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22. 22:25ㆍ등산/북한산
오전에 교회에 다녀와서는 배낭을 꾸려가지고 집을 나선다.
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가뭄을 해소시켜 주는 많은 양의 봄비가 내렸었는데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지만 조금 흐려 있다.
오늘은 혼자 산행을 한다.
오랜만에 홀가분한 산행이다^^*
구파발역에 도착하니 여기도 한산하다.
2시쯤 되었는데 군데군데 산님들이 보인다.
요즘 한동안 백화사 방향에서 용출봉 지능선을 다니고
삼천리골 쪽에서 나월봉 지능선을 다니느라 사기막 능선을 가 본 지가 꽤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밤골로 해서 사기막 능선을 간다.
34번 버스를 타고는 밤골입구에서 내린다.
밤골은 효자비 다음 정거장이다.
버스에서 안내방송으로는 효자2동이라고 나오는 것 같다.
어제 내린 비로 계곡은 많은 물이 흐르고 있다.
밤골계곡은 원래 물이 좋은 곳이다.
어제와 오늘 새벽에 내린 비로
계곡은 겨울의 묵은 때를 벗어 버렸다.
겨우내 얼어있던 밤골 계곡의 폭포도 이제 다 녹았다.
오늘 밤부터 다시 한번 꽃샘추위가 온다고 하는데 다시 얼른지 모르겠다.
시간이 늦어서 올라가는 산님을 거의 없다.
오히려 내려오는 산님들과 인사를 하고 길을 비켜주느라 다소 지체된다.^^*
2시가 넘어서부터 올라가기 시작해서 마음이 바쁘다.
밤골의 봄.
생강나무 꽃이 활짝 피었다.
얼핏 보면 산수유로 착각한다.
자세히 보면 꽃이 다르다.
한가로운 모습이다.
여름이면 늘 북적대는 곳이다.
하산길 산님 두분이 탁족을 하고는 배낭을 챙긴다.
나도 여기서 목을 축이고 한숨 돌린다.
성급한 진달래도 꽃망울을 터뜨리고.
가파른 오르막을 10분쯤 오른다.
왼쪽으로 사기막에서 오는 사람을 만난다.
가장 왼쪽에 전망대 바위가 보인다.
그리고 인수봉과 숨은벽, 백운대.
이렇게 보니까 확실히 백운대가 훨씬 높다.
밤사이 내린 비로 등산로는 오히려 양호한 상태다.
요즘 어느 산이나 등산로가 진흙탕이라 산행시 아주 고생이 심한데
비가 내려서 오히려 물기가 많이 줄었다.
푹신푹신한 등산로가 발을 편안하게 감싸주는 느낌이다. 좋다.
이런 때는 마냥 걷고 싶어진다. 아무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전망대 바위를 향해 올라가는 곳곳에 물이 많이 흐르고 있다.
가능하면 바위는 우회를 해야지 생각을 하면서도 발길은 바위로 가고 있다.
본능인가................^^*
해골바위에 왔다.
10여명의 산님들이 내려오고 있다.
하산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회하려고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장비나 복장을 보니까 프로급이던데.
여길 올라가면 전망대 바위라는 곳이다.
예전에는 이것을 빨래판 바위라고 했었는데
어떤 산님들은 숨은벽 대슬랩을 또 빨래판 바위라고 한다.
어느 것이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것이 빨래판 바위 같다. 모양이.
바위에 설치해 놓은 보조자일이 오늘은 좀 엉성하다.
누가 그 자일도 자꾸 집어 가는 모양이다.
아무튼 미끈한 바위다.
바람이 좀 심하게 불어 몸이 조금 흔들린다.
바위에 바짝 엎드리다시피해서 조심스럽게 올라간다.
해골바위.
비가 내려서 눈두덩이에 물이 가득하다.
올라와서 한번 더 담는다.
전망대 바위 옆에 있는 영장봉.
전망대 바위에서 바라 본 포스.
언제나 멋진 모습이다.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
인수봉 잠수함 바위가 눈에 띈다.
백운대 릿지 코스와 파랑새 바위를 본다.
인수 설교벽 사면 너머로 어제 우리 산방 식구들이 다녀 온 영봉이 보인다.
전망대 바위에서 숨은벽으로 향한다.
바람이 무척 심하다.
쟈켓을 벗고 올라왔는데 약간 한기가 느껴진다.
그래도 일단 그대로 간다.
사기막 능선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풍경이다.
바위들의 모습이 아기자기하다.
저 바위들 하나하나를 밟고 간다.
인수봉과 숨음벽.
인수봉은 늠름하고 숨음벽은 늘씬하다.^^*
인수봉 설교벽.
언제나와 같이 숨은벽 아래서 우측으로 내려간다.
다시 백운대를 향해 V 계곡을 오른다.
