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거림~세석~천왕봉~치밭목~새재(110528)

2011. 5. 29. 19:16등산/지리산

▲ 삼신봉에서 중산리 방향.

 

지리산.

생각만해도 가슴 벅찬 감동이 느껴집니다.

그 넉넉한 품새, 깊은 골짜기, 망망대해와 같은 운해...

벌써 가슴이 설레이네요.

그 곳을 갑니다. 설레이는 맘을 안고서.

 

저녁 11시가 조금 넘어서 출발합니다.

오늘 함께 가는 식구들은 모두 32명.

교회 앞에서 30명을 태운 버스는 원당중학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나머지 식구들을 태우고 지리산을 향해 달려갑니다.

 

늦은 시간임에도 도로에는 차가 많습니다.

강변북로를 달려 한남대교를 건너 경부고속도로를 탑니다.

우리 모두는 수면모드로 빠져듭니다.

 

이튿날 새벽 4시경 경상남도 산청군 시천면 내대리에 위치한 거림골에 도착합니다.

거림탐방안내소 직전에 마련된 주차장에서 아침을 준비합니다. 

오늘 아침은 콩나물 라면에다가 파송송 계란탁 입니다.

 

작년 지리산 산행때는 뱀사골주차장에서 라면을 끓이느라 버너와 씨름을 했었는데

오늘은 버너가 속썩이지 않고 시원스럽게 불을 지핍니다.

 

식구들이 배식을 기다리느라 길게 줄을 서 있네요.

 

 

식사를 마치고 세석을 향해 출발합니다.

 

먼저 A팀이 단체사진을 찍습니다.

총 32명중 14명이 A팀입니다.(photo by 짱님)

 

어둠이 다 가시진 않았지만 헤드랜턴 없이도 오를만 합니다.

 

 

거림탐방지원센터가 오늘 들머리입니다.

지원센터를 지나면서 바로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목요일, 금요일 내린 비로 등로가 촉촉합니다.

완만한 경사의 등로지만 바닥이 너덜지대입니다.

물기가 있어 조심스럽습니다.

 

 

등로 왼편으로 거림계곡의 맑은 물소리가 들려옵니다.

가슴속까지 시원해집니다.

 

 

거림은 말 그대로 커다란 숲이라는 뜻입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습니다.

낮에도 해가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늘이 조금씩 열리고 있네요.

 

 

거림입구에서 세석까지는 총 6㎞입니다.

산행안내도를 보면 3시간 걸린다고 되어 있습니다.

 

 

나무들이 시원스럽게 뻗어있지요?

 

 

이렇게 편안한 길도 나옵니다.

 

 

거림코스는 지리산의 다른 코스들에 비해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편입니다.

 

오늘 용감하게 A코스에 도전하고 있는 아기하마님이 힘차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계곡을 건너는 첫번째 다리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이제 많이 환해져서 후레쉬없이도 사진을 찍을 만합니다.

 

 

다른 일행들을 조금 기다립니다.

무박으로 내려와서 컨디션이 그리 좋은 편들이 아닙니다.

세석까지 가능하면 천천히 가려고 했는데 몸이 자연스럽게 빨라지네요.

우리 몸은 항상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일행들을 먼저 보내고 다른 일행들을 기다립니다.

 

 

 

일행들을 기다리면서 잠깐 계곡으로 내려가 봤습니다.

이런 멋진 폭포(?)가 보이네요.

 

 

비가 왔더라서 계곡의 수량이 풍부합니다.

 

 

절반 이상 올라왔습니다.

 

여기까지는 등로가 편안했었는데
이제 경사가 만만치 않은 오르막이 나오네요.

열심히, 힘차게 딛고 오릅니다.

 

 

등산은 오르자고 하는 거니까요.

뒤돌아보니 역시 만만치 않네요.

 

 

세석까지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습니다.

습기와 땀으로 범벅이 되었네요(photo by 08님).

 

식구들이 좀 쉬었다 가자고 합니다.

사실 마땅히 쉴 만한 장소도 없습니다.

등로가 다 축축해서 배낭을 풀어 놓을 자리도 변변치 않습니다.

능선에 올라가서 쉬자고 하고 계속갑니다.

그런데 그 능선이라는 것이 나오질 않네요.

 

 

전망대라는 곳에서 쉬어 갑니다.

