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29. 23:28ㆍ등산/한라산
▲ 윗세오름 대피소.
연말안에 한라산을 한번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중 산방식구들의 우연찮은 휴가 소식에 부랴부랴 일정을 잡게 되었습니다.
12월 27일 화요일 이스타항공 첫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날아갑니다.
당초 계획은 첫쨋날 관음사에서 시작해서 백록담을 올라 성판악으로 하산하고
이튿날 영실에서 시작해서 어리목으로 하산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떨어지네요.
관음사 탐방안내소에 전화를 했더니 오늘 정상 산행은 통제를 한답니다.
관음사에서는 삼각봉 대피소까지 산행이 가능하고
성판악에서는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영실 안내소로 전화를 했더니 영실은 산행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일정을 바꿔 영실로 가기로 합니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제주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해서 740번 버스를 타고 영실로 갑니다.
버스에서 내린 우리를 반겨주는 것은 제주의 무서운 겨울바람이었습니다.
단단히 무장을 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09:20).
영실매표소에서 영실휴게소까지의 2.5㎞를 세찬 바람을 뚫고 걸어서 올라갑니다.
높이가 높아지면서 멋진 설경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실은 도로에 눈이 가득해야 하는데
올 겨울 제주에도 눈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한라산 산행에 동행한 산방식구는 모두 다섯입니다.
겨울나무에 설화가 피어있는 풍경이 마치 벚꽃이 만발해 있는 듯한 그림입니다.
제주 전통음식인 고기국수로 조금 늦은 아침식사를 합니다.
휴게소 음식이라서인지 맛은 좀 그랬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느라 처음으로 이곳에 들어와 봤네요.
영실... 1280 고지.
세찬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지만 풍경은 이렇게 아름답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10:30).
바닥은 가을 분위기이고 나무 위는 겨울입니다.
등로가 온통 눈으로 덮혀 있어야 하는데... 오늘은 이렇습니다.
파란 하늘이어야 더욱 멋진 그림인데...
영실의 멋진 풍광을 오늘은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즐길 수 있는 것 만을 즐기면서 올라갑니다.
아직은 표정이 밝습니다...ㅎㅎ
지난 주말, 북한산에서 뜻밖의 멋진 설경을 볼 수 있었지만... 비교 불가!!!
설화를 배경삼아...
오늘은 남벽분기점까지 갈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영실코스는 백록담 화구벽을 감상하는 코슨데 오늘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라산이 초행인 서린님.
몸은 제주에 있지만 마음은 서울에???ㅎㅎ
약간 상태가 안좋은 파랑새님... 약 기운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뜻밖의 휴가를 즐기고 계시는 무공누님.
몽환적인 분위기입니다.
영실 기암을 전망하는 곳인데... 화이트 아웃!!!
원래는 우측으로 병풍바위를 감상하며 오르는 코스입니다.
영실 코스중 가장 힘이 드는 코스지요.
몸이 밀릴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어댑니다.
해발 1500미터.
윗세오름이 1700 고지니까... 많이 올라왔습니다.
큰형님하고는 2014. 12. 24. 같은 코스로 왔었습니다.
그 날도 오늘과 비슷했었지요.
하지만 잠깐 동안 하늘이 열려서 백록담 화구벽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전혀 그런 기대를 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한라산을 오르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기쁨을 누립니다.
병풍바위가 희미하게 보이네요.
세찬 바람을 헤치며 윗세오름으로...
깃발도 얼었습니다.
설화를 감상하며...
설화 속으로...
몸이 성치 않으셔서 은근히 걱정되는 큰형님.
서린님은 초행이라 한라산을 맘껏 즐기고 있네요.
눈만 간신히 내놓고 완전무장한 채로 올라가고 있는 식구들.
이게 뭔 고생이람!!!ㅋ
늘 하는 얘기지만, 피할 수 없음 즐겨야죠.
장관입니다.
올라갈수록 설화가 더욱 아름답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고 있지만... 이처럼 멋진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거지요.
얼른 윗세오름 대피소에 가서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고 싶네요.
셀카 한 컷.
바람이 더욱 세차게 불어댑니다.
이제 윗세오름 대피소에 거의 다 왔습니다.
드디어 도착(11:57).
인증샷을 찍고.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 간단하게 요기를 합니다.
추운 날씨로 대피소 안은 산객들이 가득합니다.
윗세오름에서 남벽분기점은 아예 통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어리목으로 하산합니다(12:16).
오늘 어리목 코스는 제주의 세찬 겨울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하산해야 하는 코스입니다.
정말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칩니다.
빠른 속도로 강풍 구간을 빠져 나갑니다.
매서운 겨울 바람의 흔적이 온몸에 남아 있습니다.
그야말로 히말라야 촬영중입니다.
조금 내려오니까 바람이 약해졌습니다.
제주의 멋진 오름들을 감상하며 하산하는 코슨데
오늘은 예쁜 설화를 감상하면서 내려갑니다.
파란 하늘이 아쉽네요.
어리목이 970미터니까 아직 한참을 더 내려가야 합니다(12:56).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눈이 수북하게 쌓여 미끄러지듯이 내려가는 코스인데
오늘은 이처럼 계단이 다 드러나 보입니다.
거의 내려왔네요.
어리목교에서..
우측 산등성이에 설화가 가득합니다.
하산 완료(13:40).
아쉬움에 돌아보고...
설화를 배경으로...
2시 15분 버스를 타기 위해 부지런히 버스정류장으로 나갑니다.
버스정류장 건너편 산자락에도 설화가 가득합니다.
어리목에서 제주터미널 방향 버스시간표.
다소 아쉬운 산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맑은 날씨가운데 영실 기암의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내일을 기대하며... 오늘은 이 정도로 만족해얄 것 같습니다.
◆ 산행코스 : 영실매표소 - 영실휴게소 - 윗세오름 - 어리목(10.9㎞).
◆ 산행시간 : 4시간 20분(산행인원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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