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원효릿지~설인장~여우굴~백운대~호랑이굴~사기막능선~밤골(081004)

2008. 10. 4. 18:32등산/북한산

 

지난 주에는 북한산 의상능선을 올랐더라서 오늘은 원효봉을 오를 생각으로 집을 나섰다.

몇 주 전에 원효봉 북문에서 염초봉 가는 코스를 출입금지 시키고 있었는데

만약에 오늘도 출입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북문에서 상원사로 내려갔다가 증취봉 방향으로 올라가 의상능선을 다시 타도록 하고

염초 직벽 방향으로 출입이 가능하면 설인장을 지나 여우굴을 거쳐 백운대까지 가려고 마음먹었다.

 

구파발에서 주말 맞춤버스를 타고 산성입구로 향했다.

은평뉴타운에 입주가 되고 나서부터 주말맞춤버스가 정차하는 정류장이 변경이 되었는데

많은 산님들이 아직도 예전 버스정류장에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들이 보였다.

자주 오는 사람들은 벌써 다 알고 있는데 가끔 오시는 분들이 아직도 그곳에 서 계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정작 버스가 서는 정류장은 산님들이 별로 없었다.

 

산성입구로 들어가서 계곡탐방로를 따라 조금 들어가다가

수구산장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면서 원효릿지를 시작하였다.

 

▼ 원효릿지에서 워밍업을 하는 땀바위 코스. 

 

땀바위를 숨가쁘게 올라 물을 한모금 마시고는 바로 스트라이프 바위, 물바위 등을 지났다.

살짝 흐려있어서 그리 덥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없었다.

원효릿지코스는 언제나 흥미진진한 코스이다.

전신운동을 하면서 올라가는 코스가 아주 재미가 있는 곳이다. 

 

▼ 원효봉 직전.......... 우측 삼각바위의 왼쪽 경사면을 오른다.

 

1시간 정도 걸려서 원효봉 정상에 올라왔다.

오늘은 놀토가 아니어서인지 원효봉 정상이 한산하였다.

북한산의 주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는 북문으로 내려갔다.

 

▼ 원효봉 정상에서.

 

오늘도 역시 북문에서는 공원관리사무소 직원과 산님이 실갱이를 하고 있다.

장비를 갖춘 사람만 출입을 시키겠다는 직원과

설인장으로 가려는데 무슨 장비가 필요하냐는 산님이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나도 그리고 가야하기때문에 옆에 앉아서 사과를 먹으면서 실갱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다행히 직원이 조금 양보를 하였다.

이번만 들어가고 다음부터는 장비를 갖추고 다니시라고.

나도 부랴부랴 배낭을 챙겨서는 앞의 산님을 따라 들어갔다.

일행은 아니지만 나도 설인장으로 가려고 한다고 하면서..................^^*

 

▼ 원효봉 북문에서 염초 직벽을 향해서.

 

몇 주 전에는 북문에서 막혀서 상원사로 우회했던 곳이다.

이렇게라도 들어가게 해 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다음부터 이곳으로 가려면 아침 일찍 서둘러서 올라와야 할 것 같다.

 

염초 직벽에서 우측으로 난 밴드길을 따라 설인야영장으로 향했다.

사실 이 코스는 딱히 장비가 필요한 코스가 아니다.

산님들의 안전을 위해서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너무 여러 곳을 통제해서 갈 만한 곳이 점점 없어지는 듯한 기분이다.

 

설인야영장 옆 마당바위에서 주변을 둘러본다.

이곳도 아주 전망이 좋은 곳이다.

먼저 도착해서 간식을 먹고 있던 산님들이 부침개를 하나 건네주면서 먹어보라고 한다.

집에서 만들어 온 장떡이다. 맛이 괜찮았다.

산님에게 사진을 한장 부탁해서 찍었다.

 

▼ 설인장 마당바위에서.

▼ 백운대가 희미하게 잡혔다. 

▼ 염초능선과 능선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 

 

마당바위에서 내려서서는 염초능선의 7부 능선을 우회해서 약수암 공터로 향했다.

이곳이 초행인 사람들은 길을 놓치기 쉬운 코스이다.

너무 내려가면 그냥 하산하는 코스와 만나게 되고

그렇다고 너무 빨리 좌측으로 치고 올라가면 염초능선으로 올라가게 된다.

군데군데 바위에 누군가 빨간 페인트로 코스를 표시해 놓았다.

그것을 따라 가다가 우측으로 올라치면 약수암 위 공터로 올라 갈 수 있다.

여기서부터 여우굴을 올라가는 코스가 시작된다.

 

누군가 여우굴을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다른 산님에게 묻는다.

그 산님의 뒤를 따라서 여우굴 방향으로 향했다.

와폭 아래서 앞서 간 산님이 코스를 제대로 못찾는 듯 하다.

