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삼재~반야봉~세석~천왕봉~중산리(250505).

2025. 5. 6. 14:39등산/지리산

▲ 언제나 그리운 지리산 천왕봉.

 

 

2025년 처음으로 지리산을 갑니다.

지난 4월 30일까지 봄철 산불 예방기간으로 지리의 주능선이 통제 중이었습니다.

산방기간이 해제되기를 기다렸다가 부랴부랴 신청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가끔씩 이용하는 "좋은사람들" 안내산악회를 따라갑니다.

4일(일요일) 오후 11시 양재역 국립외교원 앞에서 버스를 탑니다.

사당에서 출발한 버스는 죽전, 신갈 간이정류장에서 회원들을 태우고 남쪽으로 달려갑니다.

 

순천완주고속도로 춘향휴게소에서 한번 쉬었다가

오늘 들머리인 성삼재휴게소에 5일 새벽 2시 30분쯤 도착합니다.

 

상쾌한 지리의 새벽공기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하늘엔 별이 쏟아질 듯이 빛나고 있습니다.

 

 

들머리인 성삼재는 해발 1,090m입니다.

천왕봉이 1,915m니까 거의 절반은 차로 올라온 셈입니다.

 

처음 보는 순간 기가 팍 죽는 이정표입니다.

하지만 이제 익숙해져서 그저 덤덤합니다.

 

 

산행을 시작합니다(02:37).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더 생겼습니다.

 

 

입산시간(새벽 3시) 전이라 차단기가 내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통제하는 직원은 없네요.

 

 

편안한 등로를 따라 노고단으로 올라갑니다.

 

 

편안한 길 대신 거리가 조금 짧은 계단을 이용합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고개까지 2.6km는 계단길 기준입니다.

 

 

여기서도 돌계단 길로.

 

 

편안한 길과는 거리 상으로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아직 한밤중인 노고단대피소(03:11).

 

 

대피소를 한번 둘러보고 돌계단 길로 진행합니다.

 

 

식수는 돌계단길 입구 바로 뒤에 있습니다.

안내문에는 음용불가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돌계단길을 이용해 노고단 고개로 올라갑니다.

 

 

노고단 정상은 고개에 쌓아 놓은 이 돌탑으로 대체합니다.

지리 10경 중 노고운해가 3경인데... 언제나 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늘 깜깜할 때 지나는 곳이니까요.

 

 

노고단 정상은 탐방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탐방시간은 이렇습니다.

인증을 하는 산객들은 5시까지 기다렸다가 인증을 하고 온다네요.

대단한 건각들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지리산 산행을 시작합니다(03:24).

현재 위치가 해발 1,440m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모두들 아시는 바와 같이 지리 주능선은 노고단고개에서 천왕봉까지의 25.5km를 말합니다.

 

돼지령(03:58).

노고단고개보다 해발이 낮으니까 여기까지는 내려온 셈입니다.

 

 

단풍이 예쁘다는 피아골 삼거리를 지납니다.

 

 

물을 구할 수 있는 임걸령(04:13).

 

 

시원하게 한 바가지 들이켜고 갑니다.

날이 더우면 등목을 하고 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반야봉 분기점인 노루목 삼거리(04:38).

오늘은 반야봉을 들러서 가려고요.

 

 

안내판에 표시된 정규탐방로를 제외한 곳은 출입금지 구역입니다.

 

 

반야봉(05:06).

노루목이 1,480m였는데 반야봉은 1,732m니까 해발 높이 약 250m를 올라온 셈입니다.

반야봉을 오르는 등로도 많이 정비해 놓아서 예전보다는 수월하게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올라왔네요.

 

 

아~~~ 멋진 산객입니다.

비박을 하신 건지 아님, 새벽에 올라와 추위를 피하고 계신 건지...

오랫동안 쉬고 있는 비박산행이 하고 싶어 지네요.

 

 

오늘 함양지역 일출시간은 5시 33분입니다.

산에서는 조금 일찍 일출을 감상할 수 있으니까 기다립니다.

다행히 날씨는 그리 춥지 않습니다.

 

 

지리가 서서히 깨어나고 있습니다.

 

 

지리의 3대 봉우리는 천왕봉, 반야봉, 노고단이랍니다.

높이 순이 아니라 유명세인 모양입니다.

