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25. 22:21ㆍ등산/설악산
▲ 설악 서북능선 귀때기청봉.
산사모 식구들과 함께 설악을 간다.
한달 전부터 계획하고 준비해 왔던 설악 서북능선을 오늘 간다.
서북능선에서도 가장 코스가 험하다고 하는 한계령~귀때기청봉~장수대 구간이다.
아직 어둠이 가시기 전, 새벽 어둠을 뚫고 교회로 향한다.
교회 앞에 오늘 우리가 타고 갈 버스가 이미 도착해 있다.
출발시간이 되면서 함께 가는 식구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설악을 향해 출발한다.
함께하는 식구들은 모두 34명.
화양강휴게소에 들러 아침을 먹는다.
바깥 날씨가 조금 차게 느껴진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한계령으로 향한다.
오늘 산행은 코스를 둘로 나누어서 진행한다.
A코스는 서북능선을 타고, B코스는 주전골과 흘림골을 간다.
A코스 희망자를 파악했더니 13명.
너무 겁을 줘서 그런지 왠만하면 B코스로 가시겠다고들 하신다.
다른 산과 틀려서 억지로 가자고 할 수는 없다.
9시가 조금 못되어 한계령에 도착.
길가에 차를 세우고 고생하기로 작정한 식구들이 먼저 내린다^0^
내리고 나서 다시 인원파악을 해보니 14명이다.
박8님이 마지막에 마음을 바꾸신 모양이다.ㅎㅎ
한계령 휴게소에서 건너편 점봉산 주전골 풍경을 담는다.
날씨 정말 깨끗하다.
한계령 고개를 오르는 계단 위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남자 12명, 여자 2명.
한계령 초입의 위령비를 지난다.
비장한 모습으로 들머리를 지나고 있는 식구들.ㅎㅎ
한계령 들머리는 처음부터 가파른 오르막이다.
계단도 높고 경사도 심하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콩죽같은 땀'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조망이 터지면서 설악의 멋진 풍경이 눈앞에 펼져진다.
식구들이 나무로 만든 등로를 걸어오고 있다.
나뭇가지 사이로 오늘 목적지인 귀때기청봉을 본다.
손에 잡힐 듯한 거리다.ㅎㅎ
백암산님이 선두로 올라오고 있다.
산행을 시작한지는 얼마 안되었지만 짧은 기간내에 대단한 내공을 쌓았다.
오늘 처음 동반산행중인 특공대^0^
훤칠한 키처럼 산행도 시원시원하게 한다.
또 한번 조망이 터진다.
포토타임을 갖는다.
과감하게 A코스를 신청하신 최의영님.
뒤로 귀청이 보인다.
백암산님 내외.
심사숙고 끝에 A코스로 결정하신 형수님.
용감한 선택에 박수를 보냅니다.ㅎㅎ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깔딱을 1킬로미터 정도 올라와 다소 편안한 등로를 따라 간다.
요즘 많이 가물었었는데 이슬때문인지, 아니면 서리때문인지 등로가 촉촉하다.
철다리를 건넌다.
비가 많으면 계곡을 이루는 곳이다.
다리를 건너면서 서북능선 삼거리를 향한 마지막 깔딱을 오른다.
한계령 코스는 장수대나 오색에 비하면 그나마 짧은 오르막이다.
힘들게 올라오는 중에도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귀때기청봉을 다시 한번 담고.
오른쪽으로 앵글을 돌리니 이런 모양의 바위가 보인다.
마치 삿갓을 쓰고 있는 듯.
드디어 한계령 삼거리 도착.
입구에서부터 1시간 20분 정도 소요.
괜찮은 페이스다.
식구들을 기다린다.
숨도 고르고 목도 축이고.
단체사진을 찍고 귀때기청봉으로 향한다.
한계령에서 함께 올라오던 대부분의 산님들은
한계령 삼거리에서 대청방향으로 간다.
우리 식구들만 귀청을 향하는 것 같다.
등로가 한산해서 좋다^0^
거리에 비해 속도가 나지 않는 이유는 등로가 이처럼 거칠기 때문이다.
바위가 울퉁불퉁해서 딛는 발에 주의해야 한다.
귀청을 향해 가는 등로에서 보이는 조망... 정말 좋다.
땅속에서 불쑥불쑥 솟아오른 암봉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드디어 귀청의 유명한 너덜지대를 지난다.
이 많은 돌들이 어디서 나왔는지... 지날 때마다 궁금하다^0^
조물주가 설악의 멋진 바위들을 만들고 남은 돌들을 이곳에 쌓아놓은 것이라고 하던데...
정말 많다.
예수님의 옆모습을 닮았다는 바위.
지리산 제석봉의 고사목만은 못하지만.
죽어서도 저렇게 꼿꼿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 있다니.
멀리 설악의 주봉인 대청이 보인다. 오른쪽 봉우리.
설악의 암릉들.
소청에서 구곡담으로 이어지는 암릉군 사이에 봉정암의 모습도 보이고
가장 먼 곳에 설악을 대표하는 공룡능선도 보인다.
