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7. 20:52ㆍ여행이야기
▲ 다산의 강진 첫 거처... 사의재.
청산도 여정을 마치고 완도에 하루 더 있을까 했는데
5월 4일부터 6일까지 장보고 축제를 한단다.
엄청 복잡할 거라고 어제 민박집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하루 숙박료가 10만원 이상 한다고... 그래도 방을 구할 수가 없다고.
완도에서 강진으로 나온다.
강진군에서 미리 받아본 관광안내자료를 보고
이름이 맘에 드는 민박집을 골라 몇 군데 전화를 한다.
한 두 군데 전화를 받지 않더니 세번째 통화가 되었다.
위치를 대강 확인하고 그리로 향한다.
차에 네비가 없어서 일단 근처로 이동을 한다.
민박집 사장님과 몇 차례 통화를 하고 찾아 갔더니 바로 이런 집이다.
최근에 1박 2일에서 다녀간 집이라고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사장님께서 1박 2일 보고 왔느냐고 물어본다.
아닌데...^^
여장을 풀고 먼저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참으로 오랜만에 버너질을 해 본다.
쌀을 미리 씻어서 불려 갔어야 했는데...
코펠에다가 밥을 하려면 집에서 하는 것보다 물을 많이 잡아야 한다.
화력이 쎄기 때문에 잘못하면 태우기 십상이다.
뚜껑이 자꾸 열려서 돌멩이를 올려 놓는다.
콜맨 휘발유 버너.
옛날부터 명성이 자자한 버너다.
가스버너하고는 비교가 안되는 화력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사용하기도 간편하고...^0^
올 초에 새로 장만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ㅋ
김치와 돼지고기를 넣고 고추장 풀어서 지글지글 끓인다.
예전에 산에서 취사할 때는 저걸 한 끼에 한 냄비씩 먹었었는데...^^
식사를 마치고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황토방에서 피로를 푼다.
셋쨋날.
오늘도 날씨는 청명... 그 자체다.
아내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게 조금 신경쓰인다.
기왕에 내려온 휴가라서 많이 참고 있는 것 같은데
여차하면 일정을 하루 앞당겨 오늘 올라가게 될 지도 모르겠다.
아침도 거르고 다산초당으로 향한다.
이번 남도여행의 목적이 바로 다산의 흔적을 대강이라도 둘러보는 것이다.
숙소에서 다산초당으로 향하는 길에
개인집이라고 출입금지라고 되어 있는 고택이 눈에 들어온다.
그냥 지나치려고 하는데 숙소에 계시던 분이 집 한번 보고 가라고 한다.
기와가 구리 기와라고.
요즘에는 저런 기와를 볼 수가 없다고.
은은한 편백나무 향을 맡으면서 다산초당으로 간다.
배탈 난 아내가 기운이 하나 없이 축 처져 있다.
대나무도 쭉쭉 뻗어 있고.
다산초당 가는 길을 뿌리의 길이라고 한다.
고단한 나무 뿌리들이 얼기설기 엉켜 있다.
다산을 닮아서인지 나무들이 다 곧게 자라고 있다.
다산이 다녔다는 오솔길로 이어지는 곳에 아치형으로 된 고사목이 있다.
뿌리의 길.
정호승 시인이 이 길을 보고 다산의 고단한 삶을 노래했다.
다산초당 가는 길에 다산의 제자 금계 윤종진의 묘가 있다.
거친 바윗길도 나오고.
잘 다듬어진 돌계단도 나온다.
올라갈 땐 잘 몰랐는데 다시 내려오다 보니까 계단이 조금 높았다.
아침 햇살을 받은 초록이 신이 났다.
다산초당.
다산의 삶이 배어 있는 곳.
다산을 닮아 소박하다고 해야 할까?
18년의 유배기간중 10여년을 생활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60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는 곳.
다산초당... 추사의 글씨를 모각한 것.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는 藥泉... 다산 제2경.
이 물로 차를 닳여 마셨단다.
약천 안에 바닷가의 돌을 주워다 만든 연지석가산... 다산 제4경.
동암 마루에 걸터 앉은 아내.
기운이 하나도 없다.
동암... 수 많은 책을 집필하던 곳이다.
보정산방... 역시 추사의 글씨를 모각해 놓은 것.
다산동암... 다산의 글씨를 모각한 것.
다산이 유배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바위에 직접 새긴 글이란다.
丁石... 군더더기 없는 다산의 삶이 엿보이는 글이라고... 다산 제1경.
서암은 보수중.
친구들과 교제하던 곳.
솔방울을 지펴 차를 끓였다는 다조... 다산 제3경.
천일각... 하늘 끝 한 모퉁이라는 의미.
다산 유배시절에는 없었는데 1975년도에 강진군에서 세웠다고 한다.
정조대왕과 흑산도에 유배중인 형님을 생각하던 곳이라고.
강진만이 내려다 보인다.
동암에서 백련사 가는 길.
유배생활동안 다산의 벗이자 스승이요 제자였던 혜정선사와 다산을 이어주던 길.
백련사 가는 길에 해월루.
이곳에서 간단하게 빵으로 요기를 하고.
강진만에 해무가 가득하다.
오른쪽에 네모 난 저수지는 만덕호.
백련사 가는 길은 남도유배길 코스라 정비가 잘 되어 있다.
만덕산 깃대봉이 보이고.
그 아래로 동백나무 군락이 보인다.
천연기념물 제151호... 동백나무 7,000여 그루가 있다고.
나무들이 어마어마하게 크다.
