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음정~연하천대피소~반야봉~피아골삼거리~직전마을(160910).

2016. 9. 11. 16:56등산/지리산

  ▲ 그리움... 반야봉에서 천왕봉을 바라보시는 큰형님.



  금요일(9일) 퇴근후 배낭을 챙겨 지리산행 심야버스에 몸을 싣습니다.

  일년에 한두번쯤 갔었던 지리산을 올해는 벌써 여섯번째 가네요.

  뭔가에 홀린게 분명합니다~~ㅎㅎㅎ


  함께하는 식구들을 동서울터미널에서 만나 지리산으로 갑니다.

  큰형님과 무공누님, 그리고 뭉치님과 나무유진님.

  저까지 모두 다섯명이서 함께 갑니다.


  밤 새 달려온 버스는 토욜(10일) 새벽 3시 40분경

  백무동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예약해 놓은 택시를 타고 음정으로 이동합니다.

  음정마을 코스는 무박산행으로는 좀처럼 가지않는 그런 코스입니다.


  택시는 임도를 따라 한참을 올라가더니 차단기가 있는 곳에 우리를 내려줍니다.

  장비를 점검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03:57).



  택시가 한참을 올려다줘서 1킬로미터 이상은 접고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10분이 조금 지났는데 벌써 1.8킬로미터를 왔습니다.



  음정마을에서 벽소령대피소까지 이런 등로가 이어집니다.

  쏟아지는 별무리를 바라보며 연하천 삼거리로 올라갑니다.

  지리산 새벽공기가 아주 상쾌합니다.



  잘 닦여진 작전도로를 따라 여기까지 왔지만

  사실은 험난한 산허리를 잘라 만든 도로입니다.

  그러니까 여긴 깊은 산골짜기인 셈이지요(04:49).



  이정표에서 우린 연하천대피소 방향으로 갑니다.

  물 한모금 마시고 쉬어 갑니다.

  편안한 등로가 끝나자마자 바로 가파른 된비알을 올라야 합니다.



  연하천삼거리에서 삼각고지를 향해 오르는 약 1킬로미터가 무척 가파른 된비알입니다.

  돌계단을 잘 만들어 놓기는 했는데 보폭과 잘 맞지 않았습니다.

  굵은 땀을 흘리며 된비알을 오릅니다.



  그렇게 힘들게 오르고 나면 조릿대 사이로 편안한 등로가 나타납니다.

  연하천대피소까지 그런 된비알이었다면... 무척이나 힘들었을 겁니다.



  이곳에서 지리산 주능선과 만납니다(05:50).

  어제부터 지리산 종주중인 아가씨 3인방을 만났는데...

  뭣 모르고 시작해서 쌩고생중이라고...ㅎㅎ

  어제 성삼재에서 연하천까지 오는데 죽을 뻔 했다면서

  오늘 장터목까지 가서 하루 더 자는데 잘 갈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고...

  그냥 내려갈까 한다고...ㅎㅎ

  꼭 종주하시라고 얘기하고는 우린 연하천대피소로 갑니다.



  오늘 오른 코스를 다음 번에 또 한번 올라야 합니다.

  그 때는 여기서 벽소령대피소 방향으로 가서 세석을 거쳐 거림으로 하산할까 합니다.



  오늘 구례쪽 일출시간은 6시 9분입니다.

  하늘이 환해지면서 여명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연하천대피소(06:08).

  어제 1박한 산객들이 아침식사 준비로 분주합니다.




  우리도 이곳에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역시 쉐프는 큰형님!!!



  식사준비를 하는동안 나무사이로 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비록 장엄한 그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출을 보게 되네요.



  식사를 마치고 깔끔하게 단장한 연하천대피소를 둘러 봅니다.


  얼마 전에 작고하신 신영복 선생님의 글씨가 눈에 들어옵니다.



  흔적을 남기고 다시 산행을 시작합니다(07:06).

  뭉치님 눈 감으셨네요~~~^0^



  그래서 다시 한 컷!!!



  화개재로...



  지리산 코스도을 보면... 우리가 가지않은 코스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연하천대피소에서 명선봉을 오르는 코스는 나무로 계단이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특별한 특징이 없는 명선봉을 지납니다(07:14).



  큰형님과 무공누님이 앞 서 가시고...



  뭉치님과 나무유진님이 열심히 따라 옵니다.



  오랫만의 동반산행이라 은근히 걱정했었는데

  폭탄되지 않으려고 열심히 따라오고 있습니다...ㅎㅎ



  등로 주변으로는 투구꽃이 가득합니다.

