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쇠귀신영복(22)
-
[스크랩] `쇠귀` 신영복 서화 에세이-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신영복(申榮福)은 아버지가 교장으로 근무했던 경상남도 의령의 간이학교 사택에서 태어나서 자랐다. 이후 아버지의 고향인 밀양 등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부산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재학 중 독서 서클을 만들어 활동했..
2017.09.04 -
토요일 오후 종이 타는 냄새.
어느 화창한 토요일 오후쯤 마침 밀린 일도 끝나고 지킬 약속도 없는 담배 한 개피 정도의 여가가 나면, 저는 곧잘 그동안 어지러워진 책상 서랍을 쏟아놓고 웬만한 것이면 죄 마당에 내다 태우곤 하였습니다. 도회지 일우에서 종이를 태우는 냄새, 이것은 비록 낙엽에다 견줄 수..
2007.07.02 -
입장의 동일함.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한 법입니다.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적 연대(連帶)가, 실천적 연대보다는 입장의 동일함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입니다. - 신영복의 <감옥..
2007.06.29 -
남을 돕는다는 것.
사람은 스스로를 도울 수 있을 뿐이며, 남을 돕는다는 것은 그 '스스로 돕는 일'을 도울 수 있음에 불과한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가르친다는 것은 다만 희망을 말하는 것이다' 라는 루이 아라공의 싯귀를 좋아합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함께 걸어가는 ..
2007.06.29 -
함께 살아간다는 것.
한 그루의 나무가 되라고 한다면 나는 산봉우리의 낙락장송보다 수많은 나무들이 합창하는 숲속에 서고 싶습니다. 한 알의 물방울이 되라고 한다면 저는 단연 바다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지막한 동네에서 비슷한 말투, 비슷한 욕심, 비슷한 얼굴을 가지고 싶..
2007.06.28 -
슬픔과 기쁨의 크기
큰 슬픔이 인내되고 극복되기 위해서 반드시 동일한 크기의 기쁨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작은 기쁨 하나로 하여 엄청난 슬픔을 견디게 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작은 기쁨의 소중함을 깨닫고 작은 기쁨의 그 위대한 증폭을 신뢰하는 일입니다.
2007.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