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27. 21:45ㆍ등산/지리산
▲ 지리산 천왕봉.
지리산 산행을 간다.
지난 5월 16일. 폭풍우 속에서 무모하게 지리산 바래봉 산행을 했었던 우리 식구들과 함께 다시 지리산을 간다.
이번엔 천왕봉을 오르기 위해. 무박산행으로.
2009. 9. 25. 금요일 저녁 11시.
지리산 산행을 하기로 한 28명의 식구들이 모두 모여 백무동을 향해 출발한다.
이레장로님께서 출발기도를 하신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깜깜한 밤길을 달려간다.
죽암, 함양휴게소에 잠시 들른 것을 포함해서 5시간을 달려 지리산 백무동에 도착한다(04:00).
백무동 주차장에는 우리 말고도 많은 산님들을 데리고 온 대형버스가 여러 대 눈에 띈다.
주차장에 내려서니 이마에 와 닿는 공기가 아주 상쾌하다.
하늘엔 별이 쏟아질듯이 총총이 빛나고 있다.
산행준비를 하고 있는 일행들.
어수선한 분위기 가운데 단체사진을 찍는다.
(카메라 설정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눈에 적목현상이 나타났다^^*)
백무동 탐방지원센터를 들어서면서 산행을 시작한다(04:10)
탐방지원센터를 들어서니 반달곰이 반갑게 우리를 맞는다.
"여기는 지리산 국립공원입니다"
한달 가까이 준비해 온 지리산 산행.
드디어 시작이다^^*
밤길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달려 내려온 우리 식구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다들 들 뜬 모습으로 부지런히 걷는다.
백무동야영장에서 우리는 왼쪽으로 꺽어서 장터목을 향해 오른다(04:20).
칠흑같이 깜깜한 어둠속에 우리 식구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고
머리 위에서 빛나는 헤드랜턴 만이 우리의 발등을 비춰준다.
작은 돌들이 깔려있는 비교적 편안한 등로를 따라 조심스럽게 오른다.
목 한번 축이고.
백무동에서 하동바위를 거쳐 장터목까지는 5.8킬로미터이다.
헤드랜턴 불빛들.
하동바위(05:00).
커다란 바위가 있다.
어둡고 거리도 가까워서 카메라로 담을 수 없었다.
숲에서 전해져오는 새벽공기가 아주 느낌이 좋다.
우리말고도 지리산을 오르는 산님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정말 모든 산악인들의 고향같다는 지리산이 맞는 말인 모양이다.
모두들 밤을 새워 달려와서는 힘든지도 모르고 지리산을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조금 오르니 참샘이라는 샘이 나온다.
쫄쫄 나오고 있는 물이었지만 한바가지 들이킨다.
시원한 지리산 약수가 몸 안으로 들어가면서 기운이 솟아난다^^*
참샘(05:29).
1시간 20분 정도 올라온 셈이다.
참샘에서 후미를 기다린다.
어느 산이고 처음 시작이 힘이 들기 마련이다.
우리 식구들 상태를 한번 확인하고 올라가려고 기다린다.
등산화 끈을 고쳐 매고 있는 가스맨님.
참샘에 비치되어 있는 바가지.
한명, 두명 식구들이 도착한다.
이레장로님. 뒤로 닌자람보님의 모습이 보인다.
우리 식구들도 지리산 약수를 마신다.
참샘을 지나 소지봉을 향하는데 왼쪽 하늘에 서서히 아침이 오고 있다.
소지봉(05:59).
부지런히 올라가서 장터목에서라도 일출을 보자고하는 식구들도 있었지만 이미 틀린 듯 하다.
일출에 미련두지 않고 천천히 오른다.
장터목 1.5킬로미터 전이라는데 벌써 환하다.
이곳에서 조망이 트이면서 멋진 장관이 보인다.
우뚝 솟은 멋진 소나무를 배경 삼아.
seget님과 영배집사님.
곱게 물들기 시작한 연하봉쪽 단풍을 배경으로.
나도 한장.
지리산 주능선 상에 자리한 장터목대피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지리산의 멋진 단풍 또한 일품이다.
한신계곡쪽의 운해.
오늘 우린 저리로 하산한다.
장터목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양쪽으로 빽빽한 산죽사이의 등로를 따라 부지런히 장터목을 향해 간다.
