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여우굴(070630)

2007. 6. 30. 19:48등산/북한산

 

오랫만에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는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섰다.

오늘은 북한산의 여우굴이라는 곳으로 해서 백운대를 오르기로 하였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까 북한산의 백운대를 오르는 길이 네군데가 있다고 한다.

물론, 일반인들이 오를 수 있는 코스를 말한다.

첫번째 코스는 가장 일반적인 코스로 위문에서 백운대로 올라가는 코스로서 주말이면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두번째 코스는 호랑이굴을 통해서 올라오는 코스이다.

해골바위가 있는 사기막 능선으로 올라와서는 숨은벽 아래에서 우측으로 내려와 V자 계곡을 오르면 우측에 호랑이굴이 있다.

호랑이굴은 약간의 고도감을 느끼는 곳이지만 조심해서 오르면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는 구간이다.

세번째 코스는 북한산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하는 염초봉능선을 거쳐 백운대를 오르는 코스다.

원효봉 북문을 지나면서부터 시작되는 염초봉능선은 북한산의 공룡능선으로 불리워지는 곳으로 북한산에서 가장 위험한 코스로 알려져 있다.

염초봉 능선은 군데군데의 직벽바위와 책바위, 피아노바위, 말바위, 개구멍 바위 등이 있는 곳으로서 거의 매주 헬기가 뜰 정도로 산악사고가 잦은 곳이기도 하다.

요즘은 공익요원들이 장비를 갖춘 사람만 등반할 수 있도록 염초봉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마지막 네번째 코스가 여우굴을 통해서 백운대를 오르는 코스가 있다.

 

아내와 나는 백운대를 오르는 네군데 코스중 여우굴을 제외한 나머지 코스는 모두 다녀보았다.

한동안은 염초봉능선에 빠져서 열심히 다니던 적도 있었지만 요즘은 안전산행을 위주로 해서 호랑이굴 코스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위문코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복잡하기때문에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아직까지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여우굴 코스를 이용해서 백운대를 오르기로 하였다.

 

들머리를 효자비로 잡았다.

 

▽ 들머리 - 멍텅구리집이라고들 한다.

 

 어제 내린 비로 등산로가 흠뻑 젖어있어 산행하기가 아주 좋았다.

15분 정도 오르니까 염초봉구간 출입금지 푯말이 세워져 있는 넓은 공터에 다다랐다.

지난 주에는 여기서 염초봉구간으로 올라갔었는데 오늘은 왼쪽 백운대 방향으로 올라갔다.

50미터쯤 가면 다시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여기서도 백운대 방향으로 갔다.

 

▽ 밤골통제소와 백운대를 알리는 이정표 - 밤골통제소 방향으로 가다가 개울을 건너면 해골바위로 가는 사기막 능선을 오를 수 있다.

 

 

사실 평소같으면 잘 가지 않는 코스다.

왜냐하면 호랑이굴까지 골짜기로 해서 계속 올라가기 때문에 무척 지루한 코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호랑이굴을 거쳐 백운대를 가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우측 능선으로 올라가 염초봉능선과 만나는 곳으로 갔다.

 

▽ 염초봉능선 중간지점 - 염초봉을 우회해서 무너진 성벽사이로 올라왔다.

 

무너진 성벽사이로 올라가면 우측에서 염초봉을 타고 오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좌측으로 계속가면 백운대로 갈 수 있는데 피아노바위, 직벽바위, 말바위, 개구멍바위 등을 지나야 한다.

상당한 고도감을 느끼는 구간으로 어느정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경험자와 동행하지 않고서는 섣불리 가서는 안되는 그런 구간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바로 직진해서 약수암 위 공터로 향했다. 여기서부터 한 5분정도 산허리를 잘라 돌아가면 된다.

 

약수암 위 공터에서 바로 직진하면 약수암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이고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여우굴로 가는 코스가 나온다.

여우굴 방향으로 조금 오르다보면 커다란 바위가 앞을 가로막는다.

여기서 우측으로 돌아난 길로 내려가서 조금가다보면 바위 전면으로 물이 흐르고 있는 와폭(臥瀑)을 만나게 된다.

 

▽ 와폭 - 어제 내린 비로 약간의 물이 흐르고 있었다.

 

와폭 아래쪽으로 건너가서 와폭의 우측으로 오른다.

물이 흐르고 있어서 조금 불편했지만 첫발만 잘 디디면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는 구간이다.

계곡을 따라서 계속 오르다보면 좌측으로 "시발클럽"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바위가 나온다.

예전에 백운대를 오르는 사람들이 처음으로 등반 연습을 하던 곳이라서 "시발클럽"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 시발클럽 - 바위에 붙은 나무판에 그렇게 씌여 있다.

 

시발클럽을 지나 계속해서 위로 오르다 보면 커다란 바위가 앞을 딱 가로막는다.

여기가 바로 여우굴이다.

