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9. 15. 10:57ㆍ등산/설악산
9월 12일 고양시 우정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설악산 무박산행을 떠났다.
12일 수요일 오후 11시 원당을 출발해서 오색에 도착한 시간이 13일 목요일 오전 3시 30분.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3시 40분부터 산행을 시작하였다.
◆ 들머리 - 오색
깜깜한 산속에 점점이 이어지는 헤드랜턴 불빛과 헉헉대는 숨소리만이 들려왔다.
오색에서 대청까지는 5킬로미터의 가파른 구간으로 숨이 턱에까지 차는 그런 오르막이다.
버스로 밤새 내려오면서 제대로 잠도 못자고 새벽참으로 김밥 한줄 먹고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려니 무척 힘이 들었다.
그래도 우리 일행들은 씩씩하게 잘도 올라간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서서히 어둠이 걷히기 시작한다.
헤드랜턴을 끄고서도 산행이 가능할 정도로 대청쪽 하늘이 환해져 왔다.
◆ 어둠이 걷히고 있는 하늘.
대청에서 일출을 맞기 위해서 부랴부랴 올라갔는데 한 10분 정도 늦은것 같다.
동쪽 하늘에 벌써 붉은 해가 솟아 있었다. 자그마한 불덩어리로.......
아쉬운대로 일출을 몇장 카메라에 담고 함께 올라온 일행들과 정상에서의 기념사진을 찍었다.
◆ 대청에서의 일출
◆ 대청봉 - 1,708m
이미 올라와 있던 일행들과 뒤미처 올라온 다른 일행들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는 중청대피소로 향했다.
대청봉에 잠깐 있는 동안 한기를 느꼈다.
중청대피소에서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으면서 일행중 한사람이 준비해 온 매실주 한잔을 마셨다.
중청대피소에서 희운각을 향해 가는데 한잔 마신 매실주 덕분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중청에서 식사를 하지 않은 일행들은 희운각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다.
◆ 희운각대피소.
무너미 고개에서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한 그룹은 공룡능선, 마등령, 비선대 방향으로 가고, 다른 한 그룹은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나와 아내는 공룡능선을 넘기로 하였다. 말로만 듣던 설악산 공룡능선을 이번 기회에 오르고 싶었다.
공룡능선은 정말로 그 이름값을 하는 코스였다. 공룡이 그렇게 길리라고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누군가 북한산의 원효봉 - 염초봉 - 백운대 - 만경대 코스를 북한산의 공룡능선이라고 한다고 했다는데
그것은 설악의 공룡능선을 너무 얕잡아 본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하였다.
가파른 오르내림을 몇차례 한 끝에 드디어 공룡능선의 마지막 봉우리인 나한봉에 도착하였다.
◆ 공룡능선
희운각에서 마등령까지 그러니까 공룡능선을 지나는 거리가 5.1킬로미터였다.
가파른 오르막을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그 긴 공룡의 등허리를 밟고 지나왔다.
무지무지하게 큰 공룡이었다.ㅎㅎㅎ
마등령에서부터 비선대까지는 바위돌로 이루어진 내리막길이란다.
오색에서부터 대청을 거쳐 공룡능선을 지나오는 동안 거의 7시간 정도의 산행을 한 뒤라서 체력이 거의 바닥이었다.
중간중간에 계속 쉬면서 양식을 챙겨먹고는 했지만 사용한 에너지가 훨씬 많기때문에 일행들 모두가 지쳐있었다.
역시 설악의 공룡능선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등령에서 비선대까지는 내리막길이었지만 너덜지대가 많아서 그리 쉽지만은 않은 코스였다.
거기다가 오랜 산행으로 지칠대로 지쳐있는 일행들에게는 내리막이 더욱 괴로운 코스였다.^^*
◆ 힘 든 내리막길 - 마등령에서 비선대를 향하여.
지치고 힘든 몸을 이끌고 금강굴 입구에 도착하였다.
설악동에서부터 금강굴을 구경하러 올라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을 보면서 어디서 넘어오는 길이냐고 묻길래 오색에서 넘어오는 길이라고 했더니 다들 대단하다고들 한다.
하긴, 그들은 설악동에서 금강굴까지 오면서도 힘들어 죽겠다고들 아우성들이었으니까.............ㅎㅎㅎㅎ
다들 지친 몸이라 금강굴은 오르지 않고 바로 비선대로 향했다.
드디어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비선대 아래 천불동계곡에서 흘러오는 물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아내와 나는 준비해 간 진통제 타이레놀을 한알씩 먹었다. 아내가 무척 힘이 든 모양이다.
◆ 금강굴과 비선대를 배경삼아.
비선대 아래 계곡에 피로에 지친 몸을 담갔다. 얼마나 시원한지.....................^^*
계곡물로 샤워를 하고는 옷을 갈아입고 조금 더 내려오다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아직 남아있는 밥을 먹었다.
그리고는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소공원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먼저 와 있던 일행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드디어 산행이 끝난 것이다.ㅎㅎㅎㅎ
무척 힘은 들었지만 가슴 뿌듯함을 느낀 산행이었다.
설악산 공룡아 기다려라. 다음에 또 한번 다시 오마. 그때에는 내가 가볍게 너를 넘고 말리라.*^&^*
◆ 산행코스 : 오색 - 대청봉 - 중청대피소 - 희운각대피소 - 무너미고개 - 공룡능선 - 마등령 - 비선대 - 소공원 (총 18.9킬로미터)
◆ 소요시간 : 1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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