안내판에는 날씨가 좋은 날 남해 삼천포가 보인다고 되어 있네요.

 

정말 전망이 좋습니다.

남쪽으로 멀리 구름바다가 펼쳐 있고,

왼쪽 산등성이는 신록으로 예쁘게 수 놓아져 있습니다.

 

 

하늘도 예쁩니다.

 

 

앞에 보이는 능선은

삼신봉에서 내삼신봉을 거쳐 쌍계사로 향하는 능선입니다.

 

 

세석교를 건넙니다.

 

 

식구들이 건너오고 있네요.

맑고 깨끗한 물을 보고 있습니다.

 

 

습기를 머금은 신록들이 싱그러움을 전해줍니다.

 

 

청학동 삼거리입니다.

세석대피소 턱 밑이네요.

 

청학동까지의 거리가 장난이 아닙니다.

지리산 계곡의 깊이를 알 수 있는 거리지요.

 

 

나무데크로 된 등로를 건넙니다.

 

 

누구 한 사람만 빼고 다들 지쳐 보입니다.(photo by 08님)

 

세석대피소 아래 샘에서 물을 보충합니다.

누가 그러더라구요.

지리산 약수는 산삼 묵은 물이라고.

해발 1600 고지 쯤에 있는 물이라 정말 시원합니다.

 

 

세석평전이 보이고.

 

 

세석대피소가 보이네요.

 

 

세석대피소에서 식구들을 기다립니다.

많은 산님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는 세석은 아주 활기가 넘칩니다.

 

세석평전이 아침맞이를 하고 있습니다.

촛대봉쪽으로 옅은 운무가 끼고 있네요.

 

 

조금 기다리니까 남은 식구들이 올라옵니다.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장비점검을 합니다.

 

08님이 썬크림을 얼굴에 잔뜩 바릅니다.

너무 많이 바른 모양입니다.

닦아내고 있네요.

 

 

세석평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는 촛대봉을 오릅니다.

 

 

일단, 세석에서 장터목까지가 3.4㎞네요.

천왕봉까지 2/3 거리입니다.

 

 

세석평전은 참 평화롭습니다.

해발 1600미터 고지에 습지가 조성되어 있는 곳이 아마 여기 뿐이라지요?

 

돌아보니 장관입니다.

 

 

촛대봉을 향하면서 언제나 세석을 담게 되지요.

정말 예쁜 그림입니다.

 

 

세석평전 전망대에서 멋진 사진을 담습니다.

 

 

멋진 풍경에 힘 든 줄도 모릅니다(photo by 08님).

 

한신계곡에서 올라온 운해가 영신봉과 칠선봉 사이를 넘고 있습니다.

 

 

촛대봉에서 멋진 풍광을 담습니다.

카메라로 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촛대봉에서 천왕봉을 배경으로 일행들을 담습니다.

 

지리의 정상이 가깝게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지요.

 

멀리 구름바다를 보고 계시는 이사장님.

 

삼신봉으로 향합니다.

아까 그 삼신봉이 아닙니다.

 

진달래가 곱게 떨어져 있습니다.

 

멋진 풍광에 자꾸만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지리의 멋진 경치, 맘껏 가슴에 담습니다.

 

아기하마님.

정말 짱이지요?

 

저 아래 백무동 쪽을 보고 있습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지리산은 거리에 인색합니다.

열심히 왔는데 이정표를 보면 맥이 빠집니다.

생각한 것에 비해 거리가 줄지를 않고 있거든요.

 

운해는 시시각각으로 변합니다.

 

연하봉으로 가는 예쁜 길이 나왔네요.

지리산을 대표하는 사진중의 하나이지요.

연하봉 뒤 장터목으로 운해가 올라오고 있네요.

 

사진을 찍으면서 잠시 쉬어갑니다.

저도 한장 찍혔네요. 

 

A팀 여성 3인방(photo by 08님).

 

 

08님 직장 동료들(phtot by 08님).

 

 

연하봉으로 갑니다.

역시 늘 생각하는 말이지만 이름이 참 예쁩니다. 연.하.봉.

 

진행방향에서 찍은 연하봉입니다.

 

맞은편에 이렇게 앙증맞은 고래 한마리가 있지요.

산행하면서 다들 보셨나요?

 

연하봉 앞에서.

