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14. 22:01ㆍ등산/지방산
▲ 문수봉에서 바라 본 태백산(왼쪽부터 부쇠봉, 천제단, 장군봉)
신묘년 새 해.
첫 장거리 산행으로 민족의 영산이라는 태백산을 간다.
지리와 설악을 제쳐두고 왜 태백을 민족의 영산이라고 하는지.
그곳에 천제단이 있고, 단군의 또 다른 이름인 '한배검'을 모시고 있어서 그러는지,
암튼,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새 해를 맞아 호연지기를 키우기 위해 태백으로 달려간다.
온 나라가 구제역으로 난리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
산행을 가는 것도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다.
원당에서부터 열심히 달려온 버스는 10시가 채 못 되어서
오늘 산행 들머리인 화방재에 도착한다.
추우니까 차 안에서 단단히 무장하고 내리라는 회장님의 안내멘트가 있었지만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도 별로 없어 그다지 추운 줄은 모르겠다^0^
화방재 쉼터에서 아이젠을 신는 등 산행 준비들을 한다.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함백산 줄기의 겨울나무들의 모습이 예쁘다.
사길령 매표소를 향해 오르는 등로에서 아내가 환한 웃음을 짓는다.
하늘을 향해 쭉쭉 자라고 있는 나무들의 모습이 시원스럽고.
사길령 매표소 주변에도 전에 보지 못하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백두대간을 알리는 조형물.
작년 2월에 왔을 때도 없었는데.
해발 980m.
먼저 도착한 일행들끼리 사진 한 장 찍는다.
* 대문 사진 못 찍어서 죄송합니다. 산속행복님.
담부터는 꼭 기다려서 대문사진 찍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을 찍고는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태백산은 도립공원으로 입장료를 받고 있다.
30명 이상이 되어야 단체란다.
오늘도 변함없이 당당하게 선두를 인솔하시는 mina 대장님.
올해도 더욱 건강하시길....
화방재에서부터 산령각에 이르는 등로는 가파른 오르막이다.
초반이라 조금 힘이 든다. 숨도 차고.
화방재에서부터 20분쯤 올라 산령각에 도착한다.
사길령은 원래 경상도와 강원도를 잇는 고개인데
워낙 높고 험해서 사고가 많아 길손들의 무사고를 기원하기 위해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고.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끗한 눈밭.
산령각을 지나 유일사 쉼터를 향해 눈길을 간다.
일산지역에는 눈이 제법 많이 내렸는데 오히려 태백에는 눈이 적다.
이곳은 생각보다 눈이 많이 오지 않은 모양이다.
유일사에서 올라오는 쉼터에서부터 주목군락지까지 가파른 오름을 올라간다.
주말에 오면 사람들에 치여 답답하게 올라가야 하는 곳인데
주중 산행이라 맘껏 여유를 부리면서 편안하게 오른다.
주목군락지에서 이런 호사를 누린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맘껏 주목을 감상하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니.ㅎㅎ
조망이 탁 터지면서 가슴이 시원해진다.
나무에서 빛이 나고.
살아 천년, 죽어서도 천년을 간다는 주목 너머로 함백산의 모습이 깨끗하게 보인다.
주목의 가지 모양이 태백의 모진 풍상을 말 해 주는 듯.
햇살 아래 고사목의 몸부림이 처절하다.
함백산.
오늘 시야, 정말 깨끗하다.
무엇을 향한 그리움일까.
고사목의 절절한 사연이 담긴 듯 하다.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본다.
소백으로 이어지는 마루금들.
이런 장관을 보면, 역시 민족의 영산이라 불릴 만 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끝없이 펼쳐지는 산의 바다.
장군봉에서 천제단을 바라본다.
눈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장군봉.
그리 춥지 않았는데 먼저 올라온 다른 산님들이 천왕단 안에서 바람을 피하고 있다.
사실 포토존에서는 저런 행동을 삼가야한다.