  이름처럼 정말 검투사들의 투구같이 생겼습니다.




  노고단 고개 방향으로 가지만 거기까지 가지는 않습니다.



  자연에서 자라, 자연으로 돌아갈 때까지 아낌없이 주는 나무.

  그런 나무에게서 많은 가르침을 얻습니다.



  앞 서 가신 두 분이 쉬고 계시네요.

  큰형님~~ 담부터는 쉬시다가 대장이 오면 얼른 일어나셔야 합니다~~ㅋ



  더워서 쟈켓을 벗는 그림인데...

  큰형님과 나무유진님이 한판 붙으려는 폼이네요~~^0^



  언제봐도 넉넉한 지리산 산그리메... 천왕봉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누군가 또 잘난 척을 해 놓았습니다.

  여기가 토끼봉이라고.



  용담은 터지기 직전입니다.



  잠시 후에 오를 반양봉이 보입니다.

  큰형님과 무공누님은 반야봉을 패쓰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바람을 넣으시지만

  절대로 그럴 수는 없는 거지요~~!!!



  이정표에는 여기가 토끼봉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헬기장 있는 곳입니다(08:19).

  연하천대피소에서부터 3킬로미터를 1시간 10분 정도 걸려서 왔습니다.



  토끼봉을 지나 바로 화개재로 갑니다.


  화개재(08:41).

  8월에는 반선에서 이곳으로 올라왔었습니다.




  화개재에서 잠시 쉬어 갑니다.

  바람이 없고 기온이 높아서 조망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경로우대... 바람직한 그림이네요...ㅎㅎ



  간식 먹으며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합니다(09:00).

  페이스 아주 좋습니다.





  피아골삼거리까지는 노고단고개까지의 거리에서 2.7킬로미터를 빼면 됩니다.

  그러니까 3.6킬로미터가 남은건데... 우린 반야봉을 올라갔다가 가기때문에

  이정표 상의 거리와는 조금 다르게 갑니다.



  화개재에서부터 은근히 긴 나무계단이 이어집니다.



  역시 두 분이 앞 서 가십니다.



  힘이 들어 고개를 들 수가 없는 코스죠!!!



  다시 괜찮은 등로를 만납니다.

  늘 하는 얘기지만 우리네 인생도 오르막만 있다면...

  상상하기도 싫으시죠???ㅎㅎ



  큰형님~~ 뱃살관리 좀 하셔야겠는데요~~ㅍㅎㅎ



  가을을 알리는 구절초가 피어 있습니다.



  운무가 몰려와 골짜기를 하얗게 덮고 있네요.




  삼도봉(09:21).



  운무로 반야봉이 보이지 않습니다.



  두 분의 질주본능... 평소에 어떻게 참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0^



  삼도봉 인증샷.



  운무가 걷혀 반야봉이 보이네요.





  삼도봉은 지리 주능선에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곳이지만

  높이가 1,500 고지나 됩니다.



  멀리 노고단이 보이네요.



  흔적을 남기고 반야봉으로 갑니다(09:38).



  이곳에서 반야봉으로.

  주의하지 않고 지나가면 그냥 노루목으로 가게 됩니다.




  나무 둥지에서 예쁜 버섯이 자라고 있습니다.



  고사목 군락지가 보이고...



  돌아보니 멋진 그림이 펼쳐집니다.






  운무 너머로 천왕봉이 보이네요.



  큰형님이 천왕봉을 바라보시며 그리움을 달래고 계시네요.

  조만간 가게 될테니까 너무 아쉬워 마세요~~~^0^.




  반야봉(10:23).



  아직 천왕봉은 오르지 못하고 반야봉만 세번째 오르신 무공누님...ㅋㅋ

  올해 안에 꼭 천왕봉 오르셔야지요~~^0^



  뭉치님도 반야봉 등정은 오늘이 처음 같네요.



  지리산 3대 봉우리인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을 다 오른것 같다는 나무유진님.

  노고단은 혼자 따로 가지 않으셨다면... 산사모와는 노고단고개까지만 갔었습니다.



  단체로... 멀리 희미하게 천왕봉이 보이네요.



  엄청 높은 봉우리입니다.

  설악 대청보다도 더 높은...(대청봉 1,708m).



  노고단을 배경으로...

  그러고보니까 반야봉에서 지리산 3대 봉우리를 다 담았네요.




  지리산 동반산행 하겠다는 댓글에 얼마나 놀랬었던지!!!ㅎㅎ





  독사진 안찍어 드렸다가 한대 맞을 뻔 했던... 무공누님!!!