인물 되지, 몸매 되지, 성격 되지....

뭐든지 다 되신다는 "다되지"님의 환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네요.

 

 

지리산은 정말 예쁩니다.

볼 때마다 새록새록 느낍니다.

 

연하봉을 지나갑니다.

 

언제나 외롭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남쪽으로 끝간데 없는 구름바다.

계속해서 시선을 붙잡습니다.

 

운해가 넘어오고 있습니다.

 

장터목에 도착해서 식구들을 기다립니다.

여기서 식사를 하고 갑니다.

장터목 역시 산님들로 활력이 넘칩니다.

 

 

식사를 마치고 단체사진을 찍은 후 제석봉을 오릅니다.

 

장터목에서 제석봉 오름길 역시 만만치 않은 구간이지요.

식사한 직후라 몸들이 무겁습니다.

멋진 고사목들을 보면서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갑니다.

 

 

늘 보아도 싫증나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고사목입니다.

단순하면서 깨끗해 보이지 않나요?

 

고사목 군락지의 풍경은 압권이지만

오름길은 만만치 않습니다.

 

제석봉 전망대에서 먼저 천왕봉을 담습니다.

 

중산리의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정말로 산에서 보는 것처럼 아래 세상도 평화로웠으면 좋겠습니다.

 

처음 동반산행중인데 내공이 대단해 보입니다.

속도도 있고, 지구력도 아주 좋습니다.

눈이 조금 졸린 듯 하네요.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이사장님도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십니다.

끝까지 완주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온달맘님.

B팀으로 가셨으면 어쩔 뻔 하셨나요?

 

아기하마님.

살짝 흔들려서 흑백으로 처리했슴다. 죄송합니다.

 

더디지만 꾸준히 따라오고 있습니다(photo by 08님).

 

 

후미 챙기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08님(photo by 08님).

 

 

의외로 분전하고 있는 실미도님.

 

A코스에 도전하고 계시는 박 8님.

 

이제 통천문을 향합니다.

 

 

사람의 눈은 그런 모양입니다.

한번 맘에 들면 계속 눈이 가는 모양입니다.

지리산 산행 때마다 찍는 나무입니다.

볼 때마다 나무에서 빛이 납니다.

 

그 나무 아래서 박 8님을 담았습니다.

 

여기는 이제서야 진달래가 만개하고 있습니다.

빛깔도 참 곱네요.

 

지리산 정상을 올라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통천문입니다.

물론, 장터목에서 갈 경우입니다.

 

배낭이 무거워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페이스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통천문 위에서.

 

푸근한 지리산 자락을 봅니다.

마음까지 푸근해지는 그런 풍경입니다.

 

통천문 위에서 식구들을 부릅니다.

 

온달맘님.

 

아기하마님.

힘들어 죽겠지만 카메라를 보면 미소를 날립니다.

 

이사장님.

어절씨구!!!

 

이제 천왕이 턱 밑입니다.

모두 힘을 냅니다.

 

 

천왕봉 주변에는 멋진 구상나무들이 많이 있습니다.

 

막바지 정상 등정중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런 사진을 안 찍을 수는 없지요.

어쩌면 지리산에서는 너무 흔한 고사목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정말 멋있습니다.

 

아기하마님이 막판 스퍼트를 냅니다.

종아리가 빵빵해지지요, 아주 좋은 느낌입니다.

 

천왕봉에 올라 주변을 조망합니다.

 

멀리 만복대, 고리봉, 세걸산에서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입니다.

지금쯤 철쭉이 만발해 있겠지요.

2년전 이맘 때가 생각이 나네요.

산방식구들과 함께 호우주의보속에 비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바래봉 산행을 했었지요.

 

반야봉과 노고단은 끝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네요.

 

천왕봉 정상은 아수라장입니다.

많은 산님들이 올라와서 인증샷을 찍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을 하나 배치해서

정상에 도착하는 순서대로 단체사진 한 장만 찍을 수 있도록

질서계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카메라로, 핸드폰으로, 단체로, 독사진으로.... 정말 바쁩니다.

 

천왕봉에서 정상 인증샷을 찍느라 자칫하면 이 사진을 빼먹곤 하지요.

그래서 일단 뒷판부터 찍었습니다.

'한국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사실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정말 가슴 시원한 말 아닙니까?

 

암튼, 우리도 인증샷을 찍습니다.