깨끗한 천왕단을 담고 싶었는데 아쉽다^^*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태백의 능선 너머 멀리 구름이 띠를 띄고 있는 곳이
아마도 동해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있는 수평선이 아닐까 싶다.
눈꽃 산행을 기대하며 온 태백에서
상고대와 눈꽃은 보지 못하고 눈이 시리도록 파아란 겨울하늘을 본다.
장군봉 천왕단 앞에서 주변을 조망하고 있는 mina 대장님.
장군봉 천왕단 인증 샷.
천제단을 향해 간다.
천제단.
꾀죄죄한 소형 플래카드가 눈에 거슬린다.
꼭 저기다가 걸어 놓아야 하는 건지.
태백의 정상은 장군봉이지만
천제단때문인지 이곳이 정상 대접을 받는 것 같다.ㅎㅎ
단독 샷!
작년에는 너무 복잡해서 찍지 못했었는데^0^
산마루금들을 따라 끝없이 마냥 걷고 싶어지는 그림.
천제단에서 내려와 왼쪽에 보이는 나무 아래서 간단하게 요기를 한다.
태백산 천제단이라고 하는 것은
장군봉에 있는 천왕단과 천제단, 그리고 아래 보이는 이름없는 제단 3개를 합쳐서 일컫는 말이다.
매년 개천절에 제례를 지내는 곳은 장군봉에 있는 천왕단이라고 한다.
부쇠봉.
함백에서 태백으로 이어져 온 백두대간이 소백으로 뻗어 나가는 갈림길이다.
우리는 부쇠봉에서 좌측으로 문수봉을 향해 간다.
산마다 같은 이름의 봉우리들이 많다.
문수봉..... 북한산에도 있다.
멋지게 생긴 나무 아래서.
마스크 벗는 것을 깜빡한 아내.
마스크 벗기 귀찮다고 사진 안 찍는단다.ㅋ
온통 하얗기는 한데 뭔가 조금 부족한 풍경이다.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은빛 찬란한 나무들.
편안한 등로를 따라 문수봉을 오른다.
문수봉에서.
문수봉 표목이 새롭게 바꼈다.
나도 한 컷.
우정의 무한질주팀.
일행들과 함께.
문수봉에서의 조망.
민족의 영산이라서인지 돌탑도 많다.
돌탑 너머로 함백산이 아까보다 조금 멀리 보인다.
부쇠봉, 천제단,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푸근한 느낌의 태백의 능선.
천제단과 장군봉 아래 자리한 망경사의 풍경이 아늑해 보인다.
문수봉 코 앞에 있는 소문수봉.
문수봉의 표목은 깨끗하게 새로 단장해 놓았는데
소문수봉 표목은 홀대를 받고 있다^^*
소문수봉에서의 조망 역시 끝내준다.
쓰러진 표목을 힘들게 세워서.
조금 다른 느낌으로.
쨍 하고 깨질 듯한 파아란 하늘에
때 이른 달이 떠 있고.
이제 당골 광장으로 내려간다.
여기도 눈밭이 곱다.
당골 광장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눈썰매 타기 딱 좋은 코스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나무들은 하늘로 쭉쭉 뻗어간다.
저만치 앞 서 가시는 mina 대장님.
구제역으로 태백산 눈꽃축제는 사실상 취소되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무조건 안 할 수는 없어서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다.
무한질주팀 하산 완료.
깨끗한 하늘 한번 더 올려다 본다.
여유로운 산행이었다.
겨울 산행다운 멋진 상고대와 눈꽃, 매서운 바람은 없었지만
깨끗한 하늘 아래서 맘껏 태백을 즐길 수 있었던 그런 산행이었다.
◆ 산행코스 : 화방재 - 사길령 - 유일사 쉼터 - 주목군락지 - 장군봉(1,567m)
- 천제단 - 부쇠봉 - 문수봉 - 소문수봉 - 당골광장.
◆ 산행시간 : 3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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