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30. 23:41ㆍ등산/북한산
3주째 북한산엘 가지 못해서 몸이 근질근질하다.
월요일부터 이번 주중에 야간산행을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드디어 오늘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고는 아침부터 배낭을 챙겨서 출근을 한다.
6시 퇴근하자마자 사무실 근처 빵집에서 단팥빵 2개를 사 가지고는 불광역으로 향한다.
혼자서 나서는 야간산행이라 마음부터 바쁘다.^^*
불광역에 도착하니 6시 25분.
부랴부랴 독박골로 올라가는데 근처 사무실에서 퇴근하는 사람들로 주변이 복잡하다.
열심히 걸어가는데 핸드폰이 진동한다.
박성복 집사님께서 낮에 보낸 문자에 답을 하셨다.
의사선생님이 한두달 등산을 쉬라고 하셨다고.
무리하다가 큰 일 나는 수 있다고.
발바닥에 염증이 난 모양인데 정도가 심한 모양이다.
빨리 나아야할텐데.......... 걱정이다.
용화1공원 지킴터를 들머리 삼아 북한산으로 들어간다.
해가 많이 길어져서 서쪽하늘에 아직 해가 걸려 있다.
해 떨어지기 전에 가능한 많이 가고자 걸음을 재촉한다.
들머리......... 용화1공원 지킴터.
쟈켓을 벗어 배낭에 넣고는 셔츠 차림으로 쪽두리봉을 오른다.
올라가는데 4명의 산님들이 내려온다.
복장을 보니까 바위를 타는 산님들이다.
쪽두리봉에서 암벽 훈련을 하고 내려가는 모양이다.
서쪽으로 떨어지는 햇살을 받아
북한산의 낯 익은 봉우리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왼쪽부터 향로봉, 비봉, 문수봉, 보현봉.
오랜만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치장을 하고 있는데
한동안 북한산엘 오지 못했다니..........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그래도 오늘 왔으니까.ㅎㅎ
같은 초록인데 다른 초록이다.
그리운 마음으로 한번 더 휘둘러 본다.
볼수록 정이 가는 북한산.
쪽두리봉도 한산한 모습이다.
오늘은 단독산행이고 야간산행이라 무조건 우회다.
떨어지는 해가 마지막으로 발하는 빛으로 산이 환하다.
아직 한낮인 느낌이다.
쪽두리봉 직전 슬랩을 우회해서 오르고 있는데 또 한번 핸드폰이 진동한다.
아내가 문자를 보냈다.
혼자서 야간산행에 나선 내가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안전산행하고 오라고.^^*
나무 사이로 해가 지고 있다.
쪽두리봉에 올라 주변을 돌아본다.
야간산행이라 마음이 바쁘지만 그래도 이런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쪽두리봉에는 몇몇 산님들이 올라 있다.
느즈막히 나선 산님도 있고, 이제 막 하산하려는 산님도 있다.
시간만 잘 맞추면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쪽두리봉 너머 향로봉 방향.
예쁜 초록들.
해가 지고 있다.
지는 해 아래로 수도 서울의 젖줄인 한강이 보인다.
쪽두리봉 정상에 흔적을 남긴다^^*
한참을 있으면서 한동안 느끼지 못한 북한산의 체취를 느낀다.
나무들이 그새 많은 치장을 하고 있다.
다시 돌아 내려와 향로봉 방향으로 향한다.
아직도 환하다.
일몰 모습은 어디서 봐도 멋지다.
햇살 받은 쪽두리봉.
해는 7시 20분경 넘어갔지만 아직도 석양 덕분인지 주변을 분간할 수가 있다.
랜턴없이 그냥 향로봉을 향해 간다.
향로봉을 오르다 뒤돌아보니
해가 넘어간 서쪽 하늘이 붉게 타고 있다.
향로봉까페에서 단팥빵으로 허기를 채운다.
이제 물만 달랑 남았다.
허기를 채우고 올려다 본 하늘에 달님이 나와 있다.
비봉과 잉어바위.
어둠이 서서히 깔리기 시작한다.
다시 향로봉을 오른다. 우회코스로.
늦은 시간이라 아무도 없다.
하산하는 산님 3명을 만난다. 반갑다.
