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대청~희운각~마등령~백담사(150919).

2015. 9. 20. 17:42등산/설악산


  ▲ 공룡의 힘찬 등줄기.


  안내산악회를 따라 갑자기 설악산을 가게 되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까 올핸 아직 한번도 설악을 가지 않았더군요.

  오랜만에 혼자서 설악을 갑니다.


  9월 18일 금요일 밤 11시 30분.

  강남 신사역에서 산수산악회 버스 2대가 설악을 향해 출발합니다.

  설악휴게소에서 30분 정도 쉬었다가

  한계령에 일부를 내려주고 거의 모든 산객들은 오색에서 내립니다.

  산악회 버스들이 여러 대 보입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산행을 시작합니다(02:55).



  이런 안내문이 보였는데 오늘 새벽부터 출입이 허용되었다고 하네요.

  그래도 천불동 계곡은 늘 조심해야 합니다.



  많은 산객들이 입구에서부터 줄을 서서 대청을 향해 오름질을 시작합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 랜턴 불빛과 거친 호흡이 교차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새벽 짙은 어둠을 뚫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대청을 향해 올라가는 산객들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암튼... 저도 열심히 오릅니다.

  출발하면서 혼자만의 미션을 마음속에 새깁니다.

  오색에서 대청까지 한번도 쉬지말고 올라가자고...

  대신에 천천히 올라가자고... 절대 빨라지지 말자고...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예전에 안내산악회를 따라 왔을 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 오면 대청까지 한번에 올라가 보자고(03:40).



  입구의 복잡함이 많이 가셨습니다.

  초입에서는 많이 정체가 되었었는데

  이제 각자의 내공에 따라 정상을 향해 일렬로 올라가고 있습니다(04:14).



  하늘에선 별이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카메라에 대한 욕심을 갖게 하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오리온 별자리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잠시 산행을 멈추고 헤드랜턴을 끄고 한동안 밤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이런 밤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는것... 무박산행의 묘미지요.


  진짜로 한번도 쉬지 않고 올라왔습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물마시느라 잠깐씩 걸음을 멈추긴 했지만(05:15).

  2시간 20분 걸렸네요.



  정상 인증샷을 찍었는데... 자세가 어정쩡하네요~~^0^



  일출을 보기에는 시간이 너무 일러 바로 중청으로 내려갑니다.



  대청에 산객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쪽 하늘엔 여명이...





  여명속 대청... 피라미드와 똑같습니다.



  중청대피소엔 불이 환합니다.



  복숭아 하나 먹고 바로 또 소청으로 향합니다(05:36).



  조금 더 환해졌네요.



  오늘 일출시간은 6시 10분경입니다.

  아무래도 소청쯤 가서 일출을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우연히 동행하게 된 직장 선배님은 한계령에서 이곳으로 오고 있습니다.

  산행코스가 달라 하산하면서 영시암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예쁜 단풍이 보이네요.

  설악의 단풍은 추석이 지나야 절정에 이를것 같습니다.



  소청을 향해 가면서 자꾸만 대청을 돌아봅니다.

  정확히 말하면 동해를 바라보는거지요... 일출을 기대하며...



  바다건너 수평선 너머로 뭉게구름이 도열해 있고

  그 틈으로 여명이 붉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가리봉, 주걱봉이 보이네요.

  첩첩산중에 갇힌 운해가 보이구요.



  중청은 이제 완연한 가을입니다.



  이제 곧 일출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울산바위 너머... 동해바다... 영랑호... 청초호...



  천불동도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운해를 바라봅니다.

  군데군데 불타는 듯한 단풍이 보이네요.



  봉정암을 담아봅니다.



  멋진 그림입니다.

  섬이 생각나는...



  여명이 더욱 짙어졌습니다.

  이제 곧...




  소청이 아침맞이를 하고 있네요.



  반대편 하늘색도 바뀌었습니다.



  한참을 뜸을 들입니다.

  얼마나 멋진 일출이길래...





  드디어...(06:06).







  소청에서의 일출감상을 마치고 희운각으로 갑니다.




  희운각을 향해 가면서도 계속해서 멋진 햇살을 바라봅니다.










  일출을 배경으로 찍었는데...ㅎㅎ



  장관입니다.



  공룡도 깨어 났습니다.



  정말 멋진 그림입니다.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합니다(06:49).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물보충을 합니다.



  출발하면서...(07:06).



  사실 대청을 오르고 희운각까지 오면서 다리가 무척 무거웠습니다.

  이 상태로 공룡을 넘을 수 있을까... 했는데

  식사하고 조금 걷다보니 괜찮아지는듯 하네요.



