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사~가사당암문~용출봉~대남문~산성입구(231230).

2023. 12. 30. 20:31등산/북한산

 

▲ 강설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겨울나무.

 

 

계묘년 마지막 주말, 북한산 산행을 합니다.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서는데 눈발이 날리고 있네요.

우산을 쓰고 전철역으로 나갑니다.

 

모두 다 같은 전철을 타고 와 구파발에서 만났습니다.

주말 맞춤버스인 8772를 타고 산성입구로 이동합니다.

 

눈발이 조금 더 굵어졌네요.

 

 

산행시작 전에 안나님이 준비해 오신 안흥찐빵으로 배를 채웁니다.

 

근데... 분위기 엄청 좋네요.

안흥찐빵을 먹을게 아니라 따끈한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면서

그냥 멍 때리고 있음 딱일 것 같습니다.

 

 

금새 계곡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산행을 시작합니다(09:00).

콜롬보님이 산사모라고 쓰셨습니다.

 

 

눈이 곱게 내려앉은 계곡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날씨가 따뜻해서 계곡은 아직 얼지 않았네요.

 

 

멋진 얼음배드.

 

 

원효교... 눈 내리는 풍경을 담습니다.

 

 

이때까지는 정말 좋았는데 말이죠!!!

 

 

쨔자~~~ 안.  쩝!!!

국공직원이 지키고 있어서 할 수 없이 일단 후퇴를 합니다(09:29).

출발 전에 찐빵만 안 먹었어도 통과할 수 있었는데... 정말 안타깝네요.

 

 

집으로 돌아갑니다.

발걸음들이 가볍네요~~ㅎㅎ

 

 

산성입구로 돌아내려 와서 식구들은 스벅으로 향하고

저는 뭔가 아쉬워서 둘레길을 따라 백화사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금년도 마지막 산행이라 그냥 물러서기가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다행히 백화사입구에는 입산통제 표지판은 세워져 있는데

국공직원이 보이지 않아 슬쩍 들어가 봤습니다.

그리고는 가사당암문을 향해 부리나케 달렸지요.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彫也

추워지고 난 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드는 것을 알았다는데

눈이 내리니까 확연히 드러나 보이네요.

 

 

눈은 점점 더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눈길을 더듬어 가사당암문을 향해 올라갑니다.

 

 

여기서부터 경사가 가팔라지기 시작하지요.

 

 

설경에 취해 올라가는데 앞에서 산객 한 명이 내려옵니다.

가사당암문 오름길을 찾지 못해 돌아가는 길이라네요.

함께 가사당암문을 향해 올라갑니다.

 

 

등로를 놓쳤지만 대충 가늠해서 올라왔습니다.

방향은 정확하게 알고 있으니까요.

 

 

가사당암문(10:57).

의상능선을 따라 대남문으로 진행합니다.

사실, 겨울에는 의상능선을 기피하는데 오늘은 어쩌다 보니 오르게 되었네요.

 

 

멋진 설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의상봉을 돌아봅니다.

 

 

노적 뒤로 북총은 보이지 않습니다.

 

 

깨끗합니다.

 

 

소나무 너머로 의상과 원효.

 

 

습설이 내리고 있어 설경이 아주 멋있습니다.

 

 

노적은 하얗게 분칠을 했네요.

 

 

용출봉을 오릅니다.

 

 

아래로 국녕대불이 보이네요.

 

 

흐릿하지만 멋진 그림입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듯하네요.

 

 

카메라 렌즈에 습기가 차서 사진이 선명하지 않습니다.

 

 

하산해서 만난 산방식구들은 삼천리골을 따라 청수동암문으로 올라왔다고 하시네요.

백두산님께서 위험한 코스로 올라오셨답니다.

 

 

용혈봉.

 

 

아기부처 바위를 지나

 

 

용혈봉에 도착합니다(11:22).

 

 

아기똥꼬바위.

똥꼬에만 눈이 없네요.

 

 

뭔가 허전해 보이는 강쥐.

 

 

소나무가 장관인 증취봉.

 

 

나월이 뾰족하게 솟아 있습니다.

그 뒤로 나한이 잔뜩 웅크리고 있고요.

 

 

어디 강원도의 깊은 산골짜기 같습니다.

 

 

온몸으로 추위를 버텨내는 겨울나무들.

 

 

습설이라 아이젠 아래로 눈이 아주 떡처럼 들러붙어 걸음이 더딥니다.

 

 

눈이 제법 쌓였죠?

 

 

나한이 흐릿하네요.

 

 

기상청 예보보다 훨씬 많은 양의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기온이 높아 비도 조금 섞여있는 듯하고요.

 

 

나한봉의 겨울나무들.

 

 

2015년 1월에 산죽산악회를 따라나섰던 노추산 심설산행이 생각났습니다.

 

 

상원봉을 올라

 

 

청수동암문으로 내려갑니다.

조망이 좋았다면 남장대지를 거쳐 행궁지로 내려갔을 텐데...

 

 

청수동암문(12:22).

 

 

기온이 높아 지난번과 같은 상고대는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설화가 만발했습니다.

 

 

대남문(12:31).

바로 코앞의 보현봉도 보이질 않네요.

 

 

콜롬보님을 기다리고 있는 댕댕이들.

 

 

예쁘네요.

 

 

계묘년 한 해 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

특히 아쉬웠거나 서운했었던 일들을 모두 덮어주려는 듯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리고 있습니다.

 

 

그래요... 이렇게 또 한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는 것이지요.

 

 

온몸으로 겨울을 견디는 나무들처럼

우리네 인생 또한 그렇게 버티고 견디는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올 한 해, 모두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지나고 나면 쏜살같이 지나간 세월이라지만

지나는 동안은 무척 힘들기도 하고 때로는 버겁기도 하고 그런 세월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결국은 또 이렇게 지나왔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중흥사 삼거리(13:14).

 

 

지금 이곳에 딱 멈추고 싶었습니다.

 

 

중성문을 지나고.

 

 

4시간 정도 걸려 아까 위치로 돌아왔습니다(13:37).

아직도 입산통제 중이네요.

 

 

이젠 비가 내리고 있네요.

봄 비 일까요? 겨울 비 일까요?

 

 

올라갈 때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예쁜 눈사람(?)이 보이네요.

 

 

설산 산행을 마칩니다(14:00).

 

 

 

2023 계묘년은 설산 산행으로 시작해서 설산 산행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2023. 1. 7.(토) 신년산행도 북한산의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오늘도 하얀 눈이 곱게 내리는 가운데 멋진 설중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 해 동안 언제나 넉넉한 품으로 우리를 맞아준 북한산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모두들 수고 많으셨고 희망찬 갑진년 맞으시기 바랍니다.

 

◆ 산행코스 : 산성입구 - 북한동역사관 - 산성입구 - 백화사 - 가사당암문

                     - 용혈봉 - 나한봉 - 상원봉 - 대남문 - 산성입구(14km).

◆ 산행시간 : 5시간(넷이서 출발해서 혼자만 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