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8. 19:11ㆍ등산/북한산
지난 목요일(7월 5일) 지리산 무박산행의 여파로 다리가 조금 뻐근하였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쉴까 하다가 몸만 풀고 오자는 생각으로 혼자서 집을 나섰다.
가볍게 산행을 하고 오겠다는 당초 생각과는 달리 나선 김에 오늘도 아주 제대로 산행을 하였다.
전철을 타고 나가면서 오늘은 의상능선을 오르기로 마음 먹었다.
의상능선은 북한산 여러 등산코스중에서 아주 아기자기하고 체력소모가 많이 되는 곳 중의 하나이다.
8시 50분경, 들머리를 산성탐방안내소로 잡았다.
입장료를 받을 때에는 산성탐방안내소로 거의 들어가지 않았지만 얼마 전부터 입장료가 없어진 이후로는 자주 드나드는 곳이다.^^*
입구를 지나 콘크리트로 포설된 도로를 따라 조금 오르다 보면 우측으로 의상봉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의상능선이 시작되는 곳인데 처음 시작하는 구간이라서 워밍업이 덜 된 상태라 가장 힘든 구간이다.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서 조금 올라가다 보면 위험표지판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의상능선의 암릉구간이 시작된다.
대부분 안전을 위해 좌측 등산로로 난간이 설치되어 있지만 나는 항상 우측으로 올라간다.
코스를 알고 조금만 주의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는 구간이다.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바위가 완전히 풀려서 신발 아래로 느껴지는 바위의 느낌이 아주 좋았다.(쫙 쫙 달라 붙었다.^^*)
의상봉(503m)을 오르기 직전 경사가 심한 슬랩이 나타난다.
보통 우측으로 설치되어 있는 난간을 이용해 오르지만, 이 슬랩이야말로 의상능선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곳이다.
높이는 약 7~8m 정도밖에 안되지만 경사가 심하고 고도감이 있어 만만하게 보면 큰 일 나는 곳이다.
슬랩을 오르고 나면 바로 의상봉 정상이다. 준비해 간 토마토를 먹고는 용출봉으로 향했다.
의상봉에서 용출봉을 오르는 구간은 경사가 심한 오르막이다.
한달음에 올라가야 수월하다. 오르막에서는 중간에서 쉬면 그만큼 더 힘이 든다.
숨을 헉헉 거리며 한달음에 올랐다.
용출봉을 지나면서 우측으로 돌아보면 "바둑이 바위"가 보인다. 품종이 좋은 종자라고들 한다.^^*
용혈봉을 지나 계속해서 증취봉으로 향했다.
증취봉은 정상으로 오르지 않고 오르막 중간에서 좌측으로 우회를 하면 증취봉 허리를 잘라 도는 길이 있다.
나는 항상 이곳으로 오른다. 이곳으로 오르면 경사진 바위를 내려가는 코스가 있다.
늘 레이백(엎드려서 내려가는 자세) 자세로 내려갔었는데 오늘은 바위 느낌이 좋아서 그냥 바로 서서 내려가 보았다.
증취봉을 지나면 나월봉이 나타난다.
나월봉은 좌측으로 돌아가는 우회 등산로가 있지만, 요즘은 암릉구간을 바로 오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별히 위험한 구간은 없지만 폭이 좁은 봉우리 정상부분의 길은 고도감이 심해서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면 위험할 수도 있는 구간이다.
나월봉을 내려와 준비해간 점심을 먹었다.
토마토와 쵸코파이, 양갱 등으로 점심을 먹고는 의상능선의 마지막 봉우리인 나한봉으로 향했다.
여기도 오르막이다. 그치만 그리 길지않은 코스라서 가볍게 오를 수 있다.
나한봉을 지나 715봉을 오른 후 문수봉으로 방향을 잡았다.
오늘도 어디에서 사고가 났는지 소방헬기의 요란한 소리가 산을 울릭 있었다.
어디쯤인가 살펴보니 문수봉 바로 아래 방향에서 사고가 난 모양이다.
지난 겨울에 문수봉에 안전난간을 설치해서 사고가 날 만한 곳이 아닌데 다른 코스로 등반하다가 사고를 당한 모양이다.
문수봉을 북측벽에서 직접 오르는 코스에 보조자일을 묶어 두었다.
자일이 없으면 약간 까다로운 곳인데 오늘은 자일을 이용해서 가볍게 오를 수 있었다.
문수봉 직벽을 내려와 통천문, 승가봉, 사모바위를 지나 비봉을 올랐다.
비봉은 언제 보아도 멋진 모습이다.
대부분 향로봉 방향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오늘은 반대방향으로 비봉을 오르고 내렸다.
비봉에는 물소바위라 하는 바위와 흔들바위가 있다. 그리고 유명한 진흥왕 순수비(모형)가 있다.
비봉을 지나 향로봉으로 향했다.
다른 주말과는 달리 오늘은 날씨가 더워서인지 등산객들이 많지 않았다.
향로봉 직전에서 수박으로 간식을 먹고는 향로봉을 내려갔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향로봉 코스는 전망이 참 좋은 곳이다.
향로봉을 지나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쪽두리봉을 향했다.
가면서 오늘은 바위 느낌이 좋으니까 쪽두리봉 좌측 코스를 한번 올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쪽두리봉을 바로 오르면서 늘 우측으로 올랐는데 오늘은 난이도가 좀 더 있는 좌측으로 올라볼 생각을 하였다.
드디어 쪽두리봉이다.
위를 올려다보니 두세명이 내려오고 있었다.
일단 쪽두리봉을 올라 좌측 코스를 확인했다. 아무래도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갈 수 있는 곳까지 최대한 붙어봤는데 그 위를 확인할 수가 없어서 평소대로 우측으로 돌아서 올랐다.
오른 후에 위에서 다시 확인을 해 보았다. 좌측 코스를. 위쪽에서 확인해 보면 별 것 아닌데........ 아쉬웠다.
다음에는 꼭 좌측으로 오르리라 생각하고는 발길을 돌렸다.
이제 오늘 산행의 마지막 코스인 쪽두리봉 아래 슬랩에 도착했다.
등반을 하는 느낌이 너무 좋은 곳이다.
의상능선 시작에서 만나는 슬랩을 거꾸로 내려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단, 의상능선보다 경사가 조금 완만하다고 할 수 있다.
역시 바위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 좋은 느낌을 그대로 느끼면서 조심스럽게 하산하였다.
용화통제소 바로 뒤쪽 계곡에서 탁족을 하면서 오늘 산행을 마쳤다.
◆ 산행코스 : 산성탐방안내소 - 의상봉 - 용출봉 - 용혈봉 - 증취봉 - 나월봉 - 나한봉 -715봉 - 문수봉 - 비봉 - 향로봉 - 쪽두리봉 - 용화통제소.
◆ 소요시간 : 5시간.
※ 자주 다니던 코스이고 혼자서 산행을 한 관계로 사진을 찍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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