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삼천리골~부왕동암문~노적봉~기린봉능선~보리암~산성입구(101106)

2010. 11. 7. 21:40등산/북한산

▲ 노적봉.

 

며칠째 포근한 날씨로 오늘도 안개가 짙게 끼어 있다.

뿌연 공기가 우울한 기분을 갖게 하는 그런 날이다.

 

부지런히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선다.

마을버스를 타면서 단말기에 지갑을 대었는데 먹통이다.

아뿔싸 교통카드가 지갑에 없다.

어제 퇴근하면서 바지 주머니에 넣고는 그냥 나온 것이다.

할 수 없이 현금으로 계산을 한다.

 

백석역에 도착해서 1회용 승차권 발매기에서 매표를 한다.

처음하는 것이라서 복잡하다. 시간은 바쁜데^^*

암튼 1100원이면 되는 것을 1950원을 내고서야 구파발역까지 갈 수 있었다.

불편을 감수하면서.

 

외돌개님과 석이사님의 모습이 보인다.

회장님은 10분쯤 늦으신다고 문자가 왔고,

영팔님도 아침에 회사에 들렀다 오느라고 조금 늦는단다.

 

9시쯤 되어서야 일행들이 다 모였다.

다섯 명이 가기로 했었는데 모이고 보니 모두 여덟이다.

주말 맞춤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머리 속이 잠시 복잡해진다.

원래 오늘 노적봉 정상을 오르려고 했었는데

의외의 식구들이 합류하는 바람에 코스를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생각을 했다.

일단, 원칙대로 가기로 한다.

 

삼천리골 입구에서 하차한다.

버스정류장이 입곡삼거리에서 꽤 멀어졌다.

도로를 따라 삼천리골을 향해 열심히 걷는다.

 

 

뿌연 안개속에 우울한 해가 걸려 있다.

 

삼천리골 탐방지원센터 주변 단풍이 곱다.

 

이제 계곡도 썰렁하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포장도로를 따라 삼천사로 향한다.

 

석고상님이 고향 친구들과 함께 정겨운 모습으로 올라오고 있다.

 

수북히 쌓여 있는 낙엽들이 가을이 지나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삼천사 담장 위로 막바지 단풍이 가지를 뻗고.

 

떨어진 단풍잎이 말라간다.

 

삼천사 계곡을 따라 오른다.

 

노오란 단풍이 우리를 반기고

 

이끼 낀 커다란 바위가 눈길을 끈다.

공룡의 머리 모습 같아 보이기도 하고^^*

 

대부분의 나무들이 겨울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간간이 보이는 단풍나무들이 아름답다.

 

오랜만에 오르는 부왕동암문 코스에서 나월봉을 본다.

짙은 안개로 시야가 좀 그렇다.

 

바윗길을 오르며 종아리가 뺑뺑해짐을 즐긴다.

역시 오랜만의 느낌이다.

 

의상능선에서 볼 수 있는 강아지 바위의 뒷 모습을 조망한다.

가장 높은 곳의 바위가 강아지 머리 뒷 모습이다.

언젠가 저 곳에도 한번 올라가 봐야지.ㅎㅎ

 

조금 기다리니까 우리 식구들이 올라온다.

 

석고상님 고향 친구분 1.

 

고향 친구분 2.

두 분은 매주 주말 함께 산행을 하신단다.

내공이 상당하신 것 같다.ㅎㅎ

 

그 뒤를 다소 불량스런 폼으로 올라오고 있는 석고상님^0^

 

여유있는 모습으로 편안하게 올라오고 있은 외돌개님.

요즘 구강관리하시느라 고생이 심하시다고....ㅎㅎㅎ

 

아이고 죽갔다.

우리 회장님^^*

 

환한 표정으로 올라오는 영팔님.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부왕동암문에 도착한다.

한숨 돌린다.

 

북한산에서 가을정취를 느끼기 가장 좋은 코스인 부왕사지 코스.

적당한 단풍과 낙엽이 역시 멋지다.

