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한계령~대청봉~희운각~마등령~비선대~소공원(111013).

2011. 10. 15. 19:19등산/설악산

▲ 공룡의 힘찬 등줄기... 대청, 중청, 소청을 배경삼아... 공룡의 꼬리 나한봉에서.

 

▲ 꿈틀대는 듯한 공룡능선... 신선대에서.

 

공.룡.능.선.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뛰는 단어.

산님이라면 늘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단어이리라. 

 

아내가 나가고 있는 우정산악회에서

아주 좋은 때에 좋은 코스로 설악산 산행일정이 잡혀서 따라 나선다.

그러잖아도 올해가 가기 전에 공룡을 한번 가고 싶었었는데...

만사 제쳐놓고 따라간다.

 

10월 12일 수요일 밤 11시 원당을 출발한 버스는

화양강휴게소에 한번 들른 후 바로 한계령을 향한다.

한계령 못 미처 도로변 공터에서 이른 아침을 먹는다.

 

운영진이 손수 준비해 온 된장국으로 배를 채운다.

어느 휴게소 음식과도 절대 비교가 안되는 맛있는 된장국이다.  

 

13일 목요일 새벽 2시 25분쯤 한계령에 도착, 산행을 시작한다.

한계령 휴게소는 역시 출입통제다.

관광객들을 위해 산꾼들은 완전 찬밥이다.ㅎㅎ

 

등산 시작 3개월여 만에 설악산 공룡능선에 도전하는 백암산님 내외.

'옛 오색령' 기념비 앞에서 흔적을 남긴다.

 

한계령 입구를 지키고 있는 위령비를 지나 설악의 품으로 들어간다.

 

어둠속에서 함께 한 일행들의 헤드랜턴 불빛이 빛나고

거친 숨소리와 스틱 소리가 고요한 설악을 깨운다.

 

엊그제가 보름이었더라서 달이 무척 밝다.

헤드랜턴이 필요없을 정도로.

 

공룡능선을 함께 가기로 한 형수님이 초반에 힘들어 한다.

지난 9월 24일 한계령을 오를 때도 힘들어 했었는데 오늘도 그런 모양이다.

 

서북능선 삼거리에 도착해서 백암산님 내외를 기다린다.

우리말고도 두 팀이 더 온 모양이다.

거북이산악회와 수요명산산악회(맞나?^0^)

 

30분 정도를 기다렸는데도 나타나질 않는다.

이렇게 오래 걸릴 사람들이 아닌데.

잠깐 볼 일 보던 사이에 지나갔나...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따라잡는다.

 

좁고 거친 등로에서 앞 서 가는 산님들을 지나쳐 가느라고 숨이 턱까지 찬다.

다른 산님들에게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얼마나 빨리 가겠다고...ㅎㅎ

 

앞 서 간 일행들을 다시 만났는데 백암산 내외는 보이지 않는다.

형수님이 많이 안 좋으신 모양이다.

뒤에서 오고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속도를 조금 늦춘다.

 

끝청 오르기 위해 지나야 하는 문.

중청이 멀지 않음을 알린다.

 

끝청.

어둠속에서 이정표 만을 담는다.

 

밝은 달빛 아래 설악의 검은 실루엣이 보인다.

웅장하고 장엄한 느낌.

 

서서히 아침이 오고 있다.

대청 뒤로 하늘이 환해 진다.

 

중청대피소의 불빛이 정겹다.

 

끝청 갈림길.

뒤에서 오고 있을 백암산님 내외를 만나기 위해 대청을 올라갔다 오기로 한다.

 

대청까지 700미터의 거리가 장난이 아니다.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ㅎㅎ

그래도 정상을 코 앞에 두고 그냥 가기는 너무 서운하니까.

 

대청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무박으로 달려온 산님들로 난리다^0^

바람이 없어 춥지 않아 일출을 보기 아주 좋은 날이다.

 

대청봉 정상석엔 아예 얼씬거리지도 못하고

꿩 대신 닭이라고 요놈을 담는다.

 

동해 바다위로 구름층이 두터워서 아직 해가 뜨지 않았다.