지리 2경인 반야낙조는 과연 생전에 볼 수 있을까요???^0^

 

 

천왕봉 왼쪽 중봉 옆으로 붉은 여명이 짙어집니다.

 

 

구름이 조금 끼어있는데... 과연 일출을 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기다려봅니다.

 

 

구름 사이로 붉은 해가 고개를 내밀며 천천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가슴 벅찬 감동이 밀려옵니다.

 

 

따뜻함이 느껴집니다.

 

 

갈 길이 멀어 반야봉에서 내려갑니다.

 

 

구례, 하동 방향.

 

 

지리가 아침맞이를 하고 있습니다.

 

 

여긴 진달래가 이제 한창입니다.

 

 

끝 간 데 없이 이어지는 마루금들.

 

 

날이 흐리고 오후에는 비 예보도 있는데 현재는 이렇게 화창합니다.

 

 

천왕봉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화사한 진달래가 자꾸만 유혹하네요.

 

 

주능선을 만나 천왕봉을 향해 갑니다.

 

 

삼도봉(06:05).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 분기점.

 

 

반야봉을 배경으로.

 

 

천왕봉... 얼마 안 남았습니다.

 

 

푸근한 지리의 산자락.

 

 

진달래 사진 그만 찍으려고 하는데...

 

 

멋진 구상나무들을 만납니다.

 

 

화개재를 향해 내려갑니다.

 

 

화개재(06:23).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있는 하늘이 예쁘네요.

 

 

화개재에서 연하천대피소까지... 만만치 않은 구간입니다.

토끼봉과 명선봉을 넘어야 합니다.

 

 

힘이 들면 하늘을 봐야지요.

 

 

토끼봉(06:46).

 

 

얼레지 천국입니다.

 

 

하얀 제비꽃도 지천으로 피어있고요.

 

 

나무들의 아우성.

 

 

거친 등로를 따라 연하천으로 갑니다.

 

 

이 녀석을 만나면 거의 온 것 같지만 아직도 등로는 험합니다(07:25).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멋진 풍경들 감상하며...

 

 

때로는 편안한 등로를 따라...

 

 

천왕봉도 바라보면서 연하천으로 갑니다.

 

 

멋진 노각나무가 보이네요.

이 녀석들은 어쩜 이리도 고운 목피를 가졌을까요?

 

 

여기도 나무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어서 빨리 봄을 맞이하고 싶은 거지요.

아!!! 오늘은 절기상으로 입하입니다.

여름으로 들어섰다는데 지리는 아직 이렇습니다.

 

 

이제야 편안한 등로를 만납니다.

 

 

고사목.

 

 

연하천대피소 가는 길.

 

 

연하천대피소(07:47).

보통 성삼재에서 연하천까지 13.1km를 4시간 정도 걸려서 오는데

오늘은 반야봉을 들러 오느라 5시간 조금 더 걸렸습니다.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마시라'

저는 행여 견딜만하지 못해서 지리를 자꾸 오게 되는 걸까요?

 

 

일기예보대로 하늘엔 구름이 잔뜩 끼고 있습니다.

 

 

연하천에서도 물 한 바가지 마시고 벽소령으로 갑니다(07:52).

 

 

연하천에서 벽소령 가는 코스는 아주 꽃길입니다.

 

 

개별꽃이 멋지게 둥지를 틀었습니다.

 

 

음정마을 분기점.

 

 

정말 얼레지가 지천으로 피어있습니다.

 

 

추억 어린 장소를 지나고.

 

 

엄마 품과 같은 지리.

아래에서부터 봄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 주능선.

 

 

이름도 예쁜 벽소령.

 

 

하동 방향.

 

 

이쪽은 인월, 함양 방향.

 

 

형제봉(08:33).

 

 

벽소령을 향해 갑니다.

 

 

등로 곳곳마다 옛 추억들이 묻어납니다.

 

 

벽소령대피소(09:00).

 

 

지리 6경인 벽소야월은 한번 보았습니다.

예전에 벽소령대피소에서 한번 묵은 적이 있었거든요.

새벽에 산행을 위해 나왔을 때 하늘에 떠있는 푸른 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세석을 향해 갑니다.

 

하늘은 다시 이렇게 예뻐졌습니다.

