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26. 21:19ㆍ등산/근교산(서울-경기)
* 화악산 조무락골 계곡.
올초부터 그렇게 가고 싶었던 화악산엘 간다.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다소 걱정이 되었지만
아내와 함께 우정산악회를 따라 화악산으로 향한다.
다행히 일기예보와는 달리 이번 주 내내 내리던 비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익숙한 골짜기를 따라 오늘 산행 들머리인 관청리로 버스가 올라간다.
지난 겨울, 명지산에 왔을 때 갔던 길이다.
명지산 입구에서 조금 더 들어간다.
오늘 산행들머리인 관청리.
도로변에 아래와 같은 매점이 있다.
건너편 전신주에는 다음과 같은 새주소가 붙어 있고.
비는 오는 듯 마는 듯.
그냥 비를 맞을 요량으로 배낭카바만 씌우고 산행을 나선다.
포장된 도로를 따라 큰골로 향한다.
우측으로 흐르는 계곡에서는 물소리가 요란하다.
날씨 탓인지 식구가 단촐하다^0^
초입부터 가파른 오르막이다.
침엽수들이 쭉쭉 뻗어있는 산자락을 횡단하면서 앞으로 나간다.
비가 촉촉하게 젖어있어 향이 좋다.
이곳에서 계곡을 건너야 한다.
유량과 유속이 만만치 않다.
암튼, 가슴이 시원해진다.
두번째 계곡을 건넌다.
안전하게 자일로 확보하고 건너간다.
대기중인 식구들.
몸이 가벼운 아내가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건너고 있다.
물은 물보라를 일으키며 시원스럽게 흐르고.
5시간 이상의 산행을 하여야 하는데
처음부터 신발이고 바지고 몽땅 젖어 버렸다.ㅎㅎ
이런 산행은 오늘 처음이다.
아주 재밌다.
함께라서 역시 거뜬히 건넌다.
9시 뉴스에서나 보는 장면이다.
불어난 계곡물로 고립되었다가 구조되는 장면^^*
계속해서 이리저리 계곡을 건너 간다.
계곡 뿐 아니라 등로도 계곡과 별반 다를게 없다.
관청리 입구에서 중봉까진 5킬로미터다.
해가 없어 오히려 좋다.
숲이 아주 무성하다.
피톤치드를 가슴 깊이 들이마신다.
이제 오히려 물을 만나면 신이 난다.
이왕에 다 젖은 몸.
신나게 즐긴다.
며칠동안 내린 비로
군데군데 골짜기가 만들어지고
작은 폭포들도 생기고....
예쁜 그림이다.
계곡이 아니라 등로다.
오지 탐험대 모습 같다^0^
화악산은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산이 높아서인지 골도 깊고 숲도 울창하다.
가파른 오르막을 한참동안 오른다.
뒤 돌아보니 지리산에 온 듯한 느낌이다.
저 아래 하얀 운무가.....
중봉 2킬로미터 전에서 한숨 돌린다.
여기까지도 가파르게 올라왔는데
앞으로 가야 할 길도 역시 가파른 오르막이다.
오르다가 또 하늘 한번 쳐다 보고.
안개비가 내리고 있다.
한참을 올라온 듯 한데... 고작 300미터 왔다.
가림 삼거리.
드디어 능선에 올라섰다.
역시 능선길이라 조금 수월하다.
거리가 팍팍 준다.ㅎㅎ
중봉 600미터 이정표에서 중봉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나와 적목리 삼팔교로 하산한다.
대부분의 산이 정상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데
중봉가는 길은 편안하다.
화악의 정상이 아니라서 그런가....
드디어 중봉.
높이에 비해 너무 초라하다.
3시간 5분 소요.
좁아서 정상사진 찍기도 어렵다.
중봉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돌아 나온다.
중봉 삼거리에서 삼팔교 방향으로 하산한다.
급경사 내리막.
비로 인해 길이 매우 미끄럽다.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경사가 심해 고도가 뚝뚝 떨어진다.
중봉삼거리에서부터 삼팔교까지는 6킬로미터.
그러니까 오늘 총 산행코스는 11.6킬로미터인 셈이다.
하늘 한번 쳐다보면서 또 숨 한번 돌린다.
비 맞은 나무들이 싱그럽다.
조무락골 방향은 골짜기도 많다.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삼팔교로 향한다.
눈길 닿는 곳마다 장관이다.
조무락골 하산코스도 여러번 계곡을 건너야 한다.
역시 계곡이 아니라 등로다.
계곡엔 맑은물이 흐르고,
등로엔 흙탕물이 흐른다.
친절한 오원철씨^0^
물살은 제법 빠르지만 그리 깊진 않다.
무주구천동..... 그 이상인 듯 하다.
가끔씩 이런 편안한 등로도 만나고.
물소리 요란한 계곡은 계속 발길을 붙잡고.
식구들은 저만치 앞 서 가는데
계곡은 나를 계속 부른다.
아침보다는 물이 많이 줄었다.
복호동 폭포를 보러 간다.
저 안에 어떤 폭포가 있을까 궁금하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수량이 풍부해서 장관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계곡을 건넌다.
다행히 자일 없이도 건널만하다.
우정산악회 선두대장님...... 청색 셔츠.
혼자서는 못해요.... 아내^0^
아쉬운 맘으로 계곡 한번 더 담고.
석룡산 삼거리에서 운무를 이고 있는 화악산을 돌아본다.
조무락골.
새들이 즐겁게 춤추는 골짜기 조무락(鳥舞樂).
요란한 물소리 가운데서 적막함과 평온함을 느낀다.
삼팔교 아래 계곡에서 시원하게 알탕을 하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날머리.
시원한 날씨덕분에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었다.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 답게 그리 만만치 않은 산행이었다.
밀린 숙제를 한 것과 같은 기분이다.
조망이 좋은 날, 한번 더 오고 싶다.
◆ 산행코스 : 관청리 - 큰골 - 가림삼거리 - 중봉 - 중봉삼거리 - 조무락골 - 삼팔교.
◆ 산행시간 : 5시간 50분(산행인원 1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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