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5. 08:37ㆍ등산/설악산
▲ 서북능선... 1,408봉에서의 조망.
설악을 간다.
지난 9월 1일 가려고 했었던 서북능선을 간다.
언제나 설레는 마음과 두려운 마음을 안고.
10월 2일 화요일 23:30분 신사역을 출발한 버스는
가평휴게소와 설악휴게소를 들러
이튿날 새벽 2시 40분쯤 남설악 탐방지원센터에 도착,
서북능선 종주팀과 용대리 하산팀을 내려준다.
오색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한다.
(photo by 박대장님)
대청을 가장 짧은 거리로 올라갈 수 있는 곳.
짧지만 쉽지 않은 코스.
서너개 산악회가 설악을 찾은 모양이다.
주중 휴일이라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다.
입구만 조금 복잡하다.
손전등 불빛만 보면서 부지런히 계단을 올라간다.
오색까지 한번에 올라가보자... 하는 다짐을 하면서 한발 한발 나아간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다가 이런 길을 만나면 그저 반갑다.
추석이 엊그제 지났지만 오늘도 달은 밝다.
2시간 10분쯤 걸려 대청에 도착한다.
생각보다 춥지 않다.
먼저 반가운 표석을 먼저 담고.
속초 야경도 한장 담고.
대청 인증샷을 찍는다.
몇몇 산님들이 대청에서 일출을 기다리는 모양이다.
아직도 해가 뜨려면 1시간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데...
오늘 속초 일출시간은 06:23.
대청에서의 해맞이가 그만큼 특별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해야 매일 떠오르는 거지만.
갈 길이 멀어 걸음을 옮긴다.
중청대피소 가는 길에 한 달 전만 해도 없었던 구조물이 생겼다.
이슬이 내려 조금 미끄럽다.
고무판을 깔아야 할 것 같다.
중청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한다.
내려오는 버스에서 대장님이 한계령 삼거리를
늦어도 8시 30분까지는 통과해야 한다는 말을 기억하면서 바쁘게 걸음을 옮긴다.
중청의 불빛에서 따사로움이 느껴진다.
대청에서 내려오는 산님들의 헤드랜턴이 빛난다.
한계령을 향해서.
중청에서 한계령 방향으로는 처음 산행이다.
역방향은 몇 차례 했었지만.
한계령으로 가는 등로가 훨씬 편안한 느낌이다.
끝청에서 일출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여명이 벌겋게 올라오고 있다.
끝청... 아직도 시간이 이르다. 일출을 보기에는.
금방이라도 해가 솟을 듯한 분위기지만...
서쪽 하늘엔 아직도 달이 떠 있고.
끝청에서의 일출을 포기하고 한계령 삼거리를 향해 간다.
점점 환해지고 있다.
중청대피소부터 한계령 삼거리까지 절반 정도 온 셈이다.
해가 비치면서 설악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간간이 고운 단풍이 보인다.
그리 가물지 않았던 것 같은데... 나뭇잎들이 무척 말랐다.
붉은 해가 솟았다.
배낭을 맨 어깨가 따뜻해진다.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운무가 바다를 연상케 한다.
빛이 조금 부족하지만... 장관이다.
가리봉과 귀청 사이에도 운무가 가득하다.
곱게 물들어 가고 있는 설악의 단풍.
평소보다 조금 일찍 단풍이 들었다고 하더니... 역시!!!!
단풍과 운무.
이런 그림은 한참을 보고 있어야 하는건데... 갈 길이 바쁘다...^0^
귀때기청봉이 가까와졌다.
암릉 사이사이에 단풍이 보이고.
그 너머로 바다와도 같고... 호수와도 같은 운무가 보인다.
눈에 익숙한 나무.
한계령 삼거리에 다 왔다는...
한계령 삼거리.
부지런히 와서인지 7시 30분에 도착.
반가운 깔지가 보인다.
따뜻함이 느껴진다.
목 한번 축이고 다시 귀청을 향한다.
멋진 풍경에 가다서다를 반복하면서...
드디어 귀청의 너덜지대를 만난다.
여기서 보면 높은 봉우리가 귀청인 듯 한데... 오르면 그게 아니다...ㅎㅎ
귀청의 너덜을 오르면서 돌아본다.
공룡이 희미하게 다가선다.
해가 잘 드는 쪽이 단풍이 먼저 들고 빛깔도 곱다.
가리봉 옆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운해.
사방 어디를 봐도 멋진 그림이다.
귀청의 너덜지대를 멋진 풍경에 취해 힘든 줄 모르고 오른다.
멀리 보이는 산들이 바다 위의 섬 같아 보인다.
가리봉을 중심으로 좌우에 운해가 펼쳐져 있다.
귀때기청봉.
귀청에 오를 때마다 느끼는 기분은... 뭔가 홀대받는 듯한 느낌이다.
괘씸죄를 범해서 그런가...ㅎㅎ
예전엔 귀때기청봉이라고 철판에 씌어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귀청에서 비박한 산님한테 한 무리의 산악회 회원들을 봤느냐고 물었더니
30분 전쯤에 지나갔다고 한다.
귀청에서의 조망.
앞으로 가야할 대승령과 안산.
멀리 안산의 치마바위가 고개를 바짝 세우고 있다.
공룡능선에서 마등령을 지나 아직 가보지 못한 황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대청과 중청... 그리고 화채봉까지.
가슴 벅찬 그림이다.
귀청을 내려간다.
너덜지대라서 바짝 긴장을 하고.
대승령에서부터 오고 있는 산님들을 만난다.
돌아보니 귀청에 아침햇살이 가득하다.
귀청에서 내려와 아침을 먹는다.
