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6. 17:32ㆍ등산/근교산(서울-경기)
▲ 백운산 정상에서.
겨울답지 않은 겨울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월욜 눈이 내렸습니다.
포근한 날씨덕분에 내린 눈이 바로 녹았지만
그래도 산에는 눈이 제법 쌓였을 것으로 기대하고
오늘 산행지를 포천 백운산으로 결정했습니다.
내심... 광덕고개에서 신로봉까지 쭈~~욱 걷고 싶었거든요.
한 주 동안 산방이 시끌시끌했습니다.
주말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행하겠다는 식구들이 점점 늘었습니다.... 나 참!!!^0^
암튼, 주말에 산에 안 가면 큰 일 나는 식구들 열 네명이서 백운산을 향해 갑니다.
오늘도 백석역 앞에서 7시에 출발했습니다.
비 예보가 있었지만 아직은 조용합니다.
산행하는 동안 비를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하면서
들머리인 광덕고개를 향해 달립니다.
9시쯤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도 화천군의 경계인 광덕고개에 도착합니다.
강원도를 상징하는 반달가슴곰 조형물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회장님께서 동행을 했습니다.
포근한 날씨탓에 눈이 많이 녹았습니다.
오늘 줄이 꽤 길어 보이네요.
지난 월욜에도 이곳에는 눈이 그다지 많이 내리지 않은 모양입니다.
아님... 내린 눈이 벌써 다 녹았든지...
아기하마님이 초반에 선두를 따라 올라오고 있네요.
컨디션이 괜찮은 모양입니다.
오늘도 역시 배낭이 묵직해 보이는군요.
태백산 산행이 취소되는 바람에 오늘 함께하고 있는 일산님.
태백산 가기 참 어렵지요~~잉????^0^
등로 주변에 제법 많은 눈이 쌓여 있었지만
내린 지가 오래된 눈이라서 깨끗하지가 않네요.
듬직한 회장님이 후미를 맡았네요(?)ㅋ
이런 날씨라면 산행하기엔 좋은 날씨지만
겨울 산행의 묘미를 맛보려면 좀 더 추워야지요...ㅎㅎ
뭉치님도 컨디션이 좋아 보이네요.
이 기분 쭈~~~욱 갔어야 하는데... 쩝!
잠시 쉬어 갑니다.
오늘은 간식이 부족하네요... 아무도 꺼내는 사람이 없습니다.
광덕고개에서 백운산 정상까지는 3.2킬로미터.
컨디션 좋으면 한 시간이면 충분한 거리입니다.
비가 예보된 날씨답게 안개가 자욱하네요.
금방이라도 뭔가 쏟아질 듯한 그런 날씨입니다.
뭐가 내리더라도 점심 먹고 내렸으면 좋겠는데요...
뒷문 담당 산까치님.
이번에는 일찍 댓글을 다시는 바람에 책임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ㅎㅎ
춥지 않아서 쟈켓까지 벗고 산행을 합니다.
안경에 자꾸 김이 서려서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뭉치님도 선두를 꾸준이 따라오고 있네요.
여기까지 고개 세 개 정도를 빡세게 올라왔습니다.
굵은 땀이 흐르네요... 느낌 아주 좋습니다.
묘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드디어 백운산 정상입니다(10:34).
광덕고개에서 1시간 30분쯤 걸렸네요.
도착하는 순서대로 인증 샷을 찍습니다.
햇빛이 부족해 사진이 흐릿합니다.
오늘도 변함없는 산행파트너 letsbelievegod 큰 형님.
여러 가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올 해 들어 참석율이 뿌쩍 좋아지신 산까치님.
무릎은 괜찮으신지요?
태백 대신 백운산... 어땠나요... 일산님?^0^
백운산은 사실 조망이 없습니다.
광덕고개가 670 고지 정도 되니까 고도를 한 130 미터 정도 높힌 셈이네요.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네요.
그래도 아직은 맞을만 합니다.
우산을 드신 석고상님.
겨울비는 몸에 안 좋으니까요...ㅎㅎ
작년 봄... 관악산 산행후 힘들어서 그동안 나오지 않으셨다는 은영님.
