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0. 22:27ㆍ등산/북한산
서울경기지방의 수은주가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간 오늘.
교회 집사님 두분과 함께 북한산 산행에 나섰다.
정신이 번쩍 나게 추울거라는 우려와는 달리 바람이 없어서 그리 춥지는 않았다.
구파발역에서 9시 30분에 만난 우리는 산성입구로 향했다.
오늘은 원효봉을 거쳐 백운대를 오르려고 한다.
집에서 나오면서 생각으로는 밤골을 들머리 삼아 사기막능선과 호랑이굴을 거쳐 백운대를 오르려고 했었는데 코스가 조금 변경되었다.
동장군이 내일까지 기승을 부린다고 하는데도 북한산으로 향하는 산님들이 무척 많았다.
산성입구를 들머리 삼아 계곡 탐방로로 조금 가다보면 수구산장이 나온다.
대부분의 산님들은 수구산장 사이로 난 길로 백운대를 향해서 가게 되는데
우리는 수구산장 앞에 놓여있는 계곡을 건너는 간이 다리를 건너 지금은 터만 남은 '수문'이 있던 곳으로 향했다.
원효릿지를 하기 위해서.
물론, 원효릿지는 여러 가지 코스가 있다.
원효릿지 초입이 시작되는 수구산장
계곡을 건너와 등산화 끈을 조인다.
본격적인 산행을 위해.
땀바위 슬랩을 오르기 전 워밍업을 한다.
사실 여기서부터 땀바위 슬랩이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빨간색 쟈켓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그 뒤로 또 검은색 쟈켓을 입은 일행이 올라온다.
오늘은 이렇게 세 명이서 산행을 한다.
오랫만에 식구가 많다^^*
한번 오르면 등에 땀이 난다는 땀바위 슬랩을 오른다.
길이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아 신발만 확실하면 누구나 조심해서 오를 수 있는 코스다.
물론, 안전에 신경쓰면서.
얼마 전에 새로 장만하셨다는 릿지화를 신으신 박집사님이 앞서 올라오시고
그 뒤를 이어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김집사님이 따라 오른다.
처음이라 몸이 조금 무겁다.
두 분은 초행이지만 워낙 경험들이 많으셔서 가볍게 오르신다.^^
우리 일행 뒤로 여러 명의 산님들이 땀바위 슬랩을 올라오고 있다.
뒤에 오는 산님들과는 원효봉 정상까지 가는 동안 여러 차례 만날 수 있었다.
땀바위 슬랩을 올라서자마자 다시 우측으로 향한다.
또 다시 짧은 슬랩지대를 만날 수 있다.
일명 스트라이프 바위다.
바위에 검게 스트라이프 무늬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누가 이름을 짓는지는 몰라도 바위의 특징을 한마디로 잘 나타내는 이름을 붙이곤 한다.
스트라이프 바위도 역시 박집사님이 선등을 하신다.
새로 구입한 릿지화가 성능이 괜찮은 모양이다.ㅎㅎ
이어서 김집사님이 오르시고.
등산복 바지가 뒤에서 보니까 재밌다.^^*
스트라이프 바위를 지나서 조금 더 진행하면 또 한번의 슬랩을 만난다.
여기는 땀바위에 비하면 길이는 엄청 짧지만 경사는 조금 더 심한 곳이다.
더구나 슬랩을 올라서 바위를 횡단해야 하는 구간이 있어서 조금 까다로운 곳이다.
그래도 요즘 신발들이 좋으니까 믿고 간다.ㅎㅎㅎ
경사면을 트래바스 하는 박집사님.
목에 걸은 카메라가 거추장스러워 보인다.
역시 뒤를 이어 김집사님이 트래바스한다.
때때로 물이 흐르고 있어 트래바스 할 때마다 주의를 요하는 곳이다.
횡단하는 경우 미끄러지면 대책이 없다.
그래서 올라가는 경우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김집사님 뒤에 따라 오는 여자 산님.
내공이 대단하다.ㅎㅎ
트래바스 구간을 지나면 이제 완력으로 올라가야 하는 곳을 만나게 된다.
처음에 어느 산님이 길을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참 재미있는 코스다.
거의 전신운동을 하면서 오를 수 있는 곳이 바로 원효릿지다.
나 같이 싸이즈가 짧은 사람은 여러 가지로 힘이 더 든다.ㅎㅎㅎ
왼손으로 바위에 난 크랙을 잡고 일단 바위에 붙어야 하는데 간단치가 않다.
처음 한두발만 올라서면 나머지는 그냥 식은 죽 먹기인데, 처음 한두발 올려놓기가 쉽지 않다.
항상 그렇다. 처음 한두발. 그것이 문제다.^^
거기를 통과하면 비슷한 코스이기는 하지만
뚱땡이 검문소가 나온다.
뚱뚱할수록 오르기가 불편한 코스다.
아무튼 팔로 몸무게를 지탱해서 올라야 한다.
날씬하면서 싸이즈가 괜찮은 박집사님은 쉽게 올라오신다.