아니, 해는 떴지만 보이지 않는 거지.ㅎㅎ 

 

희미하게 보이는 바다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시원해진다.

 

대청봉 인증 샷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산님들.

하긴... 언제 또 올지 모르니까 온 김에 꼭 찍고 가야지^^*

평일인데도 정말 많다.

 

일출을 기다리기에는 좀 그렇고 해서 내려간다.

내려오는 중에 대청봉을 올라오고 있는 나늘님과 무릉산님을 만난다.

 

중청 위 하늘에 하얀 달이 있어 찍었는데... 보이지 않는다.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산들.

이런 그림... 정말 좋다.

 

멀리 가리봉, 주걱봉이 보이고

지난 달에 올랐던 귀청도 보인다.

 

공룡도 깨어나기 시작하고.

 

중청대피소를 다시 지나 소청을 향하는데

바다를 덮고 있는 구름 위로 오늘의 태양이 솟고 있다.

 

해는 언제나 하늘에 떠 있지만

오늘의 해가 어제와 같은 해는 아니리라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특히,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태양은

 

일상에서 내가 매일 볼 수 있는 그런 태양과는 다르리라.

 

밤새 달려와서 깜깜한 어둠을 헤치고 올라와

 

붉게 떠오르는 태양을 가슴으로 맞는다.

 

봉정암이 보이고

가야동계곡을 넘어 수렴동쪽인가... 운해가 가득하다.

 

소청을 향해 가면서 백암산님께 전화를 건다.

계속 연결이 되지 않았었는데 다행히 통화가 되었다.

지금 끝청을 지나고 있다고.

희운각에서 만나기로 한다.

 

아침햇살로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설악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희운각으로 향한다.

 

높은 봉우리부터 햇살을 받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귀때기청봉에 따사로운 아침햇살이 비치고 있다.

 

천화대 너머로 울산바위도 희미하게 보이고.

 

운해 한번 다시 담는다.

 

소청에서 봉정암 내려가는 길목에 너구리 한 마리가 산님들에게 먹이를 구하고 있다.

야생을 포기한 짐승들.

 

햇살 따사로운 소청.

희운각으로 내려간다.

가파른 내리막이다.

그래도 등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예전에 비하면.

 

기암과 단풍이 조화를 이루고.

 

멋진 소나무가 길목을 지키고 있다.

 

슬슬 꿈틀대기 시작하는 공룡.

 

 

희운각 주변 단풍이 곱다.

 

희운각 맞은편 기암.

어느 산님은 공룡의 목에 있는 가시라고 하던데...^^

 

저 다리를 건너면 바로 희운각대피소다.

 

희운각대피소에서 허기진 배를 채운다.

배낭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간단하게 준비를 해 왔다.

아내가 손수 만든 약식 한 덩이로 배를 채우고 일행들을 기다린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코스를 둘로 나눈다.

A팀은 공룡능선을 타고 B코스는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간다.

 

1시간 정도 되었을까... 드디어 백암산님의 모습이 보인다.

형수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상황 파악을 위해 먼저 부랴부랴 내려왔단다.

 

조금 더 기다려서 형수님과 함께 식사를 하고

백암산님은 A코스로, 형수님은 B코스로 가기로 한다.

 

무너미재 삼거리에서 공룡으로.

 

신선대를 오르며 돌아보니 이리도 곱다.

올해 가을가뭄이 심해서 단풍이 별로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설악은 설악인 모양이다. 기대 이상이다.

 

신선대 이정표.

공룡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뒤로 대청, 중청, 소청이 푸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신선대에서.

공룡아 기다려라... 간다!!!

 

대청을 배경으로.

 

바위가 역시 다르다.

초입부터 설악답고 공룡답다.

 

 

공룡능선의 주봉인 1275봉을 배경삼아.

(백암산님은 공룡능선이 초행이라 가능한 많은 사진을 찍었다^^)

 

슬슬 워밍업을 하고.

 

공룡과 공기돌... 늘 담는 그림.

멀리 신선대가 보인다.

 

조물주의 조화.

뭐라 표현할 수 없다.

 

 

한 고비 넘고.

 

웅장한 바위 군상.

