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도봉산 산행(090124)

2009. 1. 24. 22:12등산/도봉산

 

 

민족의 명절인 설을 맞이해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오고 가는데 난데없이 동장군이 기습을 하였다.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고 텔레비젼에서는 남쪽 지방에 많은 눈이 내린다고 한다.

 

4일간의 긴 연휴 첫날.

모처럼 늦잠을 자고는 일어나서 산에 갈 채비를 하였다.

다른 일행을 만나서 북한산을 가려고 했었는데 약속이 어긋나서 혼자 산행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사패산과 도봉산을 가기로 하였다.

밤새 내린 눈으로 멋진 설경을 기대하면서.

 

아침 식사를 하면서 오늘은 사패산과 도봉산을 다녀오겠다고 했더니 아내가 따라 나선다.

북한산을 가면 가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오랜만에 사패산을 간다고 하니까 마음이 동한 모양이다.

 

아침을 먹고 배낭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아파트 현관을 나서는데 코끝이 쨍하다.

영하 13도라고 하더니 춥긴 추운 모양이다.

밤사이 내린 눈이 꽁꽁 얼어붙어 있고.

내린 눈의 양은 많지 않았지만 기온이 워낙 낮아서 내린 그대로 살포시 쌓여 있었다.

길은 미끄러웠지만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너무 아름다웠다.

모든 것이 빤짝거리고 있었다.^^*

 

 

밤 사이 내린 하얀 눈.

호~~~ 하고 불면 날아갈 정도로 살포시 쌓여 있다. 

 

구파발역에서 34번 버스를 탔다.

704번 버스를 타고 와도 사패산과 도봉산을 오를 수 있지만

원각사 방향에서 오르려면 반드시 34번 버스를 타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리는 느티나무 정류장에서 한정거장을 더 가서 내린다.

정류장 이름은 원각사.

내려서 버스 진행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사패산 원각사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꺽어 든다.

 

 

버스 정류장에서 원각사 가는 길.

왼쪽에 불쑥 솟아 있는 봉우리가 사패 정상이다.

하얀 눈이 덮혀 있다.

 

원각사를 알리는 표석.

화살표를 따라 간다.

왼쪽으로 벽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 외곽순환도로이다.

 

산행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요즘은 등산안내도도 아주 멋지다.

인터넷 구글에서 서비스 하는 지도같다.

현위치에서 일단 원각사를 거쳐 사패 정상을 오른다.

 

밤사이 내린 눈이 멋진 설경을 연출하고 있다.

 

멋진 설경을 배경으로.

까만 선글라스가 멋있어 보인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너무 예쁘다.

연신 셔터를 누른다.ㅎㅎ

 

억새풀 위에 소복이 쌓인 눈.

새털처럼 가볍다.

 

기온이 너무 낮아 나무가지에 내린 눈이 그대로 있다가

조그만 흔들림에도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

지금 막 눈이 오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푸른 소나무와 하얀 눈.

 

멋진 설경을 보면서 감탄하고, 사진 찍고 하느라 원각사까지 쉬엄쉬엄 올라갔다.

뒤따르는 아내가 자기는 오늘 거북이팀이란다.

천천히 가자는 얘기를 그렇게 한다.

나는 토끼팀인데...........^^*

 

 

그냥 한바탕 뒹글고 싶은 눈밭이다.

하얀 눈 위에 빨간 쟈켓이 선명하다.

 

하얀 눈을 살짝 덮어 쓴 바위가 파란 겨울하늘을 배경으로 아주 선명하다.

 

이곳이 원각사다.

설날을 맞아 무슨 법회라도 있는 모양이다.

열심히 눈들을 쓸고 있었다.

그냥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는데.

바람에 또 눈발이 날린다.

 

원각사까지는 콘크리트가 포장이 되어 있다.

원각사를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그래도 원각사 코스가 사패 정상을 가는 코스중 가장 짧은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코스도 평이하고.

 

발 아래 눈 밟히는 소리가 정겹다.

뽀드득, 뽀드득.

 

 

또 눈발이 날린다.

이러다가 나무 위에 있는 눈들이 다 떨어지겠다.

빨리 올라가야 할 것 같다.

예쁜 모습들을 보려면. 

 

계곡에 있는 바위들도 예쁜 눈을 덮어쓰고 있다.

 

거북이팀이라며 뒤따라 오던 아내가

배낭만 벗어 놓고 보이질 않는다.^^*

 

지난 주에 아내 배낭을 하나 새로 장만했다.

 

 

사패 정상가는 길. 

선등자의 발자국을 따라 올라간다.

 

원각사 방향에서 올라가면 만나는 삼거리.

사패 정상은 왼쪽으로

도봉산 주봉인 자운봉을 가려면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일단 사패 정상으로 향한다.