이곳을 지나 바위지대를 조금 더 올라가면 원효릿지에서 가장 많은 힘이 소요되는 코스를 만난다.
바위 위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를 이용해서 오르는 코스인데
바위가 약간 오버행으로 되어 있어서 몸무게를 지탱하면서 균형을 유지하기가 조금 어려운 코스이다.
(사진을 찍지 못해 설명으로만 대신한다^^*)
그곳을 오르면 바로 원효봉 턱 밑이다.
원효봉 턱 밑에서 지난 주에 올라 오신 코스를 되짚어 보시는 두 분.
사진도 한장 찍고.
지난 주 두 분이 올라오셨다는 곳도 담아보고.
그리고는 정상을 향해 오른다.
올라오는 방향에서 우측으로 약간의 고도감이 느껴져서 좌측 바위쪽으로 붙으면 오르기가 더 어려워진다.
좌측에 있는 바위가 약간 앞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배낭이 부딪히면서 몸의 균형을 잃을 수 있다.
그냥 발로 딛는 바위의 정중앙을 올라온다고 생각하고 오르면 쉽게 오를 수 있다.
마지막 힘을 쓴다.
계속해서 바위들이 약간씩 사람들을 짓누르려고 하기 때문에 그리 편안한 코스는 아니다.
그래도 홀더가 확실하게 있기때문에 천천히 주의해서 올라오면 된다.
싸이즈가 저와 비슷한 김집사님이 선등을 하시고.
뒤를 이어 박집사님이 올라오신다.
역시 우리보다는 편안한 모습이다.^^*
드디어 원효 정상이다.
시야가 탁 트이면서 정면으로 염초능선에서 이어지는 백운대와 만경대, 그리고 노적봉의 멋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우측으로 의상능선도 한번 휘돌아보고
좌측 성벽 너머로 상장능선과 도봉산의 오봉에도 눈길을 준다.
원효봉 포토존에서.
만경대와 노적봉을 배경 삼아.
이번에는 방향을 약간 왼쪽으로 돌려서
백운대와 만경대를 잡는다.
조금 더 왼쪽으로 염초봉과 백운대.
사진에 표정이 잘 나온 것 같다.
삼총사가 단체사진을 찍고^^*
두 분이서 한장 더 찍고.
아무리 찍어도 싫증나지 않는 배경이다.
원효봉 북문에서 염초 직벽을 향해 가고자 했는데
오늘도 지킴이들이 통제를 하고 있다. 날씨도 무척 추운데.
북문에서 상운사로 내려와서는 산성입구에서 올라오는 산님들과 만나 다시 위문을 향해 올라간다. 백운대를 가기 위해서.
지난 주에도 물론 북한산을 왔었지만 백운대를 가지 않았더라서
년초이기때문에 오늘은 꼭 백운대를 가고 싶었다.
산성입구에서 위문으로 올라가는 코스는
백운대를 가기 위한 코스중 가장 짧은 코스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경사가 심한 곳이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계단코스를 열심히 올랐다.
빨간색 헤드의 배낭을 맨 김집사님이 힘겨운 모습으로 올라오고 있다^^*
위문 못 미처 약수암 쉼터에서 점심을 먹었다.
김집사님께서 준비해 오신 따뜻한 밥과 김치국, 그리고 짜장까지.
산에서 이런 성대한 점심을 먹을 수 있다니....... 준비해 오신 집사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내 방식대로라면 역시 컵라면을 먹었을텐데.
아쉽게도 성대한 점심을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ㅎㅎㅎ
식사를 마치고 위문으로 오르지 않고 여우굴로 가기 위해 코스를 달리 잡았다.
원래 약수암 쉼터에서 여우굴 가는 코스는 출입제한지역이다.
하지만 굳이 통제하는 사람이 없어서 일단 그리로 들어섰다.
약수릿지라고 불리는 바위의 6부능선 정도를 돌아나가면 약수암 위 공터가 나온다.
그곳에서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판이 붙어있는 곳으로 가게 되면 여우굴을 갈 수가 있다.
여우굴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모습의 와폭(누워있는 폭포라고 해서 붙여진 듯 하다)을 만나야 한다.
와폭의 좌측으로 오를 수도 있고 우측으로도 오를 수 있다.
우측으로 오를 경우 처음 딛는 바위가 조금 미끄럽다.
날이 무척 가물어서 와폭에 물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간간이 떨어지던 물이 얼어 고드름이 달려 있다.
왼쪽으로는 그래도 제법 얼어 붙어 있는 폭포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앞 서 올라가시는 박집사님.
뒤로 보이는 바위가 약수릿지 코스다. 상당한 고도감이 있는 곳이다.
같은 곳에서 김집사님도 한장 담고.
와폭을 지나 너덜지대를 10분쯤 오르다 보면 커다란 바위가 길을 떡하니 가라 막는다.
이곳이 바로 여우굴이다.
초행자는 들어가는 입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정말 여우굴다운 굴이다.
여우굴 앞에서.
커다란 바위 아래로 들어가서 위로 나온다.
여우굴은 입구가 좁아서 배낭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먼저 들어오신 박집사님께서 배낭을 받아 주신다.