혼자서 왠지 청승맞은 느낌...ㅎㅎ
단풍과 암릉의 멋진 조화.
서북능선 구간중 개인적으로 가장 힘 든 구간이
한계령 삼거리에서 대승령까지의 구간이다.
열심히 온 것 같은데... 거리에 참 인색하다.
그래도 초반보다는 몸이 많이 가벼워졌다.
멋진 경치를 보면서 힘든 줄 모르고 간다.
지나온 능선을 돌아본다.
귀청이 불쑥 솟아 있다.
보기에는 완만한 육산의 느낌인데...
앞에서 두런두런 기척이 난다.
혹시 우리 팀???
열심히 쫓아가는데 좀처럼 잡히진 않는다.
한번 더 돌아보고.
드디어 우리 팀들의 모습이 보인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 설대장님과 일행들.
반갑다...^0^
비슷비슷한 그림이지만 순간순간 느낌이 다르다.
1,408봉.
조망이 시원스럽다.
가리봉의 아름다운 속살을 바라본다.
늘 느끼는 거지만... 산세가 잘 발달되어 있는 산이다.
박대장님께서 우리나라에 저만한 산이 없다고 하신다.
잔 근육들이 잘 발달된 산이다.
빨간 단풍에 힘을 얻고.
선두대장이신 박대장님을 한 컷 담는다.
지금까지 열심히 왔는데 일행들을 만나 속도를 늦춘다.
선두대장님을 앞질러 가면 안되니까...^0^
온라인산악회 멋쟁이 선두 대장님!!!
일행들을 만나니까 마음이 편안해진다.
산행 페이스는 약간 놓쳤지만...ㅎㅎ
대승령에서 가야 할 안산 방향을 바라본다.
설악이 곱게 물들고 있다.
대승령에서 목 한번 축이고 남교리 방향으로.
박대장님은 안산 정탐을 위해 먼저 출발하시고 바로 뒤를 따라간다.
2년 만에 다시 찾은 안산이다.
날씨가 좋아 기대가 크다.
지금부터 안산의 멋진 풍광에 빠진다.
지나온 서북능선... 멀리도 왔다.
안산 정상 인증샷!!!
초라해 보인다.
치마바위가 훨씬 높은데 왜 안산의 정상이 여길까...?
2% 부족한 듯 하지만... 약간 모자랄 때가 더욱 아름답다.
안산의 멋진 풍경을 파노라마로 담는데 일행중 두 분이 잡혔다.
오른쪽의 아르코님... 하산 때까지 함께 했는데 내공이 대단하시다.
치마바위.
하늘에는 구름이 기차놀이를 하는 듯.
지난 번 안산을 왔을 때는 초행이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박대장님의 세심한 리딩으로 구석구석 빠짐없이 살펴본다.
가을에도 좋지만 해마다 5월 31일이나 6월 1일이 가장 좋단다.
진달래가 온 산에 가득하다고... 꼭 그 때 와보라고 하신다.
박대장님의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포스.
알록달록.
누군가 수채화 물감을 뿌려 놓았다.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치마바위를 향해 간다.
조금 앞 서 내려가서 일행들을 담는다.
안산의 명물... 치마바위와 고양이바위(좌측).
유난히 예뻐 보이는 단풍.
멋진 풍광에 걸음은 더뎌지고.
단풍에 홀려 홀대했던 하늘.
파아란 하늘에 조각구름들이 두둥실... 멋지다.
박대장님이, 다음에 기회가 되면 고양이바위와 치마바위 코스로 리딩을 하신단다.
이런 그림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치마바위 턱 밑이다.
월악산 영봉이 떠오른다.
마지막 오름을 오른다.
2년전 안산을 처음 왔을 때... 이게 고양이바위인줄 알았다.
깃털을 잔뜩 세우고 있는 고양이 등줄기처럼 보였다.
곱다.
서북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귀청을 넘어 대청까지.
아름답다.
대장님 한번 더 담고.
단풍 또 한번 보고.
일행중 한 분을 몰카로 담는다...ㅎㅎ
방향이 쫌 그렇다... 돌아섰으면 더 좋았는데...
설악의 너른 품이 느껴진다.
이제 아쉬운 마음으로 안산을 빠져 나간다.
빨갛고... 파랗고... 노랗고...
섞여 있어야 더욱 아름답다.
박대장님께서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시는데
아르코님은 딴청을 하고 계신다...ㅎㅎ
이끼 가득한 바위가 정겹다.
12선녀탕 계곡의 단풍을 감상하면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드디어 폭포와 담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수량이 조금 부족하지만... 그런대로...
이정표로 폭포 이름을 확인한다.
두문폭포.
용탕폭포... 우리가 복숭아탕이라고 알고 있는 곳.
12선녀탕의 백미!!!
단풍과 담의 절묘한 조화.
저 곳엔 어느 선녀가 다녀갔을까?
다리를 건너서.
계곡을 좌우로 횡단하며 내려간다.
아래쪽은 단풍이 아직이다.
남교리 2킬로미터쯤 남기고 알탕을 했는데... 물을 보니까 또 생각이...^0^
12선년탕을 벗어나니 파아란 하늘이 반갑게 맞아준다.
서북능선 종주에 보너스로 안산까지.
오늘은 아주 횡재한 날이다...^0^
온라인산악회덕분에 멋진 산행을 하였다.
몸은 뻐근하고 힘들었지만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만한 산행이었다.
◆ 산행코스 : 오색 - 대청 - 중청 - 끝청 - 한계령 삼거리
- 귀청 - 대승령 - 안산 - 12선녀탕 - 남교리.
◆ 산행시간 : 13시간 20분(온라인산악회 동반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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