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8. 11:24ㆍ등산/설악산
▲ 설악산 공룡능선.
설악.
언제 들어도 가슴 뛰게 하는 단어.
지리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서는 단어.
설레임을 안고 설악으로 간다.
산방식구인 백암산님과 함께 백석역에서 만나
지하철 3호선 양재역으로 간다.
서초구민회관 앞에서 23시 20분 고려여행사 버스를 타고
여섯개 산악회가 연합으로 설악으로 출발한다.
주로 금욜, 토욜 무박산행을 전문으로 하는 산악회들이라서
주중에 있는 공휴일인 경우 신청자가 많지 않다.
따라서 산행하기는 이럴 때가 아주 좋다...^0^
버스는 내설악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6/6(수). 02:30경 한계령에 도착, 일부 산님들을 떨구고
오색에서 또 일부 산님들을 내려준다.
그리고 나머지는 설악동으로...
우린 오늘 오색에서 출발한다.
원래는 한계령에서 출발하려고 했었는데
어차피 깜깜할 때 올라가야해서 그냥 오색에서 출발하기로 한다.
02:45.
보름이 지났지만 하늘에 달이 밝게 떠 있다.
생각보다 일찍 문을 열어 주었다.
대청봉 입구라는 표석을 담고 산행을 시작한다.
대략 5개 산악회 정도가 오색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입구서부터 정체가 심하다.
대청까지 천천히 올라가려고 했는데 답답해서 조금 치고 올라간다.
초반부터 기를 팍 죽이는 이런 오름을 오른다.
1.3킬로미터를 올라와서 잠시 쉰다.
지난 주말, 4개월 만에 산행을 다시 시작한 백암산님을 기다린다.
4개월의 공백이 직접 몸으로 느껴지는 모양이다.
초반인데 벌써 힘들어 한다...ㅎㅎ
밝은 달은 계속 따라오고.
이곳에서 한참을 쉬어 간다.
원래 오색에서 대청까지는 누구나 힘 든 코스다.
더구나 초행인 경우에는 더욱 힘들게 느껴진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등로가 많이 좋아져서 훨씬 수월하긴 하지만.
이런 계단을 오르고.
다리를 건너고.
대청까지의 남은 거리를 확인하고.
더욱 더 가파라지는 계단을 끊임없이 오른다.
드디어 여명이 터진다.
원래 시작부터 일출은 생각도 안했는데
남은 거리 0.5킬로미터 이정표를 보니까 욕심이 생긴다...^^*
해가 곧 올라오려고 붉은 빛이 번진다.
부지런히 올라간다.
붉은 여명 아래로 하얀 운해가 일어난다.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산군들.
대청 직전에서 일출을 본다... 아깝다...ㅋ
하긴... 꼭 대청에서 봐야 하는건 아니니까...ㅎㅎ
동해바다위 두꺼운 구름 위로 해가 떠 오르고 있다.
이쪽엔 아직 달도 떠 있는데...
귀청으로 이어지는 서북능도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있고.
붉은 태양아래 속초 앞 바다가 보인다.
대청엔 벌써 사람들로 북적인다.
어제 올라와 중청에서 1박한 산님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일찍들 올라와 있다.
인증샷을 찍느라 난리다.
먼저, '양양이라네!' 표석을 찍고.
요산요수... 요것도 찍고.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청봉 표석을 찍는다.
햇살받은 정상석이 빛나고 있다.
백암산님을 기다리며 아침 햇살을 온 몸으로 받는다.
중청에 햇살이 가득하고.
약간 한산해진 틈을 타서 정상 인증샷을 찍는다.
바람이 불어 머리가 엉망이다.
다시 또 태양을 본다.
햇살에 붉게 빛나는 동해바다.
남설악에도 운해가 가득하고.
운해는 서북능선으로 이어진다.
햇살 한장 더 담고.
드디어 올라온 백암산님.
인증샷을 찍는다... 소원 성취!!!!
작년에 설악을 네번인가 왔었는데 대청은 한번도 찍어보지 못했다고...^0^
그래서 한 장 더!!!
다른 느낌으로.
중청으로 내려간다.
대청봉에서는 괜찮았는데 중청 내림길에 바람이 엄청 분다.
손이 시릴 정도로.
중청을 배경으로 백암산님.
밤을 거의 꼬박 새고 오색에서부터 힘들게 올라왔는데도 표정이 밝다.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대청을 돌아본다.
중청에서 간식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희운각으로 향한다.
햇살 비치는 동해바다를 한장 더 담고.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공룡을 바라본다.
기다려라!!!!
대청을 배경삼아.
용아장성이 희미하게 보인다.
오른쪽 불쑥불쑥 솟은 바위 군상아래 봉정암이 자리하고 있다.
