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21. 17:41ㆍ등산/가보고싶은곳
추월산
오래 전부터 맘에만 품고 있다가
큰맘 먹고 내달린 담양 땅
추월산 경치가 참 좋던데
오늘 날씨가 찌뿌둥하여 날을 잘못 잡았나 염려하면서,
그럴 거면 이렇게 먼 길을 뭐하러 가나 후회도 하면서....
도착했을 무렵엔 염려와 달리 주변 경관을 살필 만 하여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추월산 관광단지 주차장에
<무료주차장>이라고 써놓은 팻말이었다.
사소한 것이지만 기분 좋은 일이다.
여기서 보리암 길을 따라 산을 오른다.
예사롭지 않은 초입 산책길,
분위기 그만이다.
두 여인의 한가로운 산행..
라디오만 크게 틀고 다니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보리암 중창공덕비와 큰 동굴..
너덜지대가 나타나고
점점 가파라진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으뜸 경관이다.
보리암길 전망대,
안개가 조금 걷혔나?
이 정도면 염려 안 해도 될 듯...
계단은 마치 하늘로 치솟는 듯..
계단 가운데 큰 나무 한 그루
드디어 보리암이 보이기 시작한다.
신록 속에 몸을 감춘 보리암..
깎아지른 벼랑의 암자는 다 장관이다.
다시 등산길로 합류..
여기, 친절하게도 계단의 갯수를 적어 놓으신 분.
그러니까 이번 계단은 77+42+33+7=159개인가 보다.
(이거 검산하느라 계산기를 눌러댔음)
<계단>을 <개단>이라 쓴 걸 보면 좀....
위에서 내려다보는 보리암,
그리고 아래 담양호 물줄기는
위로 오를수록 선명하다..
더없이 완만한 능선..
정말..
오를수록 물줄기가 시퍼렇고 선명하네..
보리암 정상..
여기서 추월산까지는 약 40여 분 걸린다.
경치는 좋은데 땡볕이다.
벌써 이러니 한여름엔 정말 힘겹겠다.
요기, 요 아줌마..
별로 힘들지 않은 길에서 두 번이나 넘어졌는데
캔맥주가 밖으로 튀어나와 바닥에 떨어지자
얼른 주워들었다.
우린 오늘 캔맥주 안 가져왔는데...
여기서 또 생각 잘해야 한다.
밀재 방향으로 갔다간 낭패다.
그런데 무심코 밀재 방향으로 갔다.
다행히 지리에 밝은 아내가 바로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돌아왔다.
요 사람들,
이날 추월산을 시끄럽게 만든 일행들,
어쩌면 목소리가 그렇게 우렁찬지
시도때도 없이 고함을 질러댔다.
게다가 음악을 크게 틀고 산길에 멈추어서서 엉덩이를 흔들며 춤까지 추었다.
아줌마, 아저씨들 모두 그랬다.
참나원.....
정상에서 되돌아 삼거리로 내려와
월계리 방향으로 내려간다.
확실히 작년 후반기부터는 산행 스타일이 바뀌었다.
예전보다 큰 산을 많이 안 다녔고
가서도 작은 코스를 돌아 천천히 내려온다.
속도도 훨씬 늦추었다.
계곡 물소리가 우렁차다.
여긴 비가 많이 왔던가?
마을이 가까워지자 대나무가 흔히 눈에 띈다.
역시 대나무의 고장이다.
공작과 닭이 한 울에서 놀고 있다.
월계리 마을,
화사한 팬션들과 오래 된 시골 풍경이 어우러진...
밭에도 대나무 말뚝이다.
다시 주차장으로 가는 길...
春陽이 이리도 화사한데
저 산에 秋月 뜨면 더욱 환상이겠다.
세 번째 발 딛는 담양 땅,
아름답게 간직하고...
2012.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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