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17. 18:42ㆍ여행이야기
2박3일 여행 마지막 날.
어김없이 아침이 찾아왔습니다.
어제 대변항에서 멸치회와 붕장어구이로 맛있는 저녁을 먹은 우리는
조금 위쪽으로 올라와 학리항 주변의 인근 팬션에 여장을 풀었습니다.
창문이 환해지기 시작할 때 밖으로 나왔습니다.
바닷가라 일출을 보고 싶었지요.
숙소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학리항이 있네요.
학리항 근처 공원에서 천천히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봅니다.
조용한 해안마을이 아침맞이를 하고 있습니다..
해는 벌써 솟았지만 바다 위 연무로 이제서야 모습을 드러냅니다.
부지런한 어부는 벌써 출항을 하네요.
지금 시간이 5시 35분입니다.
온기가 느껴집니다.
구름이 태양을 살짝 가리네요.
또 다른 배가 바다로 나가고 있습니다.
해가 완전하게 떠 올랐습니다.
일출감상을 마치고 주변을 산책합니다.
일광해수욕장 주변이라 멋진 팬션들이 많이 보입니다.
일광해수욕장까지 해안가를 따라 나무데크로 산책로를 조성해 놓았습니다.
그 길을 따라 일광해수욕장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신선한 아침 공기에서 짭조름한 맛이 느껴집니다.
우리 식구들이 하룻밤 묵은 팬션입니다.
새로 지은 듯, 시설이 아주 깨끗하고 깔끔했습니다.
이름도 참 예쁘구요.
싱크대가 조금 작은게 흠이라고나 할까...
매운탕과 김치찌개로 아침식사를 하고
마지막 일정을 시작합니다.
먼저, 기장읍 시랑리에 위치한 해동용궁사로 향합니다.
기장에 가면 꼭 들러보라고 누가 추천해 주었다고 하네요.
숙소에서 10분 거리입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관광버스가 여러 대 보입니다.
부산에 오면 꼭 들르는 코스인 모양입니다.
십이지신상이 보이네요.
대개의 사찰이 산중 깊숙이 있는 것과는 달리
용궁사는 이름 그대로 검푸른 바닷물이 바로 발 아래서 철썩대는
수상법당이라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무한한 자비의 화신인 관세음보살님은 이런 바닷가 외로운 곳에 상주하시며
용을 타고 화현하신다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관음신앙이 해안이나 섬에 형성되어 있으니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 해동용궁사로 한국의 삼대 관음성지의 한 곳이며
바다와 용과 관음대불이 조화를 이루어
그 어느 곳보다도 신앙의 깊은 뜻을 담고 있는 절이다.
동해의 최남단에 위치한 해동용궁사는
1376년에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대사께서 창건하셨다.
- 해동용궁사 홈페이지 자료 -
'해동제일관음성지' 라고 쓰여있는 일주문을 지납니다.
해동용궁사 전경.
아쉽게도 멀리 돌탑이 쌓여있는 곳은 갈 수가 없었습니다.
관광객들에게는 개방되지 않는 곳이라고 하네요.
보통 해수관음상이라고 하는데 여기는 관음대불이라고 하네요.
모두 손에 호리병을 들고 있습니다.
해동용궁사를 둘러보고 창녕으로 이동합니다.
1억 4천만년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는 우포늪으로 갑니다.
출근시간이 훨씬 지났음에도 부산시가지는 엄청난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답답한 시내를 빠져나와
남해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 이상을 달려 창녕 우포늪에 도착합니다.
우포늪 생명길 탐방을 합니다.
총 8.4㎞, 도보로 3시간이 걸린다고 되어 있네요.
우포늪은 자전거로 탐방할 수도 있는데 우린 걸어서 갑니다.
자전거로는 일주를 할 수가 없습니다.
살짝 흐려서 오히려 걷기엔 좋습니다.
우포늪(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을 총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자연내륙 습지로
창녕군 유어면, 이방면, 대합면, 대지면 등 4개의 행정구역에 걸쳐 펼쳐져 있습니다.
1998년 3월 국제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고
1999년 2월 환경부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2011년 1월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습니다.
또한 우포늪은
물이 흐르다 고이는 오랜 과정을 통하여 다양한 생명체를 키움으로써
완벽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갖춘 생태계의 보고이며
생태계를 안정된 수준으로 유지시켜 주는 야생 동식물의 천국입니다.
- 우포늪 안내자료 -
대대제방에서 우포를 배경으로.
대대제방은 우포늪에서 가장 긴 제방입니다.
정말로 동식물의 천국처럼 보입니다.
얼마전 순천만 갈대밭에 다녀왔었는데 거기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여기까지가 자전거탐방로입니다.
자전거는 여기서 돌아나가고 여기서부터는 도보탐방을 해야 합니다.
사지포... 모래벌이라는 뜻입니다.
중간중간에 숲탐방로가 이어집니다.
우포는 소벌이라는 뜻으로
지세가 소의 형상을 닮았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우포늪에서 삶을 일구어가고 있는 어부들의 운송수단입니다.
소목마을에서 목포제방으로 이어지는 숲탐방로입니다.
목포제방으로 내려서기전 설치되어 있는 목포정.
하지만 목포정에서의 조망은 별로였습니다.
제2전망대... 망원경으로 습지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참 좋네요.
햇빛에 변색되지 않도록 해 놓았습니다.
탐방로 주변은 찔레꽃 향기가 가득합니다.
목포... 나무벌이라는 뜻으로 소나무들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징검다리를 건넙니다.
현재 따오기 산란기간이라 출입통제를 하고 있었는데
생태관입구에 주차를 해 놓았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초군락지를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수위 상승시에는 탐방이 불가한 지역입니다.
정글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가 보이네요.
사초군락지.
주차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통과하게 되었지만
오늘 우포늪 탐방에 있어서 가장 멋진 지역이었습니다.
사초군락지 우측으로 우포늪에서 가장 규모가 작은 쪽지벌이 펼쳐져 있는데
코스상 쪽지벌을 둘러보지는 못했습니다.
쪽지벌은 크기가 가장 작아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2시간 넘게 걸려 우포늪 생명길 탐방을 마쳤습니다.
근처 식당에서 논우렁무침과 논우렁국으로 맛있는 식사를 하고는
아쉬움을 안고 서울로 출발합니다.
늘 하는 얘기지만
여행은 준비하는 동안 설레이고
여행중에는 즐거우며
돌아 갈 수 있는 곳이 있어 귀가길은 더더욱 행복한 것 같습니다.
기상악화로 울릉도 여행계획이 취소되는 바람에
갑작스럽게 목적지를 변경해서 무작정 떠난 여행이었지만
좋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벌써부터 다음 번 여행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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