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상장능선~영봉~백운산장~낭만길~용암문~노적봉~산성입구(080510)

2008. 5. 10. 23:02등산/북한산

 

제법 선선함을 느끼게 하는 날씨였다.

일찌감치 아침을 먹고는 배낭을 챙겨서 북한산으로 향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원효봉을 올라 염초직벽을 우회해서 설인장을 거쳐 약수암으로 올라

백운산장 방향에서 낭만길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오랜만에 노적봉을 올랐다가 노적사로 하산하려고 계획했었는데

어제 퇴근 직전에 동료직원으로부터 최근에 원효봉에서 있었전 사고이야기를 듣고는 기분이 찜찜해서 코스를 변경하였다.

 

들머리를 솔고개로 잡고는 상장능선을 올랐다.

얼마만에 상장능선을 오르는지.......... 발걸음이 가벼웠다.^^*

언제부터인지 초입에 출입을 금지하는 바리케이트를 설치해 놓았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이왕에 온 거 바리케이트를 돌아서 들어갔다.

 

▼ 솔고개 상장능선 들머리.

 

상장능선은 솔고개 정류장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처음 15분이 힘이 든다.

특히, 상장능선의 초입은 폐타이어봉이라고 불리는 곳까지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기때문에 약간 힘이 드는 곳이다.

그래도 오늘은 햇빛이 없어서 오르는데 그리 힘이 들지 않았다.

단숨에 차고 오르면 버스정류장부터 한 15분정도 소요된다.

 

▼ 상장능선 초입........ 폐타이어봉.

 

▼ 폐타이어봉에서 상장1봉을 담았다........ 녹음이 우거져있다. 

 

폐타이어봉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는 상장1봉을 향해 올라갔다.

상장능선은 봉우리가 9개가 있는데 1봉에서부터 9봉까지가 불확실한 능선이다.

어떤 봉우리는 정확하게 솟아 있는데 어떤 봉우리들은 능선에 그냥 솟아있는듯 마는듯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 쉽상이다.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봉우리는 1봉에서 4봉까지와 마지막 9봉만이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

 

상장능선은 또한 전망대능선이라고도 한다.

우측으로 북한산의 주봉인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의 웅장함이 눈에 들어오고

좌측으로 도봉산의 오봉과 자운봉, 그리고 사패산 정상이 한 눈에 들어온다.

 

▼ 상장능선에서 바라본 북한산..... 좌측 영봉, 가운데 인수봉, 백운대 등.

 

1봉을 오르면 바로 코 앞에 아래 사진과 같은 봉우리를 만나게 된다.

어떤 사이트를 보면 아래 봉우리가 1봉이라고도 하는데 아무튼 상장능선에서 두번째 만나게 되는 봉우리이다.

 

아내와 함께 산행을 할 때면 늘 우회하던 곳이다.

올라가기는 어렵지 않지만 내려가는 곳이 약간 까다로와서 아내가 늘 우회하도록 하는 곳인데

오늘은 혼자라서 일단 올라붙어 보았다.^^*

약간 까다로왔지만 그래도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반대편으로 하산하려고 접근하는데 역시 쉽지가 않았다.

바위가 울퉁불퉁해서 자신감을 갖고 붙으면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약간의 경사가 있고 고도감이 있어서 선뜻 내려서기가 어려웠다.

몇 차례 망설이고 시도해 보다가 도저히 자신이 생기지 않아서 다시 반대로 넘어와 중간부분으로 우회하였다.

앞으로는 절대로 다시 올라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ㅎㅎㅎ

 

▼ 봉우리가 복주머니를 닮았다.^0^

 

 ▼ 위의 바위를 올라가 반대쪽에 가면 이런 모습의 바위를 볼 수 있다.

 

▼ 좌측의 여성봉과 그 너머 사패 정상...... 그리고 오봉과 도봉산의 주봉들. 

 

두번째 봉우리에서 이래저래 시간을 많이 까먹었다.

하지만 산행시간은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편안한 마음으로 3봉과 4봉으로 향했다.

3봉과 4봉은 약간의 바위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누구나.

 

 ▼ 4봉을 지나면서 만난 바위....... 재미있는 모양이다.^^*

 

4봉을 지나고나서 5봉부터 8봉까지는 그냥 능선에 묻혀있어 어떤 것이 봉우리인지조차 모르고 지나친다.

좌우로 탁 트인 북한산과 도봉산의 멋진 모습을 조망하면서 9봉으로 향했다.

9봉은 5봉부터 8봉까지와는 달리 멋진 모습을 하고 있다.

일명 왕관봉이라고 부른다........... 모양이 왕관같이 생겼다고 해서.