바위가 쩍 갈라지면서 로켓이 발사 될 것 같다.

 

엄청난 바위 군상 앞에 한없이 작은 우리.

 

눈을 돌리는 곳마다 기암들로 탄성이 터진다.

왜 우리가 공룡을 갈망하는지... 바로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왼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리고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공룡.

 

1275봉을 배경삼아.

오늘은 꼭 올라갔다 가야지^0^

 

 

공룡능선 중 가장 경사가 심한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이제 절반쯤 왔나?

 

고운 단풍이 기운을 북돋아 주고.

 

 

멋진 암봉들이 피로를 덜어 준다.

 

이제 1275봉을 향한 된비알을 오른다.

 

범봉에서부터 이어지는 천화대를 담고.

 

울산바위도 땡겨 보고.

 

칼날과도 같은 1275봉.

 

골짜기마다 예쁜 단풍이 물들어 있다.

 

 

단풍과 기암에 시선을 뺏기고 있는 중에

나도 좀 봐 달라는 듯이 멋진 소나무가 두 팔을 활짝 펼치고 서 있다.

 

멋진 풍경들이 계속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바위 꼭대기에 이구아나 한 마리가 앉아서 대청을 바라보고 있다^0^

 

따사로운 햇살을 등에 이고서 1275봉을 오른다.

덥다.

 

오늘도 장어바위는 늠름하게 서 있고.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오고 있는 백암산님.

 

1275봉 앞 쉼터.

많은 산님들이 쉬고 있다.

시원한 보리 음료로 갈증을 푼다.

 

쉼터 주변에 배낭을 풀어 놓고 1275봉을 오른다.

날씨가 정말 좋다. 오늘.

 

1275봉에 올라 아래 쉼터를 내려다본다.

까마득하다.

건너편에 보이는 바위 정상에도 가보고 싶다.ㅎㅎ

 

오늘 공룡 제대로 즐기고 있는 백암산님.

 

1275봉에서 천불동 방향을 보고 있다.

1275봉에 오르는 이유다.

설악의 멋진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저 아래 비선대에서 소공원으로 이어지는 계곡이 보인다.

 

천화대 너머로 천불동의 모습들이 보이고.

 

세존봉과 울산바위.

 

마등령.

 

1275봉 위에도 너른 마당바위가 있다.

공룡의 꼬리인 나한봉에서 마등령으로 이어지는 능선.

 

멋진 풍광에 넋이 빠져 있는 백암산님.

 

가까이에 용아, 멀리 귀청에서 이어지는 서북능.

오른쪽 끝으로 안산까지.

정말 조망 좋다.

 

골짜기에 예쁜 단풍.

 

1275봉을 내려와 커플 샷!.

 

어느 산님이 말한다.

누가 저렇게 바위를 쌓아 놓을 수 있느냐고.

 

1275봉을 내려간다.

이제 공룡도 얼마 남지 않았다.

 

3분의 2지점.

마등령 쪽에서 오는 산님들을 보면서 위안을 삼는다^0^

 

우뚝 솟은 세존봉과 멀리 울산바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여러가지 동물들이 바위 사면을 따라 위로 올라가고 있다.

거북이도 있고 강아지도 있고...ㅎㅎ

 

스핑크스 바위.

누구한테 들은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이 바위를 보면 스핑크스가 생각날까? 

 
형수님하고 함께 왔으면 나란히 앉아서 찍었을텐데... 아쉽다.

하지만,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

 

돌아보니 또 멋진 단풍이 보이고.

 

바위 위의 앙상한 고사목이 눈길을 끈다.

 

이 그림도 늘 담는 그림이다.

언젠가 좀 더 여유있게 공룡을 넘고 싶다.

그러면 저런 바위 위에 다 올라가 볼 수 있을텐데.

 

우람한 1275봉.

반대편에서 볼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끝이 보인다.

어느 산악회에서 단체로 온 산님들이 등로에서 버너질을 하고 있다.

출출함을 달래기 위함이라지만 요즘같이 건조할 때는 정말 위험하다. 

 

우람한 암릉 위로 하늘 참 예쁘고.

 

봉정암 뒤 병풍 바위들을 축소해 놓은 듯 하고.