 

 

벽소령에서 세석으로 가는 등로 초입은 정말 둘레길 수준입니다.

어느 산객이 어쩜 이렇게 등로가 편안하냐고 하시네요.

 

 

의신마을 방향.

 

 

정말 멋진 날입니다.

 

 

아직은 황량한 덕평봉을 오릅니다.

 

 

벽소령에서 덕평봉은 평이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왠지 그렇지 않네요(09:42).

 

 

선비샘(09:54).

세석까지의 거리가 야금야금 줄고 있습니다.

 

 

물 한 바가지 마시고 세수도 하고 갑니다.

 

 

정말 엄마 품과 같은 푸근한 지리입니다.

멀리 지리 남부능선이 보이네요.

11월 산행 예정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리 주능선 중

선비샘에서 칠선봉을 거쳐 세석까지의 코스가 가장 힘들게 느껴지는 구간입니다(10:15).

 

 

우뚝 솟은 천왕봉이 보입니다.

보이면 다 온 거라는데... 지리에서는 통용되지 않습니다.

 

 

지리는 정말로 거리에 인색하니까요.

 

 

아직까지 등로는 순합니다.

 

 

칠선봉(10:33).

언제나 제주 앞바다의 외돌개가 떠오릅니다.

 

 

얼굴이 조금 피곤해 보이네요.

사실 졸리기도 하고요.

 

 

얼레지... 꽃말은 바람난 처녀입니다.

꽃잎을 홀라당 젖히고 있어서 그런 모양입니다.

 

 

활짝 핀 녀석을 위에서 보아도 예쁘네요.

 

 

이제 세석까지의 마지막 고비 영신봉이 보입니다.

 

 

멋진 마루금들 한번 감상하고...

 

 

마지막 고비 영신봉을 오릅니다.

 

 

뒤돌아보니 멀리 짝궁뎅이 반야봉과 왼쪽으로 봉긋하게 솟아있는 노고단이 보입니다.

 

 

영신봉(11:08).

 

 

세석으로 가는 길에 촛대봉을 바라봅니다.

아직은 황량한 느낌입니다.

 

 

세석의 진달래는 이런 상태이고요.

 

 

세석(11:18).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출발하려는데 진눈깨비가 내리네요.

쟈켓을 하나 덧입고 장터목으로 갑니다(11:34).

 

 

세석에서 1박을 한 산객들이 이튿날 천왕봉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같이 나서서는

무심코 백무동으로 그냥 넘어가는 일이 가끔 벌어진다고 합니다.

반드시 우틀하셔야 합니다.ㅎㅎㅎ

 

 

세석평전에 있는 습지에서 걸어온 등로를 돌아봅니다.

 

 

촛대봉에서의 조망... 천왕봉.

 

 

노고단, 반야봉, 영신봉... 멀리도 왔습니다.

 

 

영신봉 아래... 아늑한 세석.

 

 

한신계곡 아래 백무동 방향.

 

 

촛대봉.

 

 

천왕봉을 향하여!!!(11:56).

 

 

내리던 진눈깨비는 금방 그쳤습니다.

낮은 구름이 깔린 것이 언제라도 뭔가 쏟아질 분위기입니다.

 

 

촛대봉을 돌아봅니다.

 

 

해마다 봄철 산방기간이 풀리기가 무섭게 지리에 달려오곤 하지만

지리는 5월 말이나 6월 초가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더위가 복병이지만요.

 

 

장터목 가는 등로 주변에도 얼레지가 지천입니다.

 

 

세석에서 장터목까지의 등로는 아주 양호한 편이지요(12:27).

 

 

아직은 좀 황량해 보이는 연하선경.

지리 8경입니다.

 

 

연하봉을 오르며 연하선경을 돌아봅니다.

 

 

코주부 연하봉(12:43).

 

 

연하봉을 바라보고 있는 아기고래.

 

 

이제 제석봉과 천왕봉만 남았습니다.

 

 

장터목으로 갑니다.

 

 

여기도 얼레지.

 

 

난리 난 나무들.

 

 

장터목대피소(12:59).

 

 

물 보충을 하고 화장실도 들렀다가 이제 천왕봉으로 갑니다(13:11).

 

 

제석봉을 오르며 돌아봅니다.

