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2. 18:51ㆍ등산/북한산
직장 동료들과 함께 오랫만에 북한산 의상능선을 올랐습니다.
겨울이 되면 항상 눈이 얼어 있어 등산하기가 까다로운 코스라서 눈이 쌓이기 전에 한번 다녀왔습니다.
늘 북한산행을 할 때와 같이 구파발역 1번 출구앞 버스정류장에서 8시 30분에 만나서는 북한산성 탐방지원센터로 들머리를 삼았습니다.
날씨가 쌀쌀하고 바람이 좀 불어서인지 북한산을 찾은 산님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산성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오르다가 우측으로 붙었습니다. 입구에 의상봉 이정표가 있습니다.
의상능선은 처음이 가장 힘든 곳입니다.
북한산의 어느 코스나 다 비슷하지만 워밍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에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야 하기때문에 첫번째 봉우리를 오르는 것이 가장 힘이 듭니다.
우리 일행도 그랬습니다. 더구나 일반적인 코스로 오르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릿지를 겸해서 오르느라 더욱 힘이 들었습니다.
▼ 쌍토끼 바위에서.
▼ 의상봉 직전 슬랩.
힘들게 의상봉을 오른 우리 일행은 잠시 쉬었다가 용출봉을 향했습니다.
얼마 전에 내린 눈은 모두 녹았지만 산은 이제 완연한 겨울산이었습니다.
침엽수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나무들이 잎들을 떨구고 자신이 지니고 있는 물을 모두 뿌리로 내리고는 겨울채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용출봉도 안전난간이 설치되어 있는 코스로 오르지 않고 우측으로 돌아서 온 몸으로 올랐습니다.^^*
▼ 용출봉을 오르고 있습니다.^^*
이제 의상능선중 세번째 봉우리인 용혈봉을 오를 차례입니다. 용혈봉은 지난번 벼락사고로 여러 명의 목숨을 앗아간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용혈봉을 오를때마다 그 때의 사고소식이 생각이 나곤 합니다.
용혈봉을 지나 증취봉으로 향했습니다.
의상능선을 등반하는 재미는 문수봉까지 8개의 봉우리를 계속해서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적당한 스릴을 느끼는 것입니다.
▼ 용혈봉에서 증취봉으로 가는중 간단하게 바위를 내려가는 연습을 해 봅니다.^^*
증취봉은 항상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오르다가 좌측으로 빠져서 증취봉 허리를 잘라 돌아가는 코스를 택합니다.
정상으로 오르는 것이 그냥 밋밋한 반면에 허리를 잘라 돌아가는 코스는 레이백으로 하강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바위 코스가 있습니다.
이런 재미로 증취봉을 오를 때는 항상 좌측으로 돌아 오르는 코스를 택합니다.
▼ 증취봉 하단에서 레이백으로 내려가는 연습을 합니다.
증취봉을 지나서 나월봉을 오르는 코스는 또 한번의 숨가쁨을 느끼게 하는 곳입니다.
증취봉까지 네개의 봉우리를 지나면서 나름대로 지쳐있는 우리 일행은 다시 한번 호흡을 가다듬고서 나월봉을 올라치기 시작합니다.
이런 오르막은 단숨에 올라야 힘이 덜 드는 곳입니다. 힘이 들다고 중간에서 쉬었다가는 더욱 오르기가 힘이 듭니다.
▼ 나월봉 정상에서.
이제 의상능선의 끝자락이 보입니다.
나월봉 정상에서 바로 코앞에 보이는 나한봉과 715봉을 봅니다.
나한봉 역시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좌측으로 그냥 우회하는 곳입니다.
정상까지 약 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코스인데 워낙 보잘것 없는 곳이라서 그냥 좌측으로 빠지곤 합니다.
물론, 정상을 꼭 밟아야만 한다면 반드시 올랐다가 내려가야지요.ㅎㅎㅎ
나한봉을 우회한 우리 일행은 이제 715봉을 오릅니다.
특별한 이름이 없는 715봉은 높이가 715미터라서 그렇게 불리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하산코스를 잡으면 산성탐방안내센터로 내려갈 수가 있고 우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문수봉으로 해서 대남문 등으로 갈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문수봉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문수봉직전 청수동암문에서는 우측 비봉방향으로부터 힘들게 올라오는 산님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문수봉 직벽을 피해서 청수동암문으로 올라오고 있는데 청수동암문을 오르는 500여개에 이르는 계단 또한 만만한 코스는 아닙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을 한바가지 쏟아야만 올라올 수 있는 그런 곳이지요.^^*
청수동암문에서 문수봉 북측면으로 향했습니다.
언제인가부터 가느다란 줄이 매여져 있어서 손쉽게 올라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곳을 이용해서 문수봉 정상엘 올랐습니다.
