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3. 21:41ㆍ등산/북한산
▲ 웅장한 포스가 느껴지는 인수와 숨은벽.
어제(22일) 딸아이 임용고시를 치르기 위해 충청도 청주를 다녀왔다.
사범대 졸업반이라 경험상 시험을 치르기 위해 다녀왔는데
현장 분위기는 수능을 방불케 하는 그런 분위기 였다.
효자비 와글와글 식당 앞 나무가 깊어가는 가을을 알리고 있다.
하늘에 양떼 구름이 두둥실 떠 있고.
새벽 5시 30분에 출발했는데 일산은 날씨가 괜찮았는데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충청북도에 들어서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상장능선쪽에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다.
시험장 근처에 도착해서 준비해간 샌드위치로 아침식사를 했다.
전망대 바위쪽도 단풍에 물들어 있고.
딸아이를 시험장에 들여보내고 아내와 함께 근처를 산책했다.
염초능선 위로 하늘이 곱고.
우리 뿐만아니라 많은 부모들이 동행을 했다.
여기는 단풍나무보다는 도토리나무들이 많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우산을 쓰고 아내와 함께 청주 버스터미널 주변을 산책했다.
원효봉 너머로 구름낀 하늘이 멋지다.
청주에도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었다.
전망대 바위에서 북한산의 아름다움을 담는다.
사기막 능선은 이제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2시간 이상을 걷다가 다시 시험장으로 돌아왔다.
영장봉을 담고.
상장능선 너머 도봉을 담는다.
어느 어머님이 자식이 시험을 치르고 있는 교실 밑에서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이 보인다.
너무나 애틋한 모습이다.
사기막골 단풍.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의 미래가 보장되었으면 좋으련만
우리내 기대와는 달리 현실은 냉혹한 것 같다.
전망대 바위 위에서 산님들이 쉬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가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염초능선에서 이어지는 백운대.
미래가 보장된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닐텐데.
인수의 위용.
암튼, 모두가 다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가슴이 벅찼다.
인수의 위용에 비하면 숨은벽은 초라한 모습이다.
아침 9시부터 시작된 시험은 12시 40분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시험종료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아이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한다.
V계곡,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다.
처음 보는 아이들이었지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아무도 박수쳐주는 사람이 없어 나도 그러진 못했지만
정말로 수고한 아이들에게 마음속에서부터 격려의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백운대 위로 예쁜 가을 하늘.
딸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언제봐도 애기같은 우리 딸아이.
한 폭의 수묵화.
공부만 열심히 하면 한번쯤 해 볼 만한 시험이었단다.
나름대로의 소득이리라.
벌써 황량한 느낌이 드는 북한산.
준비해간 약식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는 바로 집으로 향한다.
숨은벽.
인수와 숨은벽.
내년 1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도전해 보겠다는 우리 딸아이.
좋은 성과 있기를 기대해본다.
숨은벽을 선등하고 있는 클라이머.
멋지다.
부모로서 자식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결국, 중요한 것은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일일텐데...
만경대 위로 양떼 구름이 가득한 하늘.
이번엔 백운대 방향.
바램이라면 아이들이 절대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 해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인수.
클라이머들이 하강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삶에 충실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백운대를 오르면서 인수를 한번 더 담는다.
기왕이면 모두가 다 자신들이 원하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우리내 인생이라는 것이 언제나 우리들 생각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니까.
백운대엔 산님들이 가득하고.
그래도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리라.
백운대의 태극기는 오늘도 힘차게 휘날리고.
설교벽으로 이어지는 인수.
저 아래로 전망대바위에서 이어지는 숨은벽 능선.
느즈막히 북한산을 오르니 또 다른 느낌이 든다.
설교벽에서 열심히 인수를 오르고 있는 악어 한마리 담고.
염초능선에서 올라오는 개구멍 바위.
늦은 시각인데 백운대의 산님들은 내려갈 생각이 없다.
이제 올랐으면 내려가야지.
이번 시험을 경험으로 내년에는 우리 딸아이가 지금보다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자신이 오래 전부터 원했던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오랫만에 여우굴 방향으로 하산코스를 잡는다.
만경대.
오랜만에 가 보는 코스.
낙엽이 많이 쌓여 등로가 쉽지 않다.
여우굴.
이리로 들어가서.
이리로 나온다.
여우굴의 모습.
여우굴로 해서 오랜만에 설인야영장 방향으로 하산하려 했는데
갑자기 백운대 서벽밴드길이 생각났다.
오래 전에 한번 가 봤던 코스였지만 한번쯤 다시 가보고 싶었던 코스다.
시발클럽에서 왼쪽으로 뚜렷한 등로가 보인다.
납작하게 밟혀있는 낙엽길을 따라가니 밴드길이 보인다.
와이어가 설치되어 있는 서벽밴드길.
생각보다 밴드길이 길다.
와이어를 잡고 밴드길을 건너오면 위문 아래쪽까지 편안한 등로를 만난다.
위문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 산성입구 방향으로 내려간다.
단풍이 곱다.
계곡탐방로로 하산하면서 원효봉을 바라본다.
오늘처럼 홀로 산행을 하는 날, 원효 릿지로 한번 올라가야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느즈막히 내려왔는데 산성입구는 불야성이다.
산행시간이 늦어서 헤드랜턴까지 준비해 갔었는데
단독산행을 하느라 빠르게 산행을 할 수 있었다.
◆ 산행코스 : 효자비 - 사기막능선 - V계곡 - 백운대
- 여우굴 - 서벽밴드 - 위문 - 산성입구.
◆ 산행시간 : 3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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