장터목을 향해 가면서 계속해서 멋진 운해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같은 장소이지만 운해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진다.
앞 서 가신 조의석 장로님과 유희상 집사님 내외분이 장터목 못 미처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샌드위치 한조각 얻어먹고 다시 장터목으로 향한다.
연하봉쪽 단풍.
알록달록한 단풍이 초록과 어우러져 아주 예쁜 모습니다.
환하게 밝은 예쁜 하늘.
벌써 떨어져 버린 노란 나뭇잎들.
떨어진 것도 예쁘다.
길 가에 피어 있는 투구꽃.
장터목에서(07:19).
중산리 방향 운해.
장터목에서 운해을 배경으로 먼저 올라온 식구들 사진을 찍는다.
먼저, 아내.
나는 장터목대피소를 배경삼아.
조의석 장로님.
이진형 집사님.
큰 맘 먹고 이번 산행에 참여하신 집사님.
환하게 웃으시는 얼굴에 아침 햇살이 비춰 더욱 화사하다.
neungsoo장로님.
영배, 영혁 형제님.
담엔 꼭 둘째 형님도 함께 찍을 수 있기를...........^^*
차례로 도착하고 있는 우리 식구들.
조금 늦게 오고 있는 KoAm님 내외분과 peace님을 제외하고
25명의 식구들이 모두 도착해서는 아침식사를 한다.
눈 앞에 펼쳐진 운해를 바라보며 하늘정원에서 천상의 식탁을 꾸린다^^*
아침 식사를 마칠 쯤해서 peace님이 도착한다.
회장님께서 배낭을 지키고 있기로 하고는 24명이 천왕봉을 향해 간다.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는 불과 1.7킬로미터이지만
계속해서 오르막이기때문에 그리 쉽지않은 코스다.
장터목대피소에서부터 바로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식구들중 누군가 "괜히 간다고 그랬나" 하는 소리가 들린다^^*
제석봉을 향해 가고 있는 일행들.
이와 같이 가파른 등로가 이어진다.
하지만 잠깐이다.
제석봉 주변은 고사목 군락지로 유명한 곳이다.
화재로 인해 이런 고사목 군락지가 생겼다고 하는데 아무튼 장관이다.
아내가 불러세우더니 사진을 한장 찍어준다.
이처럼 멋진 곳이다.
아내도 한장.
외로운 고사목과 그 너머 운해.
지리산 주능선을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운해가 오른쪽으로는 아름다운 단풍이.
아침식사를 하고 천왕봉을 향해 가는 우리 일행들의 표정이 조금은 힘들어 보인다.
무박산행을 하다 보면, 아침식사 후 해가 뜰 때가 조금 힘이 드는 것 같다.
제석봉 근처에 나무데크로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그곳에서 천왕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멋진 운무를 배경으로.
마리님, 금잔디님, 김옥찬,유희상 집사님 내외, 이진형 집사님, 이레장로님, 가스맨님, seget님.
이번엔 천왕봉을 배경으로.
온달맘님.
운해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온달맘님을 조금 어둡게 처리했습니다^^*
영배집사님.
신희집사님, 온달맘님, neungsoo장로님, 조의석 장로님.
지난 번 5월 16일 지리산 바래봉 멤버들이다^^*
고사목 군락지를 따라 천왕봉으로 가는 우리 식구들.
석고상집사님, 영팔님, 애자권사님, 닌자람보님, 신희, 보선 집사님 내외.
제석봉을 지나면 조금 내려간다.
그리고는 다시 통천문 오름길을 만난다.
오늘도 역시 카메라만 보면 활짝 웃으시는 닌자람보님.
넉넉한 지리산의 모습.
중산리 방향 운해.
通天門(09:07).
하늘로 통한다는 문이다.
어느 산님이 승천할 준비를 하고 오르라고 한다.
정말 바위 사이로 난 계단을 오르면 하늘로 오를 것 같은 기분이다.
온달맘님.
그 새 셔츠 색깔이 바뀌었다. 카멜레온?
바위에 통천문이라고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이레장로님, 마리님, 금잔디님.
통천문을 지나갔는데도 하늘로 승천하지 못한 온달맘님.
아직 세상에 미련이 남으셨는지.........^^*
영배집사님.