보살님들이 살아서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한다는 봉정암.
정말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소청 갈림길에서 희운각으로 향한다.
동해는 황금물결이 반짝인다.
천화대를 담고.
공룡능선을 담는다.
범봉, 1275봉, 세존봉, 나한봉, 마등령... 황철봉까지.
가슴 뛰게 하는 그림이다.
희운각대피소로 건너가는 목교를 지난다.
희운각대피소에서 07:00경 아침을 먹는다.
아내가 준비해 준 김치찌개를 끓여서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커피까지 마신 후 공룡능선을 향해 간다.
진짜 등산은 지금부터다...^^
설악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공룡능선을 가고싶어 하지만
희운각대피소에서 아침을 먹으면서 거의 2/3는 공룡을 포기하고 천불동으로 하산한다.
한계령에서 시작하든, 오색에서 시작하든 희운각까지 오면 벌써 기운이 다 빠진다.
이번에는 꼭 공룡을 가야지... 했던 사람들도...ㅎㅎㅎ
희운각대피소 앞 기암을 담고.
지나온 설악을 돌아본다.
소청과 중청이 보이고.
대청, 중청, 소청이 보인다.
날씨 좋다.
무너미재에서 공룡능선으로.
공룡능선의 초입... 신선대 가는 길.
등로는 예전에 비해 잘 정비되어 있지만 여기서부터가 시작이다.
신선대.
우선 공룡을 바라본다.
공룡능선의 백미, 1275봉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옆으로 말 잔등을 닮았다는 마등령이 보인다.
울산바위를 땡겨 보고.
용아장성 너머로 귀때기청봉도 바라본다.
오세암으로 이어지는 가야동계곡.
공룡능선의 핵심부위를 줌-인.
범봉과 천화대... 울산바위까지.
본격적인 공룡사냥전에 인증샷을 찍고.
결의를 다진다...^0^
출발!!!
등로 주변에 우뚝 우뚝 솟아있는 바위 군상들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나아간다.
너무 서두르면 공룡을 놓칠 수도 있으니까...ㅎㅎ
공룡과 공깃돌.
조금 전에 지나온 신선대가 보인다.
신선대.
푸르름이 가득하다.
기암들.
오늘도 왼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리고 있는 공룡의 머리를 담고.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1275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하나님 지으신 아름다운 세상.
대청 위엔 흰구름이 두둥실 떠 있고.
남성다움이 느껴지는 공룡의 암릉들.
칼날같이 뾰족하게 솟아있는 1275봉.
잠시 후에 저기를 오른다.
천화대 범봉.
햇살이 조금 부족하다.
울산바위와 그 너머 동해.
멀리 대청과 중청.
중청이 훨씬 높아 보인다.
1275봉 오름길에 힘차게 솟아 오르고 있는 장어바위를 담는다.
가파른 오르막을 한참 올라 드디어 1275봉 앞 쉼터.
백암산님을 기다린다.
오랜만의 산행이라 몸이 맘처럼 따라주질 않는 모양이다.
그래도 나름대로 선전중이다...ㅎㅎ
1275봉 주변에 있는 에델바이스... 우리 말로는 솜다리라고.
배낭을 풀러 놓고 카메라만 가지고 1275봉을 오른다.
안 올라가 본 사람은 그 맛을 모르지만
올라가 본 사람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그런 곳... 1275봉.
1275봉에서 주변을 조망하고... 사진도 찍는다.
대청을 배경삼아.
천화대 범봉이 코앞에 보이고
그 너머로 천불동의 바위 군상들까지.
비선대와 권금성 사이로 천불동 계곡이 보인다.
권금성에서 화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너머로 동해바다가 희미하게...
울산바위 방향.
1275봉 정상.
용아장성 너머 귀때기청봉, 대승령까지.
앞으로 가야 할 나한봉과 마등령.
마등령... 그 너머 황철봉.
마등령에서 비선대 내림길에 세존봉이 우뚝 솟아 있다.
1275봉 정상 인증샷!!!
역광이지만 실루엣도 괜찮다...ㅎㅎ
권금성과 달마봉... 동해바다까지.
시야가 2% 부족하다.
1275봉을 내려간다.
간식을 먹고 잠시 쉬고 있는데 한무리의 산님들이 온다.
남자 2, 여자 5.
백암산님이 1275봉을 꼭 올라가야 한다고 부추킨다.
초행인 모양인데 어떻게 올라가느냐고 하면서 슬슬 올라간다.
근데... 올라가는 모습이 어째 좀... 불안하다.
그래서 한번 더 올라간다. 힘들어 죽겠는데...ㅋ
여자 형제들과 남편 2명이 함께 온, 온가족 산악회란다.
