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8. 23:23ㆍ등산/북한산
이번 주 도봉산 Y계곡 산행을 한다고 해서 우리 산방은 뜨겁게 들끓었었다.
그런데 일기예보가 토요일 강수확률 거의 100%에다가
요즘 비는 내렸다하면 게릴라성 폭우라서 금요일날 산방식구들과의 산행을 취소하였다.
느긋하게 7시에 일어나 창 밖을 본다.
잔뜩 흐려있기는 한데 비는 내리지 않는다.
131로 전화를 해서 오늘 일기예보를 확인한다.
다행히 호우특보는 없는 상태고 오후나 되어서야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KoAm님께 문자를 보내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핸폰이 울린다.
필립 황 집사님이시다.
"오늘 산에 안갑니까"라는 메시지다.
"갈까요?"라고 답을 하고는 산방식구들에게 문자를 날린다.
9시 30분에 구파발역에서 모이기로 하고는 서둘러 배낭을 챙겨서 집을 나선다.
구름은 잔뜩 끼어 있었지만 바람도 시원하고 해서 산행하기 아주 좋은 날이다 라는 생각으로 구파발로 향한다.
지축을 지나는데 또 핸폰이 울린다.
석고상 집사님이시다.
"근질한데 북한산 가도 될런지요. 혹시 가신건지"라는 문자다.
아침에 보낸 문자가 제대로 전송이 되지 않은 모양이다.
지금 가는 중이라고 하니까 뒤쫒아 오시겠단다.
중간에서 만나기로 한다.
구파발에 도착하니 회장님과 북한산 다람쥐 님이 와 계신다.
잠시 후에 KoAm님과 필립 황 집사님이 도착하시고 조금 더 있다가 이레 장로님께서 도착하신다.
일단 6명이 효자비로 향한다.
들머리.......... 효자비 무명식당 앞.
날씨가 심상치 않아 오늘은 6부 능선 산행을 하기로 마음먹고
효자비를 들머리 삼아 원효 북문으로 향하기로 한다.
효자비 초입에서 이레 장로님께서 기도를 하시고 산행을 시작한다.(사진출처 : 회장님)
요즘 내린 장맛비로 계곡이 아주 깨끗하고 시원하다.
물 흐르는 소리에 귀가 아플 지경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소리를 담을 수 없어 아쉽다.
등산로도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어지럽게 되어 있다.
물이 불은 계곡을 건너고 있는 일행들.
이런 편안한 길로 산행하고 싶었는데..........^^*
시원스런 계곡.
아무튼 당초에 생각했던 코스를 놓쳤다.
후발대로 쫓아오고 있는 석고상 집사님 일행들과 대동사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우리가 코스를 이탈하는 바람에 위문까지는 가야 할 것 같은 상황이 되고 말았다.
효자비에서 원효 북문을 향해 오르다가 코스를 놓쳐서 밤골로 올라오게 되었다^^*
후발대에게 연락을 해서 위문에서 만나기로 한다.
밤골에서 오를 경우는 항상 사기막 능선으로 올랐었는데
계곡을 따라 오르려니까 코스가 또 아리까리하다.ㅎㅎㅎ
조심스럽게 V계곡을 향해 가는데 여기도 길이 엉망이다.
계곡은 물이 범람을 하고 등산로는 여기저기 유실되고.
그래서 또 길을 놓쳤다.^^*
V계곡으로 가던 중.
북한산 다람쥐 님과 필립 황 님.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진다.
열심히 치고 올라갔더니 사기막능선이 나온다.
오늘 완전히 제 멋대로 가고 있다.ㅎㅎ
일행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든다.
편안한 길로 가려고 했다가 오히려 더 힘 든 코스로 가고 있다.
특히, 이레 장로님께서 오늘 몸이 많이 무거우신 모양이신데...
사기막능선에서 온 몸으로 비바람을 맞으며 배낭을 챙기고 있는 북한산 다람쥐 님.
등 뒤로 보이는 빗줄기가 세차다.
성능이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오셔서 굳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사진을 찍어주시는 필립 황 님.
몸은 비를 맞아도 카메라는 비를 맞으면 안되기때문에 우산을 쓰고 있다.
사기막 능선으로 올라서니 비바람이 거세다.
몸을 가누기 힘들다.
지난 5월 16일의 지리산 바래봉이 생각난다.
세찬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배낭 커버만 씌우고는 온 몸으로 비를 맞으면서 산행을 한다.
시원한 것이 정말 기분 좋다^^*
숨은벽 직전 암릉을 배경으로.
북한산 다람쥐 님............... 심한 바람으로 눈을 뜨기가 어렵다.
뒤따라 오고 있는 이레 장로님과 KoAm님.
KoAm 님.
숨은벽을 향해 간다.
거센 비바람으로 모두 안전하게 우회해서 나간다.
사기막 능선의 바위.
우회하니까 그 동안 보지 못하던 바위들도 눈에 들어온다.
숨은벽은 오늘 구름에 가려져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지키고 있는 공단 직원도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숨은벽 앞에서 우측으로 내려간다.
V계곡을 향해 올라가는 깔딱고개는 집중호우로 인해 등산로가 완전히 계곡이다.
물이 줄줄 흘러 내리고 있는 깔딱고개를 계곡트래킹하듯이 올라간다.
이제 옷이고 신발이고 다 젖었다.
기분은 계속 좋았지만 약간 걱정도 되었다.
