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여우굴(070714)

2007. 7. 15. 19:22등산/북한산

 

남쪽지방은 태풍의 간접 영향을 받게 되어 비가 내리고 바람이 심하게 불겠지만,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흐리기만 한다는 일기예보를 접하고는 아내와 함께 일찍 집을 나섰다.

오늘은 직장 동료가 알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동반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7시 40분 구파발역 버스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하였기에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산행준비를 하였다.

늘 하는 산행이라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아침에 도시락을 싸고 과일과 커피 등을 준비하려면 꽤 바쁘다. 물론, 아내가 준비하지만.^^*

 

다 모이고 보니 오늘 함께 동반 산행을 하게 된 일행이 모두 8명이었다. 본의 아니게 산행을 안내하게 되었다.

산성매표소를 들머리 삼아 북한산 산행을 시작하였다.

오늘 코스는 원효봉(릿지)을 올라 북문에서 염초봉 직전까지 가서는 우측 우회로를 이용해서 약수암, 시발클럽, 여우굴을 지나 백운대까지로 잡았다.

 

원효봉 릿지를 위한 워밍업 코스인 치마바위를 올랐다.

치마바위는 오르면 오를수록 경사도가 완만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은 지레 겁을 먹을 수 있는 그런 코스이다.

경사는 그리 심하지 않지만 길이에 압도당해서 처음부터 몸에 기운이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ㅎㅎㅎ

 

▼ 치마바위를 오르는 일행들.

 

열심히 치마바위를 올라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낮은 구름이 짙게 깔려 있어 멀리까지 아주 깨끗하게 선명한 경치를 볼 수 있었다.

치마바위 바로 위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잡았다.

처음으로 치마바위를 오른 일행들이 숨 좀 돌릴까 하는데 치마바위보다 약간 까다로운 스트라이프 바위로 향했다.

바위에 흘러내린 물자국들이 검게 스트라이프 모양을 나타내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정확한 이름은 아님)

스트라이프 바위는 치마바위보다는 훨씬 짧지만 경사가 조금 심하고 초보자는 처음에 바위에 붙기가 조금 까다로운 구간이다. 

 

▼ 스트라이프바위를 오르는 일행.

 

약간의 발 미끌림이 있었으나 서로 도와가면서 조심스럽게 올랐다.

잠깐 또 숨을 돌리고 바로 이어지는 바위코스로 향했다.

이곳은 10m정도되는 슬랩을 올라서 우측으로 바위를 횡단하여야 하는 구간인데, 바위를 횡단하는 부분에 물이 흐르고 있어서 우회하였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바위사이의 좁은 등산로를 따라 조금 가니 직벽을 오르는 구간이 나타났다.

발 딛는 곳과 홀더가 확실하게 갖추어져 있어 오르기가 어렵지 않으나 바위가 좌측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어 중심이동이 조금 까다로운 구간이다.

특히, 덩치가 큰 남자들일수록 오르는데 힘이 드는 구간이다.

 

▼ 직벽바위.

 

직벽구간을 올라 계속 이어지는 바위를 지나 원효봉 정상으로 향했다.

일행중에 일부는 벌써부터 체력이 딸린다는 소리를 한다. 오늘 산행을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조금 전에 지나온 직벽바위 구간과 비슷한 코스가 다시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좌측으로 돌아서 올라가는 구간이 비교적 쉽다고 할 수 있는데 좌측으로 돌아가는데 까지가 조금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는 구간이다.

우리 일행은 우측 안전한 코스로 오르기로 하였다.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잡는곳과 딛는 곳이 만만치가 않아 조심해서 올라야 하는 구간이다.

 

이제 초보자에게는 가장 어렵다고 할 수 있는 직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바위 위의 소나무를 이용해서 오르는 구간인데 바위도 약간 오버행인데다가 발 디딜 곳이 만만치 않아 경험이 없는 사람은 애를 많이 먹는 코스이다.

더군다나 여기까지 오는 동안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태라서 더욱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는 구간이다.

 

▼ 소나무를 이용해서 어영차^^*

 

이 구간을 지나고 나면 원효봉 정상 바로 아래다. 

좌측으로 편안하게 오를 수 있는 구간도 있지만 기왕지사 원효봉 릿지를 맛 본 만큼 끝장을 내기로 마음먹고는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코스로 안내하였다.^^*

이 코스는 오르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으나 고도감을 느낄 수 있는 구간으로서 겁을 먹을 수 있는 코스이다.

여러 차례 등반 경험이 있는 아내가 선등자로 올라가고 다른 일행들이 뒤를 따라 올라간다.

먼저 올라간 아내가 차례로 사진을 찍어주고 나는 맨 뒤에서 다른 일행들이 모두 안전하게 올라간 것을 확인한 후에 올라갔다.

 

▼ 원효봉 정상 직전에서 - 바로 뒤에 보이는 바위를 올라야 한다.

 

▼ 좌측 바위를 이용해서 오른다 - 겁이 난다고 해서 바위 틈으로 몸을 집어 넣으면 오르기가 훨씬 힘이 든다. 

 

이곳을 오르고 나면 이제 곧 원효봉 정상이다.