오늘도 관악산 못지않게 힘들게 해 드려서 죄송함다~~^&^
그래도 시간되면 자주 나오세요~~
입을 꼭 다물고... 아기하마님.
아기하마님도 올 해 참석율이 좋네요...^^
후리지아님 고향 친구인 영희님.
개콘 저리가라라고 하던데... 이번 산행 때는 너무 점잖으신 것 같네요...ㅋ
요즘 컨디션 좋다는 영팔님.
누구랑 같이 찍으려고 바라보는데... 또 거절당했나요???
진짜 오랜만이시죠... 박 8님?
동반산행 행복했습니다.
근데... 제가 너무 고생시켜 드려 죄송합니다~~~ 꾸ㅡ벅.
이번에는 단체로.
각도를 달리해서...
빗줄기가 제법 굵어지네요.
암튼... 도마치봉까지 가서 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우중에 촬영감독님께서 수고를 하고 계시네요.
촬영감독님 역시 오랜만의 동반산행입니다.
백운산 정상에서 약 1킬로미터 지점인 삼각봉입니다.
봉우리가 삼각형 모양인지... 오늘은 전혀 구분이 안됩니다.
백운산 정상에서 도마치봉까지 거의 중간지점입니다.
삼각봉 삼총사.
비 내리는 궂은 날씨지만 이제 우리 식구들은 이런 날씨도 즐기고 있습니다.
비가 내리니까 시야가 더 안 좋아지네요.
사실 한북정맥인 이번 코스는 조망이 좋은 코슨데 말이죠.
비박하는 산우님 모습입니다.
배낭이 어마어마합니다.
눈이 녹아 푹푹 빠지는 등로를 따라 도마치봉을 향해 갑니다.
도마치봉(11:26).
도마치봉(道馬峙峰) - 인터넷 펌.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과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에 걸쳐 있는 백운산의 도마치봉은
태봉의 궁예가 명성산 전투에서 왕건과 싸우다 패하여 도망할 때 이 산 부근을 경유하게 되었는데,
산길이 너무 험해 모두 말에서 내려 걸어서 넘었다 해서 명명됐다.
역시 인증샷을 찍고.
이제 제법 굵은 눈이 오고 있네요.
도마치봉에서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식사를 합니다.
(photo by 석고상님)
열네명의 식구가 들어가니까 조금 비좁은 듯 하네요...ㅋ
(photo by 석고상님)
식사를 마치고 식구들 의견을 물었더니 신로봉까지 갔다가 내려가자고 하네요.
이동갈비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요~~
그래서 궂은 날씨지만 신로봉을 향해 갑니다.
저야 뭐 이래저래 잘 된 일이지요...^0^
스산한 분위기가 느껴지네요...ㅎㅎ
아기하마님이 한 컷을 부탁했는데... 화질이 선명치 않네요.
도마치봉에서부터 방수카메라를 사용했더니 화질이 많이 떨어집니다.
쌓인 눈이 포근한 날씨탓으로 녹아서 아이젠 밑으로 막 들러붙습니다.
가다보면 신발이 점점 무거워지네요.
예쁜 그림들이 보여집니다.
산까치님이 신이 나셨네요.
점심먹고 다시 컨디션이 좋아진 아기하마님.
일산님은 왠지 불쌍한 표정이네요...ㅋ
헬기장입니다.
쉬었다 가라고 의자(?)가 있네요...ㅋ
아기하마님은 의자 무너질까봐 차마 앉지를 못하네요.
후리지아님... 사실 다리를 꼬고 앉으려고 했는데...ㅋ
식구들을 기다립니다.
홍 청의 조화.
눈보라가 더욱 세차졌네요.
그런 와중에서도 식구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열심히 식구들을 찍어주고 있는 촬영감독님.
사진이 기대가 되네요~~~^0^
식구들이 다 도착한 듯 하네요.
은영님은 오늘 가벼운 산행이라고해서 나섰다는데...ㅋ
산행기를 준비하면서 지도를 검색했더니 바로 사단은 여기서부터였네요.
헬기장에서 잠시 쉬면서 다시 출발할 때부터 코스를 잘못 들어섰습니다.
한참을 진행하다 보니까 도마치고개가 나오면서 등로가 뚝 끊겨 버렸습니다.