또한 왕관봉은 오르는 재미가 있는 바위이다.

약간의 고도감도 있기는 하지만 홀더가 확실하기때문에 약간의 주의만 기울이면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오늘은 보니까 누군가 보조자일을 걸어 놓았다. 하지만 자일의 도움없이도 충분히 가능한 곳이다.

 

▼ 상장9봉.......... 왕관봉.

 

왕관봉을 올라서는 사과로 간식을 먹었다.

솔고개에서 시작해서 상장능선을 거쳐 영봉까지 가는 코스는 은근히 긴 코스이다.

날씨마저 덥기라도 하면 무척 지루할 수 있는 코스이다.

오늘은 다행히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산행하는데 그리 힘이 들지 않았다.

 

▼ 왕관봉을 지나면서 우측으로 고개를 돌린다.

좌측에 녹음이 짙은 영봉이 보이고 만경대와 인수봉, 백운대, 파랑새능선 등이 보인다.

 

 ▼ 도봉산의 여성봉과 오봉, 신선대 등도 한번 더 담는다.^^*

 

왕관봉을 지나 영봉으로 제대로 가려면 바로 이곳을 찾아야 한다. 여기가 바로 육모정 삼거리라는 곳이다.

왕관봉에서 영봉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자칫 잘못하면 바로 하산하는 코스로 들어설 수가 있다.

자연스럽게 등산로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하산을 하게 된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육모정 삼거리를 제대로 찾아가야 한다.

길을 놓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막연히 인수봉이 우측에 있으므로 우측 코스를 선택하게 되기 때문이다.

왕관봉을 지나면서 바로 조그마한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반드시 좌측으로 방향을 잡아야한다.

요즘은 상장능선을 찾는 산님들이 많아져서 리본이 많이 매어져 있었다.

 

▼ 육모정 삼거리 이정표.

 

육모정 삼거리에서 영봉까지도 만만치 않은 코스이다.

1.3킬로미터에 불과하지만 점심때가 거의 되어 시장한데다가 지금까지 상장능선을 걸어왔기때문에 결코 짧은거리가 아니다.

시장기가 느껴졌지만 영봉에서 식사를 하기로 생각하고는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하였다.

 

▼ 영봉으로 가다 보면 멀리 코끼리 바위가 보인다. 코끼리의 뒷모습이다.

 

 

드디어 영봉이다.

인수봉을 오르다 아까운 생명을 잃은 젊은 영혼들이 묻혀 있는 봉우리이다.

인수봉은 영봉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가장 웅장하고 위풍당당하다.

인수봉에서 이어지는 설교벽과 그 너머로 백운대의 염초능선에서부터 파랑새능선이 눈에 들어오고

좌측으로는 위문계곡과 만경대의 아름다운 모습이 들어온다.

 

▼ 영봉 뒤로 위문계곡을 사이로 만경대와 인수봉이 보인다.

 ▼ 인수봉의 위풍당당한 모습.

 ▼ 인수봉 설교벽 코스.

 

영봉에서 점심식사를 하였다.

어느 대학교 학생들인지 20여명이 올라와서 시끌벅적하였다.

식사를 하면서 잠시 쉬고는 바로 배낭을 챙겨서는 하루재로 내려갔다.

옛날 이 고개를 넘으려면 하루가 걸렸는지 고개 이름이 하루재이다.

우이동 교통광장에서 도선사방향으로 올라와 인수산장으로 넘어오는 곳이다.

 

▼ 하루재에 설치되어 있는 이정표. 

 

하루재에서 백운대 방향으로 코스를 잡았다.

오늘도 낭만길을 가보기로 마음먹었기때문에 백운산장을 향해서 올라갔다.

예전에 수유리쪽에 살때에는 늘 오르던 코스였는데

오랜만에 오르다보니 인수산장에서 백운산장까지의 거리가 꽤 길게 느껴졌다.

 

▼ 백운산장 앞에 세워져 있는 돌탑.

 

 ▼ 백운산장 앞에는 점심을 즐기는 산님들로 북적거렸다.

 

▼ 시계가 12시 50분을 가리키고 있다.

9시 40분에 솔고개에서 출발했으니까 산행을 시작한 지 3시간이 조금 넘었다.

 

5월 3일날 백운산장 방향에서 낭만길을 잘못 찾아 헤매이고

5월 5일날 용암문 방향에서 낭만길을 되짚어 오면서 공부했던 기억을 되살려서

오늘은 백운산장 방향에서 확실하게 낭만길을 마스터하기로 마음먹고는 초입을 잡아 들어섰다.ㅎㅎㅎ

5월 들어 북한산에 3번 왔는데 3번 모두 낭만길로 등반을 하는 격이 되었다.

