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을 다녀와서.....

2008. 1. 30. 11:40자유게시판/일상에서...

 

지난 월요일 친한 친구 모친께서 세상을 떠나셔서 어제 친구들과 함께 문상을 하고,

오늘 아침에 유가족들과 함께 벽제에 있는 서울시설공단 장묘문화센터(옛날 벽제 화장터)에 다녀왔습니다.

 

10시에 화장이 예약되어져서 9시쯤 도착했는데 벌써부터 많은 장례차량과 인파로 센터는 북적대고 있었습니다.

화장 접수와 수납을 하고는 조금 기다리다가 유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신을 담은 관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노로로 옮기어졌습니다.

동시에 여러 건의 화장이 진행되는 관계로 주변에서 장례의식의 차이에 따른 여러가지 소리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간장이 끊어지듯이 애통하는 소리와 차마 입 밖으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억지로 참으면서 흐느끼는 소리,

언젠가 우리도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서 다시 만나겠다는 찬송가 소리 등등.......

 

제가 참여한 장례에서는 동생을 먼저 보내는 언니의 슬픈 모습이 특별히 눈에 띄었습니다.

조카들때문에 차마 소리내어 울지 못하고 울음을 씹어 삼키면서 슬퍼하시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세상에서의 고된 삶을 내려놓고 영원히 평안한 안식을 취할 것을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먼저 뒤돌아 나왔습니다.

 

돌아오는데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 올랐습니다.

가끔씩 얘기하고, 또 느끼면서 사는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잊고 사는 그런 것들이.....

죽게 되면 아무 것도 아닌 삶을 위해서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하는 그런 생각들이.....

살아있는 동안 이 땅에서 어떤 모습들로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죽어서 화장한 이후에는 모두가 한 줌의 재로 자그마한 함에 담겨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물론, 일상으로 돌아와 또 생활하다 보면 이런 마음들이 금방 또 사라지겠지만

나이 들어감에 대한 소회라고나 할까.......... 뭐 그런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제게도 칠십이 넘은 노모가 계신데다가 친한 친구의 모친 장례라서 더욱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그런 죽음 앞에서 말이죠.

 

마음이 착잡합니다.

고인과 유가족들의 평안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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