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효자비~사기막능선~백운산장~낭만길~산성입구(080503)

2008. 5. 3. 19:49등산/북한산

 

오늘은 인터넷에서 검색하다가 한번 가봐야지 했던 낭만길을 찾아보기로 하고 나섰다.

낭만길은 백운산장에서 용암문까지 만경대 8부 능선을 휘돌아 나가는 코스이다.

산행하기에 아주 낭만적인 길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듯 하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섰다.

전철을 타고 구파발역에서 하차하여 다시 34번 시외버스를 타고는 효자비에서 내렸다.

일단 인수봉 아래 백운산장까지는 효자비를 출발해서 사기막능선을 거쳐 V계곡을 넘어서 가기로 하였다.

 

효자비 무명식당을 들머리 삼아 사기막 능선으로 향했다.

기온은 높은데다가 바람을 전혀 느낄 수가 없어서 산행하기가 몹시 힘이 들었다.

 

늘 하던대로 해골바위와 빨래판 바위를 올라 전망대 바위에서 한숨을 돌렸다.

3주 만에 북한산엘 왔는데 이제는 완전한 녹음으로 신록의 예쁜 초록을 볼 수가 없었다.

 

▼ 전망대 바위에서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를 배경삼아.

 

 

▼ 북한산의 녹음. 

 

 

 

 

▼ 전망대 바위 옆의 영장봉.

 

숨은벽을 우측으로 우회해서 V계곡을 향해 깔딱고개를 올랐다.

날씨가 더워서 정말 힘든 코스였다.

대동샘에서 약수를 한바가지 들이키고는 힘든 몸을 이끌고 열심히 올라갔다.

내심 V계곡에서의 시원한 바람을 기대했는데 오늘은 여기서도 바람을 맞을 수가 없었다.

 

준비해 간 떡과 빵, 사과 등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는 백운산장으로 향했다.

V계곡에서 백운산장은 바로 지척간에 있었다.

오랫만에 보게되는 백운산장이었다.

예전에 우이동쪽에 살 때에는 북한산 등반을 하게 되면 산장 옆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먹곤 하던 곳인데.

지금은 우물이 폐쇄되어 있었다.

 

▼ 백운산장...... 인수봉 바로 아래에 있다. 국수, 막걸리 등을 팔고 있다.

 

▼ 백운산장 앞 공터.......... 낭만길로 가기 위해서는 저리로 내려서야 한다.

 

▼ 출입금지 표지판을 넘어 들어선다.

 

아내가 함께 다니고 있는 산악회 사람들과 몇 차례 등반한 기억을 더듬어 낭만길로 접어 들었다.

아내의 기억을 따라 가다가 그만 길을 잘못 들고 말았다.

초입에서부터 정확하게 코스를 잡아나가야 하는 모양인데 원래 코스보다 조금 더 아래쪽으로 내려선 듯 하였다.

나름대로 낙엽의 상태로 보아 사람이 다닌 듯한 흔적이 있는 코스를 더듬어서 앞으로 전진해 나갔다.

낭만길을 한번도 가보지는 않았지만 용암문 방향으로 나가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림잡아서 산등성이를 휘돌아 나갔다.

몇 차례의 오르내림 끝에 낭만길을 찾을 수 있었다.

산에서 길을 잃으면 산등성이로 올라가라는 말을 생각하고는 무조건 위로 올라가다가

백운산장 방향에서 낭만길을 따라 오고 있는 산님을 만날 수 있었다.

아내와 함께 백운산장 앞에서 낭만길 초입에 들어설 때 근처에서 쉬고 계시던 어르신 두 분이었다.

 

▼ 낭만길을 찾아 한참을 헤메다가 만난 산님들.

 

어르신들을 따라 낭만길을 걸었다.

누가 붙인 이름인지는 몰라도 코스가 아주 운치가 있었다.

비록 녹음이 우거져서 만경대의 아름다운 모습을 뒤쪽에서 감상할 수는 없었지만

낙엽이 푹신하게 깔려있는 아주 정감있는 등산로였다.

낭만길을 따라 쭈욱 걸어오다보니 용암문 바로 뒤쪽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러니까 북한산성 주능선으로 보면 용암문에서 도선사 방향으로 하산하는 곳이었다.

 

▼ 한적한 낭만길에 떨어져 있는 철쭉들. 

 

▼ 낭만길에서.

 

 

 

▼ 낭만길의 끝자락은 용암문과 연결된다........ 도선사 방향.

 

용암문에서 북한산대피소를 경유하여 태고사를 거쳐 산성입구로 하산하였다.

 

날이 많이 가물었는데도 북한산 계곡에는 제법 많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날은 무척 더웠지만 아직도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자니 몹시 차가웠다.

 

다음 산행때는 용암문에서 백운산장 방향으로 낭만길을 다시 한번 걸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하산하였다.

 

◆ 산행코스 : 효자비 - 사기막(숨은벽)능선 - 숨은벽 안부 - V 계곡 - 백운산장 - 낭만길 - 용암문 - 북한산대피소 - 산성입구.

 

◆ 소요시간 : 5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