 

확실하게 초입을 잡아서 낭만길에 들어서서는 쪽도리바위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 보았다.

말로만 듣고 인터넷에서 구경만 하던 쪽도리바위를 오늘은 직접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 보았다.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쪽도리바위 자체는.

나중에 쪽도리바위 능선에 대해서 좀 더 공부한 후에 다시 오리라 마음먹고는 낭만길로 다시 올라왔다.

 

▼ 쪽도리바위에서 본 인수봉.

 

 ▼ 쪽도리바위에서 본 백운대.

 

▼ 쪽도리바위에서 본 만경대 능선......... 좌측 맨 끝이 용암봉이란다. 

 

 ▼ 녹음이 가득한 만경대.

 

 ▼ 쪽도리바위에 있는 바위......... 디 워 이빨 바위(내 맘대로ㅋㅋ)

비봉 남릉에 디 워 송곳니가 하나 있었는데 나머지 하나는 이곳에 있었다.^^* 

 

▼ 쪽도리바위 능선에서 볼 수 있는 늙은 코끼리 바위.

 

▼ 바로 우측의 바위가 늙은 코끼리 바위.

코를 길게 내려뜨리고 있습니다.^^

 

▼ 백운대 서북면....... 호랑이굴을 통해서 백운대를 오르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 쪽도리바위.

 

오늘은 낭만길을 편안하게 걸어서 용암문에 도착하였다.

낭만길을 걸어오는 동안 딱 한사람의 산님을 만날 수 있었다.

정말로 호젓해서 좋은 코스이다.

 

▼ 용암문. 

 

용암문에서 다시 코스를 백운대 방향으로 잡았다.

바로 노적봉을 가기 위함이었다.

노적봉도 참 오랜만에 가 본다.

한때는 또 북한산에 올때마다 올라가곤 했었는데.....

북한산성 입구쪽에서 보면 만경대 아래쪽으로 커다란바위가 떡 버티고 서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게 바로 노적봉이다.

저길 어떻게 올라가나 하고 생각하는데 뒤로 돌아가면 장비없이도 올라갈 수가 있다.

 

▼ 북한산의 녹음.......... 노적봉에서.

 

▼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상장능선의 반대 방향에서 담았습니다. 노적봉에서.

 

노적봉은 두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있다.

보통 노적 1봉, 2봉이라고 하는데 1봉은 모양이 웅장한 반면에 높이는 2봉이 조금 더 높다.

흔히들 노적봉이라고 하면 1봉을 가리켜서 말한다.

 

▼ 노적 2봉........ 앞의 커다란 바위가 정상입니다..... 뒤는 만경대.

 

▼ 노적 1봉을 올라오는 여성 클라이머.

노적 1봉을 정면에서 오르려면 암벽등반을 하여야 합니다.

인수봉만은 못하지만 이곳도 많은 암벽등반가들이 연습하는 곳입니다.

 

▼ 노적 1봉 정상........ 뒤쪽에서는 맨몸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노적봉을 올라 우측으로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등 북한산의 주봉들을 휘돌아 보고

좌측으로는 멀리 보현봉, 문수봉, 비봉 등으로 이어지는 북한산 남동능선을 돌아 보았다.

원래는 노적사 방향으로 하산하려고 했는데 노적봉 직전 쉼터로 내려와서 보리암 방향으로 하산코스를 잡았다.

 

▼ 노적봉 쉼터 이정표. 

 

날씨가 더워서 계곡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산님들은 탁족을 하느라, 가족끼리 나들이 나온 사람들은 물장난을 하느라 복잡하였다.

나도 그 사이에 끼어서 탁족을 하였다.

6시간 가까운 호된 산행으로 발이 몹시 힘들었었는데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 사람들로 붐비는 북한산 계곡.

가물어서 물이 조금밖에 없었습니다.

 

▼ 탁족으로 시원해진 발........ 햇빛에 말리고 있는 중입니다.^^*

 

탁족을 마치고, 나머지 간식을 챙겨 먹고는 산성입구로 하산하면서 오늘 산행을 마쳤다.

처음에 계획한대로, 또 거기다가 추가로 곰바위까지 공부할 수 있어서 아주 보람찬 산행이었다.^^*

 

◆ 산행코스 : 솔고개 - 상장능선 - 영봉 - 백운산장 - 낭만길(쪽도리바위공부) - 용암문 - 노적봉 - 보리암 - 산성입구.

 

◆ 소요시간 : 6시간(단독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