자욱한 안개로 시야도 좋지 않고, 비는 더욱 거세게 내리고 해서.
그래도 할 수 없다.
이 난관을 극복하려면 빨리 벗어나는 수 밖에 없으니까.
V계곡을 향해 열심히 올라간다.
필립 황 집사님.
평소에는 없었던 폭포들이 눈에 띈다.
그야말로 집중호우가 만들어 놓은 멋진 풍경이다.
배낭을 벗어 던지고 쏟아지는 물줄기를 그냥 온 몸으로 맞고 싶다^^*
저 앞에 V계곡이 뿌연 안개 속에 환하게 보인다.
북한산 다람쥐 님이 V계곡을 올려다 보고 있다.
V계곡을 올라서는데 핸폰이 울린다.
석고상 집사님이시다. 지금 어디냐고.
후발대가 위문에 도착했다고 한다.
백운산장에서 만나기로 한다.
V계곡에서 백운산장으로 내려가는 길도 엉망이다.
그야말로 등산로가 아니라 그냥 골짜기가 되어 버렸다.
대강 방향만 잡고 아래로 내려간다.
여기도 또 멋진 폭포가 생겼다.
KoAm 님.
북한산 다람쥐 님.
이레 장로님.
백운산장에서 반갑게 후발대를 만난다.
우리보다 조금 먼저 도착해 있었다.
닌자람보님 내외분과 온달맘님, 수렴동님.
이런 빗속을 뚫고서들 제 정신인 사람들인지...........ㅋㅋㅋ
산장에서 따뜻한 잔치국수와 두부를 시켜서 준비해 간 김밥 등과 함께 풍성한 점심을 먹는다.
아침에 비상을 걸어서 소집을 했는데도 가지고 올 것은 다 가지고들 오셨다.
너무 푸짐하게 점심을 먹는다.^^*
백운산장에서의 점심.
후발대로 올라오신 온달맘 님이 맛있는 김치를 나누어 주고 있다.
백운산장 앞에서 회장님.
북한산 다람쥐 님.
회장님 발을 어디다 올려 놓으셨나요?
남들 밥 먹는 식탁인데..........^^*
식사하는 동안 비도 그쳤다.
잠시 포토타임을 갖고.
백운산장을 나선다.
출입통제 구간인 낭만길로 간다. 정말 오랜만이다.
자연보호를 목적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구간인데
오늘은 날씨덕분에 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일행들을 그리로 안내한다.
운무와 안개로 아무 것도 볼 수 없어 낭만길 다운 멋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운치있는 코스였으리라 생각한다.
낭만길을 가고 있는 일행들.
낭만길은 만경대 7부 능선을 휘돌아 나가는 길이다.
보통 위문에서 용암문 방향으로 가는 산성 주능선과는 그 반대 방향에 있는 길이다.
출입통제지역이므로 통제가 해제될 때까지는 가지 않아야 하는 길이다.
오늘만 가 봤다^^*
용암문.
지난 달에 12성문 종주를 하면서 들렀던 곳이라 모두들 기억이 새롭다.
용암문에서 필립 황 집사님의 카메라를 보고 있는 일행들.
요즘 등산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있는 우리 산방 식구들.
북한산 대피소로 가서 거기서 태고사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굳은 날씨로 북한산 대피소가 썰렁하다.
항상 사람이 붐비는 곳인데.
태고사 방향 하산길도 역시 길이 엉망이다.
돌이 다 쓸려 내려가서 어디가 등산로인지 구분이 되질 않는다.
역시 적당히 방향을 잡아서 내려간다.
불어난 계곡물.
샌들을 신고 오신 수렴동님.
편안하게 그냥 물로 들어간다^^*
북한산 대피소에서 산성입구까지도 한참을 내려간다.
정말 오늘도 북한산엔 우리만 있는 것 같다^^*
역시 카메라에 강하신 닌자람보님.
산성입구 거의 다 내려와서 오늘도 탁족을 한다.
비를 흠뻑 맞았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기분이다.
시원스럽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아래서 오늘의 피로를 푼다.
KoAm님.
수렴동님과 석고상님.
누군 발 닦고, 누군 머리 감고^^*
시원한 물로 무릎 맛사지를 하고 있는 수렴동님.
계곡물이 그리 차지 않다.
회장님은 점심이 조금 짜셨나.........^^*
북한산 다람쥐 님도 시원스럽게 머리를 감으시고.
보기만해도 시원한 계곡.
밝게 웃으시는 KoAm님.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석고상 집사님.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포즈다.
배경은 좀 다르지만.
설경구.............ㅇㅇㅇㅇㅇㅇ^^*
이레 장로님............ 오늘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코스를 제대로 잡지 못해서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여유있게 탁족을 하고 있는 온달맘 님.
여유로운 풍경.
바로 이런 것이 행복이 아닐까.......... 싶다^^*
산성입구로 나오면서 돌아본다.
안개로 살짝 이마가 가려진 원효봉이 눈에 들어온다.
언제봐도 정감있는 북한산 봉우리들.
날머리............ 산성입구 탐방 안내소
굳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함께 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 산행코스 : 효자비 - 밤골 - 숨은벽 안부 - V계곡 - 백운산장 - 낭만길 - 북한산 대피소 - 태고사 - 산성입구.
◆ 산행시간 : 6시간 20분(산행인원 10명).
※ 날씨로 인해 사진의 화질이 좋지않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청색 : 당초 산행 예정 코스.
- 황색 : 선발대.
- 적색 : 후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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