 

사패 정상을 오르다가 왼쪽을 돌아본다.

정상에 올라서면 더 뚜렷하게 볼 수 있는 모습들이지만

그냥 지나갈 수 없어 셔터를 눌러댄다.

도봉산 주능선이 쭉 이어지다가 우측에 오봉이 눈에 들어온다.

오봉 너머로 북한산의 인수봉과 백운대가 희미하게 보이고.

 

그리고는 다시 앵글을 왼쪽으로 돌린다.

수락산과 불암산의 모습이 들어온다.

하늘에 엷은 구름들 또한 분위기를 맞춰 준다.ㅎㅎ 

 

이제 사패 정상이다.

조금 전보다 뚜렷하게 주변이 조망된다.

오봉 우측으로 상장능선이 보인다.

그리고 그 너머로 염초능선에서 이어지는 북한산의 파랑새 바위와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가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오늘도 역시 눈이 조금 부족하다. 아쉽다.

 

사패 정상에는 많은 산님들이 있었다.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 바람도 없고 따뜻했는데

정상에 오르니 찬바람이 얼굴을 할퀸다.

모자와 버프로 얼굴을 감싼다.

 

사패 정상에서.

정상에 서면 그저 먼 곳을 보게 된다.

저 멀리.

가 보지 못한 곳에 대한 열망일까?

 

아내는 반대쪽을 본다.^^*

 

사패 정상에서 단체사진^^*

하늘엔 조각구름 떠 있고.........ㅎㅎㅎ 

 

산등성이 마루금들이 희미하다.

역시 눈이 부족하다.  

 

외곽순환도로. 사패터널 직전.

말썽 많았던 곳이다.

 

갓바위 너머 의정부 초입.

오늘은 공기가 차가운데도 시야가 좋지 않다.

고향들 가느라 자동차도 많이 빠져 나갔을텐데.

 

사패정상에서 내려서 도봉산 주능선을 따라 자운봉으로 향한다.

등산로에 눈이 조금 쌓여 있었지만 아이젠 없이 걸을만 했다.

어떤 산악회에서 단체로 온 팀이 앞 서 가고 있었다.

이럴 때는 무조건 추월해서 가야 한다.

무심코 아무 생각없이 뒤따라 가다가는 여러가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가다서다를 반복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한 소음에 시달려야 한다.

산에들 와서 왜 그리들 떠들어대는지.ㅎㅎㅎ

우리 적성에는 맞지 않는다.

 

거북이팀이기를 작정한 아내를 독려해서 속도를 낸다.

한사람이 지나갈만한 등산로에서 추월을 하기란 생각같이 쉽지만은 않다.

더구나 요즘은 모두 스틱들을 가지고 다녀서 더욱 불편하다.

그래도 요령껏 앞으로 치고 나간다.

 

 

군데군데 설경을 담는다.

 

바위들의 호젓한 모습이 평화롭다.

 

열심히 산행을 하다가 갑자기 시장함이 느껴진다.

시간을 확인하니 12시가 넘었다.

산행시작한 지도 2시간이 지났고.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컵라면을 끓인다.

오늘처럼 추운 날은 라면도 잘 익지 않는다.

그래도 겨울에는 먹기 제일 간편한 것이 컵라면이다.

추운 날은 뭐 먹는 것도 힘들다.ㅎㅎㅎ

컵라면과 떡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는 커피도 마시지 않고 발길을 재촉한다.

추워서 더 못 있겠다.^^*

 

저 앞에 도봉산 주봉들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언제봐도 늠름한 모습이다.

 

 

도봉산의 주봉들.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오늘은 무조건 우회한다.

 

 

멋있다. 

 

주봉들을 우회해서 오봉을 향한다.

이제부터는 아이젠이 필요하다.

등산화에 아이젠을 차고는 거침없이 치고 나간다.

 

 

편안한 등로다.

하얀 눈과 낙엽이 어우러져 푹신함을 느끼게 한다.

 

단단히 무장을 했다.

사패에서 도봉산 주능선을 타면서부터 찬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수통에 담은 물이 얼었다.

 

가파른 오르막이다.

오봉까지 가면서 이런 오르막을 네 번 정도 만난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등에 땀이 흐른다.

산행 초반에 거북이팀을 자초했던 아내는 열심히 잘도 오른다.(빨간 쟈켓)

새로 장만한 배낭이 잘 어울린다.

 

신선대.

여기도 오늘은 우회.

 

도봉산 주봉들을 지나 일단 우이암 방향으로 간다.

 

뒤돌아보니 멋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바위들의 모습이 만물상을 연상케 한다.

규모가 좀 작지만. 

 

또 다시 오르막을 오른다.