▼ 보조자일을 이용해서 문수봉 북측을 오르고 있습니다.
▼ 문수봉 정상에서.
문수봉에 올라서면 조망이 아주 좋습니다.
우측으로는 불광동 방향으로 비봉, 사모바위, 향로봉 등이 보이고 바로 앞으로는 보현봉을 볼 수 있으며,
좌측으로는 동장대를 지나 산성 주능선과 북한산의 주봉인 백운대와 만경대, 인수봉, 노적봉 등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문수봉 바로 아래에서 조금 늦은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겨울에는 역시 컵라면이 최고이지요. 각자 컵라면 하나와 김밥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어서 식사를 하는중에 한기를 느꼈습니다.
식사를 마친 우리 일행은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는 비봉 방향으로 하산코스를 잡았습니다.
문수봉 직벽으로 내려선 우리 일행은 통천문과 승가봉을 지나 사모바위로 향했습니다.
사모바위 주변은 늘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었지만 오늘은 무척 한산한 느낌이었습니다. 역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통천문에서.
▼ 승가봉에서 - 좌측에 비봉, 우측에 사모바위가 보인다.
사모바위를 지나 비봉을 향했습니다.
비봉은 향로봉쪽에서 오는 사람들이 주로 사모바위 방향으로 넘어오는 곳인데 우리 일행은 오늘 코스를 반대로 잡았습니다.
약간의 고도감을 느낄 수 있는 코스이지만 확실한 홀더가 있기때문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누구나 쉽게 오르고 내릴 수 있는 그런 코스입니다.
비봉도 오늘은 무척 한산했습니다.
▼ 비봉 - 진흥왕 순수비(모형) 앞에서.
무사히 비봉을 넘어서는 이제 향로봉으로 향했습니다.
향로봉은 전구간을 릿지하기에는 무척 어렵고 힘든 곳입니다.
예전에 몇 차례 전구간을 릿지한 경험이 있는 저는 언제부터인가 향로봉은 중간부분에서 좌측으로 빠지는 코스를 택하고 있습니다.
산행을 한번 하고 말 것도 아닌데 굳이 위험한 곳은 피하자는 생각때문입니다.
오늘도 향로봉은 맛뵈기만 하였습니다.
▼ 향로봉 능선에서.
향로봉까지 무사히 산행을 마쳤습니다. 이제 쪽두리봉 하나를 남겨 놓았습니다.
지금까지 6시간 정도의 산행으로 모두가 조금씩 지쳐 있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봉우리인 쪽두리봉까지 남은 힘을 모아서 끝까지 완등하기로 하고는 쪽두리봉으로 향했습니다.
멀리서 쪽두리봉을 내려오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도 저 사람들이 내려오는 곳으로 올라간다고 했더니 저길 어떻게 오를까 걱정하는 기색이었습니다.^^*
다 올라갈 수 있도록 해 놓았으니 염려하지 말라고 일행들을 독려해서는 쪽두리봉 앞에 다다랐습니다.
멀리서 볼 때와는 달리 봉우리 앞까지 와서 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체력이 이제 거의 바닥이 난 상태라서 끝까지 긴장하면서 올랐습니다.
▼ 쪽두리봉 정상에서.
▼ 저기 아래서부터 올라왔습니다.
이제 쪽두리봉에서 무사히 내려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쪽두리봉 자체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쪽두리봉을 지나면 30미터 정도에 이르는 슬랩이 있습니다.
오늘 처음 그곳을 내려가는 동료들을 데리고 조심스럽게 슬랩으로 접근했습니다.
경사가 제법 심한 곳이기는 하지만 바위가 느낌이 좋은 곳입니다. 오늘도 발밑으로 느껴지는 바위 느낌이 괜찮았습니다.
따라서 내려오도록 하고는 앞서서 내려갔습니다.
의상능선을 지나 쪽두리봉까지 모두 12개의 봉우리를 지나면서 조금씩 경험한 릿지때문인지 모두들 겁먹지 않고 조심스럽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 쪽두리봉을 지나 30미터 슬랩을 내려오고 있습니다.
슬랩을 다 내려와서는 가지고 온 음식중 남은 것을 가지고 오늘의 산행을 기념하는 조촐한 축하연(?)을 열었습니다.
장거리 산행이라 많이 힘들었을텐데 아무 사고없이 무사하게 산행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 산행코스 : 산성탐방지원센터 - 의상봉 - 용출봉 - 용혈봉 - 증취봉 - 나월봉 - 나한봉 - 715봉 - 문수봉 - 승가봉 - 비봉 - 향로봉 - 쪽두리봉 - 불광동 용화탐방안내소
◆ 소요시간 : 7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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