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31. 17:09ㆍ등산/한라산
▲ 백록담 북벽.
둘쨋날(12월 28일). 새벽 5시쯤 잠이 깼습니다.
먼저 날씨를 확인합니다.
다행히 어제와는 전혀 다른 맑은 날씨에 바람도 거의 없다는 예보입니다.
가슴이 뜁니다.
식구들과 함께 산행준비를 하고 6시쯤 관음사지구 안내소에 전화를 합니다.
현재로서는 정상 등반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6시 30분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 주변에 있는 콩나물국밥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택시를 불러 관음사지구로 이동합니다.
드디어 한라산 정상 등정에 나섭니다(07:30).
탐라계곡을 따라 한라산으로 스며듭니다.
서서히 날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어제와는 정말 다른 날씨입니다.
목교가 있는 곳까지는 둘레길 수준의 등로가 이어집니다.
서서히 워밍업을 합니다.
얼음이 예쁘게 얼어있네요.
겨울 한라산 답지않은 풍경입니다.
바람 한점 없이 아주 포근합니다(08:16).
목교를 건너면서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합니다.
숨이 차 오르고 땀이 흐르기 시작하네요.
탐라계곡 대피소.
관음사 지구에 있는 탐라계곡 대피소와 삼각봉 대피소는 모두 무인 대피소입니다.
물이나 식량 등을 구입할 수 없는 곳이지요.
따라서 관음사 지구에서 출발할 경우 처음부터 장비와 식량을 잘 챙겨야 합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드디어 멋진 설화가 보이기 시작하네요.
어제 영실과는 비교가 안되는 멋진 그림들입니다.
걸음을 멈추고...
장관입니다.
어제가 지옥이었다면 오늘은 그야말로 천국입니다.
진행방향 왼쪽 능선위로 해가 솟았습니다.
햇살때문에 설화가 녹지않을까 은근 걱정입니다.
걸음을 더디게 합니다.
큰형님이 쥔님께 보고를 하시네요~~^0^
멋진 소나무들이 쭉쭉 뻗어 있습니다.
점점 더 겨울왕국으로 빠져듭니다.
목교를 건너며 삼각봉대피소까지 가파른 오르막이지만
겨울왕국 풍경에 빠져 힘든 줄 모르고 올라갑니다.
오를수록 더욱 멋진 그림이 펼쳐집니다.
삼각봉대피소를 향해...
드디어 환상적인 삼각봉이 보입니다.
올라오면서 내내 이런 그림을 상상했었습니다.
삼각봉대피소(10:10).
겨울철 한라산 정상 등반을 위해서는 이곳을 12시 이전에 통과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올라오면서 볼 수 있었던 설경과는 차원이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삼각봉을 배경으로...
왕관바위와 백록담 북벽을 바라봅니다.
잠시 후에 오를 곳이지요.
삼각봉대피소에서 커피와 단팥빵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백록담을 향해 출발합니다(10:32).
바닷속을 걷고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듭니다.
수십년 만에 한라산 정상을 오르고 계시는 큰형님.
예전 기억이 전혀 나지 않으신다고 하시네요.
무공누님도 참으로 오랜만에 정상을 오르는 중이고
서린님과 파랑새님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멋진 설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축복받은 날입니다.
삼각봉대피소 지나 여기 계단을 내려서서
용진각 현수교 건너기 직전에 식수를 보충할 수 있는 샘이 있습니다.
용진각 현수교(10:46).
왕관바위... 설화가 만발했네요.
골짜기 너머로 멀리 제주 앞 바다가 보입니다.
현수교 위 파랑새님... 하마트면 숙소를 지킬 뻔 했는데...ㅎㅎ
포토타임
장구목과 백록담 북벽... 무공누님과 서린님.
큰형님은 장구목 방향.
캬~~~^0^
예전... 용진각 대피소 자리에서.
"큰형님은 왜 멀찍이 떨어지셨어요?"
"안친한 척 할라구요."
"친한거 다 아는데요~~" ㅎㅎㅎ
설화사이로 백록담 북벽을 바라봅니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저곳에 올라 식사를 하고 싶습니다.
어제의 영실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한라산 설경을
오늘은 원없이 만끽하고 있습니다.
왕관바위를 바라보며 우측으로 돌아 오릅니다.
등로는 점점 더 가팔라집니다.
백록담 북벽의 위용.