원효봉(503m)은 북한산 여러 봉우리 중에서 높이는 그리 높지않은 봉우리지만 정상에 오르면 앞으로 의상능선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백운대 방향으로 시야를 돌리면 북한산의 공룡능선이라 불리는 염초능선 - 백운대 - 만경대의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오며,

염초능선 뒤로 멀리 도봉산의 오봉과 자운봉 등 도봉산의 주봉들을 볼 수 있는 그런 곳이다.

 

▼ 원효봉 정상에서 염초능선,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을 배경삼아.

 

▼ 의상능선 - 의상봉,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 나월봉, 나한봉. 

 

▼ 사기막능선의 전망대바위 뒤로 멀리 보이는 도봉산의 주봉들.

 

원효봉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 우리 일행은 염초봉으로 향했다.

염초능선은 북한산에서 대단히 위험한 코스중 하나로서 전문장비를 갖춘 사람만이 등반할 수 있도록 앞에서 출입통제를 하고 있는 곳이다.

우리는 염초1봉 앞에서 우측 밴드길을 이용해 설인야영장을 거쳐 여우굴로 가기로 하였다.

밴드길을 이용해 10분 정도 가니까 북한산과 만경대, 노적봉의 모습을 가장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마당바위가 나타났다.

우리 일행은 여기서 점심을 먹고는 멋진 풍경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고 약수암 위 공터를 향했다.

 

▼ 마당바위에서 볼 수 있는 북한산의 멋진 모습.

 

설인야영장에서 너덜바위 구간을 지나서 능선의 허리자락을 잘라 돌아가면 약수암 위 공터에 이른다.

이 구간은 등산로가 정확하게 드러나 있지 않아서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군데군데 산악회들이 남긴 리본들이 걸려 있었지만, 염초능선으로 바로 올라가는 코스와 약수암으로 하산하는 코스 등 다양한 코스가 있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원하던 코스를 놓치기가 쉬운 곳이다.

우리 일행도 당초 계획했던 구간을 제대로 찾지 못해서 약수암까지 거의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했다.

 

약수암 위 공터에서 시발클럽 방향으로 코스를 잡았다.

여우굴을 가기 위해서는 시발클럽으로 향하는 계곡을 올라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물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와폭을 찾아야한다.

와폭 앞에서 우측으로 돌아서 오른다. 첫발을 딛기가 조금 까다롭지만 첫발만 잘 딛고 올라서면 무난히 오를 수 있다.

 

▼ 와폭 우측으로 오르고 있는 일행들.

 

와폭 우측으로 돌아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좌측의 시발클럽을 지나게 되고 계속해서 오르면 커다란 바위가 앞을 딱 가라막는다.

바로 여기가 여우굴이다.

바위를 타는 사람들은 좌측이나 우측 바위벽을 이용해서 오르기도 하지만 대부분 바위 아래에 구멍을 이용해서 바위 안을 통과한다.

 

▼ 여우굴.

 

여우굴은 정면에서 볼때 우측에 커다란 입구가 있어 그리로 들어가면 될 것 같지만 그리로 들어가면 나가는 출구가 없다.

우측 입구가 아니라 그 우측 입구에서 좌측 아래쪽을 보면 조그마한 구멍이 보인다. 사람 머리가 간신히 들어갈 정도의 작은 구멍이다.

배낭을 풀러 놓고 내가 먼저 들어간 후 먼저 배낭을 건네 받았다.

8명이 다 들어와도 충분할 정도로 무지하게 넓은 공간이 안에 있다. 누가 이런 코스를 발견했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 여우굴을 들어오고 나오는 일행들.

 

 

여우굴까지 모두 무사히 지나왔다. 여우굴을 지나 조금더 가면 직벽이 나오는데 딛는 곳과 잡을 곳이 확실하게 있어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구간이다.

이제 곧 백운대 정상이다. 여우굴을 지나면 백운대의 서쪽 벽면을 오르게 된다. 범바위가 있는 곳이다.

예상했던 시간보다는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일행 모두가 무사하게 백운대를 오를 수가 있었다.

 

▼ 백운대를 배경으로 - 너무나 예쁜 하늘.^^*

 

태풍의 전면에 놓여있어서인지 등반하는 도중 날씨가 깨끗하게 개이면서 너무나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백운대에서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몸을 가누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몇 장의 기념사진을 찍은 후 바로 위문 방향으로 하산하였다.

시간이 많이 지체가 되었고 일행중 체력이 바닥난 사람이 있어서 위문에서 바로 산성입구통제소 방향으로 하산코스를 잡았다.

 

대동사 입구에서 조금 더 내려와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에 자리를 잡았다.

뭐니뭐니해도 등산하면, 정상에 오르는 기쁨이 가장 큰 것이지만 하산하면서의 濯足(탁족) 또한 등산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오랜시간동안의 산행으로 지치고 지친 발을 시원한 물에 담그는 순간, 등산의 피로가 싹 씻겨지는 느낌을 맛 볼 수 있다.

 

▼ 시원한 계곡에서의 탁족.

 

탁족을 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는 산성입구통제소로 하산하면서 오늘의 긴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 산행코스 : 산성입구통제소 - 원효봉(릿지) - 북문 - 염초1봉직전 - 설인야영장 - 약수암위 공터 - 시발클럽 - 여우굴 - 백운대 - 위문 - 대동사 - 산성입구통제소

 

◆ 소요시간 : 7시간 40분

 

◆ 등반인원 : 8명.

 

※ 산행사진은 산행앨범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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