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 해산령~재안산~적설봉~장군봉~주봉~운봉동(121122).

2012. 11. 23. 22:41등산/지방산

 ▲ 해산 적설봉(1,060m) 설경.

 

강원도 화천... 거기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 거의 오지에 있는 해산을 간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지도검색에서도 스카이뷰가 뜨지 않는 그런 곳이다.

고양시 우정산악회를 따라 가기 어려운 산행을 나선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해산령에 관한 기사를 보았었다.

멋진 단풍과 운해 그리고 파로호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고.

이제는 단풍은 끝났지만 대신에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고.

 

수도권에서는 아직 눈소식을 접할 수 없었지만

덕유산, 태백산 등에서는 벌써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에

오늘 가는 해산에서도 운이 좋으면 그런 그림을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침 7시 원당에서 출발한 버스는 춘천휴게소를 들렀다가 화천으로 달린다.

화천수력발전소를 지나면서 파로호를 우측에 두고 굽이굽이 산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어떻게 이런 곳에 길을 냈을까... 할 정도로 험준한 지역을 버스가 아슬아슬하게 올라간다.

 

그야말로 첩첩산중.

해가 드는 곳은 눈이 녹아 있지만 북서면은 하얀 눈이 덮혀 있다.

위로 오를수록 적설량이 많아진다. 

 

한참을 그렇게 힘들게 오른 버스는 해산터널을 지난다.

산을 관통하는 해산터널은 길이도 엄청 길다.

터널을 나오자마자 왼쪽으로 해산령 쉼터가 자리하고 있다.

거기서부터 평화의댐까지 아흔아홉 구비길이란다.

기회가 되면 자동차로 한번 가보고 싶다...^0^

 

암튼... 버스에서 내리니 공기가 벌써 다르다.

가슴 깊이 들이마신다.

속이 다 시원해진다.

 

오늘 들머리 해산령. 

 

시원한 하늘을 배경으로 겨울나무가 멋지다.

 

 

오늘은 코스를 둘로 나눠서 산행을 한다.

대부분 해산터널 방향으로 바로 올라 장군봉으로 향하고

일부는 재안산을 먼저 올라 적설봉을 거쳐 장군봉으로 가기로 한다.

 

해산령 쉼터 뒤로해서 재안산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일단 해산터널 방향으로 간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우측으로 빠진다.

눈이 제법 쌓여 있다.

 

한 겨울 풍경이다.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면서 진행을 하는데 아무래도 코스가 좀 이상하다.

 

그래서 무작정 재안산 방향으로 눈밭을 헤쳐간다.

 

인적이 뜸한 산이라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있다.

 

30분쯤 올랐을까... 제대로 된 능선이 나온다.

우측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재안산이려니 생각하고 무작정 우측 방향으로 간다.

지도상으로 그리 먼 거리가 아니라 바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재안산일 줄 알았는데

아뿔싸!!! 그게 아니었다.

첫번째 보이는 봉우리 너머에 또 다른 봉우리가 보인다.

그래서 또 그 봉우리를 향해 간다.

그런데 또 아니다.

저 앞에 좀 더 높아 보이는 봉우리가 보인다.

기왕에 재안산을 오르려고 길도 아닌 곳을 헤치고 왔던 차라

앞에 보이는 봉우리까지 간다.

 

근데 이게 재안산 정상인지... 아닌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어떤 이정표도 없다.

아무튼 가장 높아 보이는 봉우리라 인증샷을 찍는다.

 

삿갓님... 지난 달 월출산 동반산행후 한 달 만에 다시 동반산행중이다.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이게 재안산인지 몰랐다)

 

나도 한 컷.

 

뭔가 표지판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둥만 있다.

지금 추측으로는 아마도 "재안산"이라고 씌어 있는 푯말이 눈 속에 떨어져 있을 것 같다...^^

 

앞으로 가야할 코스를 본다.

저기 앞에 우측으로 보이는 곳이 적설봉이다.

여기서는 몰랐다...ㅎㅎ

 

재안산 정상에서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 나간다.

다른 식구들과 2시간 정도 차이가 난 것 같다.

내려오는 버스에서 회장님이 오후 3시까지 내려오라고 하셨는데...