  정상에서부터 물들고 있습니다.



  화채봉.



  가야동계곡... 저 끝으로 하산하게 됩니다.



  본격적인 공룡잡이를 시작합니다.

  역시 천천히 가자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살짝 물든 단풍이 아주 예쁘게 보이네요.



  신선대를 향해서...



  공룡능선을 무너미고개에서 시작할 경우

  신선대 오름길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도 다리가 많이 가벼워져서 다행입니다.



  신선대.



  대청, 중청, 소청.



  서북능선.

  귀떼기청봉... 안산까지...



  용아장성.



  신선대에서... 공룡을 배경으로.



  방향 바꿔... 대청을 배경삼아.



  공룡을 담고... 출발!!!



  울산바위와 달마봉.



  범봉.



  1275봉... 옆으로 마등령.



  희운각대피소에서 우연히 만난 젊은 산객과 함께 공룡을 지납니다.

  반더룽산악회를 따라왔다는 30대 초반의 총각인데 산을 아주 잘 타네요.

  공룡능선은 처음이라고... 산행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갑니다(07:51).



  날씨가 좋아 하늘이 아주 깨끗합니다.




  공룡과 공깃돌을 지나고...



  공룡의 머리를 향해서...



  정말로 가을입니다.

  서북능선... 귀떼기청봉.



  살짝 왼쪽으로 고개를 틀고있는 공룡의 머리.

  하늘을 배경으로... 한 폭의 수채화입니다.



  길가의 구절초가 가을을 알리고 있네요.



  장어바위의 기운을 받아 1275봉을 향한 된비알을 올라갑니다.



  동행중인 산객도 거침없이 올라오네요(08:33).



  배낭을 풀러놓고 1275봉을 올라갑니다.

  초행인 동행자도 함께 올라가겠다고 하네요.


  1275봉에서의 조망.




  파노라마촬영.




  함께 올라온 산객도 멋진 풍광을 열심히 담고 있습니다.







  1275봉에서 내려와 잠시 쉬었다가 공룡의 꼬리를 향해 갑니다.


  스핑크스 바위가 있는 곳에서 세존봉을 바라봅니다.



  이제 3분의 1 남았습니다(09:20).



  방금 올랐었던 1275봉을 돌아보고...



  설악의 정상도 바라봅니다.



  파란 하늘과 빨간 단풍이 잘 어울리네요.



  1275봉에서 힘차게 뻗어나가고 있는 공룡의 등줄기.




  서북능선... 귀떼기청봉에서 안산까지... 시야가 아주 좋습니다.



  금방이라도 달려나갈 듯한 자세로 서있는 바위군상.



  드디어 공룡의 꼬리... 나한봉.



  마등령 삼거리에서 요기를 하면서 쉬어갑니다(10:24).

  희운각대피소에서부터 3시간 18분이 걸렸네요.




  오세암으로 내려갑니다.

  가파른 내리막길입니다(10:54).



  오세암(11:27).

  해가 무척 뜨겁습니다.



  망경대... 오늘은 저길 올라갔다 가려고 합니다.



  정말 눈이 시리도록 파아란 하늘입니다.



  망경대에서... 오세암.

  역시 명당입니다.

  하지만 점점 터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구요.



  물 좋은 가야동계곡도 가뭄에 허덕이고 있네요.



  망경대에서 파노라마.



  공룡을 땡겨 봤습니다.



  용아 너머로 중청과 소청.



  돌아 내려와 백담사를 향해 갑니다.


  예쁘네요.



  오세암 삼거리(12:34).



  영시암에서 직장 선배님을 만나고

  공룡을 함께 넘었던 산객과는 이별을 합니다.

  인연이 된다면 다음에 또 만날 수 있겠지요... 우연히.



  늘 하던 곳에서 알탕을 하고 나갑니다.

  물이 아주 시원하네요.



  물 좋기로 유명한 수렴동계곡도 이렇게 말라 있네요.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 아쉰 맘으로 설악을 빠져 나갑니다.





  설악은 물빛이 참 예쁩니다. 옥빛.



  백담사 방향에서 입산 통제시간은 오후 2시입니다.

  빛 바랜 초록도 예쁘네요.



  수심교 너머로 백담사를 바라보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14:14).



  좋은 날씨가운데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밤하늘의 별무리들과 운해, 일출, 단풍...

  역시 설악은 절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산행기를 쓰다보니까 또 가고 싶어지네요~~^0^


  ◆ 산행코스 : 오색 - 대청봉 - 희운각 - 공룡능선 - 마등령삼거리

                 - 오세암 - 영시암 - 백담사(20㎞).

  ◆ 산행시간 : 11시간 20분(단독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