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쪽두리봉~잉어슬랩~비봉~관봉~진관사(081206)

2008. 12. 7. 17:31등산/북한산

 

올들어 가장 춥다는 토요일.

서울지방의 수은주가 영하 10도까지 떨어지고 체감온도는 그보다 훨씬 낮다는 토요일.

그래도 역시 북한산을 찾았다.

그야말로 겨울산행다운 산행을 해 보고 싶었다. 눈은 없었지만^^*

 

오전에 잠깐 볼일이 있어 11시쯤해서 불광동 용화공원지킴터를 들머리삼아 쪽두리봉을 올랐다.

북한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겨울에 많이 선호하는 코스이다.

코스가 남향을 하고 있어서 햇빛을 아주 따뜻하게 받는 그런 코스이기 때문이다.

눈이 많이 내렸어도 쪽두리봉을 오르는 코스는 거의 녹아있을 정도이다.

 

역시 따뜻한 햇살을 등에 하나 가득 이고서 쪽두리봉을 향해 올라갔다.

시간이 조금 늦었고 날씨가 많이 추워서인지 산님이 눈에 띄게 줄어 보였다.

얼굴에 와 닿는 공기는 무척 차가웠지만 상쾌해서 기분은 아주 좋았다.

 

 

우측의 쪽두리봉을 향해 좌측의 슬랩을 산님들이 오르고 있다.

쪽두리봉을 오르면서 약간의 스릴과 함께 바위를 맛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코스이다.

 

제법 자신이 있는 산님들은 바위 중앙으로 오르고

경사때문에 약간의 두려움을 느끼는 산님들은 좌측 골짜기를 이용해서 오른다. 그래도 초행자는 역시 까다롭다.

 

몇몇 산님들이 경험있는 선등자의 리딩으로 슬랩을 오르고 있다.

확실하게 확보를 해야 하는데 보조자일이 왠지 불안해 보인다. 그래도 모두들 무사히 슬랩을 올라왔다.

 

쪽두리봉을 올라 좌측으로 돌아서 내려갔다.

날씨도 춥고해서 오늘은 무리하지 말기로 마음을 먹었다.

쪽두리봉을 좌측으로 돌아서 향로봉 방향으로 가는 코스는 초행자들을 위해 안전난간을 설치해 놓기는 하였지만

겨우내 해가 들지 않는 곳이라서 눈이 오고 나면 항상 얼어있는 곳이다.

따라서 안전하게 우회한다고 하는 코스가 어찌보면 더 힘들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향로봉을 향하면서 쪽두리봉을 뒤돌아 보았다.

정상 위에 산님 한분이 외롭게 서 있다.

단체로 온 산님들이 저곳을 내려오는 모습을 보면 흡사 독수리들이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듯한 느낌을 주곤 한다.

 

쪽두리봉을 지나 향로봉 방향으로 향하다가

오늘은 잉어슬랩을 올라가볼까 하는 생각으로 향로봉으로 올라가지 않고 탕춘대 방향으로 향했다.

쪽두리봉을 넘어와서 탕춘대 방향으로 가는 코스 역시 내가 북한산에서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등산로이다.

어떻게 저렇게 예쁜 길이 산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늘................^^*

 

탕춘대 방향으로 향하는 산님들.

언제나 호젓한 코스였는데 단체 산행객들이 있어 조금 시끄러웠다.

 

내가 북한산에서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는 등산로.

산허리를 잘라 돌아가는 등산로가, 저곳을 돌아가면 뭔가 그립고, 반가운 그 무엇인가가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해 준다.

 

탕춘대 방향에서 올려다 본 향로봉.

향로봉은 등반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좌측의 향로봉 옆으로 비봉과 비봉 남릉의 모습.

고압선을 위해 세워 놓은 철탑이 군데군데 있어 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해친다.

 

중앙에 남산 타워의 모습이 보인다.

 

탕춘대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다가 좌측 포금정사 방향으로 향한다.

이 코스는 비봉으로 올라가는 코스인데 잉어슬랩을 오르기 위해서는 비봉까지 가기 전에 우측으로 빠져야 한다.

잉어슬랩을 오르기위해 몇 차례 다녀 본 코스인데도 항상 길을 놓쳤었다.

오늘은 제대로 찾아가야지 생각하고는 비봉과 잉어슬랩을 향해서 나아갔다.

나뭇잎들이 다 떨어져서 시야에 잉어슬랩이 보여 편안하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오늘도 역시 알바를 하였다.^^*

기억력이 나빠서인지 아니면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오늘도 20분 정도를 헤매다가 억지로 잉어슬랩의 초입을 찾아서 올라갈 수 있었다.ㅎㅎㅎ

 

알바를 하다가 만난 겨울나무.

내년을 기약하며 굳게 다문 봉우리들이 추운 겨울을 무사히 나기를.......

 

잉어슬랩을 찾아가는 계곡에 엊그제 추운 날씨로 얼음이 얼어 있다.

 

지난 주에는 비봉에서 잉어바위 옆으로 비봉 남릉으로 하산하였었는데

오늘은 그 잉어바위를 정면에서 치고 올라가는 것이다.

잉어슬랩은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지만 슬랩의 길이가 상당히 길고 중간중간에 경사가 조금 심한 곳도 있다.