 

하얀 눈길을 밟으며 적설봉으로 간다.

드디어 적설봉(1,060m).

새마포 산악회에서 만들어 놓은 표지판이 있다.

재안산에 있던 기둥과 똑같다.

그래서 아까 거기가 "재안산" 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귀가후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까 맞다...^^*)

 

적설봉 하얀 눈밭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한다.

눈밭에 비친 햇살로 얼굴이 뜨끈뜨끈해진다.

 

식사를 마치고 부지런히 걷는다.

푹푹 빠질 정도로 눈이 많이 쌓여 있다.

 

아내가 삿갓님을 열심히 쫓아간다.

눈밭이라 속도가 제대로 붙질 않는다.

 

11월에 이런 설경을 보게 될 줄이야...

 

삿갓님이 다져놓은 길을 아내가 열심히 따라오고 있다.

 

드디어 다른 블로그에서 보았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식구들이 간 코스와 만난 것이다.

 

앞 서 간 식구들의 발자국이 반갑다.

 

식구들이 지나간 발자국을 따라 간다.

선두 대장이신 mina님께서 러셀하시느라 힘드셨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헬기장에서 한 숨 돌린다.

 

지나 온 능선을 돌아본다.

왼쪽이 적설봉 우측에 가장 높아 보이는 봉우리가 재안산.

 

또 다른 헬기장에 앞 서 간 식구들이 흔적을 남겼다.

역시 반갑다.

시간을 써 놓았으면 좋았을텐데...^0^

 

저기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해산에서 가장 높은 장군봉이다.

해발 1,194m.

 

장군봉 역시 확인도 못하고 그냥 지나간다.

해산엔 원래 이정표가 없는 모양이다.

 

오늘 산행중 그래도 조망이 괜찮은 그림이다.

해산 6봉 오름길.

 

우측으로 조망이 터지면서 파로호가 보인다.

그런데 연무로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파로호를 향해 뻗어있는 마루금들이 보기 좋다.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

 

역시 산은 한번에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드디어 이정표를 만났다.

해산 6봉(1,145m)

잠시 숨을 돌리는데 무전이 온다.

선두 하산완료 알탕중!!!

마음이 바빠진다...ㅎㅎ

 

6봉에서 파로호를 살짝 땡겨본다.

햇살받은 호수가 반짝거린다.

 

구름이 걷혔으면 조망이 아주 좋았을텐데... 아쉽다.

 

6봉에서부터 주봉까지는 그야말로 잠깐이다.

6봉중 가장 낮은 높인데 주봉이란다...^^*

주봉에 도착해서야 선두팀이 깔아놓은 깔지가 보인다.

 

주봉에서 우측으로 내려선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등로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가을 맛이 물씬 풍기는...

 

그런데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거기다가 인적이 뜸해서 낙엽이 수북하고 낙엽 밑으로는 잔돌들이 깔려서 미끄럽고...

 

아무튼 가파른 등로를 정신없이 내려간다.

앞 서 간 식구들도 고생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주봉에서 한시간쯤 내려와 계곡을 만난다.

거의 다 내려온 듯.

땀을 닦고 간다.

시원하게 냉수마찰... 으~~~ 차다!!!

 

말끔하게 단장하신 삿갓님이 앞 서 가고 있다.

 

겨울에 볼 수 있는 이런 그림... 보기 좋다.

 

아래쪽은 아직 늦가을 분위기다.

 

억새도 간간이 보이고.

 

돌아보니 해산이 예쁜 모습으로 배웅한다.

 

톱밥을 뿌려 놓은 듯... 따뜻한 느낌이다.

 

모든 것을 떨구고 겨울을 준비하고 있는 겨울나무.

겨울나무를 보면 항상 숙연함이 느껴진다.

 

 

5시간 정도의 빡쌘 산행을 마무리한다.

오랜만에 산행다운 산행을 하였다.

기대한대로 실컷 눈을 밟을 수 있어 좋았다.

 

◆ 산행코스 : 해산령쉼터 - 재안산 - 적설봉 - 장군봉 - 해산주봉 - 운봉동.

◆ 산행시간 : 5시간 20분.

 

 

하산후 파로호로 이동. 

 

파로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