썬글라스 셋, 그냥 셋.
통천문 위에서.
뒤로 보이는 봉우리의 단풍도 알록달록이지만
우리 식구들의 옷차림도 형형색색이다.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사진을 담으시는 필립 황 집사님.
단풍과 운해.
잘 빠진 구상나무 옆의 가스맨님.
보는 곳마다 장관.
통천문을 지나 천왕봉을 향해 힘들게 올라가고 있는 닌자람보님.
"여기 보세요" 하는 소리에 모두 고개를 들고 카메라를 보는데
맨 끝에 보선집사님만 딴청을 하신다..............^^*
역시 멋진 모습.
카메라를 보시고 두 손을 치켜 드신 황보선 집사님.
망중한.
peace님.
아름다운 단풍과 운해보다도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는 peace님의 모습이 더웃 멋집니다^^*
하나님 지으신 아름다운 세상.
그 아름다운 세상에 더욱 아름다운 영배, 영혁 형제님.
산사모와 동반산행 네번째 만에 지리산 천왕봉을 향해 오르고 있는 금잔디님과
건치미인 peace님.
영배집사님과 이레장로님.
천왕봉 주변 풍경들.
드디어 지리산 정상 천왕봉이다(09:35).
천왕봉은 아침부터 일찍 서둘러서 올라온 산님들로 북새통이다.
천왕봉 정상 표석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 찍기도 쉽지가 않다.
이런 곳에서는 목소리 큰 놈이 최고다.
가만히 서서 자기 차례 기다리다가는 언제 사진 찍을런지 알 수가 없다^^*
천왕봉에서는 또 사진을 찍기도 불편하다.
자리가 워낙 좁아서 오늘처럼 단체로 와서는 사진찍기가 더욱 곤란하다.
암튼 그래도 찍는다.
나 역시 목소리를 높힌다.ㅎㅎ
되는대로 일단 찍는다.
18명 또는 19명?
24명이 올라왔는데 사진찍는 사람 두명 빼고도 숫자가 빈다.
한번 더 찍는다.
이번에도 18명.
그래서 이번에는 여성분들끼리만 찍는다.
9명.
천왕봉 오르느라 기운 다 빠진 닌자람보님^^*
그리고 남자끼리.
10명.
(남들 사진찍는데 기웃거리는 아저씨.......... 잘 보세요. 주황색 셔츠^^*)
나도 들어가서 한번 더.
(아직도 기웃거리고 있슴다^^*)
단체사진을 찍느라 복잡한 천왕봉 표석에서
뒷 배경을 한장만 찍겠다고 양해를 구하고는 얼른 찍었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라고 씌어 있다.
(왼쪽 팔만 보이는 주황색 셔츠 아저씨^^*)
한장만 찍겠다고 양해을 구하고는 얼른 찍었는데
어디선가 바람같이 나타난 석고상 집사님.
지리산 표석 뒷배경과 함께 유일하게 한장 찍으셨다.
(주황색 셔츠 아저씨 아직도 안 가셨슴다^^*)
사람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천왕봉이.ㅎㅎㅎ
이제 장터목으로 다시 돌아간다.
보통 무박으로 지리산 산행을 하는 사람들은 천왕봉에서 중산리 방향으로 많이 하산한다.
가장 짧지만 무척 가파른 코스다.
우린 장터목에서 세석을 거쳐 다시 백무동으로 하산하려고 한다.
장터목을 향해 다시 돌아오는 길은
천왕봉을 오르면서 보지 못한 장관들을 볼 수 있다.
오르막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내려오면서는 더 많은 것을 볼 수가 있다.
멋진 풍경을 배경삼아.
눈을 돌리는 곳마다 너무나 멋진 장면들이 펼쳐져 있다.
부지런한 꿀벌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예보보다 일찍 물든 듯한 단풍.
그 사이로 우리 식구들이 오고 있다.
제석봉을 향해 오고 있는 아내.
제석봉(10:11).
특징적인 봉우리는 없다.
멋지게 펼쳐져 있는 고사목 군락지를 다시 내려간다.
장터목대피소를 향해 가고 있는 일행들.
천왕봉을 가기 위해 올라갈 때는 무척 힘들었던 코스다.
장터목에 도착해서 배낭을 챙긴다(10:30).
