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4. 20:32ㆍ등산/북한산
▲ 설화 만발한 만경대.
벌써 2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지난 목요일(22일), 올 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잔뜩 기대를 가지고 북한산 산행을 나섭니다.
구파발에서 만나 바로 이말산을 오릅니다(08:34).
황량합니다.
모처럼 대기가 쾌청한 날입니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09:45).
색소폰아저씨 집 앞 계곡... 완연한 봄입니다.
지난 19일이 절기상으로 우수(雨水)였습니다.
아!!! 오늘은 정월 대보름입니다.
용출봉이 깨끗하게 보입니다.
삼천사를 향해 올라오고 있는 식구들.
겨울 산으로 다시 옷 입은 의상능선.
하지만 계곡은 봄입니다.
아직 겨울인가???
제 느낌 상으로는... 겨울인 척하는 봄입니다.
설국 구경오신 고바우언니.
아직은 쫌...^8^
바닥만 설국입니다.
깜찍(?)하게 찍혔네요.
대남문 방향으로 진행합니다(10:28).
발이 푹푹 빠집니다.
고요합니다.
최근에 읽은 글이 문득 떠 올랐습니다.
그래서 산행기 쓰면서 찾아보았습니다.
"리가 만이 얼어붙었다.
큰 눈송이가 며칠 전부터 느릿하게 내린다.
문 밖으로 나서면 제일 먼저 들리는 것은 적막뿐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떨어지는 눈송이 소리가 들린다.
내가 아는 한 가장 나지막한 소리다.
이따금 얼음이 삐걱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그 후에는 더 조용해진다."
- 파스칼 메르시어, '언어의 무게' 중 -
콜롬보님과 통화 중이신 바우형님을 빼고 찍으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까 함께 찍혔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요.
안나님 눈 감으셔서 안경 씌어 드렸습니다~~~^0^
예쁜 골짜기입니다.
올라갈수록 더욱 예쁜 그림들입니다.
설원엔 역시 빨간색이죠.
적설이 많아 진행이 더디네요.
드디어 문수삼거리(11:34).
3.5km 올라오는데 거의 두 시간이 걸렸네요.
나한봉과 상원봉... 다시 겨울로 변했습니다.
삼천리골에 비하면 청수동암문 올라가는 길은 잘 닦여진 고속도로입니다.
이나마도 예쁜 그림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오를수록 멋진 은세계가 펼쳐져 있습니다.
이건 상고대도 아니고... 눈이 녹아 얼어서 수정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의외의 설경... 정말 멋집니다.
삼천리골 올라오면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역시!!! 안 오면 지만 손해입니다!!!ㅎㅎ
눈이 정말 많이 내렸습니다.
멋진 풍경에 넋이 빠져있는 식구들.
청수동암문 옆, 상고대가 멋진 소나무는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청수동암문(12:08).
올라오니까 여기는 완전 별천지입니다.
올라오고 있는 식구들에게 지금까지 찍은 사진 다 삭제하시라고 했습니다.
사진 하나 찍는데 어떤 산객이 빨리 대남문으로 가보라고 하시네요.
장관이라고요.
정말 기대 이상, 상상 초월입니다.
빙화가 만발했네요.
누군가 일부러 물을 뿌려서 얼려놓은 듯한 풍경입니다.
뒤늦게 산성입구에서 올라오신 콜롬보님을 만났습니다.
보온도시락 지고 오시기 싫으셔서 따로 출발하셨다네요.
정말 멋지네요.
대남문 아래 쉼터에서 늦은 셀리타임(12:25).
주엽역에서 안나님이 왼쪽 보온도시락을 주셨는데
구파발역에서 만난 경심님이 대장님 보자마자 전기밥솥을 하나 안겨 주시네요.
두 개 지고 삼천리골을 거쳐 청수동암문 올라오느라 죽을 뻔했습니다.
오늘이 정월대보름이라고 오곡밥을 만들어 오셨습니다.
맛있어서 다 용서해 드렸습니다~~~^8^
천상의 식탁.
식사 중에 호산님을 만났습니다.
식구들은 여기서 산성입구로 하산하시기로 하고 저만 조금 더 산행을 합니다(12:58).
이런 풍경을 두고 그냥 하산하기가 아쉬워서요.
문수봉에도 얼음꽃이 만발했습니다.
누가 이처럼 아름답게 만들어 놓을 수가 있을까요???
북총은 그저 그렇습니다만 우측의 나뭇가지는 정말 멋집니다.
백운대는 산객들이 오늘도 줄을 서있는 것 같아 보이네요.
돌아본 풍경.
형제봉 너머로 남산이 보이고 그 너머로 청계산, 관악산, 삼성산.
지난 주말에 하산했던 남장대지.
아름답습니다.
조망이 괜찮네요... 롯데타워까지.
도봉산.
칼바위.
대동문의 나무들은 얼음이 다 녹았습니다(13:35).
용암문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동장대 오름길... 소나무들이 아주 멋지네요.
상고대는 역시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봐야 제대로 보이죠.
습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소나무들이 많이 부러져 있었습니다.
용암봉과 만경대.
인수까지.
노적도.
설화 만발한 만경대.
앞에 있는 나무들의 상고대가 포인트입니다.
어쩌면 올 겨울 마지막 선물일 수도...
질리지 않는 풍경.
설화.
상고대.
계속해서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도봉까지 한 번에.
용암문 주변.
용암문 앞 쉼터에서 건너편 의상능선을 바라봅니다.
북한산대피소(14:15).
한 시간만 일렀어도 밤골까지 진행하는 건데... 욕심부리지 않고 하산합니다.
여기도 예쁘네요.
역시 봄입니다.
아무리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해도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무릉도원의 물소리가 우렁차네요.
멋진 산행을 마칩니다(15:17).
정말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그야말로 타이밍의 예술이었지요.
역시!!! 북. 한. 산.
◆ 산행코스 : 구파발역 - 이말산 - 삼천사 - 문수삼거리 - 청수동암문 - 대남문
- 용암문 - 북한산대피소 - 산성입구(14.7km).
◆ 산행시간 : 6시간 43분(산행인원 4명 →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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