지리산행의 장점 중 하나는 산행 내내 이렇게 걸어온 등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멀리 노고단, 반야봉에서부터 걸어온 등로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제석봉 고사목.

 

 

전망대.

 

 

중산리... 하산할 지점.

 

 

제석봉(13:26).

 

 

천왕봉을 바라봅니다.

 

 

정상은 현재 이렇습니다.

 

 

죽어서도 꼿꼿하게 자세를 잃지 않고 있는 고사목.

 

 

제가 좋아하는 그림입니다.

예전에는 바위 앞에 멋진 나무 한그루가 있었는데...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천왕봉.

 

 

통천문 지붕에서... 배트맨 바위라는데... 그렇게 보이는지요?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틀고 망토를 펼쳐 두른 모습입니다.

 

 

역시 정상은 쉽게 허락하지 않는 법.

통천문에서 천왕봉까지의 가장 힘든 구간을 오릅니다.

그저 이 구간만을 오른다면 별거 아니지만

체력이 거의 소진된 상태에서는 무척 힘든 구간이지요.

 

힘이 들어 돌아보면 지나온 등로가 쫘악 펼쳐져 있습니다.

 

 

드디어 천왕봉(14:00).

얼굴이 핼쑥해 보이네요.

 

 

비교적 한산한 편인데도 다소 어수선합니다.

 

 

언제나 가슴 설레게 하는 천왕봉.

작년 12월 18일 만났었으니까... 5개월쯤 되었네요.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합니다(14:11).

오늘 버스는 18시 출발 예정이라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습니다.

 

 

조망이 조금 아쉽지만... 지리다움이 느껴지는 그림.

 

 

천왕샘... 역시 물 한 바가지 마시고 갑니다.

 

 

천왕봉을 돌아봅니다.

우측의 낮은 봉우리가 천왕봉입니다.

 

 

개선문... 천왕봉 등정을 마치고 내려오는 산객들을 반겨줍니다(14:33).

 

 

이런 굴이 있었네요.

진눈깨비가 다시 내립니다.

 

 

중산리 하산길... 다들 잘 아시죠???

처음에는 무척 지루하고 힘들게 느껴졌었는데

자주 내려오다 보니까 이젠 그러려니 하고 무념무상으로 내려갑니다.

 

 

법계사(15:00).

 

 

법계사의 해발 높이는 1,400 고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사찰이랍니다.

물론, 더 높은 곳에 자리한 암자는 있습니다.

 

 

여기서도 물 한바가지 마시고 갑니다.

지리산 약수는 무조건 마시고 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로터리대피소는 아직도 공사 중입니다.

대피소 인근 헬기장에서 천왕봉과 작별인사를 합니다.

 

 

비가 제법 내리기 시작해서 카메라를 배낭에 집어넣고 

별로 성능이 좋지 않은 스마트폰으로 남은 코스의 사진을 담았습니다.

 

천왕봉과 지리산 주능선을 볼 수 있다는 망바위(15:23).

정말로 바위가 뭔가를 보고있는 것처럼 생겼습니다.

 

 

가파른 등로가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발끝만 보고 내려오다가 고개를 드니까 이처럼 싱그런 신록이 보이네요.

 

 

비를 맞아 더욱 싱그런 신록으로 눈이 다 시원해집니다.

 

 

칼바위 쉼터(15:46).

 

 

출렁다리를 건너 중산리로 내려갑니다.

 

 

칼바위를 지납니다.

 

 

날이 좋으면 이쯤에서 알탕을 하고 내려가는 곳인데

오늘은 비가 내리고 있어 그냥 내려갑니다.

 

 

하늘로 이어지는 통천길.

 

 

다행히 다 내려올 때까지 큰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어마어마한 지리 계곡.

 

 

산행을 마칩니다(16:15).

 

 

 

오랜만에 다시 만난 지리산... 역시 최고였습니다.

추억 어린 등로마다 옛 생각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산행의 재미를 더해 주었습니다

 

늘 자신을 겸손하게 돌아보게 하는 지리산.

산방식구들과 함께 걷고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몸은 다소 힘들었지만 역시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 산행코스 : 성삼재 - 노고단 - 반야봉 - 연하천 - 벽소령 - 세석 - 천왕봉 - 중산리(34.8km).

◆ 산행시간 : 13시간 38분(단독산행).