 

지금까지 지나온 공룡의 등줄기를 돌아본다.

멋지게 휘돌아가는 공룡의 등줄기.

 

천화대 너머 화채능선.

 

화채능선에서 이어지는 권금성.

 

외설악은 암릉들이 울퉁불퉁하고 내설악은 단풍이 곱다.

 

많이 지쳤을텐데도 여유가 있는 백암산님.

 

다이내믹한 공룡능선을

대청과 중청이 푸근하게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내설악은 정말 복실복실하다^0^

멀리 우뚝 솟은 귀때기청봉.

정말 설악에서 자기가 제일 높다고 뽐낼 만도 하다.ㅎㅎ 

 

우람한 1275봉 너머로 맨 끝에 신선대까지 다 보인다.

 

쭉쭉 뻗은 소나무들.

 

드디어 나한봉. 공룡의 꼬리.

정말 꼬리같이 생겼다.

오른쪽으로 살짝 꼬리를 틀고 있는 모습.

 

오세암 방향... 단풍이 곱다.

 

공룡의 꼬리에서.

정말 최곱니다. 백암산님.ㅎㅎ

 

하얀 바위로 더욱 돋보이는 소나무들.

 

마등령도 곱게 단풍이 들어 있고.

 

세존봉이 세존봉다움을 자랑하며 우뚝 서 있다.

 

마등령 삼거리에서 반가운 '우정'을 만난다.

선두가 깔아 놓고 간건데... 언제 지나갔는지.

사람은 만나지 못했지만(당근^0^) 그래도 반갑다.ㅎㅎ

 

비선대 방향으로.

마등령 삼거리에서 마등령을 오르는 밋밋한 오름도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쉽지않은 코스다.

 

마등령 전망대에서 공룡을 담는다.

정말로 공룡 한 마리가 화석이 되어 있는 듯한 모습이다.

힘차게 휘돌아 나가는 공룡의 등줄기 사이로 대청과 중청이 보인다.

 

얼굴엔 피곤이 가득하지만

마음 한 구석엔 뿌듯함이 가득하리라 생각함다. 백암산님^0^

 

 

아래쪽으로 아기자기한 암봉들.

 

때갈도 곱고.

 

단풍은 화려하고.

 

 

역시 아름다움은 조화에 있다.

빨강만 있어서도 아니고 노랑만 있어서도 아니다.

빨강과 노랑, 파랑... 등등이 적당히 섞여 있어야 아름답다.

우리내 사는 세상도.

 

비선대를 향해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간다.

발바닥에 불이 난다.ㅎㅎ

 

간간이 보이는 멋진 경치로 지친 몸을 추스르면서.

 

천불동 계곡은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설악의 주상절리대.

진흙으로 만들어 놓은 듯한.

 

 

정말로 천개의 불상이 보이는 듯.

 

금강굴이 있는 거대한 암릉이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있는 금강굴이 보인다.

오늘은 패스.

 

드디어 비선대.

옥빛이 나는 계곡 물이 설악임을 말해 준다.

 

설악의 계곡 물은 왜 옥빛일까?

 

비선대.

 

인증 샷!

 

오랜 가뭄으로 수량은 부족하지만 단풍은 곱고.

 

옥빛 설악 계곡물로 하루종일 지친 몸을 씻으면서

설악산 정기를 듬뿍 받는다^0^

 

소공원으로 나오면서 기나긴 산행을 마무리한다.

사실, 설악의 단풍은 소공원이 제일 예쁜 것 같다.ㅎㅎ

 

 

 

 

작년 6월 공룡을 넘은 후 너무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동안 한번쯤은 더 왔었어야 했는데...

좋은 계절에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함이었었다는 생각이 든다.

 

설악.

공.룡.능.선.

역시 좋은 곳이다.

 

벌써부터 다음 공룡능선 산행을 꿈꾼다.

 

 

◆ 산행코스 : 한계령 - 서북능선 삼거리 - 끝청 - 중청대피소 - 대청 

                 - 중청대피소 - 소청 - 희운각대피소 - 공룡능선 - 마등령 - 비선대 - 소공원.

◆ 산행시간 : 13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