굴로 지나가지 않고는 도저히 오를 수 없을 것 같아 보인다.

먼저 내가 랜턴을 가지고 안으로 들어갔다.

인터넷에서 보던 것과는 다르게 들어가는데 그리 어렵지가 않았다.

그런데 들어가서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둘러보는데 도저히 나가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 바깥에서 기다리던 아내가 다른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일단 나와보라고 하였다.

그분들의 도움으로 일단 여우굴 안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하였다.(내가 먼저 들어가서 둘러본 곳은 들어가는 입구가 아니었다.^^*)

 

▽ 여우굴 - 나는 사진 우측에 보이는 구멍으로 들어갔는데 그게 아니라 그 구멍 앞에서 좌측으로 난 작은 구멍으로 들어가야했다.

 

 

 ▽ 여우굴 입구 - 배낭을 벗어서 먼저 집어 넣고 낮은 포복자세로 들어가야 한다. 

 

 ▽ 여우굴 내부 - 일단 들어가고 나면 안은 꽤 넓은 공간이다. 

 

▽ 여우굴 출구 - 우리가 나온 곳으로 다른 사람이 들어가고 있다. 들어갈 때는 발밑을 조심해야 한다.(초행자 랜턴으로 확인) 

 

여우굴은 입구를 찾느라 조금 애를 먹어서 그렇지 통과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곳은 아니었다.

다만 낮은 자세로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옷이 많이 더러워지는 그런 곳이다.

여우굴을 나와 조금 더 올라가면 여우굴 코스의 마지막 구간인 직벽이 나온다.

말이 직벽이지 고도감도 없고 군데군데 잡을 곳과 디딜 곳이 잘 되어 있어서 무난히 오를 수 있다.

 

▽ 직벽을 올라오고 있는 아내.

 

이 구간을 오르고 난 후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자칫하면 염초봉구간에서 올라오는 코스와 만나는 코스로 가게 된다.

당초 계획했던 백운대 서측 난간이 설치되어 있는 곳으로 오르려면 우측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측으로 돌아서 조금 가다가 야트막한 오르막을 올라서면 백운대가 눈에 들어온다.

 

▽ 범바위 - 정확한 명칭인지는 모르겠다. 우측을 바라보고 있는 호랑이 얼굴 같아 보인다.

 

백운대까지 철책으로 된 난간을 잡고 조심해서 오른다.

보통때 같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올라가는 구간인데 오늘은 날이 습하고 바위가 조금 젖어있어서 주의를 기울였다.

백운대는 운무에 휩싸여서 흐릿하게 보였다.

 

▽ 백운대를 배경삼아.

 

백운대 바로 아래에서 점심을 먹었다.

위문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식사를 하고는 호랑이굴로 내려가서 밤골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 호랑이굴 방향으로 하산하는 코스 - 와이어가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내려갈 수 있다.  

 

▽ 호랑이굴 진입 직전 - 호랑이굴은 바위와 바위 틈으로 한사람이 통과할 정도의 공간이다.   

 

▽ 호랑이굴 입구.  

 

 

호랑이굴을 지나다가 큰 손해를 당했다.^^*

오늘 처음 가지고 간 배낭이 바위에 쓸려서 조금 흠이 났다.

배낭을 벗고 지나갔어야 하는데 그냥 메고 지나가다가 바위에 많이 쓸려서 조금 상처가 났다.

여러번 사용한 배낭이었으면 좀 덜 아까웠을텐데 오늘 처음으로 메고 온 것이라서 많이 아까웠다.

그래도 관록이려니 하고 마음을 달랬다.ㅎㅎㅎ

 

밤골 계곡을 따라 하산하다가 물이 좋은 곳에서 땀을 식혔다.

어제 내린 비로 지난 주와는 아주 다르게 꽤 많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물도 아주 시원해서 발을 오래 담그고 있을 수가 없었다.

 

▽ 시원한 계곡.  

 

물이 시원해서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

남은 수박과 커피를 마시고 한참동안 더위를 식힌 후 다른 등산객들이 와서 아쉽지만 방을 뺄 수 밖에 없었다.^^*

 

편안한 등산로를 따라 30분 정도 내려와서는 밤골통제소로 하산하였다.

 

▽ 날머리 - 밤골 통제소  

 

◆ 산행코스 : 효자비 - 염초봉우회 - 약수암 공터 - 시발클럽 - 여우굴 - 백운대 - 호랑이굴 - 밤골

 

◆ 소요시간 : 5시간 40분(여유있는 산행)

 

※ 산행사진은 산행앨범에서 확인하세요.^^*

 

 

'등산 > 북한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 의상능선(070707)  (0) 2007.07.08
북한산 여우굴(070630)  (0) 2007.06.30
북한산(070623)  (0) 2007.06.23
북한산(070623)  (0) 2007.06.23
북한산 상장능선(070616)  (0) 2007.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