그렇지만 주변에 확실한 홀더들이 있어서 릿지화만 신고 있다면 어려움 없이 올라 갈 수 있다.

 

맨 위에 둥근 바위가 잉어바위이다. 바로 턱밑에서 본 모습.

 

잉어바위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입석대^^*

 

잉어슬랩을 이용해 잉어바위를 오른후 비봉 굴통릿지 코스 입구에 있는 빈자리바위에서 점심을 먹었다.

빈자리바위라는 이름은 어는 산님이 붙여 놓은 이름으로 사람 5명 정도가 둘러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그런 바위이다.

식사를 하고는 굴통릿지를 이용해서 비봉엘 올랐다.

 

컵라면 하나, 커피 한잔, 식수 한통............. 오늘 식량이다.

 

우측에서 본 잉어바위.

잉어바위 위에 올라가면 용왕님 의자와 산신령 바둑판이 있다.^^*

 

굴통릿지로 비봉을 오르는 산님들.

 

비봉 정산의 진흥왕 순수비(모형).

 

잉어바위, 로보트바위로 이어지는 비봉 남릉.

잉어 머리위에 산님들이 올라가 있다.

 

시내쪽 모습.

햇살에 한강은 빛나고.

추워서 난방을 하느라 하얀 연기들이 눈에 띈다.

 

넙적하게 보이는 바위가 거북바위, 작은 노적봉, 웨딩바위 등으로 불리는 바위이다.

잠시 후에 그곳으로 내려간다.

오늘 산행의 목적은 웨딩바위 공부다.ㅎㅎㅎ 

 

비봉의 코뿔소 바위 너머로 멀리 북한산의 주봉들과

가까이 응봉능선........ 그리고 사모바위가 보인다. 

 

비봉과 잉어바위........... 웨딩바위에서.

 

산 전체가 오늘은 추워 보였다.ㅎㅎ

 

나월봉, 나한봉, 715봉, 문수봉, 보현봉으로 이어지는 스카이라인.

암만 봐도 실증나지 않는 모습이다.

 

사모바위 라인(주능선).

 

비봉......... 그리고 나무들의 합창!!!

 

비봉을 내려와서 향로봉 방향으로 오다 보면 중간에 있는 바위가 관봉이다.

그곳에서 향로봉 방향으로 직진하지 말고 바로 우측으로 내려서면 웨딩바위 방향으로 갈 수 있다.

가파른 등산로를 내려와 한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길을 5분쯤 걸어서 웨딩바위 위에 도착하였다. 

가까이서 보니까 멀리서 보던 것 하고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슬랩도 굉장히 길어 보이고 가파라 보였다.

원래 처음 바위를 익히기 위해서는 올라오는 것을 먼저 해 보는 것이 순서인데

오늘은 어쩌다 보니까 내려가는 것을 해 보게 되었다.

경사와 길이에 약간 주눅이 들었지만 그래도 조심해서 아래로 내려가 보았다.

 

웨딩바위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웨딩바위라는 이름은,

경험이 있는 선등자와 초행자가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걸어야 하는 곳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사진 중앙에 한손을 번쩍 치켜 들고 서 있는 그림자가 바로 내 모습^^*

 

바위는 그리 미끄럽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고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조심조심 조금씩 아래로 내려갔다.

인터넷에서 나름대로 공부한대로 코스를 기억해 가면서 내려갔다.

그런대로 내려갈만 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니나 다를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코스가 나타났다.

역시 바위는 섣불리 자신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는

내려온 길을 되짚어 웨딩바위 정상으로 다시 올라갔다.

 

우측으로 돌아서 내려오다가 올라가는 초입으로 가 보았다.

역시 되짚어 올라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리해서 내려왔다면 낭패를 당할 뻔 하였다.ㅎㅎㅎ

다음에 올라가는 연습부터 해야겠다.

 

웨딩바위 올라가는 부분.

우측 나무가 있는 곳까지 내려왔었다.

아래에서 보니까 나무쪽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다음에 좀 더 공부해서 올라가봐야겠다.^^* 

아무래도 오늘은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랬나보다.ㅎㅎ

 

아쉬움을 안은체 하산하였다.

진관사 방향으로 내려오는데 바위들이 많이 미끄러웠다.

다른 곳과는 달리 사람이 많이 다녀서인지, 아니면 물이 많이 흘러서인지 등산로 곳곳에 있는 바위들이 무척 미끄러웠다.

거기다가 낙엽까지 덮혀있어서 매우 위험하였다.

 

진관사 계곡도 아주 한산한 모습이었다.

여름이면 더위를 피해 계곡을 찾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인데.... 

 

내려오다간 만난 바위.

어는 산님 블로그에서 본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레고바위라고 한단다.^^*

 

진관사. 

 

날이 많이 차가워서 겨울산행다운 산행을 하였다.

눈이 없어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하얀 눈이 덮힌 북한산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 산행코스 : 용화공원지킴터 - 쪽두리봉 - 탕춘대갈림길 - 포금정사 - 잉어슬랩 - 비봉 - 관봉 - 웨딩바위 - 진관사.

 

◆ 산행시간 : 4시간 20분(단독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