 오셨었지만
그동안 늘 혼자 오셨었기에 사진이 별로 없었더래서 오늘은 기회 있을 때마다 찍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살짝 흐렸네요.
아무래도 아기하마님이 걷기 좋으라고 그렇게 손을 쓴 모양입니다.
영남알프스 능선길은 조망이 터져서 참 좋은 길입니다.
물론, 한낮에는 뜨겁지만요.
왼쪽 봉우리가 신불산 정상입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등로를 따라 신불재로 갑니다.
신불재로 내려섰다가 다시 신불산 정상을 향해 올라가야지요.
신불재에는 역시 많은 비박꾼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큰형님 말씀으로는 신불재는 먹을 물은 구할 수 있지만
몸을 씻기에는 부적합하다네요.
암튼... 텐트를 치기에는 데크가 깨끗하고 좋아서인지
비박꾼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주말에는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구요.
사진 가운데 야트막하게 보이는 능선이 백팔등 능선입니다.
청수골에서부터 다섯개의 봉우리를 꾸준하게 올라와야 합니다.
신불재에서 동쪽방향입니다.
아직까지도 고요한 분위기네요.
신불재에서 신불산을 올라갑니다.
700m에 불과한 거리지만 만만치않은 오르막이지요.
어제 걸은 거리가 26㎞ 정도인데다가
잠을 자고 일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근육이 제대로 풀리지않은 상태에서
다시 또 산행을 한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무박산행을 좋아하는 편이지요.
하루에 걷는 거리는 더 길지만 일단 배낭이 가벼우니까요.
힘이 들면 뒤로 돌아섭니다.
그러면 거기 멋진 풍경이 우릴 응원하고 있습니다.
자꾸 돌아보는 횟수가 많아지네요...^0^
신불산에는 정상석이 두 군데 있습니다.
물론... 진짜 정상석은 하나지만요.
대단하신 큰형님... 6학년 9반.
얼마 전 일산님이 다녀왔던 신불공룡입니다.
코스가 아기자기 하다구요.
가까운 곳이라면 언제든 오고 싶은 곳인데... 영알... 진짜 먼 곳이지요.
신불산... 1,159m... (07:32).
바로 이 장소가 비박하기에도 좋고
일출을 감상하기에도 좋은 최적지라고 하시네요.
어지간해선 차지하기가 쉽지 않다구요.
신불산 정상에서 서릉 방향으로 가서 간월재로 내려갑니다.
간월재와 간월산... 배내봉... 가야 할 코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가장 멀리 운문산과 가지산이 보이네요.
간월재 내려서기전 전망대 데크에서...
언제봐도 멋진 그림입니다.
신불서봉입니다.
우측으로 내려서면 파래소폭포 방향으로 향하는 코스입니다.
천상의계단이라고 하는 곳인데... 여기저기 많이 훼손되었습니다.
뒤로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멋진 그림인 간월재가 보입니다.
대만 남아있는 마른 억새지만... 이것도 멋지네요.
간월재(08:14).
여기도 비박꾼들이 많이 보입니다.
간월재 휴게소에서 뭐라도 사먹을까 했는데
큰형님께서 10시부터 영업한다고 하시네요... ㅋ
큰형님과 일산님은 괜찮다 하셨지만
저는 아침을 먹어버릇 했기때문에 시장기가 느껴져서
간월재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쉬었다 가기로 합니다.
아침은... 역시 전투식량입니다.
비빔밥과 라면밥.
물을 끓여서 나름 푸짐한 아침을 먹고 쉬었다 갑니다.
지금 시간으로 봐서는 12시 이전에 배내고개로 하산할 수 있을 것 같아
오후 6시로 예매해 놓은 귀경버스의 시간을 2시로 변경합니다.
참 좋은 세상입니다.
산에서도 모바일로 바로 예약과 취소가 가능하니까요.
식사를 하고 간월산을 향해 또 기나긴 오름을 오릅니다(09:17).
아마 가장 긴 오름이 아닐까 싶네요.
이번 비박산행의 선두대장은 큰형님이십니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리딩을 하고 계십니다.
진짜 대단하신 우리 큰형님!!!
목재화석이라고... 나무의 나이테가 보이시지요?
등로는 진짜 척박합니다.
그저 이런 풍경을 위안삼아 오르는 것이지요.
최종 하산지점인 배내고개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간월산... 1,069m... (09:37).