이 길을 걷고 싶었다. 가을이 가기 전에.

 

참 예쁘다.

 

빛 바랜 단풍들도 보이고.

 

푹신한 느낌의 등로도 정겹고.

 

잠시 오래된 추억속으로 빠져 본다.

 

계곡엔 물보다 낙엽이 더 많다.

 

노적봉을 오르기 위해 노적사로 향한다.

 

노적사로 내려가다가 뜻 밖의 장면을 본다.

스님과 수녀님이 동반산행을 하고 있다.

조금은 어색한 느낌이지만 괜찮아 보인다^0^

스틱과 지팡이가 바뀐 듯 하다.ㅎㅎ

 

노적사 직전에 타는 듯한 단풍이 역시 우릴 반기고.

 

노적봉.

안개로 선명하게 보이진 않지만,

오늘 우린 저곳을 오른다.

북한산 산행을 하면서 늘 바라보기만 하던 노적봉을 오늘 오른다.

가장 높은 저 곳까지.

 

외돌개님 단독 샷!

 

전의을 다지며 단체사진^0^

 

노적봉을 배경으로.

 

노적사 우측을 휘돌아 노적봉을 오르는 등로는 매우 가파르다.

산님들의 발길이 뜸 한 곳이라 자칫하면 길을 놓치기도 쉽다.

더구나 요즘 같은 계절엔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어 등로가 잘 보이지 않는다.

가면서 군데군데 갈림길도 여러 번 나온다.

 

주의할 것은 노적봉이 왼쪽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휘돌아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경사도 가파르고 등로도 거칠다.

굵은 땀을 흘리면서 된비알을 열심히 오른다.

 

 

노적봉을 가까이에서 바라 볼 수 있다.

 

군데군데 바위를 즐기고 있는 크라이머들의 모습이 보인다.

 

외롭게 고군분투하고 있는 클라이머.

 

암벽 등반을 하고 있는 클라이머들과는 반대방향으로 우리는 노적봉을 오른다.

거친 능선을 타고 끝까지 오르면 노적봉 뒷편에 도착한다.

 

5m 정도 높이의 직벽이 우리를 딱 가라막는다.

우측으로 확실한 홀더들이 있어 몇 차례 오르고 나면 누구든지 오를 수 있는 코스다.

물론, 처음에는 경험있는 선등자와 함께 해야 한다^^*

 

먼저 올라가서 자일로 확보를 하고는 우리 식구들을 올라오게 한다.

외돌개님과 영팔님은 그냥 올라오고 다른 식구들은 자일을 이용해서 올라온다.

 

 

시범조교 석고상님.

모자를 일단 거꾸로 써야 한다^0^

 

그 뒤로 고향 친구분 2.

 

고향 친구분 1.

역시 모자를 거꾸로 쓰셨다.

시야 확보를 위해.ㅎㅎ

 

마지막으로 우리 회장님.

언제나 듬직한 후미^^*

 

노적봉 정상에서 맛있는 점심 식탁을 펼친다.

함께 한 식구들 모두 감동이다.

노적봉 정상에서 식사를 할 수 있을 줄이야.... ㅎㅎㅎ

안개가 걷히기를 기대하면서 풍성한 식사를 한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 안개가 더욱 짙어진 것 같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쉽다.

 

식사하는 동안 안전자일을 회수하지 않았더니

여러 산님들이 자일을 이용해서 노적봉엘 올라왔다.

역시 모두들 감격한다.

자일 덕분에 올라 올 수 있었다고 고맙다는 마음을 전한다.

 

아래에서 보면 노적봉이 커다란 봉우리 하나로 되어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봉우리가 두 개로 되어 있다.

1봉, 2봉 이라고 하기도 하고, 동봉과 서봉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보통 노적봉이라고 부르는 봉우리는 서봉(2봉)이다.

 

동봉으로 가서 서봉에 오른 일행들을 찍는다.

그야말로 노적봉 인증 샷이다.

 

 

노적봉 가장 높은 바위에 올라 서 있는 식구들.