 

단체로.

 

또 독사진으로.

 

다른 사람 욕하면 안되겠지요?

우리도 마찬가지니까요.

그래도 우린 정말 빨리, 몇 장 안찍고 방 빼드렸습니다.

 

조금 기다렸다가 남은 식구들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니 근데.... 총무님 정상 사진이 없네요.

어쩌다가 이런 일이.

앞으로 무박산행 안가신다고 했는데 할 수 없이 한번 더 가셔야겠습니다. 총무님.

 

 

중산리.

보통 초록이 아래서부터 위로 올라오는 것이 정상인데

지리산은 거꾸로 되어 있네요.

높이가 높아서 여기서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이제 대원사로 내려갑니다.

 

밤을 꼬박 새우고 달려와, 산행을 한 지 8시간 가까이 되어서 많이들 힘 든 모습입니다.

그래도 '다되지'님은 웃음이 그치질 않습니다.

 

천왕봉에서 중봉을 향해 갑니다.

이제부터 하산하는 길이라 내리막 길을 생각했는데

다시 또 중봉을 오릅니다.

다리에 기운이 쭉 빠지네요.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우뚝 서 있는 고사목에 기운을 얻어 열심히 오릅니다.

 

중봉에서 천왕봉을 봅니다.

늘 반대쪽에서만 봤었는데... 새로운 모습입니다.

 

진달래가 절정입니다.

 

중봉에서 천왕봉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깁니다.

 

자연과사람님.

 

대원사 방향입니다.

역시 어머니 품같은 넉넉함이 느껴집니다.

 

박 8님.

전혀 힘 든 기색이 없으십니다.

사실, 초반에 조금 걱정했었거든요.

 

다른 산님이 한장 찍어주시겠다고 해서 찍었습니다.

언제 이 길을 다시 가게 될 지 모르니까 잘 찍었다는 생각입니다.

 

중봉은 지리산에서 두번째로 높은 봉우리인데

천왕봉에 가려져 별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

역시 2인자의 설움이지요.

멀리 떨어져 있는 반야봉이나 노고단은 대접을 받고 있는데 말이죠.

보통 지리산 3대봉을 얘기할 때는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을 말합니다.

 

 

08님도 중봉 인증샷을 요청합니다.

 

역시 흔들려서 흑백으로 처리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제 저도 기운이 딸리는 모양이네요.

 

오늘 가장 고생한 식구입니다.

힘은 들지만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고 있네요.

아무래도 본부장님이 사진을 찍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photo by 08님).

 

 

중봉에서 잠깐 내려선 등로는 다시 써리봉을 향해 올라갑니다.

 

멋진 나무들을 보게 됩니다.

 

써리봉쪽에서 바라본 중봉입니다.

 

천왕봉과 중봉을 함께 담았습니다.

이쪽 방향에서 보면 역시 지리산은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입니다.

 

써리봉을 오르다가 사진을 찍으면서 잠시 쉬어갑니다.

 

많이들 지쳤습니다.

 

하산전에 마지막으로 천왕봉에 인사를 합니다.

 

써리봉이 보이네요.

써리봉도 참 아름답습니다.

 

껍데기가 예쁜 노각나무입니다.

 

치밭목까지 1㎞ 남았네요.

아내는 항상 이 이정표에 거리가 잘못 표시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내려가보니 꽤 길긴 길었습니다.

하지만, 이정표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보다는

지리산의 거리는 늘 그랬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치밭목산장 앞에 있는 안내판입니다.

지리산 능선의 대단함을 나타내주고 있지요.

 

치밭목.

주변에 취나물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취를 경상도 지역에서는 치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1971년 9월 1일에 세워졌다고 되어 있네요.

산장지기님께서 치밭목산장은 포로수용소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하십니다.

겨울에 난방도 되지 않고 숙소에서는 허리를 펼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대신에 1일 숙박료가 다른 산장에 비해 3000원 싼 5000원이랍니다.

 

써리봉에서 치밭목산장으로 오는 예쁜 등로입니다.

식수장이라고 표시된 곳으로 100m 정도 내려가면
얼음물처럼 시원한 샘이 있습니다.

 

샘으로 가는 길에 이렇게 미끈한 나무가 있더군요.

이것도 노각나무 같아 보이네요.