작년 태극종주때는 이곳에서 너무나도 맛있는 아이스케끼를 사먹었는데
오늘은 시즌이 아니라서 장사가 없네요.
있음... 큰형님께 사달라고 하려고 했는데 말이죠.
한가해서 사진찍기는 참 좋습니다.
억새철에는 인증샷 찍으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는데요.
간월산에서 배내봉으로 가는 길 역시 무척 거칩니다.
소나무가 누워서 자라고 있네요.
저도 힘이 드는 모양입니다.
간월산에서 내려섰다가 배내봉 능선으로 다시 올라서야 합니다.
기억들 나시나요... 배내봉까지 가는 코스가 얼마나 힘들었었는지...ㅎㅎ
역시 쉽지않은 코스인데 큰형님께서 앞에서 막 땡기십니다.
답답했던 하늘이 환해지네요.
배내봉은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올라서야 보입니다.
이제 드디어 배내봉이 보입니다.
배내고개에서 올라온 산객들의 모습도 보이구요.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인 배내봉에 도착했습니다(10:48).
966m... 능동산(983m)보다 조금 낮네요.
오늘 걸었던 능선을 돌아봅니다.
간월산... 신불산... 멀리 영축산 시살등 능선도 보입니다.
마지막 셀카... 시원한지... 아쉬운지...
각자의 생각이 다를거라 생각합니다.
배내봉에서 배내고개까지는 1.4㎞인데
400m는 편안한 등로이고 나머지 1㎞는 가파른 나무계단길입니다.
어제 걸었던 능동산... 천황산... 재약산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내려갑니다.
하산 완료(11:24).
배내고개 화장실에서 아직까지 하지 못한 세수를 합니다...^0^
간월재휴게소에는 화장실은 있지만 물이 없는 화장실입니다.
배내고개 휴게소에서 시원한 커피와 맥주를 한잔씩 하고
택시를 불러놓고 기다리는 동안 깔끔하게 단장을 합니다. 옷도 갈아입구요.
이모님께 작년 10월에 두고 간 고상행님 썬글라스에 대해 물었더니
모르시겠다고... 하긴, 알길 바라고 물어본 건 아니었으니까요.
택시를 타고 울산고속버스터미널로 나옵니다.
배내고개에서 터미널까지의 거리는 40㎞ 정도입니다.
꽤 먼 거리이지요.
터미널에 도착하니까 12시 30분쯤 되었습니다.
간단하게 식사하려던 계획을 바꿔서 근사한 점심식사를 합니다.
터미널 맞은편 '머슴골'에서 불고기정식으로 식사를 하였는데 정말 괜찮은 집이었습니다.
혹시 울산고속버스터미널 부근에 가실 경우, 꼭 추천해 드리고 싶은 식당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 2시 출발하는 우등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맘같아서는 피곤해서 그냥 푹 잘 줄 알았는데...
적당히 밀리는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려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게 강남터미널에 도착,
택시를 이용해서 일산으로 바로 공간이동을 하였습니다.
일산님 감사합니다.
▶ 오늘 코스(2일차)
영축산 정상 직전 - 신불재 - 신불산 - 간월재(아침식사) - 간월산
- 배내봉 - 배내고개 - 약 8.8㎞.
▶ 어제 코스(1일차)
배내고개 - 능동산 - 샘물상회(아침식사) - 천황재 - 천황산
- 천황재 - 재약산 - 죽전삼거리 - 죽전마을 - 청수골(점심식사)
- 영축산 백팔등 - 단조산성 - 영축산(저녁식사) - 약 26㎞.
이렇게 해서 세 남자의 1무1박3일간의 영알 비박산행을 모두 마쳤습니다.
전체거리는 약 35㎞... 총 소요시간은 약 32시간 10분.
처음 간 비박산행... 아주 좋았습니다.
습관될까봐 걱정되기도 하구요...^0^
집에 돌아와서 아내에게 말했더니 하고싶으면 하면되지 않느냐고 하네요.
산방식구들의 응원과 같이 이번에 선발대로 다녀왔으니까
다음에 우리 산방식구들과 함께 갈 수 있기를 꿈꿔봅니다~~~^0^
함께 했던 큰형님과 일산님... 감사하구요, 행복했습니다.
응원해주신 산방식구들 모두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비박산행은 아닐지라도 올 가을 영남알프스로의 무박산행을 계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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