배낭을 지키고 기다리고 있는 동안 회장님께서 물을 받아 놓으셨다.
각자 수통에 물을 보충하고는 세석을 향해 간다.
천왕봉으로 조금 늦게 출발한 이숙희 집사님과 마리님, 황보선 집사님은 장터목에서 바로 백무동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세석을 향해 1시간쯤 미리 출발한 KoAm님 내외분 뒤를 따라 25명이 세석으로 향한다.
이제 해가 뜨겁다.
장터목 바로 앞의 연하봉을 오른다.
밋밋한 오름이다.
해가 떠오르면서 운해가 많이 걷혔다.
곱게 물들기 시작한 단풍을 보면서 연하봉을 오른다.
가던 길을 돌아서서 잠시 뒤를 본다.
예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네 인생도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 이처럼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뒤돌아서서 예쁜 풍경을 눈에 가득 담고 있는 가스맨님.
연하봉이다(10:55).
이진형집사님.
옛날 서부영화에서 나오는 맘씨 좋은 보안관 아저씨 모습니다^^*
煙霞峰.
연기 연, 노을 하.
이름 참 예쁘다.
연하봉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정말 멋진 모습일 것 같다.
언제고 꼭 한번 연하봉에서 지는 노을을 바라봐야겠다.
연하봉을 향해 오고 있는 장로님들.
연하봉을 배경으로.
박재원장로님, neungsoo장로님, 조의석장로님, 가스맨님, 이진형집사님.
지리산에 있는 바위들은 참 못생겼다.
하지만 수천만년의 온갖 풍상을 견뎌낸 모습들이 역력히 드러난다.
지난 달 아침가리골 트래킹 이후 함께 동반산행에 나서신 이병표 집사님.
훈훈한 웃음이 편안함을 느끼게 해 준다.
등로 옆에 피어있는 구절초의 모습들이 너무 보기 좋다고 말씀하시는 금잔디님.
눈으로 보던 것 만큼 예쁘게 구절초의 모습을 담지 못했다.
마음은 바쁜데 자꾸 발걸음을 붙잡는다.
등산로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경고문.
산님들이 던져주는 먹이로 야생 곰들이 야성을 잃어가고 있단다.
삼신봉을 지나고 촛대봉을 향해 간다.
앞에 또 멋진 장면이 눈에 들어와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저만치 앞에 세석을 향해 먼저 출발하신 KoAm님 내외분이 보인다.
섬진강을 바라보면서 옛날얘기를 나누고 계셨다고.
저 아래 보이는 물줄기가 섬진강이란다.
촛대봉까지 약간의 오르막이다.
8시간 가까이 산행을 해서 많이들 지쳐있을 터라 힘이 들겠다는 생각을 하며 열심히 오른다.
배낭만 먼저 올라온 신천집사님^^*(11:50)
촛대봉 정상에 오르신 조의석 장로님.
촛대봉.
세석평전 저 아래 세석대피소가 보인다.
저곳에서 점심을 먹고 간다.
세석평전과 멀리 촛대봉.
세석대피소에 후미까지 다 도착해서 점심을 먹는다(12:40).
버너로 김치찌개를 끓이고 있다.
식사를 하고 또 물보충을 하고는 마지막 산행에 나선다.
여기서부터 백무동까지는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모두들 지쳐있는 상태라서 최대한 안전에 신경쓰면서 조심스럽게 하산을 한다.
백무동까지 6.5킬로미터.
정상적인 속도라면 3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다.
한신계곡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원시림 그 자체이다.
가파른 내리막길인데 등로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간간이 나타나는 안전자일을 확인하면서 계곡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세석대피소 직전에서 넘어졌던 닌자람보님이 걱정된다.
회장님께 조심해서 내려오라고 무전을 한다.
물이 좀 있으면 멋진 폭포의 모습이었을텐데 가물어서 물이 없다.
뚜렷한 등로가 없어 길을 놓치기가 쉬운 곳인데
다행히 이정표가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어 조금 안심이 된다.
아래로 내려오면서 물이 조금 많아진다.
왼쪽으로 시원스럽게 흐르는 물소리가 들린다.
산행내내 흘렸던 땀을 닦는다.
시원스럽게 머리를 감으시는 seget님.
하루에 줄넘기 2,000번씩을 하신다는 seget님.