올해도 한번 공룡을 만나러 가야할텐데...^^*
조금 더 왼쪽으로 앵글을 돌려서.
바위도 멋지고 구름도 예쁘다.
다시 또 포토타임.
대청과 중청을 배경으로.
영배 집사님은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앞 서 가는 식구들은 다시 너덜지대를 오른다.
해리님과 마임가족.
마임가족은 처음 동반 산행이었는데 상당한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조심스럽게 너덜지대를 지나고 있는 식구들.
귀청으로 향하는 등로 주변엔 마가목 열매가 빨갛게 익어 있다.
뭘 보고 놀랬을까?^^
오랜만에 동행하신 영배 집사님도 생각보다 거뜬하게 올라오고 있다.
중산공원에서의 몸만들기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듯.
오늘 후미대장 08님.
후미대장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식구들을 버리고 오는 중.ㅎㅎ
나무들이 열병식을 하는 듯 차렷 자세로 서 있다.
특공대... 얼짱 포즈^^
설악의 위용을 다시 한번 담는다.
오른쪽에 뾰족한 봉우리가 대청에서 이어지는 화채봉이다.
여기도 한무더기의 바위 군상들이 솟아 있다.
멀리 오늘 하산할 장수대 방향 능선이 보인다.
드디어 귀때기청봉.
잘난체 하다가 귀싸대기 맞고 쫓겨난 봉우리라서그런지 특별한 정상석도 없다.
이정표 기둥에 누군가 매직으로 '귀때기청봉'이라고 써 놓았다.
배낭을 풀고 식구들을 기다린다.
햇살 참 따뜻하다.
바람은 시원하고.
단체사진을 찍는다.
14명이 함께 올라왔는데 딱 한 사람이 안 보인다.
사진찍는 것도 귀찮단다. 너무 힘들어서.
또 한사람은 찍사인 나.ㅎㅎ
귀청에서 가야 할 능선을 본다.
앞에 보이는 큰 덩어리 두 개를 넘어야 대승령이다.
멀리 가장 높아 보이는 봉우리는 안산이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두둥실.
아~~~!!! 아름다운 대한민국이다.
귀청을 내려간다. 역시 너덜지대.
귀청에서 만사가 귀찮아서 단체사진 안 찍은 사람... 두 번째^0^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있는 형수님이
스틱을 이용해서 조심스럽게 너덜지대를 내려오고 있다.
귀청을 돌아본다.
지가 제일 높다고 뽐낼 만도 하다.
서북능에서 보면 단연 돋보이니까.ㅎㅎ
아랫쪽으로 또 멋진 그림들이 눈에 들어온다.
느낌상으로는 봄에 산벚꽃들이 막 피어나는 듯한 그림이다.
용감한 도전을 자청한 자랑스런 A코스 주자들.
하늘에서는 구름들이 일렬로 행진을 하고.
귀청을 내려서니 식사할 만한 공간이 나온다.
모두가 모여서 맛있는 점심을 먹는다.
식구들이 많아 식탁이 풍성하다.
식사를 마치고 대승령을 향해 간다.
대승령까지는 나무계단과 너덜지대를 몇 차례 더 지나야 한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와 돌아보니
조금 전에 우리가 올랐던 귀청이 멋진 모습으로 다가선다.
다시 또 포토타임.
산 하나를 축소해 놓은 듯한 풍경.
귀청을 가리키고 있는 백암산님.
배낭에 붙은 리본이 돋보인다^0^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거리가 쉽게 좁혀지질 않는다.
등산 자체가 처음이라는 특공대.
젊어서 그런가...^^*
건너편 가리봉과 주걱봉 위로 예쁜 구름들이 떠 있다.
설악에서 보는 느낌은 지리와는 확실히 다른다.
남성다움이 느껴진다.
귀청을 배경으로 단체사진.
식구들의 얼굴에 슬슬 지친 모습이 나타난다.
등로를 지키고 있는 재미있게 생긴 고사목.
단풍이 들고 있는건지.
요즘 너무 가물어서 단풍도 별로 예쁠 것 같지가 않다.
귀청 위로 흰 구름이 두둥실 떠 가고.
이번엔 또 뭘 보고 놀랬는지...ㅎㅎ
아주 조금씩 거리가 줄어들고 있다.
여기도 조각 전시장.
다시 또 너덜지대를 지난다.
오늘의 마지막 고비 1,408봉.
가리봉, 주걱봉 한번 더 담는다.
이제 너덜지대도 거의 끝이 보인다.
귀청에서 오기도 많이 왔다.
귀청과 흰구름의 조화.
가파른 계단을 거침없이 올라가고 있는 백암산님 내외.
해리님도 열심히 올라오고 계신다.
1408봉이 바로 코 앞.
가파른 계단을 보면서 식구들이 힘이 쭉 빠진다.ㅎㅎ
1408봉을 오르는 가파른 계단.
151개라고 했던가.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ㅎㅎㅎ
보기만해도 힘들어 보인다.