이제 날씨가 더워지면 무척 힘 든 곳이다.
밤 사이 내린 비로 호랑이굴을 향해 올라가는 등산로가 완전히 계곡으로 변했다.
이곳도 얼음은 다 녹았다. 이제.
북한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대동샘.
물이 넘친다.
아무래도 약수같아 보이진 않고 그저 빗물같아 보인다.
입안만 한번 행군다.
15분쯤 깔딱고개를 오르면 V 계곡을 만난다.
호랑이굴은 여기서 우측으로 간다.
그리로 갈까 하다가 그냥 넘어가서 백운대를 우측에 끼고 돌아 나간다.
암벽하는 산님들이 백운대 사면 벽에서 열심히 연습들을 한다.
시간이 꽤 되었는데도 내려갈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코 앞에 지난 설 연휴 때 올라와서 일출 사진을 찍던 쪽두리 바위가 보인다.
그 너머로 우이동 모습이다.
오늘 아침부터 인수봉엘 올랐던 크라이머들이 이제 자일 하강을 하고 있다.
뭐라고 하는지 되게 시끄럽다.^^*
짜릿한 느낌이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다.
백운대를 우측으로 끼고 돌아서 올라가면 위문을 거치지 않고 백운대로 갈 수 있다.
사람들로 번잡한 부분을 조금 피해서 갈 수 있는 코스다.
물론, 오늘은 시간이 많이 늦어서 백운대를 올라가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어제 우리 산방 식구들이 백운대를 오르지 않고 내려왔더라서 내가 오늘 대신 오른다.^^*
역시 바람이 심하다.
올라가면 추울 것 같아 쟈켓을 입는다.
구름 사이로 살짝 나온 해가 인수봉을 비춘다.
햇살을 받은 인수봉이 하얗게 빛이 난다.
만경대.
사진 왼쪽 구석으로 스타바위.
백운대.
태극기가 바람에 힘차게 펄럭인다.
드문드문 산님들의 모습이 보이고.
염초릿지를 지나 백운대 릿지를 즐기고 있는 산님들.
말바위 구간을 지나 개구멍 바위에서 하강 준비를 하는 듯 하다.
산방 식구들이 이번 주 토요일에 이곳을 온다고 했는데.....
노적봉.
어떤 산님은 1봉과 2봉이라고 하고,
또 어떤 산님은 동봉과 서봉이라고 한다.
북한산 지도에는 그냥 노적봉이라고 되어 있다.
우측에 넙적한 바위를 말한다.
하지만 가까이 가 보면 봉우리가 두 개가 있다.
위치상으로 좌측에 있는 것이 동봉이고 우측의 것이 서봉이다.
우리가 흔히 노적봉이라고 부르는 것이 서봉인 셈이다.
높이도 동봉이 더 높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오늘 노적봉에 가려고 한다.
요즘 통제구간이 하도 많아 갈 만한 곳이 별로 없다.
노적봉도 통제구간중 하나다.
장비를 갖춘 사람만 보내준다는.
그런데 오늘은 시간이 좀 늦은 시간이라서 공원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철수했을 것 같아 한번 가 보기로 한다.
백운대 약수 릿지 방향의 범바위.
여우굴로 가려면 안전철책을 따라 내려가다가 우측으로 가야 한다.
인수 설교벽을 한번 더 담는다.
뒤로 상장능선과 멀리 오봉, 사패산, 도봉산의 주봉들이 보인다.
시야가 좋지 않다.
인수 설교벽의 유명한 악어바위다.
악어 한 마리가 인수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중이다.
전망대바위에서부터 이어지는 사기막 능선.
오늘 올라온 코스다.
백운대에서 언제나 외롭게 휘날리고 있는 태극기를 한번 더 담고 하산한다.
위문.
명패가 떨어지고 없다.
누가 그런 것도 떼어가는지.
아님, 다시 만들어 놓으려고 그러는지 알 수 없다.
위문에서 산성 주능선을 따라 노적봉을 향한다.
늘 복잡하게 붐비는 코스지만 시간이 늦어서 한산하다.
바위에 간간이 물이 흘러 디딤발에 조심하면서 앞으로 나간다.
가다가 돌아 본다.
백운대의 또 다른 모습.
백운대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우측 맨 꼭대기가 백운대 테라스이다.
7~8명 정도가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왼쪽 봉우리는 아까 백운대 정상에서 본 범바위다.
노적봉 쉼터에 왔다.
역시 출입금지 푯말이 설치되어 있다.
어쩔까 망설이다가 시계를 본다.
4시 50분.
다 철수했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는 왼쪽으로 우회해서 들어간다.
이러면 안 되는데...........ㅋ
정말 오랜만에 노적봉엘 간다.
동봉에는 몇 차례 갔었지만 서봉은 번번히 올라가지 않았었다.