비박을 하는 산우님을 만나 신로봉 코스를 문의했더니 지나쳤다고 하네요.
잠시 머뭇거렸지만 다시 오던 길을 돌아 나옵니다.
내린 눈비가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얼으면서 트리처럼 매달려 있네요.
예뻐서 한 컷 찍었는데... 사진으로는 잘 구별이 되지 않네요.
저기 나무가 있던 곳에서 우린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신로봉을 향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전혀 엉뚱한 길인 줄도 모르고 말이죠.
경기 북부쪽이라서 이런 시설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역시 전쟁과 분단의 상처들입니다.
예사롭지 않은 바위도 보이구요.
letsbelievegod님께서 꾸준히 오고 계시네요.
거의 신로봉에 도착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끝이 안 보이네요.
국망봉 등반시 눈에 선한 그런 풍경도 아니구요.
가파른 오름을 올라가면서 이 고개를 오르면 뭔가 보이겠지 했는데...
이런 표석이 보이네요.... 번.암.산.... 오잉!!!!
뭐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디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코스를 이탈해도 한참을 이탈한 것이지요.
우린 한북정맥을 타다가 우측으로 해서 국망봉 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해야 하는데
한북정맥의 좌측에 있는 강원도 화천의 번암산에 올라와 있던 겁니다!!!
지금 시간이 오후 3시 40분.
어디로 가야할 지도 모르는 상황.
저만 믿고 따라온 식구들.
순간 앞이 깜깜해졌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지도검색을 합니다.
하지만 어느 방향으로 내려가야 할 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119에 전화를 했습니다.
몇 차례 통화끝에 우리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앱을 다운받고
화천소방서 상황실의 안내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단 우리가 내려가고 있는 방향이 맞다는 설명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려가는 하산 길은 일반적으로 등산객들이 다니는 그런 코스는 아닌 듯 싶었습니다.
곧 어두워 질 것이 염려되어 일단은 고도를 낮추기로 하고
식구들 모두 조심해서 위험한 등로를 내려갔습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우리가 내려가고 있는 반대쪽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우리를 위해 올라오고 있다는 사실이었었지요.
그런데... 우리가 또 코스를 놓쳤습니다.
워낙 인적이 없는 곳인데다가 눈이 쌓여 있어 등로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서서히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119 상황실과 다시 통화를 했더니 하산 목표지점에서 조금 벗어났다고 하네요.
다시 올라갈 수는 없어서 계곡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가다보면 끝이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조금 전 산등성이에서 민가를 봤기때문에 거의 다 내려왔다는 생각이 있었지요.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계곡 옆으로 희미하게 등로가 보이고
저 앞에 불빛도 보이고 자동차 소리도 들립니다.
이제서야 안심이 되었습니다.
열 네명 모두가 무사히 하산해서 기념으로 한 컷 찍었습니다.
9시간 동안 고생고생했는데 식구들 얼굴에 환한 웃음이 담겼네요.
오늘 함께 산행한 산방식구들은 정말로 특별한 인연임에 틀림없습니다.
글로만 읽어서는 실감이 나질 않겠지만 정말... 아찔했습니다.
내려와서 핸폰을 보니 이런 문자가 찍혀 있네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일사불란하게 함께 해 준 식구들 덕분에
모두가 안전하게 하산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겪었던 일은, 흔한 일은 아니지만 산행중에 또 언제나 만날 수 있는 그런 일입니다.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더욱 안전산행에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장 잘못 만나 고생한 식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다음부터는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안전 산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꾸ㅡ벅.
그리고 화천소방서 119 구조대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 산행코스 : 광덕고개 - 백운산 - 도마치봉 - 도마치고개 - 번암산 - 옹달샘유원지.
◆ 산행시간 : 9시간(산행인원 14명).
참고로... 복습한 결과입니다.
청색선으로 가다가 적색선으로 코스를 잘못 잡아서 생각지도 않았던 번암산을 오르게 되었습니다.
도마치고개에서 좀 더 뒤로 나와서 녹색선을 따라 가야했던 겁니다.
도마치고개까지는 제대로 갔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아니었네요.
헬기장... 거기서부터 잘못되었던 것입니다.
코스를 제대로 갔으면 아마도 이정표를 만날 수 있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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