그래도 끝까지 한번에 오르시는 백암산님.
계단이 경사가 가파르고 폭이 좁아서 조심해서 올라야 한다.
마지막 있는 힘을 다 해서.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가파른 계단으로 어렵게 1408봉에 오르고나서 돌아보니
귀청에서부터 지금까지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왼쪽으로 중청과 대청도 살짝 보이고.
이렇게 보니까 정말 귀때기청봉이 자랑할 만한 것 같다^^*
꾸준히 잘 오고 계시는 마임가족 내외분.
앞으로도 종종 동반산행 기대합니다^0^
영배 집사님과 최의영님.
드디어 아크***가 빛을 본 날.ㅎㅎ
사진을 찍는 동안 앞서 간 식구들이 1408봉의 마지막 부분을 오르고 있다.
B코스로 가셨으면 얼마나 후회를 하셨을까... 박8님.
1408봉에 먼저 오른 백암산님 내외.
산행중에는 대장을 앞서 가면 안됩니다.ㅎㅎ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따뜻한 햇살 아래 잠깐 쉬어간다.
형수님이 뭔가를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다.
봇짐장수를 닮은 바위.
등을 기대고 쉬고 있는 모습.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
도대체 수령이 얼마나 될까?
대승령까지 남은 거리 2.8킬로미터.
이곳에서 잠시 또 쉬어 간다.
커다란 주목 아래에서 단체사진을 찍고는 대승령을 향해 간다.
이제부터는 등로가 편안하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둘레길과 같은 그런 길이다.
육산의 느낌으로 발이 아주 편안하다. 푹신하고.
대승령이 이제 코 앞이다.
마지막 힘을 낸다.
이런 곳을 예전에는 어떻게 내려갔었는지... 기억이 없다.
굉장히 가파른 내리막 계단.
조심해서 내려간다.
드디어 대승령.
장수대까지 2.7킬로미터가 남았지만 산행이 끝난 듯한 기분이다^0^
너덜지대와 계단에서 힘들어 하시던 지성 집사님.
그래도 내공이 있으셔서 거뜬하게 선두를 추격해 오셨다.
따뜻한 대승령에서 나머지 식구들을 기다린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모두가 모인다.
대승령에서 B코스로 간 회장님하고 통화를 하기로 했는데
통화권 이탈지역이라 전화가 되질 않는다.
단체사진을 찍고 통화가능지역으로 쏜살같이 내려간다^^*
장수대까지 빨리 내려가면 1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올라오려면 2시간 정도 잡아야 하지만.
앞 서 내려가고 있는 백암산님과 지성 집사님.
목교를 건너고.
피톤치드가 팍팍 쏟아지는 숲속을 지난다.
이런 다리도 있었나?^^
아무리 급해도 설악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다.
설악산 정기를 받기 위해 설악의 시원한 물로 알탕을 한다.
선두의 여유랄까?^^
식구들도 설악산의 맑고 시원한 물로
오늘 하루종일 고생한 발을 닦는다.
산행의 백미. 탁족.
대승폭포까지 와서야 통화가 된다.
앞으로 30분 후에 하산예정이라고 회장님께 보고를 한다.
낙산에서 회를 떠서 가지고 오시겠다고^0^
대승폭포 전망대에서 주걱봉을 담는다.
확실하게 주걱이 보인다. 밥주걱 모양으로 생긴 봉우리.
물이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대승폭포에 그래도 물줄기가 보인다.ㅎㅎ
대한민국의 3대 폭포중 하나라는데 언제나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런지.
여러 차례 왔었지만 아직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
대승폭포 위 암릉.
암릉 군데군데 소나무들의 모습이 의연하다.
역시 포토타임.
수고하셨습니다. 지성 집사님.
장수대 방향은 유난히 소나무들이 많다.
장하십니다. 백암산님 내외분.
오랜만의 등반이었지만 거뜬하게 해 내신 영배 집사님.
한국축구를 이끌어 갈 쌍둥이들의 무궁한 발전을 기대함다.
이제서야 아크***가 아깝지 않은 의영 집사님.
박수를 보냅니다.
어느 덧 산사모의 큰 형님이 되신 해리님.
진정한 챔피언이십니다.
A코스 완주 축하드립니다. 박8님.
교만해서는 안되지만 너무 자신을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함다.
아쉬움을 남기고 설악을 떠나갑니다.
조금 더 늦었으면 낙조를 볼 수도 있었는데.
아쉬움으로 한번 더 돌아 보고.
멋진 소나무 아래서 흔적 하나 더 남기고.
장수대 입구 계곡물에 한번 더 땀을 씻는다.
장수대분소를 배경으로 산행종료 인증 샷.
다소 무리한 산행일정이라 걱정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갈 수 있는 곳이기에 강행을 했는데
함께 한 14명 모두 안전사고없이 무사히 산행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들의 도전은 계속 이어진다...^---^
◆ 산행코스 : 한계령 - 삼거리 - 귀때기청봉 - 대승령 - 장수대.
◆ 산행시간 : 9시간(산행인원 1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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