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밤골을 들머리 삼아 마음가는대로...(111126).

2011. 11. 27. 15:20등산/북한산

 ▲ 인수의 위용.

 

을씨년스런 날씨다.

비가 올 것 같이 잔뜩 흐린 날... 북한산 산행을 위해 구파발로 향한다.

산행 불참을 알리는 회장님과 총무님의 문자메세지가 온다.

전철에서 잠깐 단잠을 자려는데 불청객이다. 좋은 소식도 아니고^0^

 

구파발에 막 도착하는데 한번 더 핸폰이 울린다.

햇빛님이 산행에 참석하시겠다는 메시지다.

 

인공폭포 앞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데 박 8님이 출근길에 들르셨다.

8시에 모인다는 소식에 얼굴 한번 보려고 오셨다고... 고맙다.

박 8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햇빛님과 백암산님 내외와 함께 밤골로 이동한다.

날씨는 뭔가 쏟아질 듯 잔뜩 흐려있다.

 

시간이 일러서인지 등로가 한산하다.

분위기는 이제 완전 겨울이다.

등로를 어디로 잡을까 생각하다가 영봉을 가기로 한다.

 

잔뜩 흐린 하늘.

 

오래전에 다녔던 등로를 기억을 더듬어 찾아간다.

뚜렷한 발자국들이 보이지만 오랜만이라 왠지 낯설다.

 

오늘 택한 등로는 바로 인수를 제대로 감상하는 코스다.

여러 각도에서 인수를 조망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

인수봉은 지하 60㎞의 깊이에서 만들어진 마그마가

지각을 뚫고 지표로 올라오다 천천히 식으면서 굳은 돌인데

중생대 쥐라기 중·후기인 1억 6천만년 전에 오늘의 모습으로 된 것이다.

- 도올 김용옥 교수의 중용, 인간의 맛 중에서 -

 

 

사기막골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 영봉을 찾아가는데 길이 익숙치가 않다.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런가...ㅎㅎ

몇 차례 코스를 놓친 후에 익숙한 풍경을 만난다.

예전에 아내와 함께 영봉을 갈 때 지났던 곳이다.

 

굳이 나무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겠다는 햇빛님. 

 

물이 마른 폭포 아래 계곡에 나뭇잎이 가득하다.

예쁘다.

 

일단 능선으로 올라간다.

낙옆이 수북히 쌓여 있는 등로가 아닌 곳을 헤치며 올라간다.

드디어 익숙한 능선을 만난다.

 

영봉을 향하면서 우측으로 보이는 인수를 담는다.

빛이 조금 부족하지만 인수는 역시 위풍당당한 모습이다.

 

짧은 슬랩을 오른다.

 

영봉을 향해 오를수록 인수의 모습이 뚜렷해진다.

 

인수를 보면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백암산님 내외.

 

약간 까다로운 구간을 백암산님이 선등을 한다.

예전엔 보조자일이 있었는데 치운 모양이다

 

슬랩 위로 시루봉이 보인다.

 

익숙한 자세로 형수님이 오르시고.

 

똑같은 자세로 햇빛님이 오르고 있다.

 

백암산님은 자신있게...^0^

 

시루봉에 올라 돌아보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상장능선 너머로 도봉의 오봉이 보인다.

 

지난 달에 갔었던 도봉산을 가리키며 형수님이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도봉을 배경으로 한 장 찍고.

 

인수를 배경으로 한장 더 찍는다.

 

이번엔 시루봉을 배경으로.

시루떡처럼 바위가 포개져 있어서 시루봉이라고 한다.

 

역시 빛이 부족해 조금 아쉽지만 멋진 그림.

 

인수 한번 더 담는다.

왼쪽으로 뾰족한 봉우리가 만경대이다.

영봉 자락은 소나무 만이 초록을 뽐내고 있을 뿐

나무들이 이제 잎을 다 떨구고 겨울맞이를 하고 있다.

 

시루봉 위에 올라서.

 

드디어 영봉.

인수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

인수를 오르다가 유명을 달리한 젊은 혼백들이 묻혀있는 곳.

그곳에서 인수의 위풍당당함을 느껴본다.

 

햇빛님이 인증 샷을 찍고.

 

백암산님 내외도 흔적을 남긴다.

 

용암봉에서 이어지는 북한산성의 모습이 보이고

멀리 보현봉과 문수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영봉에서 하루재 방향으로 내려서다가 적당한 곳에 자리를 펴고 식사를 한다.

백암산님이 준비해 오신 따끈한 김치찌개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인수를 향한다.

 

인수암에서 인수봉을 오르는 클라이머들이 이용하는 등로를 따라 인수로 접근한다.

인수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바라 볼 수 있는 등로를 이용해 V계곡으로 오른다.

 

이것이 바로 인수다.

날씨때문인지 클라이머들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두 군데 코스에서 7~8명의 클라이머들이 인수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인수를 우측에 두고 우리도 나름대로 암벽을 오른다^0^

 

인수 가까이에서.

 

보고 또 봐도 멋진 인수.

 

건너편 영봉을 담는다.

영봉 왼쪽으로 멀리 도봉의 주봉들이 보인다.

 

오늘도 백운대에는 산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오르는 것도 좋지만 이처럼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좋은데...^0^

 

인증 샷 찍고.

 

요런 인수의 모습도 담는다.

 

인수에 있는 십자표창자리.

 

그걸 배경삼아.

 

인수 설교벽의 악어를 담고.

 

숨은벽 정상에서 역시 인증샷을 찍는다.

 

이 사진 한장 찍으려고 얼마나 힘이 들었던지...ㅎㅎ

 

왼편으로 염초능선에 있는 쉼터바위가 선명하게 보인다.

신라의 미소를 닮은 쉼터바위.

 

 

백운대 북사면... 호랑이굴 방향.

 

 

V계곡을 넘어 밤골로 내려오는데 많은 산님들이 숨을 헐떡거리며 올라오고 있다.

포항에서 새벽에 출발해서 오셨단다.

우리가 지방 산을 가듯이 지방에서는 또 많은 산님들이 북한산을 찾아오고 있다.

 

밤골 계곡엔 겨울이 성큼 다가와 있다.

 

 

 

날씨는 하루종일 을씨년스러웠지만 오붓하게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었다.

뜻밖에 함께 해 준 햇빛님 덕분에 더욱 즐거운 산행이었다.

 

 

◆ 산행코스 : 밤골 - 영장봉 안부 - 시루봉 - 영봉

               - 하루재 - 인수야영장 - V계곡 - 효자비.

◆ 산행시간 : 7시간(산행인원 4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