 

신발을 벗고, 양말도 다 벗고 식구들을 기다립니다.

어차피 다 내려와야 가는 거니까요.

 

식구들이 짊어지고 온 배낭이 무척 무거워 보이네요.

그만큼 산행이 힘 든 거지요.

 

벌써 내려간 줄 알았던 저를 다시 만나게 되니 반가운 모양입니다.

 

물보충도 하고 잠시 쉬었다가 이제 마지막 하산을 합니다.

출발하기 전에 치밭목산장 인증샷을 찍습니다.

 

먼저 내려가는 식구들의 뒷모습을 봅니다.

그리곤 아직 남은 식구들을 더 기다립니다.

 

언제나 뒷모습은 정이 갑니다.

 

20분쯤 기다려서 08님과 실미도님을 만납니다.

식구 한명이 행방불명(?) 되었다고 하십니다.

전화가 되질 않아 위치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내려오는 다른 산님한테 물어보니 10분쯤 뒤에서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08님께 마무리를 부탁하고는 앞 서 간 식구들을 따라갑니다.

날머리까지 4.8㎞ 남았습니다.

 

간간이 보이는 계곡에 그냥 뛰어들고 싶었습니다.

아침에 거림에서 올라올 때도 그랬었는데 하산길도 맑은 물소리가 계속 들려옵니다.

오늘 산행은 눈만 즐거운 산행이 아니고 귀도 즐거운 산행입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소리를 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이 이정표에서 새재로 향합니다.

약간 올라갑니다.

하지만 등로가 참 편안합니다.

푹신한 흙길이거든요. 산죽사이로.

 

맨발로 걸어도 좋을 듯 합니다.

 

등로 한 가운데 입을 벌리고 서 있네요.

 

먼저 내려간 식구들을 만납니다.

다행히 하산로를 제대로 찾아서 내려가고 있습니다.

천천히 조심해서 오라고 하고는 앞 서 갑니다.

 

이정표를 보면서 마지막 힘을 냅니다.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

 

이크크... 그런데 이런 계단이 나오네요.

 

내려가긴 좀 불편하지만 보기엔 참 예쁩니다.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면서 건너편 산등서이가 보이고

몇 채 안되는 마을이 눈에 띕니다.

이제 다 내려 온 모양입니다.

 

층층나무가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드디어 다 왔습니다.

바로 이 철다리를 만나면 다 내려온 겁니다.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내려와 지리산 계곡물에 몸을 담급니다.

약간 한기가 느껴졌지만 견딜만합니다.

11시간 가까운 산행으로 지친 몸을 차가운 물로 맛사지를 합니다.

 

식구들이 도착합니다.

이제 끝이구나 하는 마음으로 두 팔을 번쩍듭니다.

그렇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여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 하신 여러분들이 바로 챔피언이십니다.

 

 

아기하마님.

 

박 8님.

누구보다도 흐믓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자연과사람님.

 

이사장님.

많이 힘드셨을텐데...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시원한 계곡물로 땀을 닦아 냅니다.

 

등물까지.

으~~~ 차거!!!!

 

'다되지' 님도 도착하십니다.

 

깔끔해진 아기하마님.

 

아이고 죽갔다... 하시면서 총무님이 마지막 다리를 건너오고 있습니다.

 

바로 여기까지가 오늘 산행코스입니다.

 

하늘아래 첫동네라고 하는 곳.

그 곳에 있는 조개골산장에서 저녁식사를 합니다.

 

염려가 되었던 08님 직장 동료들도 생각보다 빨리 내려와서

닭 백숙과 도토리묵 그리고 각종 산나물로 맛있는 식사를 하고는

조개골산장 전용 자가용으로 주차장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해서 오늘의 길고 긴 산행을 마쳤습니다.

 

무박산행은 언제나 힘이 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지리산의 넉넉한 품에 안길 수가 없습니다.

힘 든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멋진 추억을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함께여서 더욱 좋았습니다.

 

◆ 산행코스 : 거림 - 세석대피소 - 촛대봉 - 삼신봉 - 연하봉

                - 장터목대피소 - 제석봉 - 천왕봉 - 중봉 - 써리봉

                - 치밭목대피소 - 삼거리 - 새재 - 하늘아래 첫동네.

◆ 산행시간 : 11시간 30분(산행인원 - A팀 14명, B팀 18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