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종주(솔고개~불광동독박골071208)

2007. 12. 9. 16:21등산/북한산

 

지난 목요일 저녁에 내린 눈을 구경하기 위해 오늘은 인적이 뜸한 곳으로 등산코스를 잡았다.

솔고개에서 시작하는 상장능선을 타고 오르기로 생각하고 일찍 집을 나섰다.

솔고개코스는 한적하고 조용한 코스로서 북한산의 북동쪽 끝줄기에 해당하는 코스이다.

상장능선이라 불리는 이곳은 좌우로 펼쳐지는 전망이 너무 멋있어서 전망대 능선이라고도 한다.

 

역시 상장능선은 처음 폐타이어 봉우리까지 오르는 20분 정도가 가장 힘이 드는 곳이다.

혼자서 열심히 폐타이어봉에 오르니까 10여명의 산님들이 보인다.

동호회에서 함께 오신 분들 같은데 폐타이어봉을 오르느라 가쁜 숨을 고르고 계셨다.

 

한모금 물로 목을 축이고는 바로 상장1봉을 향했다.

단체로 오신 분들을 앞에 놓고 가면 답답하기 때문에 미리 서둘러서 자리를 떴다.

 

▼ 상장1봉.

 

눈이 살짝 덮혀있는 상장1봉을 왼쪽에 두고 우측으로 돌아서 바위 측면을 이용해서 1, 2, 3봉을 한번에 지났다.

3봉 내리막코스가 눈이 살짝 덮혀있어서 무척 까다로웠다.

겨울철에는 보조자일을 묶어두는 곳인데 아직까지 보조자일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아래로 내려서는데 바위 뒤에서 혼자 올라오신 산님이 반대방향으로 올라오시다가 미끄러진 모양이다.

다치진 않았지만 서로 조심해서 산행할 것을 당부하고는 헤어졌다.

 

▼ 상장1봉에 남긴 족적^0^

 

3봉을 지나 좌측으로 도봉산의 오봉과 자운봉 등이 보이는 곳에 이르자 뒷쪽에서 올라오신 산님이 도봉산 산행코스에 대해서 여쭈신다.

송추쪽에서 올라가시는 코스를 설명드리다가 우연치않게 동반산행을 하게 되었다.

학교에 계시는 선생님이라고 하시는데 등산을 하신 지가 꽤 오래 되신 분이었다.

상장능선은 원래 좀 길어서 지루한 코스인데 동반자가 생겨서 이런저런 산 얘길하면서 등반한 덕에 어느덧 영봉에 도착하였다.

 

▼ 영봉에서 눈덮인 인수봉을 배경삼아.

 

영봉에서 바라보는 인수봉은 역시 멋있었다.

거기다가 하얀 눈이 살짝 덮혀 있어서 더욱 멋있게 보였다.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 우이동에서 올라오는 하루재에 도착하니 칼바람이 불었다.

이곳은 겨우내 해가 들지 않는 곳이라서 칼바람과 얼음이 얼어있는 곳이다.

인수대피소에서 준비해간 컵라면과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는 백운산장을 거쳐 위문으로 향했다.

이 코스는 정말로 오랫만에 오르는 코스였다.

예전에 우이동쪽에 살때에는 자주 올랐던 코스였는데 일산으로 이사오고나서부터는 왠만해서는 오르지 않았던 코스이다.

백운대를 오르는 코스가 여럿 있는데 백운산장으로 오르는 코스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코스로서 안전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많이 지체가 되는 곳이다.

오늘은 그래도 등반객들이 적은 편이었다.

 

인수대피소에서부터 가파른 오르막을 15분정도 올라 위문에 도착하였다.

우측의 백운대를 한번 둘러보고는 산성주능선으로 방향을 잡았다.

 

▼ 위문에서 바라본 스타바위(만경대 초입부분).

 

동반산행하게 된 선생님께서는 의상능선으로 하산하신다고 하시고 나는 계획이 불광동 쪽두리봉으로 하산하려고 했기때문에 일단은 대남문까지는 함께 가기로 하였다.

서로 가는 코스는 달랐지만, 두 코스 모두 북한산을 종주하는 코스에 해당되는 코스이다.

산성주능선중 위문에서 노적봉 앞 쉼터까지는 눈이 제법 쌓이고 얼어있어서 속도가 붙질 않았다.

 

노적봉 쉼터에서 커피를 마시고는 속도를 내서 걷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종주를 하려면 조금 서둘러야 할 것 같았다.

대동문에서부터는 산성주능선을 이용하지 않고 우측 우회로로 산등성이를 트래바스해서 대남문으로 향했다.

이 우회코스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코스였는데 이곳도 마찬가지로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 등산로가 확연하게 드러나 있었다.

 

대남문에서 잠깐 숨을 돌리고는 청수동암문으로 향했다.

청수동암문에서 동반한 산님과 헤어졌다.

나는 비봉방향으로 향했고 동반하신 산님은 나한봉 방향으로 향했다.

 

▼ 청수동암문 주변 나무들.

 

청수동암문에서 내려오는 길이 눈으로 무척 미끄러웠다.

올라오는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를 들으면서 준비해간 아이젠을 착용하고는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통천문을 지나는데도 사람들로 적체가 심했다.

역시 눈으로 인해 등산로가 미끄러운데다가 미처 아이젠을 준비하지 못한 산님들때문에 많이 적체가 되는 것 같았다.

 

통천문을 지나고 승가봉을 지나고 사모바위를 지나 비봉에 도착하였다.

오늘은 등산로 사정때문인지 비봉에 오른 사람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나도 안전하게 우회를 하였다.

 

비봉을 지나면서 향로봉쪽을 바라보니 몇몇 산님들이 넘어오고 있었다.

나도 조심스럽게 향로봉으로 접근하였다.

 

▼ 살짝 눈이 덮혀있는 향로봉.

 

조심스럽게 향로봉을 내려오니까 여기서부터는 눈도 다 녹아있어 길이 좀 질척거렸다.

높이차이때문에 아래쪽은 이미 다 녹고 500m 이상 고지만 눈이 그대로 있는것 같았다.

 

이제 저 멀리 보이는 쪽두리봉을 바라보면서 걸음을 재촉했다.

쪽두리봉을 지나면 그야말로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생각해오던 북한산 종주를 하는 것이다.

쪽두리봉을 바라보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쪽두리봉은 반대쪽이 해가 들지 않기때문에 제법 많은 눈이 쌓여 있었다.

오늘은 감히 오를 엄두를 내지 않고 미리부터 좌측으로 우회하였다.

 

▼ 쪽두리봉(수리봉)

 

쪽두리봉을 우회해서 용화탐방안내소로 내려오면서 오늘 산행을 마쳤다.

 

◆ 산행코스 : 솔고개 - 상장능선 - 영봉 - 하루재 - 인수대피소 - 위문 - 산성주능선 - 대남문 - 청수동암문 - 비봉 - 향로봉 - 쪽두리봉 - 용화탐방안내소

◆ 소요시간 : 7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