줄넘기 덕분에 예전보다 훨씬 산행을 잘 하시는 듯한 느낌이다^^*
seget님과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아래로 내려간다.
회장님께 무전도 안 되고, 전화도 안 되고.
답답하지만 별 일 없겠지 생각하고 백무동을 향해 내려간다.
오층폭포(14:50)
오층폭포 전망대라고 만들어 놓은 곳에서도 오층푹포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설악산 천불동에 있었더라면 폭포라고도 할 수 없는 그런 폭포이다.
골이 깊어서 물은 참 맑고 깨끗하다.
내려오다가 계곡에서 잠깐 쉬고 있는데 영배집사님 형제들의 모습이 보인다.
반갑다.
후미하고 많이 떨어졌는데 4시까지 산행완료는 힘들것 같다고 한다.
암튼, 시간보다는 안전이 가장 중요하니까 별 탈 없이 내려오기를 마음속으로 바라면서 함께 내려간다.
한신계곡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출렁다리.
아직도 기운이 남아도는 seget님.
막 달려서 건너오신다^^*
물도 맑고, 경치도 좋은 한신계곡.
나들이 폭포(15:18).
얼마 전 9월 초에 등산객 추락사고가 있었던 모양이다.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더 내려가면 계곡에서 씻을 수가 없을 것 같아
나들이 폭포 근처에서 자리를 잡고는 몸을 씻으면서 일행들을 기다린다.
지리산 계곡물에 몸을 담그니 피로가 확 풀린다.
조금 차긴 했지만 그런대로 견딜만했다.
다리 위로 우리 일행들의 모습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우리 식구들의 모습이 하나 둘 보인다.
다행히 무사히들 내려오고 있다고.
얼마쯤 지나자 회장님이 급한 걸음으로 내려온다.
순간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무전도 안되고 전화도 안되서 서둘러서 먼저 내려오는 길이라고.
별 일은 없다고, 뒤에 다 내려오고 있다는 말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린다^^*
회장님은 얼마나 더웠던지 내려오자마자 그냥 물속으로 들어간다.
회장님은 식당도 알아보고 할 겸 미리 내려가고 남아서 후미를 기다린다.
늦은 오후의 예쁜 가을 하늘.
조금 있다가 이진형 집사님의 모습이 보이고.
조금 더 지나니까 닌자람보님과 석고상 집사님의 모습이 보인다.
가장 염려가 되었더라서 무척 반갑다^^*
두 분 모두 힘이 들어서 말씀도 제대로 못한다.
마지막으로 장로님들의 모습까지.
모두 함께 백무동으로 향한다.
나들이폭포에서부터는 편안한 산책길과 같은 등산로다.
오늘 새벽 4시경 장터목대피소 방향으로 올랐다가
천왕봉을 찍고는 다시 장터목으로 돌아와 세석대피소를 들러서
한신계곡을 따라 가내소폭포를 지나 이제 백무동으로 다시 돌아왔다.
백무동 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17:05).
백무동 주차장 근처의 식당에서 삼겹살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힘 든 산행이었다.
무박산행은 언제나 힘이 든다.
하지만 모두가 함께 해서 즐거운 산행이었다.
지난 5월 16일.
호우주의보로 인해 입산이 통제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강행했던 지리산 바래봉 산행.
그 때도 지리산은 무모한 우리 일행들을 넉넉한 그 품 안에 안전하게 품어 주었었는데
오늘도 힘 든 산행이었지만 운무와 단풍의 멋진 모습으로 우리들을 기쁘게 맞아주었다.
우리들 머리속에 자리하고 있는 지리산 바래봉의 기억들이
오늘 산행하면서 우리들 눈으로, 가슴으로 느낀 멋진 모습들로 조금은 달라졌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본다.
◆ 산행코스 : 백무동 - 하동바위 - 참샘 - 소지봉 - 장터목(1,653m) - 제석봉(1,808m) - 천왕봉(1,915m) -
장터목 - 연하봉(1,703m) - 촛대봉(1,703m) - 세석대피소(1,557m) - 오층폭포(855m) - 백무동.
◆ 산행시간 : 13시간(산행인원 28명).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 몸이 달아오른 절정으로 오라
불일 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시라
최후의 처녀림 칠선 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 만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시라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 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 이 원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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