향로봉에서 비봉으로 이어지는 산성 주능선에 올라서니 바람이 분다.
그래도 춥진 않다.
관봉에서부터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산행을 한다.
관봉에서 본 북한산 주봉들.
비봉.
비봉을 향한다.
야간산행을 하는 주된 목적은 야경을 보기 위함이다.
안전관계로 다른 봉우리들은 다 우회했지만 비봉은 올랐다 가기로 생각했다.
서울의 야경을 보기 위해서.
비봉을 오르면서.
자주 올라다닌 비봉이지만
어둡기때문에 조심스럽게 오른다.
비봉 정상에 오르니 바람이 조금 차다.
윈드쟈켓을 꺼내 입는다.
비봉에서......... 서울시내 야경. 종로 방향.
구파발, 지축 방향.
우측에 멀리 남산타워가 있고
앞에 북악산 성곽을 따라 조명이 빛을 밝히고 있다.
한강변........ 올림픽대로, 강변대로.
눈으로 보는 것을 카메라로 다 담을 수 없어 안타깝다.
진흥왕 순수비(모형) 위에 뜬 달님.
비봉에서도 흔적을 남긴다^^*
비봉 정상에서 야경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하면서 한참을 서 있었더니 춥다.
다시 내려와 사모바위로 향한다.
어둠 속에서 사모바위가 검은 모습으로 서 있다.
승가봉을 지나고 통천문을 지나 문수봉 갈림길에 도착했다.
항상 문수봉으로 올랐지만 오늘은 청수동 암문으로 오른다.
청수동 암문 오르막 직전 이정표.
문수봉까지 0.2킬로미터라고 하는데 거짓말이다.^^*
청수동 암문을 향해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날씨가 더워지면 점점 오르기 힘든 코스다.
그래도 어두워서 위가 보이지 않아 한결 수월하다.^^*
깜깜한 밤중에 인기척에 놀란 새가 갑자기 날아가는 바람에
나도 깜짝 놀랬다.
남들 잘 땐 나도 자야 하는데............ㅎㅎㅎ
10분 정도 오르니 청수동 암문이다.
한번 더 흔적을 남기고.
청수동 암문을 향해 올라온 길.
이제 대남문으로 향한다.
0.3킬로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직선거리를 표시한 것 같다.^^*
문수봉에서 한번 더 서울 야경을 담는다.
상태가 안 좋다.
실루엣으로 보이는 검은 봉우리가 보현봉이다.
문수봉 옆에 있던 봉우리에 국기게양대가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잘라 버렸다.
누가 그것도 집어간걸까?ㅎㅎ
문수봉에서도 흔적을 남긴다.
물 한통과 단팥빵 2개, 윈드 쟈켓 1벌, 헤드랜턴 2개, 손전등 1개 그리고 카메라.
오늘 배낭에 담아 온 물건들이다.
드디어 대남문.
용화1공원지킴터에서부터 2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혼자서 부지런히 온 셈이다.
아마 무서워서 더 빨리 걸어온 모양이다.^^*
구기분소로 내려간다.
보이지도 않는 대남문을 후레쉬를 터뜨려서 담아 본다.
대남문에서 하산하면서 한번 더 서울 야경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대남문에서부터 하산길은 계단길이다.
평소같으면 짜증나는 길인데 오늘은 오히려 고맙다.
잘 닦인 계단 코스가 오히려 안전하게 산행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가 정겹다.
그래도 아직 많이 가물어 비가 더 많이 내려야 될 것 같다.
탁족을 하고 싶었지만 계곡마다 전부 출입금지다.
진달래도 한 컷.
대남문에서부터 40분 정도 걸려서 구기분소로 내려오면서 오늘 야간산행을 무사히 마무리 한다.
날머리.......... 구기분소.
계속 마음속으로만 생각해오던 야간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날씨가 조금 건조해서 산행하는 느낌이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북한산을 오르면서 땀을 흘리고, 한적한 산행을 하고, 서울의 야경을 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가끔씩 야간산행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산행코스 : 용화공원지킴터 - 쪽두리봉 - 향로봉 - 비봉 - 청수동 암문 - 대남문 - 구기분소.
◆ 산행시간 : 3시간 10분(단독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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