앞장 서서 올라갔더니 뒤따라 올라온다.

지난 번에 백운대에서 여우굴 방향으로 한번 내려왔었다고 한다.

함께 여우굴을 지나 백운대로 향했다. 

 

▼ 백운대 모습.......... 범바위 앞에서.

 

백운대 못 미쳐서 점심을 먹었다.

시발클럽에서 말바위 코스로 오르는 클라이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산성입구에서 구입한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는 집에서 준비해온 커피를 한잔 마셨다.

오늘따라 커피 맛이 얼마나 좋던지............^^*

 

▼ 백운대 풍경......... 사람들이 많이 올라왔다.

▼ 인수봉을 배경삼아. 

▼ 만경대 주변에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백운대에서 하산코스를 호랑이굴로 잡았다.

여우굴로 오다가 하산하는 산님을 만났었는데 호랑이굴 방향에 다시 자일을 설치해 놓았다고 하였다.

만경대쪽에 단풍이 들기 시작한 모습을 보고는 숨은벽 능선의 단풍이 기대가 되어

호랑이굴을 지나 사기막 능선으로해서 밤골로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

 

▼ 호랑이굴 방향에 다시 설치해 놓은 자일.

 

역시 생각한대로 숨은벽 쪽 단풍이 아주 예뻤다.

단풍은 하루하루가 다르기때문에 오늘 본 단풍은 다음 주에는 볼 수가 없다.

그러기때문에 항상 지금 보는 아름다운 단풍을 맘껏 즐겨야 한다.

 

▼ 숨은벽 단풍.

▼ 백운대 북면 단풍....... 호랑이굴 방향. 

▼ 파랑새바위 주변 단풍. 

 

V계곡으로 내려오는데 올라오는 산님들의 모습이 무척 힘들어 보인다.

여러 산님들이 올라가려면 얼마나 남았느냐고 물어본다.

그냥 올라가면 되지 그런 것을 왜 물어보는지...........ㅎㅎㅎ

 

내려오다가 대동샘에서 시원하게 물을 마셨다.

북한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약수터인데

요즘 무척 가물었는데도 물이 있었다.

 

▼ 대동샘.

 

물을 마시고 조금 더 내려가다가 사기막 능선을 타기 위해 숨은벽 방향으로 다시 올랐다.

숨은벽........ 지난 주에 사망사고가 난 곳이다.

오르는 사람을 볼 때마다 늘 아슬아슬하고 조마조마했었는데 결국 그런 사고가 나고 말았다.

산행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본다.

 

▼ 지난 주 사망사고가 있었던 숨은벽 대슬랩.

▼ 사기막 능선. 

 

사기막 능선을 따라 전망대바위와 해골바위로 향한다.

아래로 내려오니까 이곳은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다.

그래도 다음 주면 이곳도 단풍이 들 것 같은 느낌이다.

다음 주는 무조건 사기막 능선으로 숨은벽을 오를 것이다.

한주 한주 달라져가는 북한산의 단풍을 맛보기에는 이곳이 최적의 코스일것 같다는 생각이다.

 

▼ 멀리 전망대바위와 해골바위가 보인다.

▼ 인수봉 설교벽. 

▼ 인수봉과 숨은벽. 

 

전망대바위에 도착해서 잠시 숨을 돌렸다.

사과를 하나 먹으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아주머니 여러분들이 올라와 있었는데 무척 시끄럽다. 무슨 할 말들이 그리 많은지...........^^*

아무튼 밝고 명랑해 보여서 보기 좋았다.

 

▼ 빨래판 바위와 그 아래 해골바위.

▼ 빨래판바위.......... 해골바위에서 담았다. 

 

전망대바위를 지나면서부터는 가파른 내리막이 계곡으로 이어진다.

부지런히 내려와서는 탁족을 위해 계곡으로 내려섰다.

여러 산님들이 벌써 자리를 펴고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나도 적당한 곳을 찾아서 자리를 펴고는 탁족을 하였다.

점심때 먹다남은 김밥도 먹고..........^^*

 

▼ 밤골계곡.

 

한참을 앉아서 발도 닦고, 세수도 하고 땀을 식힌 후 밤골공원지킴터로 내려왔다.

날이 무척 가물어서 계곡이 좋기로 소문난 밤골 계곡이 물이 많이 말라있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니까 몹시 더운 날씨라는 느낌이 들었다.

 

▼ 날머리.......... 밤골공원지킴터.

 

◆ 산행코스 : 산성입구 - 원효릿지 - 설인야영장 - 여우굴 - 백운대 -

호랑이굴 - 사기막능선 - 밤골

 

◆ 산행시간 : 4시간 50분(단독산행)

 

※ 북한산의 단풍을 즐기시려면 10월 한달내내 북한산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