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30. 20:00ㆍ등산/북한산
날씨가 좀 선선해지는 듯 하더니 다시 여름이 온 것처럼 몹시 더운 날이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원효봉을 오르려고 북한산 산성입구를 들머리 삼아 산행을 시작하였다.
▼ 산성입구에서 바라본 원효봉.
산성입구 탐방안내소를 지나자마자 좌측 계곡 방향으로 들어서서 조금 가다보면 "수구산장"이 나온다.
여기서 조그만 다리를 이용해서 좌측으로 계곡을 건너면서부터 원효봉 등반이 시작된다.
물론, 원효봉을 오르는 코스도 여러 군데가 있다. 그런데 나는 이곳을 자주 이용한다.
▼ 수구산장에서 좌측으로 계곡을 건너서 간다.
수구산장을 지나 조금 올라가다 보면 짤막짤막하게 릿지를 즐길 수 있는 바위들을 지나가게 된다.
그리고는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판을 지나가면 50m가 족히 되는 대슬랩을 만난다.
바로 '땀바위'라고 하는 곳이다.
땀 나게 올라서 땀바위라고 하는지...... 아무튼 오르고 나면 종아리가 땡땡하게 땡긴다.^^*
길이에 다소 압도당하기는 하지만 경사가 그리 심한 편은 아니다.
▼ 올라와서 찍은 땀바위.
▼ 지난 주에 오른 의상능선을 돌아본다.
땀바위를 지나자마자 우측으로 내려서서 조금 가면
방금 지나온 땀바위보다는 길이는 훨씬 짧지만 경사가 조금 심한 바위를 오르게 된다.
일명 스트라이프 바위라고 부르는 곳이다.
바위에 검게 줄이 그어져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 듯 하다.
스트라이프 바위를 지나면 또 짧은 슬랩을 올라 바위를 횡단해야하는 조금 까다로운 구간이 나온다.
가끔은 물이 흐르고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곳이지만 오늘은 아주 뽀송뽀송하였다.^^*
이곳을 지나고 나면 까다로운 구간은 거의 지나온 셈이다.
이제부터는 힘을 써서 올라야하는 그런 구간들이 남아 있다.
▼ 병풍암.
병풍암을 지나 정상을 향해 계속 올라간다.
다리 길이가 조금 모자라서 팔 힘으로 올라야 하는 구간을 지나고,
또 바위 위에 있는 소나무를 부둥켜 안고 올라가는 구간을 지나면 원효봉 정상 직전에 다다른다.
▼ 원효봉 직전에 있는 바위. 우측에 삼각김밥 모양의 바위를 올라서 정상으로 간다.
삼각김밥 모양의 바위 왼쪽변을 이용해서 올라와 왼쪽으로 한번 더 올라치면 원효봉 정상이다.
조금 시간이 일러서인지 원효봉 정상이 한산했다. 늘 단체 등산객들로 붐비는 곳이었는데.
원효봉에서 염초봉 방향으로 내려가면 '북문'을 만난다.
이곳에서 직진을 하면 염초봉 방향으로 가게 되는데 입구에 출입제한 표지판이 있다.
▼ 원효봉 북문.
보통 때는 이곳에서는 출입을 시키고
염초직벽 앞에서 장비를 갖춘 사람만 염초봉 코스로 가게 하고
장비가 없는 사람들은 우측 설인야영장 방향으로 가도록 통제를 했었는데
오늘은 북문에서부터 국립공원 직원이 까다롭게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몇 차례 얘기를 하다가 시간만 낭비하는 것 같아서 상원사 방향으로 내려섰다.
북문에서 조금 내려오다가 좌측으로 꺽어지면
상원사 방향으로 해서 백운대를 올라가는 코스와 만나게 된다.
오랜만에 상원사 방향으로 내려갔는데
절 주변에 철조망을 설치해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가면 안되는데 산님들이 지나다닌 흔적이 있어서
무례를 무릅쓰고 철조망을 지나 예전에 다니던대로 백운대 방향으로 올라갔다.
백운대를 오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백운대 방향으로 오르다가 약수암 쉼터에서 또 좌측으로 돌아 여우굴 코스로 들어섰다.
원효봉 북문에서 통제를 하는 바람에 30분 정도 돌아가게 된 셈이다.
여우굴을 가기 위해 약수암 위 공터 방향으로 올라가면서 거기서 또 통제하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었다.
예전에 보면 그곳에서도 여우굴 방향을 통제하곤 했었기 때문에.
다행히 국립공원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거기다가 여우굴 방향에 세워져 있는 출입금지 안내판에 통제기간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누가 떼어내었는지.......^^*
▼ 약수암 위 쉼터에 설치되어 있는 안내판(여우굴 방향).
편안한 마음으로 여우굴 방향으로 들어섰다.^^*
여우굴을 가기 위해서는 와폭(누워있는 폭포)을 만나야 한다.
와폭을 지나자마자 또 왼쪽으로 바위를 치고 올라가야 한다.
물이 흐르던 바위라서 첫 발을 딛는 부분이 조금 미끄럽다.
▼ 와폭. 물이 똑, 똑 떨어지고 있다.
와폭을 왼쪽으로 끼고 바위를 조금 오르다보면 여우굴 입구에 도착한다.
여우굴을 빠져나오고 있는 산님 두분을 만났다.
여우굴 코스도 이제 많이 알려져서 산님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인터넷의 위력이다.^^*
▼ 여우굴 입구.
▼ 여우굴 출구.