  반야봉에서 내려갑니다.

  운무가 계속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노고단고개 방향이 노루목으로 나가는 코스입니다.



  노루목... 피아골삼거리에서 직전마을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피아골삼거리까지는 1.8킬로미터가 남았습니다(11:09).




  노루목에서 피아골삼거리까지는 등로가 편안합니다.



  천왕봉까지의 거리... 가슴뛰게하는 이정표입니다.

  성삼재에서 출발할 경우, 노고단고개에 올라

  천왕봉까지 25.5㎞ 이정표를 보고는 다리에 힘이 쭉 빠지게 되지요!!!ㅎㅎ



  지치지도 않으시는 큰형님과 무공누님.



  임걸령에서 차 한잔 마시고 갑니다(11:33).





  큰형님이 뭘 하시는지 무공누님이 바라보고 계시네요.

  시원한 캔맥주와 따끈한 아메리카노 한잔 마십니다.



  임걸령 샘에서 물보충을 하고...



  피아골삼거리에서 직전마을로 내려갑니다(12:08).

  계획했던 시간보다 8분 늦었네요.



  피아골삼거리에서부터 가파른 내리막길이 시작됩니다.




  산행중 이런 안내문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진짜로 반달곰을 만난 산객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속도를 내기 어려운 가파른 등로를 내려갑니다.




  1킬로미터 내려오는데 27분 걸렸습니다.



  산은 이제 가을입니다.

  피아골은 단풍으로도 아주 유명한 곳입니다.



  식구들 모두가 지쳤습니다.

  원래 2시까지 하산해서 2시 20분 차를 타고 구례로 나가 식사할 예정이었는데

  알탕하고 하려면 3시 20분 차도 빠듯할 것 같네요.



  2킬로미터를 내려오면 피아골대피소입니다(12:58).



  저도 피아골 코스는 오늘이 처음입니다.



  아늑한 곳에 자리한 대피소입니다.



  언제 다시 오게 될 지 모르는 피아골대피소를 배경으로...


  이제 직전마을을 향해 빠르게 내려갑니다.

  직전(稷田)이란 이름은 피밭을 의미합니다.


  등로 옆으로 뛰어들고 싶은 계곡이 보입니다.

  물론... 출입금지구역입니다.





  대피소에서부터는 등로가 조금 순해지긴 했지만

  돌로 만들어 놓은 등로가 속도를 더디게 합니다.



  수량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시원스런 물소리를 들으며 내려갑니다.




  이 다리가 구계포교인지... 500미터를 더 내려가야 한다는 건지...

  알쏭달쏭 합니다.





  삼홍소(13:39).

  단풍이 곱게 물들면 산이 붉게 보여서 山紅.

  그 단풍이 물에 비춰 물이 붉게 보여 水紅.

  단풍과 물빛을 보며 사람들 얼굴이 불그레 물들어 人紅.

  그래서 삼홍이랍니다.






  하산길 내내 시원스런 계곡이 이어집니다.



  한번쯤 쉬었다 가야 하는 곳이지만... 그냥 패쓰.



  이곳에서부터 등로는 임도로 이어집니다(02:05).



  표고막터 이정표 직전 다리를 건너와 계곡으로 내려가 알탕을 합니다.

  상수원 보호구역인 모양이었지만 할 수 없었습니다.



  표고막터 직전 다리.



  지리산 맑은 물로 정기를 듬뿍 받아 갑니다.



  이제까지와는 확실히 다른 편안한 등로를 따라 직전마을로...




  산행을 마칩니다(14:54).



  큰형님과 함께 지리산 주능선을 구간구간별로 잘라서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코스를 다 가보자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음정에서 피아골코스로 지리산 산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반야봉을 오르지 않았다면 조금은 싱거웠을뻔 했던 산행이었지만

  좀처럼 가기 어려운 음정코스와

  이제서야 처음 가 본 피아골 코스를 경험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올 해 안에 큰형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요???^0^


  ◆ 산행코스 : 음정마을 - 삼각고지 - 연하천대피소 - 화개재 - 토끼봉 - 삼도봉

                 - 반야봉 - 임걸령 - 피아골삼거리 - 직전마을(21.4㎞).

  ◆ 산행시간 : 11시간(산행인원 5명).


  Tip.

  * 백무동 택시 : 010-4422-5300. 음정마을 12,000원. 차단기 15,000원.

  * 직전마을 버스정류장 : 천왕봉 산장 주차장(매시 20분, 구례터미널 3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