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18. 20:02ㆍ등산/북한산
모처럼 햇살 화사한 주말이었다.
화요일부터 2박3일간 교회에서 수련회를 다녀온 뒤라 몸이 많이 피곤했지만 훌훌 털어버리고 아내와 함께 산행에 나섰다.
아내와는 근 한달만에 함께 가는 산행이었다.
하도 언론에서 폭염, 폭염 하길래 가능하면 오늘은 해를 피해서 산행할 수 있는 곳으로 코스를 잡았다.
들머리를 효자비에서 시작하였다.
보통 때와 같으면 효자비에서 시작하면 숨은벽 능선으로 해서 백운대를 거쳐 하산하곤 하였지만 오늘은 전혀 다르게 코스를 잡았다.
효자비 멍텅구리집(?) 뒷길로 해서 밤골안내소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에서 백운대 방향 골짜기를 택했다.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면 전망도 볼 수 없고 바람도 없어서 참 지루한 산행이지만 오늘은 해를 피할 목적으로 그렇게 코스를 잡았다.
▼ 효자비 방향에서 바라본 상장능선.
의도한대로 햇빛은 피할 수 있었지만 바람을 맞을 수가 없어서 무척 힘이 들었다. 습도도 높고 기온도 높아서 온 몸으로 땀을 쏟으며 올라갔다.
그동안 여러 차례 내린 비로 계곡을 흐르는 시원한 물소리를 위안삼으며 염초능선중 염초 1,2,3봉을 지나서 나오는 무너진 성벽이 있는 곳으로 열심히 올라갔다.
무너진 성벽을 넘어 약수암 위 공터로 향했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생각한대로 가능하면 해가 들지 않는 코스를 택하기 위해 계속해서 산등성이를 횡단하면서 산행을 하였다.
약수암 위 공터에서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직원을 만났다.
그곳에서 여우굴을 통해 백운대로 가는 코스를 통제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거기는 그리 위험하지는 않은 코스인데 암릉구간이라서 가끔씩 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조치를 했다고 한다.
얼마전까지 없었던 위험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설치해 놓았다. 위험하다고 하는 곳은 가급적 가지 않는 것이 좋지만 너무 통제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약수암 위 공터에서 식사를 하고는 약수암 방향으로 내려갔다.
지난주 어떤 산님이 얼마 전에 약수암에 불이 났다고 하였는데 오늘 지나면서 보니까 홀라당 다 타버리고 벽만 남아 있었다.
약수암을 지나 위문으로 가지 않고 노적봉 방향으로 계속해서 트래바스(산등성이 횡단)를 해 나갔다.
비가 많이 내려서 그런지 노적봉 방향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많이 훼손되어 있었다.
원래 등산로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구간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내린 비로 많이 쓸려 내려가서 등산로가 더욱 희미해 보였다.
가파른 등산로를 땀을 흘리며 열심히 오르다 보면, 위문방향에서 오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노적봉 입구 쉼터가 나온다.
물론, 여기도 노적봉 방향으로는 등산을 제한하는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다. 노적봉도 그리 위험하지 않은데 말이다.
▼ 약수암 방향에서 올라온 노적봉 전 쉼터에 있는 이정표. 대동문 방향의 반대 방향에서 올라왔다.
여기서부터는 북한산 주능선을 타게 된다.
특히, 북한산 주능선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능선이 나온다. 바로 용암문에서 북한산대피소까지의 능선 구간이다.
산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고운 길이 이어진다. 그야말로 동네 야산을 산책하는 그런 느낌이 드는 구간이다.
북한산대피소에서 중흥사 방향으로 하산코스를 잡았다.
북한산대피소 뒤로 해서 내려오는 코스인데 길이 아주 호젓한 것이 참 편안한 느낌이 드는 그런 코스이다.
오늘은 해를 피해서 다니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코스를 그리로 잡았다.
좀 더 길게 탈 수도 있었지만 내려가다가 계곡에서 좀 쉬기로 하고는 계곡이 좋은 곳으로 하산코스를 잡은 것이다.
30분 정도 내려오면 중흥사라는 절이 있는 곳으로 나오게 된다.
거기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왼편으로 시원한 북한산 계곡을 만날 수 있다. 어느 곳이든지 내려가서 발을 담글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늘 탁족을 하는 곳으로 내려와서 시원한 북한산 계곡물로 산행으로 흘린 땀을 씻었다.
▼ 시원한 북한산 계곡.
30분 가까이 앉아서 쉬다가 짐을 정리하고는 다시 하산을 하였다.
산성탐방안내소 방향으로 하산하는데 내려오는 곳곳마다 계곡 가득, 더위를 피해 북한산을 찾은 사람들이 아주 많이 있었다.
시원한 계곡에서 물놀이 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너무 시원해 보였다.^^*
◆ 산행코스 : 효자비 - 밤골계곡 - 염초능선(무너진 성벽) - 약수암 위 공터 - 약수암 - 노적봉 - 북한산 주능선 - 북한산 대피소 - 중흥사 - 산성탐방안내소
◆ 소요시간 :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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