여우굴을 지나 백운대를 향해 올라가다가 또 산님을 만났다.
혼자 오신 분인데 호랑이굴 방향에서 넘어오신다고 하면서
호랑이굴 코스에 설치되어 있던 쇠줄이 없어졌다고 하였다.
쇠줄을 묶어 놓았던 나무가 뽑혀져 있더라고 하면서, 올라오는데 아주 고생을 했단다.
나보고 그리로 내려가지 말라고까지 하셨다.^^*
▼ 여우굴 방향(백운대의 남쪽 방향)에서 올려다 본 백운대.
▼ 백운대 아래에 있는 범바위. 역시 여우굴 방향으로.
▼ 위문에서 백운대를 오르고 있는 산님들.
백운대에서 그늘을 찾아 점심을 먹었다.
밥을 먹고, 과일도 먹고 잠시 쉬면서 오늘 하산코스를 어디로 잡을까 잠시 생각하다가
영봉으로 해서 상장능선으로 코스를 잡았다.
보통 솔고개에서 영봉을 지나 백운대로 올라오기는 했어도 반대로 산행을 한 경험은 없는 것 같았다.
아까 만난 산님이 호랑이굴 방향 쇠줄이 없어졌다고 해서 확인하기 위해 호랑이굴 방향으로 가 보았다.
바위 위에 서 있던 나무에 쇠줄을 묶어 놓았었는데 나무가 아래로 굴러떨어져 있었다.
다행히 사람이 매달려서 올라오다가 그런 것이 아니어서 사고는 없었던 모양이었다.
쇠줄이 없어진 줄 모르고 호랑이굴 방향으로 오던 산님들이
그곳에서 위로 올라오느라 애들을 쓰고 있었다.
그동안 쇠줄을 이용해서 편안하게 올라왔었는데 앞으로는 조금 힘을 써서 올라와야 할 듯 하다.
백운대에서 백운산장 방향으로 내려갔다.
날씨가 무척 더워서 가지고 간 물을 많이 마셨는데도 갈증이 심해서
백운산장에서 이온음료를 하나 사서 마셨다.
시원한 맥주 한잔이 그리웠다. 하지만 산행중이라서 참았다.ㅎㅎ
백운산장에서 하루재로 가기위해 인수산장으로 내려오는데
인수봉을 오르기 위해 암벽등반을 하는 친구들이 야영을 하는 야영장 보수공사를 하는 모양이었다.
일부 구간을 울타리를 쳐서 우회하도록 해 놓았다.
내려오다 보니까 인수산장도 철거가 되어서 건물이 없어졌다.
▼ 하루재에 있는 이정표.
하루재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는 영봉을 올랐다.
하루재 고개에서 영봉까지 이정표대로라면 200m밖에 되지 않는데
오르다보니 500m는 족히 될 듯 하였다.
인수봉을 오르다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영혼들이 묻혀있는 봉우리이다.
얼마전 국립공원에서 묘지 정리를 한 탓에 이제는 묘를 볼 수가 없었다.
또한 영봉은 인수봉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영봉에서 인수봉을 배경삼아.
열심히 걸어서 육모정삼거리에 도착하였다.
예전에 이곳에 육모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우측으로 하산하면 우이동 방향으로 내려가게 되고 직진하면 상장능선으로 가게 된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국립공원 직원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통제이유는 위험구간이라서가 아니라 정해진 등산로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듣기로는 상장능선이 백두대간에 포함되는 구간인데 자연보호 차원에서 출입을 통제한다고 들었다.
국립공원 직원에게 집이 일산방향이라서 그러니까 오늘만 지나가게 해 달라고 사정을 하였다.
맘씨 좋은 직원이 허락을 해 줘서 상장능선으로 코스를 잡을 수가 있었다.
만약에 끝까지 안된다고 해서
다시 영봉으로 돌아서 사기막골로 하산하려고 했으면 아마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식량도 거의 떨어지고 체력도 많이 소진된 상태라서.
상장능선은 뭐니뭐니해도 산행을 하면서 볼 수 있는 전망이 너무 좋은 코스이다.
우측으로는 도봉산의 오봉과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등이 눈에 들어오고
좌측으로는 인수봉의 멋진 모습과 숨은벽, 염초능선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코스이다.
▼ 도봉산의 오봉과 여성봉. 가장 좌측에 있는 것이 여성봉이다.
▼ 자운봉, 만장봉, 신선대 등 도봉산의 주봉들.
▼ 좌측의 영봉과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
좌우로 도봉산과 북한산의 멋진 모습들을 조망하면서
왕관봉(상장9봉)을 넘고 봉우리답지 않은 8봉부터 5봉까지를 지나고
4봉은 좌측으로 우회하고 3봉과 2봉은 정면돌파하고 1봉은 8부 능선으로 잘라 지나갔다.
폐타이어봉에서 마지막으로 간식을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가 솔고개로 하산하였다.
▼ 솔고개방향 상장능선 초입에 걸려있는 플래카드.
최근들어 북한산의 많은 곳들을 출입통제하면서 집중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다.
가도 괜찮을 것 같은 코스까지 통제를 해서 조금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측에서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통제를 할테니까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우리 산님들이 적극적으로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앞으로 상장능선 구간이 정식 등산로로 개방되기 전까지는 오지 말아야겠다. 아쉽지만.^^*
◆ 산행코스 : 산성입구 - 원효봉 - 여우굴 - 백운대 - 하루재 - 영봉 - 상장능선 - 솔고개.
◆ 산행시간 : 7시간 20분(단독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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