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28. 21:27ㆍ등산/북한산
▲ 푸근한 느낌의 백운대.
북한산의 막바지 단풍을 즐기러 갑니다.
산방식구들은 오늘 설악으로 단풍놀이를 갔습니다.
오늘도 혼자서 산행을 합니다.
지난 주말과 같이 우이동에서 시작합니다.
익숙한 그림이 보입니다.
일산으로 가기 전에는 이쪽 동네에서 살았었습니다.
백운천을 따라 들머리로 이동합니다.
용개울이라는 곳입니다.
초등학교 다닐 때 동네 친구들과 함께 수영하러 놀러 왔던 곳이지요.
그때는 무척 넓었었는데... 오늘 보니까 자그마하네요.
창동에서부터 여기까지 걸어와서 신나게 놀다가
거지꼴이 다돼서 집으로 돌아가곤 했었습니다.
직진해서 백운대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가면
도선사 주차장을 지나 하루재로 올라가는 코스입니다.
저는 오늘 좌틀해서 소귀천계곡을 따라 대동문으로 올라가려고 합니다(09:37).
이정목에 소귀천계곡을 소의 귀, 牛耳川계곡이라고 표시해 놓았네요.
선운각을 지납니다.
좌틀하면서 대동문으로의 본격적인 등로가 시작됩니다.
멀리 백운대와 인수가 보여서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요건 만경대.
소귀천으로 들어서자마자 기대했던 단풍이 반겨줍니다.
소귀천지킴터를 지납니다.
등로가 아주 호젓합니다.
한문이 병기되어 있었으면 좋으련만...
소귀천코스는 아내와 연애시절에 가끔 찾았던 코스입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고운 단풍이 보입니다.
용천수(龍泉水) 약수터에서 물 한 바가지 마시고 갑니다.
초입보다 훨씬 멋진 단풍들이 보입니다.
단풍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온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거 같습니다.
올라갈수록 더욱 멋진 단풍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가는 산객들도 단풍을 기대하고 오신 모양입니다.
'소귀산악회수락지처'라고 쓰여 있습니다.
뒤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상락아정(常樂我淨).
포털 검색하니까 열반의 네 가지 덕이라고 나오네요.
영원하며, 즐거우며, 능동적으로 自在하며, 번뇌의 더러움이 없는 청정한 덕이랍니다.
본의 아니게 모델이 되어주신 산객 두 분.
햇빛이 조금 아쉽네요.
바위에 음각으로 또 뭐라고 쓰여 있습니다.
여기에 용담수 약수터가 있네요. 龍潭水.
과일의 색이 변하는 것을 갈변이라 하고
나뭇잎의 색이 변하는 것은 단풍이라고 하지요.
같은 색의 변화인데 갈변은 보기 흉하고 단풍은 이처럼 아름답네요.
인생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갈변이 아니라 단풍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여기 이정목에는 소귀천이 素貴川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저는 사실 巢歸로 생각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우이동이라는 지명으로 봐서는 소의 귀, 牛耳川이 맞을 거 같네요.
군계일학으로 화려해 보이지만 혼자 너무 폼 잡고 있어서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어우러져 있을 때,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지요.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사물들과도 말이죠.
바닥에도 단풍이 가득합니다.
북한산의 단풍도 이번 주말이 마지막일 듯하네요.
이 녀석은 노랗게 물들어 있네요.
키 큰 나무들 사이로 멀리 도봉이 보입니다.
진달래능선으로 갈라지는 곳과 만나게 됩니다.
오늘 진달래능선으로 갈까 생각도 했었지만
단풍을 즐기려면 아무래도 능선보다는 계곡이 더 나을 거 같아 이리로 올라왔습니다.
진달래능선은 조망이 좋은 곳이지요.
조금 더 올라오면 북한산 3대 폭포 중 하나인 구천폭포가 있는
아카데미하우스 방향으로 갈라지는 등로와 만나게 됩니다.
대동문이 새롭게 단장을 하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10:42).
공사하느라 쳐놓았던 가림막을 철거하고 있었습니다.
우틀해서 백운대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대동문에서 성벽을 따라 시단봉으로 올라갑니다.
억새가 만개했네요.
시단봉.
강북구에서 해맞이 행사 등을 하는 곳입니다.
성벽에 올라서면 이런 그림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동장대 오름길에 반가운 식구들을 만났습니다.
정말 타이밍이 기가 막혔습니다.
1분 차이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딱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북한산대피소 방향에서 올 경우, 보통은 동장대를 우회하게 되는데
오늘은 저와 만나려고 정면돌파를 하신 모양입니다.
인사를 나누고 서로들 진행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동장대 억새도 화사하네요.
용암문 직전 일출봉에서 의상능선과 만경대를 바라보며 식사를 하고 갑니다(11:13).
일출봉에서는 이런 그림을 볼 수 있죠.
백운대... 단풍은 이제 끝났습니다.
백운봉암문에서 백운대를 바라봅니다(12:02).
오늘도 많은 산꾼들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백운대를 패스하고 눈으로만 즐깁니다.
고깔모자 인수.
날씨가 좋아 많이들 붙었습니다.
백운대와 인수.
만경대.
족두리바위.
백운대를 한번 더 담고.
인수를 감상하며 올라갑니다.
독수리와도 오랜만에 눈맞춤하고요.
도봉과 사패.
장군봉.
백운대.
브이계곡을 넘어와 숨은벽능선을 타고 내려갑니다.
오늘따라 올라오는 산꾼들이 어마어마합니다.
다들 단풍을 기대하고 온 거 같은데... 조금 늦었습니다.
올해는 파랑새를 만나지 못했네요.
밤골은 단풍이 별로네요.
전망대바위에서.
밤골공원지킴터로 내려갑니다(13:46).
총각폭포에서 탁족을 하고...
산행을 마칩니다(14:30).
북한산의 마지막 가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소귀천계곡...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벌써 10월이 가네요.
◆ 산행코스 : 우이동 선운각 - 소귀천계곡 - 대동문 - 시단봉 - 일출봉 - 용암문 - 백운봉암문
- 잠수함바위 상단 - 브이계곡 - 숨은벽능선 - 밤골지킴터(10.7km).
◆ 산행시간 : 4시간 53분(단독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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