왕관바위를 우회해서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올라서면 이런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쉼터가 나옵니다(11:13).
조망 정말 좋은 날입니다.
백록담 북벽을 배경으로...
이제 정상을 향해 갑니다.
지금까지의 설경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라고 말합니다.
지금까지도 너무 멋진 그림들이었는데... 정말이냐고 식구들이 묻습니다.
정말입니다.
이제 정상으로 가면서 차원이 다른 설경을 감상할 수 있으니까요.
식구들이 감탄사를 연발하며 올라옵니다.
돌아보면 가슴 탁 트이는 풍광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것이 바로 백록담 북벽의 위용입니다.
저 너머가 백록담인거지요.
북벽을 배경으로 큰형님이 찍어주신 작품 사진!!!ㅋ
멋진 설경속에서 황홀감에 빠져있는 우리 식구들.
백록담 분화구의 속살이 보이네요.
마지막 정상으로 가는 길.
분화구를 다 가렸네요...ㅎㅎ
백록담(12:13).
똑딱이 카메라로는 화각이 많이 부족합니다.
서귀포.
파노라마 한 컷.
백록담 인증샷.
사실... 백록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는 데크가 좀 비좁습니다.
셀카봉이 오히려 나을 듯 하네요.
인증샷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정상석은
이렇게 사진으로만 담았습니다.
그리고 홀대받고 있는 이 녀석을 배경으로 정상 인증샷을 찍습니다.
이글루 같은 정상 시설물.
따뜻한 햇살받으며 정상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성판악으로 하산합니다.
하산 직전 서귀포 바다를 배경으로...(12:36).
평일임에도 백록담에는 이처럼 많은 산객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대부분 성판악 방향에서 올라온 산객들입니다.
관음사 코스와는 또 다른 풍경을 감상하며 내려갑니다.
진달래밭 대피소를 12시 이전에 통과해서 백록담을 올라오는 산객들로 등로가 복잡합니다.
성판악 하산코스는 제주의 수많은 오름들을 감상하며 내려갈 수 있습니다.
곳곳에 봉긋봉긋 솟아 있습니다.
백록담에서 성판악까지는 거의 10킬로미터 이르는 거리입니다.
내려가도 내려가도 끝이 없는 길이지요.
우린 비행기 타기 전에 고기국수를 먹어야 하기때문에 서둘러서 내려갑니다.
해발 1600미터.
성판악이 750 고지니까... 한참을 더 내려가야 합니다.
진달래밭 대피소(13:31).
한라산 대피소중 유일하게 라면이나 물 등을 구입할 수 있는 대피소입니다.
3시 30분까지 하산을 목표로 열심히 내려갑니다.
겨우살이가 보이네요.
정말 멋진 그림이죠???
우리는 그냥 지나쳤지만, 조망이 좋은 날 사라오름에 올라 백록담을 바라보는 것도 장관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등로가 편안합니다.
속밭 대피소에서 잠시 쉬어갑니다(14:20).
이제 다시 성판악으로...(14:35).
편백나무 숲을 지나...
성판악으로...
성판악 안내소 도착(15:19).
안내소에 들러 한라산 등정 인증서를 만들었습니다(15:28).
참으로 오랜만에 정상을 등정하신 큰형님과 무공누님,
그리고 오늘이 한라산 정상 처녀 등정인 서린님과 파랑새님.
모두에게 의미있는 산행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라산은 보통 얼떨결에 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갑작스럽게 일정을 잡고 부랴부랴 비행기와 숙소를 예약하고
새벽같이 제주로 날라와서 이틀 동안 한라산 만을 찾았습니다.
날씨때문에 첫날과 둘쨋날 일정을 바꿔서 산행을 하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더 잘 된 일이었습니다.
첫날, 영실에서 윗세오름을 거쳐 어리목까지의 코스가 혹한기 극기훈련이었다면
다음날, 관음사에서 백록담을 찍고 성판악까지의 코스는 환상의 겨울왕국 여행이었습니다.
한라산에서 2016년 산행을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게되어 감회가 새롭네요.
더욱 멋진 2017년 산행을 기대합니다.
함께 한 식구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 산행코스 : 관음사지구(620m) - 삼각봉대피소 - 백록담(1950m)
- 진달래밭 대피소 - 성판악(750m) (18.3㎞).
◆ 산행시간 : 8시간(산행인원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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