때로는 이런 계단이 더 불편할 때도 있다.

 

우이암 갈림길.

여기서 오봉까지는 1킬로 남았다.

일단 오봉까지 가서 하산코스를 결정하기로 하였다.

 

북한산의 멋진 모습이 조금 더 가깝게 다가왔다.

역시 위풍당당한 인수봉.

 

 

저 앞에 오봉이 눈에 들어온다.

참 신기한 바위들이다. 보면 볼수록.

누가 저렇게 올려 놓았을까? 

 

오봉을 향해서.

거침없이 내려가는 아내.

역시.......... 전문 산악인이다.^^*

 

이것이 북한산이런가.

첩첩산중.

설악의 위용 못지 않으리라.

백운대를 향해 모든 봉우리들이 운집하고 있는 듯하다.

중간에 있는 상장능선을 휘돌아 뾰족한 영봉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인수봉 왼쪽 만경대의 뾰족한 모습은 약간 생소한 느낌이다.

 

 

드디어 오봉이다.

그냥 지나쳐 가자는 아내를 설득해서 오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볼수록 특이하다.

언젠가 한번은 오봉 봉우리간에 로프를 설치해 놓고 공중에서 로프를 타고 이동하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본 적이 있었다.

왜들 그런 위험들을 즐기는지.........^^*
아무튼 뭐든지 미치지 않고서는 하지 못할 것 같다.

 

오봉까지 와서는 여성봉을 찍고 하산하기로 하였다.

오봉에서 여성봉까지는 1.2킬로다.

부지런히 걸으면 15분 정도면 가는 거리다.

 

여성봉으로 향하다가 중간에서 커피를 한잔 마셨다.

따뜻한 햇살이 드는 양지바른 곳에 앉아서 점심을 먹고 먹지 못한 커피를 마셨다.

원두커피의 은은한 향이 아주 좋았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니까 몸도 따뜻해졌다.

간식으로 준비해 간 곶감도 마저 먹었다.

이제 준비해 간 식량도 다 먹어 치웠다.^^*

 

 

여성봉을 가다가 돌아본 오봉.

 

이쪽은 그래도 눈이 조금 더 있다. 

 

저기 멀리 사패가 눈에 들어온다.

사패정상을 찍고는 도봉산 주능선을 타고 한바퀴 도봉산 일주를 한 셈이다.

산등성이에 소나무들이 즐비한 바로 앞에 능선이 송추 북능선이다. 

 

 

드디어 여성봉이다.

 

여성봉을 오르는 길에 눈이 얼어 있어 조금 미끄러웠다.

역시 아내를 설득해서 여성봉엘 올랐다.

기왕에 왔으니까 올라갔다가 내려가야지 그냥 지나갈 수는 없다.^^*

 

 

여성봉에서 본 오봉.

이곳에서 보는 모습도 장관이다.

 

상장능선 너머로 백운대와 인수봉.

상장능선을 언제쯤 다시 갈 수 있을런지.

안타깝다.

조망이 그렇게 좋은 상장능선을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성봉에서 오봉을 배경으로.

 

아내도 한장.

 

 

이제 오봉탐방지원센터 방향으로 내려간다.

여성봉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사패를 배경으로.

 

아쉬움에 다시 한번 돌아본다.

우측에 불쑥 솟아 있는 봉우리가 방금 내려온 여성봉이다. 

 

오봉 탐방지원센터를 향해 산님들이 내려가고 있다.

역시 평화로운 모습들이다.

이런 길을 보면 역시 마냥 걷고 싶어진다.

 

 

오봉 탐방지원센터 앞에 있는 도봉산 지도를 본다.

오늘도 참 많이 걸었다.

왼쪽에 보이는 원각사 아래 도로에서부터 시작해서 원각사를 지나 사패 정상에 올랐다가

사패능선을 타고, 포대능선을 우회하고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을 지나 오봉을 거쳐 여성봉을 올랐다가

송추 남능선을 따라 오봉 탐방지원센터까지.

거의 도봉산 종주를 한 셈이다.

 

오늘의 날머리 오봉 탐방지원센터.

 

 

작년 1월 12일에도 전날 내린 눈때문에 멋진 설경을 기대하면서 사패를 올랐었다.

작년에는 날이 무척 포근하고 오늘보다 눈이 더욱 많았으나 산행은 조금 짧게 했었다.

 

오늘은 비록 눈은 적은 양이었지만 추운 날씨속에서 모처럼 겨울 산행다운 산행을 한 것 같다.

 

 

◆ 산행코스 : 원각사 - 사패산 - 도봉산 자운봉 - 오봉 - 여성봉 - 오봉 탐방지원센터.

 

◆ 산행시간 : 5시간(아내와 동반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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