겨울에는 또 그늘이 져서 늘 얼어 있기도 했고.
조심스럽게 동봉을 향해 간다.
혹시나 공단 직원들을 만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동봉에 올랐다.
다행히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동봉에서 북한산의 주봉들을 본다.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삼각산의 위용이 제대로 잡힌다.
동봉 정상에서 서봉 정상을 본다.
정상에 커다란 바위 몇 개가 올려져 있다.
우측에 있는 바위가 나폴레옹 모자 바위란다.
서봉의 남쪽면은 암벽 등반을 하는 곳이지만
북쪽면은 5m 정도의 직벽이기는 하지만 홀더가 확실해서 약간만 신경을 쓴다면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조금 까다롭긴 하지만.ㅎㅎ
이제 서봉에 올라 동봉을 뒤돌아 본다.
소나무들이 있는 곳이 동봉이다.
그 뒤를 만경대가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서봉 정상.
이 바위 아래 쪽으로 내려가기도 한다. 릿지로.
10여명 이상 둘러 앉을 수 있는 이런 공터가 있다. 정상에.
이것이 나폴레옹 모자 바위다.
정말 닮았다.
좀 더 크게 찍어 본다.
근데 오히려 멀리서 봐야 더 닮아 보이는 것 같다.
나폴레옹 모자 바위 우측으로 노적봉 서봉을 내려온다.
물론, 올라왔던 곳으로 다시 내려가서 좌측으로 우회해서 내려오는 코스도 있다.
오늘은 노적봉 지능선에 있는 기린봉이라는 곳으로 가고자 한다.
넋놓고 그냥 내려가다가는 위문에서 내려오는 코스와 만나는 곳으로 가게 된다.
그러면 안 된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적당한 곳에서 노적봉을 왼쪽에 끼고 돌아 나가야 한다.
노적봉 서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경사가 매우 급하다.
원래 잘 다니지는 않는 코스다.
나뭇가지 등을 잘 이용해서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여기도 물이 흐르면서 군데군데 질어서 미끄러운 곳이 있다.
신경을 쓰면서 내려와서인지 코스를 제대로 잡았다.
예전에 한번 기린봉으로 내려가려고 내려왔는데 코스를 제대로 잡지 못해서 그냥 위문에서 내려오는 산님들과 만나 하산한 적이 있다.
백운대와 만경대를 한번 더 본다.
노적봉을 왼쪽에 두고 돌아 나가니까 한번의 오르막을 또 만난다.
그러니까 노적봉 7부 정도를 휘돌아 나가는 코스다.
물론, 기린봉 코스도 통제하는 곳이다.
이런 넓은 쉼터가 있다.
처음 만나는 슬랩.
바위가 느낌이 괜찮다.
이런 앙증맞은 바위도 있다.
인터넷 블로그에서 본 적이 있는 기린봉 코스를 제대로 올 수 있었다.
아쉽게 기린봉 전체가 조망되는 곳이 없어서 사진을 담진 못했다.
다음에 한번 올라가봐야겠다. 올라갈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노적봉 정상을 땡겨 본다.
나폴레옹 모자 바위가 보인다.^^*
노적봉의 위용.
바위 군데군데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이 암벽 등반하는 크라이머들 같아 보인다.
좀 더 내려오다 보니까 눈에 익은 코스다.
대동사에서 노적사로 가기 위해 몇 차례 지나다닌 노적봉 안부다.
바로 북장대지라고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도 바로 직직을 한다. 보리사 방향이다.
염초능선.
가장 왼쪽이 염초 직벽이다.
사진 중앙 부분, 가장 높은 봉우리가 책바위.
아기자기하면서 군데군데 짜릿짜릿한 코스로 기억된다.^^*
보리사가 가까와지면서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린다.
근처 식당에서 들려오는 산님들의 뒷풀이 소리들도 들리고.
생각했던대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방해받지 않고.
노적봉 정상에서 보리사까지 내려오는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
편안한 산행을 한 셈이다.^^*
산성입구를 향해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이곳도 물이 아주 시원스럽게 흐른다.
어제 우리 산방 식구들이 탁족을 한 곳에서 나도 탁족을 한다.
아직 물이 좀 차다.
그래도 시원한 것이 발의 피로가 싹 가신다.
역시 등산의 백미는 탁족이다.^^*
산성입구로 나오는데 해사 떨어지고 있다.
느즈막히 산행을 하다보니 이건 보너스다.
산성입구로 나오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느즈막히 내려오는 산님들이 간간이 눈에 띈다.
모두가 여유롭고 즐거운 모습들이다.^^*
◆ 산행코스 : 밤골 - 사기막능선 - 숨은벽 안부 - V 계곡 - 백운대 - 노적봉 - 북장대지 - 보리사 - 산성입구.
◆ 산행시간 : 4시간 10분(단독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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