 

거리가 너무 멀어 똑딱이로서는 담기가 힘들다.

 

아무튼 지금 우리 식구들이 서 있는 곳이 바로 노적봉 정상이다.

 

이제 우리들은 말 할 수 있다.

노적봉이 어떻다고.....^0^

 

거기에 올라가면 나폴레옹 모자 바위가 있고.

20명은 족히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너른 터가 있다고.

그리고, 바로 내가 그 곳에 올라갔었다고.

 

사진이 작아 누군지 알아 보긴 힘들지만,

우리 각자는 안다.

지금 노적봉 정상에 우뚝 서 있는 사람들이 누구누구라는 것을.

나도 저런 사진 찍고 싶었는데.... 아깝다.ㅋ

 

잠시 안개가 걷히면서 만경대의 모습이 희미하게 나타난다.

 

나폴레옹 모자 바위에 기대어.

 

나도 함께.

 

아쉬움을 남기고 노적봉에서 내려간다.

나폴레옹 모자 바위 우측으로 하산하는 등로가 있다.

노적봉 정상에 올랐던 산님들도 하산 코스를 잘 몰라서 다시 그냥 올라왔던 곳으로 내려가곤 한다.

하산 코스만 알면 그리 어렵지 않게 내려 올 수 있다.

 

정상에서 내려서는 초입은 경사가 가파른 바윗길이다.

다소 겁을 먹을 수 있는 코스지만 신발만 확실하다면 무난하다.

 

 

이제 이 정도 코스는 식은 죽 먹기다^0^

뿌듯함을 안고 천천히 내려간다.

 

조금 내려서면 또 이런 공간이 있다.

병풍처럼 바위가 둘러 서 있고

여기도 역시 2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인데

정상과 달리 약간 기울어져 있다.

 

가파르게 내려오면서 역시 노적봉을 왼쪽에 두고 휘돌아 나간다.

아무 생각없이 내려가다가는 위문에서 약수암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나가게 된다.

 

일부러 그리로 가려고 하지 않는다면 조금 주의해서 내려와야 한다.

약간 넓은 공터가 나오면서 직진 방향으로 보면

야트막한 산등성이를 넘어가는 좁은 등로가 보인다.

기린봉 능선을 타기 위해서는 그 등로로 올라서야 한다.

 

약간 오르막을 오른 다음 우측으로 뚜렷한 등로가 보인다.

그곳이 바로 노적봉에서 북장대지로 이어지는 기린봉 능선이다.

 

기린봉 능선은 아기자기하다.

간간이 쎄미 릿지 구간을 만난다.

 

바위 날개를 이용해서 내려오고 있는 일행들.

 

북장대지를 지나 직진하면 너른 공터가 나온다.

사실, 샛길 출입금지 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는 곳이다.

 

 

노적봉 등정을 마치고 무사히 하산한 기념으로 단체사진을 한장 더 찍는다.

 

기린봉 능선의 종착점은 보리암 주차장이다.

요즘 국립공원내 식당들을 철거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그래서 산성입구 방향으로 하산하고 싶지 않았지만

기린봉 능선을 타느라 할 수 없이 이곳으로 하산하게 되었다.

 

 

보리암 앞에 우뚝 서 있는 향나무.

수령 380년이란다.

그동안 식당이 자리잡고 있어 잘 보이지 않았었는데

건물들이 철거되고 나니까 눈에 확 띈다.

 

내일이면 철거 될 만석장에서 뒤풀이를 하고

계곡탐방로가 폐쇄되어 도로를 따라 산성입구로 향한다.

 

계획했던 코스대로 무사히 산행을 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웠다면 짙은 안개로 노적봉에서 북한산의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

날씨 좋은 날, 우리 산방식구들과 함께 다시 한번 노적봉에 올라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 산행코스 : 삼천리골 - 부왕동암문 - 부왕사지 - 노적사 - 노적봉

               - 기린봉 능선 - 보리암 - 산성입구.

◆ 산행시간 : 5시간 15분(산행인원 8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