백련사.
동백나무 위로 푸르른 하늘은 눈이 시리고.
백련사 만경루 앞 나무에 시선이 머문다.
육화당과 약사전.
삼성각 앞에도 멋진 나무가.
백련사 대웅보전.
통일신라때 창건하고 1170년에 중창했다는 고찰.
기와불사.
내용을 보니 모두가 다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똑 같다.
동백림으로 들어서면서 백련사를 다시 본다.
동백림.
대낮에도 어두컴컴하다.
한 달쯤 일찍 왔으면 땅에서 붉게 피어나는 동백을 보았을텐데...
동백은 네 번을 핀다고.
나무에서 피고, 땅에서 피고, 가슴에서 피고, 술잔에서 피고...^^
모양들도 기기묘묘하다.
다시 다산초당으로.
갈 때와 올 때..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다산초당 관리인이 출근을 한 모양이다.
초당 문이 열려 있고 다산의 遺像(죽은 사람의 초상)이 보인다.
초당 가는 길 옆으로 작지만 시원스럽게 물이 흐르고.
시원스럽게 뻗어 있는 대숲길을 지나.
숙소로 돌아온다.
우측 첫번째 방이 어제 묵은 곳.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하다.
숙소이름은 다산촌명가.
저곳에서 1박 2일 복불복을 했었다고.
민박집 사장님께 강진에 들를 만한 곳을 몇 군데 소개를 받고
일단, 아내 진료를 위해 강진읍으로 향한다.
강진읍에 위치한 자그마한 내과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먹으니 조금 진정되는 듯 하다.
영랑생가를 찾아 간다.
영랑생가도 찾는 이가 많은 모양이다.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다.
모란.
영랑하면 모란이 떠 오른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저녁에 무슨 행사가 있는 모양이다.
주변에 이런저런 행사 준비가 되어 있다.
잘 가꾼 식물들을 전시해 놓았다.
영랑생가... 문간채.
주로 붉은 모란(목단)이 많은데 하얀색도 보인다.
영랑 김윤식 선생님 표석.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비가 있고.
단촐한 생가... 안채.
장독대에 앉아서.
시원스런 대숲이 보인다.
사랑채.
꽃이 다 지고 난 할미꽃.
남도유배길 2코스를 따라 사의재로 간다.
중간에 금서당을 들른다.
강진의 신교육 발상지라고.
조경이 잘 되어 있다.
금서당에서 완향 김영렬 화백 미망인으로부터 갓 닳인 녹차 한 잔 대접 받고.
완향 선생이 직접 그린 유화로 가득찬 실내를 구경한다.
사의재를 찾아 간다.
마을 한복판에 허름한 초가가 보인다.
동문매반가... 동문에 있는 밥을 파는 곳이라는 뜻.
강진읍 동성리 동문 밖에 있던 주막.
四宜齋.
생각은 맑게 하되 맑지 않으면 더욱 맑도록 하고
용모는 단정히 하되 단정치 못하면 더욱 단정히 하고
말은 요점만 말하되 말이 많으면 더욱 말을 줄이고
행동은 조심스레 하되 조심스럽지 못하면 더욱 조심히 하라.
마땅하다(宜) 라는 것은 의롭다(義)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스승 정약용과 제자 황상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다산은 이곳에서 4년간 기거했다.
현재의 사의재는 강진군에서 오랜 고증을 거쳐 동문 안쪽 주막집터를
원형 그대로 2007년에 복원한 것이다.
주모 동상.
늙은 주모와의 사이에 딸이 하나 있었다고...
동문매반가에서는 지금도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추어탕으로 점심을 먹는다.
반찬이 정갈하다. 값도 저렴하고.
1박 2일에서 김종민이가 미션 수행하러 왔던 곳이라고...^0^
다산의 흔적을 느끼면서 사의재를 떠난다.
강진에서 아름다운 항구로 소문난 마량항으로 간다.
강진군 마량면과 완도군 고금면이 이어지는 곳이다.
마량항 가던 길에 가우도 출렁다리를 들른다.
남해바다와 탐진강이 만나는 강진만.
가우도 출렁다리.
그다지 흔들리지는 않는다.
길이가 엄청나다.
강진만의 아낙들.
출렁다리를 건넌다.
뒤로 보이는 섬이 가우도.
섬인지... 산인지...^^
남해바다로 이어지는 강진만.
강진읍 방향.
가운데 동그란 섬은 죽도.
저기 어디쯤 다산초당이.
반대편에서.
가우도 섬 정상에 올랐다.
조망이 터질 줄 알았는데... 아쉽다.
반대쪽 도암면 방향에서 출렁다리 공사가 한창이다.
강진만에 놀러온 청년들의 뒷모습이 한가롭다.
한번 더 담고.
약 먹고 조금 괜찮아진 아내.
마량항 근처 까막섬.
섬이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마량항에서 조망.
강진군 마량면에서 완도군 고금면으로 이어지는 연륙교... 고금대교.
마량항 전경.
다산초당에서부터 마량항까지 강진 여정을 마치고
남도여행 마지막 일정을 위해 보성으로 간다.
어제그제 보다는 조금 느긋하면서 여유있는 일정이었다.
병원을 다녀온 뒤로 아내의 상태가 조금 나아지고 있어 다행이다.
보성으로 넘어와 먼저 군청을 들러 관광안내지도를 구한다.
내일 일정이 보성 일림산 산행이기때문에
일림산 근처 용추계곡 쪽으로 민박집을 찾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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