이어서 김집사님이 난산끝에 여우굴로 들어 오신다.^^*
여우굴을 나와서 골짜기를 따라 계속 올라간다.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이라 군데군데 눈이 있고 낙엽 밑으로 간간이 얼음도 보였다.
조금 오르다 보면 우측으로 직벽을 만난다.
바위 사이로 난 직벽으로 홀더가 확실해서 쉽게 오를 수 있다.
직벽을 올라오고 있다.
직벽을 올라서서 뒤돌아 보면 시발클럽에서 시작하는 말바위 능선이 보인다.
염초능선을 타고 와서 백운대를 가려면 역시 말바위 구간을 지나야 한다.
예전에 다닐 때 항상 긴장하는 곳이다.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우측으로 까마득한 절벽이기때문에 고도감이 상당한 곳이다.
뒤로 보이는 바위구간이 말바위 구간이다.
이제 다 올라왔다.
백운대 바로 뒤에 있는 범바위(?)에서 백운대를 올려다 본다.
새 해 들어 깨끗한 태극기로 바꿔 게양해 놓았는지 하얀 태극기가 바람에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만경대를 배경 삼아.
그 사이로 보이는 아파트들이 우이동 방향이다.
범바위 앞에서.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흑백으로 처리했다.
이제 백운대를 향해서 간다.
파란 하늘에 하얀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인다.
백운대를 배경삼아.
항상 하는 얘기지만, 태극기가 나와야 백운대다.*^^*
오늘도 백운대에는 많은 산님들이 올라와 있다.
날씨도 많이 추운데.
올 한해도 모든 산님들의 안전 산행을 소망한다.
태극기가 너무 잘 잡힌 것 같다.
백운대 정상은 사람들로 무척 복잡하고.
인수봉을 바라보며 간식을 먹고 있는 다정한 연인들^^*
오늘 인수봉은 날씨가 추워서인지 아무도 붙어있지 않았다.
이런 날 바위에 붙었다가는 얼어죽을 수도 있으니까.ㅎㅎ
인수봉을 배경삼아.
멀리 좌측부터 사패 정상과 오봉이 보이고 가운데 도봉산의 주봉들인 자운봉과 만장봉 등이 보인다.
김시오 집사님.
단체사진을 찍고.
백운대에서 사진을 찍고는 하산하기 시작했다.
산성입구 방향으로 하산할까 했는데 사기막능선으로 하산하자고 해서 방향을 바꿨다.
백운대에서 위문으로 내려오다가 위문 못 미처서 좌측으로 빠졌다.
백운대 안부를 휘돌아 나가 호랑이굴이 있는 V계곡으로 가는 코스다.
코오롱 등산학교에서 암벽등반 강습을 하는 곳인데 오늘은 여기도 사람들이 없었다.
날씨가 추우면 바위를 안하는 모양이다.
V계곡.
왼쪽의 커다란 바위가 호랑이굴이다.
V계곡을 내려오는데 올라오는 산님들이 호랑이굴 초입을 묻는다.
소문으로 많이 알려진 모양이다.
V계곡을 넘어서 내려오다가 다시 사기막 능선으로 조금 치고 올라갔다.
산행을 한 지 네 시간이 넘어서인지 장딴지가 조금 땡겨 옴을 느끼면서 올라갔다.
사기막 능선에 올라서니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시원스럽게 뻗어있는 숨은벽 대슬랩과 인수봉 설교벽의 멋진 모습을 눈에 담는다.
볼 때마다, 보면 볼수록 그 웅장함과 위풍당당함에 절로 입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숨은벽과 인수 설교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이맘때면 원래 염초능선에 하얀 눈이 쌓여 있어서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광경이 펼쳐져야 하는데
올 겨울엔 북한산에 눈다운 눈이 오지 않아서 황량한 가을 산의 모습만 눈에 들어온다.
인수 설교벽과 숨은벽.
바위가 빛이 난다.
이런 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안 찍을 수 없다.^^*
원뿔 모양의 숨은벽이 하늘을 향해 솟아 올라 있다.
작은 거인 같은 김집사님.
전망대 바위 포토존에서 북한산의 멋진 모습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는다.
언제 어느 때든지 멋있는 곳이다.
역시 빨간 쟈켓이 사진빨을 잘 받는다^^*
나는 살짝 눈을 감았다.
햇살이 너무 눈부셔서........^^*
빨판 바위를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박집사님은 역시 새로 산 릿지화가 성능이 괜찮은 모양이다.ㅎㅎ
언제나 물이 좋은 밤골 계곡.
추운 날씨로 꽁꽁 얼어있다.
날머리.
효자비 무명식당.
김치찌개가 유명한 곳.
빨판바위를 내려서서 해골바위를 지나 밤골 계곡으로 내려오다가 효자비로 방향을 바꿔 내려오면서 오늘 산행을 마쳤다.
◆ 산행코스 : 산성입구 - 원효봉 - 약수암 - 여우굴 - 백운대 - V계곡 - 사기막능선 - 효자비.
◆ 산행시간 : 6시간 20분(산행 인원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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