일산에 사신다고.
암튼... 덕분에 좋은 구경했다고 너무들 감사해 하신다.
이제 남은 길을 간다.
갑자기 갈 길이 바빠졌다...ㅎㅎ
1275봉 사면으로 공룡의 꼬리인 나한봉이 보인다.
저기가 공룡능선의 마지막이다.
설악에 오면 늘 보는 그림이지만 항상 새롭다.
공룡능선 2/3 지점.
세존봉을 배경으로.
스핑크스 바위를 담고 빠르게 이동한다.
1275봉을 돌아본다.
반대 방향에서 보던 모습하고는 너무도 다른 그림이다.
남은 거리 1.1킬로미터.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다 쏟아 부어야 하는 구간이다.
공룡의 꼬리가 생각보다 무~~~척 길다...ㅎㅎ
바위 위에 이구아나 한 마리가 앉아 있는건데
일년 사이에 목이 많이 자란 것 같다...ㅋ
1275봉에서부터 이어지는 공룡의 힘찬 등줄기.
천화대 너머로 화채봉이 뾰족하게 보이고.
드디어 공룡의 꼬리에 올라 지나온 공룡능선을 돌아본다.
멀리 신선대에서부터 1275봉을 지나 여기까지.
그리고 더 멀리 대청과 중청.
공룡의 꼬리인 나한봉에 배낭을 올려놓고 인증샷을 찍는다.
사진 한 장 찍어주려고 백암산님을 기다린다.
해는 뜨거운데 사람은 나타나질 않는다.
마등령 삼거리에서 기다리려고 먼저 내려간다.
마등령.
공룡을 넘어와서 마등령을 오르는 것도 쉽지 않다.
완만한 오르막이지만 은근히 길다.
우린 오늘 마등령을 오르지 않고 오세암 방향으로 내려간다.
마등령 삼거리를 향해 간다.
세존봉을 담고.
작년 11월 산방식구들과 함께 설악동에서 비선대를 거쳐 마등령으로 올라와
히말라야 모진 바람을 피해 쪼그리고 앉아서 아침식사를 햇던 곳.
이곳에서 식사하면서 화채봉 뒤로 떠오르는 일출을 봤었는데...^0^
마등령 삼거리에서 백암산님을 기다린다.
햇살이 따뜻해서 졸음이 밀려온다...ㅎㅎ
오세암 방향으로.
백담사까지.
2시간이면 충분하겠지... 생각했는데....ㅎㅎ
갈 길은 멀고... 체력은 바닥 나고...
이런 길을 만나면 무작정 걷고싶은 길인데... 오늘은 사정이 좀 다르다.
오세암에서 목 한번 축이고 오세암 앞 망경대를 오른다.
몸은 많이 힘들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망경대를 올라가야 오세암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설악의 웅장함과 아름다움까지.
망경대에서의 조망.
멀리 뾰족뾰족하게 솟아있는 곳이 바로 공룡능선이다.
커다란 암릉으로 둘러싸여 있는 오세암.
가야동계곡.
용아장성.
그 뒤로 서북능선.
오세암 뒤 암릉.
그야말로 명당... 오세암.
공룡능선을 땡겨 본다.
망경대... 이름 그대로 경치를 조망하는 곳.
망경대 포토존.
힘들어 하는 백암산님도 기어코 망경대까지 올라온다.
백암산님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주고 다시 내려간다.
백담을 향해 속도를 높인다.
이제부터는 진짜 오솔길과 같은 그런 등로다.
나무가 이 정도는 되어야...^0^
편안한 등로가 이어진다.
백담사 방향으로.
너무 가물어서 등로는 퍽퍽하지만 초록은 싱그럽다.
막바지다.
물 좋기로 소문난 백담계곡이 이렇게 말라 있다.
적당한 곳을 찾아 알탕을 한다.
12시간 가까운 산행으로 지친 몸을 설악산 맑은 물로 깨끗하게 씻어 낸다.
물이 덜 차다...ㅎㅎ
알탕으로 설악의 정기를 듬뿍 받고 백담사로 향한다.
계곡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는 스님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드디어 산행 종료.
시간에 여유가 있었으면 백담사도 둘러보고 왔어야 했는데
빠듯해서 셔틀버스를 타고 바로 용대리로 나온다.
좀 더 일찍 왔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역시 설악이라는 생각과 함께.
지리와는 다른 그런 느낌.
몸은 많이 힘들지만 기분은 최고다.
가을쯤 한번 더 와야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 산행코스 : 오색 - 대청봉 - 희운각대피소 - 공룡능선
- 오세암 - 영시암 - 백담사.
◆ 산행시간 : 1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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